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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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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넘기
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200 회
조회수 :
104,608
추천수 :
1,137
글자수 :
1,122,955

작성
19.11.24 12:00
조회
532
추천
5
글자
12쪽

42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42화




1열이 괴멸된 직후 2열이 천마와 맞딱뜨렸다.

“다이아몬드 진형이다!”

2열의 3진과 4진, 양 진에서 일제히 똑같은 외침이 들려오고 옆으로 길게 늘어서있던 열 두 명이 6명씩 뭉쳐 다이아몬드처럼 5명이 바깥을 두르고 한명이 안에 서는 형태를 만들었다.

천마는 그들이 그렇게 움직이는 동안,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녀석들이 뭔 짓을 하든 상관없기도 했고, 신선한 경험을 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네 놈들은 좀 나으려나?”

천마는 일단 동일한 전법을 가져가기로 했다. 원래 한번 통한 기술은 막힐 때까지 자꾸 우려먹어줘야 하는 법. 얍삽이가 괜히 얍삽이 소리를 듣는 게 아니었다.

“이리오너라.”

천마의 손아귀 앞에 불길한 검은 기운이 공처럼 어리더니 곧 놀라운 흡입력이 발생하여 3, 4진의 공격대원들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하지만 이미 예측하고 있던 공격대원들은 긴밀하게 서로를 지탱하며 흡입력을 버텨냈다. 애초에 일 열은 탐색조의 성격이 강했고, 이 열부터가 진정한 의미에서 더 원의 힘이라 할 수 있었다.


드드드득


열 두 명이 바닥을 끌며 질질 끌려오기 시작했지만, 이 기술에 당했던 이전의 플레이어들처럼 아무 저항도 못하고 맥없이 끌려오는 꼴은 아니었다. 끌려오는 와중에도 그들은 진형을 무너뜨리지 않았고, 눈빛 속에 강한 적개심이 살아있었다. 끌려오던 녀석들이 이를 악물고서 나지막히 일 열에서 죽은 전우들의 이름을 읊조렸다.

“제레미의...”

“영웅의...”

“진서연의..”

“울프의 복수다!!”

열두명이 고함을 지르는 와중에 3진의 가운데에서는 샛노란 뇌격이 파지직 피어오르고, 4진의 가운데에서는 어떤 힘의 압축으로 공간이 이지러지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리고 그 힘들이 한계에 이르도록 모였다 싶은 순간,

“제우스의 썬더 스피어!!”

“일~섬!!”

공격대 최고의 전격 마법사의 최강 스킬과, 역시 공격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검사가 젖먹던 힘까지 끌어올린 필살의 발도술이 공간을 가르며 펼쳐졌다.

그렇게 다이아몬드가 열리는 순간, 쏟아져 나온 두 줄기 공격이 천마의 몸통을 뚫을 기세로 꽂혔다.


퍽! 퍽! 쑤~ 앙~


공격이 어찌나 빨랐던지 타격음이 들리고 나서야 파공음이 울렸다.

“꽂혔다!!”

자신들의 공격이 적중된 걸 보며 3진과 4진은 재빠르게 좌우로 빠졌다. 공격에 성공했다고 계속 그 자리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평소 교관이었던 ‘미스란디르’가 그렇게도 강조하고 강조하던 부분이었다. 혼신의 힘을 담은 일격을 날리고서 탈력한 두 명은 각 팀원들의 부축을 받아 겨우 걸음을 옮겼다.


얼굴과 가슴에 각기 강력한 한방씩을 맞은 천마는 그 충격에 고개가 돌아가고, 그만 한걸음 뒷걸음 치고 말았다.

아니, 사실은 충격보다는 왠지 그렇게 해줘야 할 거 같아서 그랬다. 옛 여친의 따귀 공격에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고 있는 거 보다는 고개도 좀 돌아가주고, 아픈 척도 해주는 것이 인지상정. 그렇게 연기를 해줘야 때린 사람도 만족하고, 맞은 사람도 나름 예의를 지킨 거 아니겠나, 게다가 그렇게 해줘야 깔끔하게 한 대로 끝나는 법이다.

다만 그것과 다른 점은..

“이제 본좌의 차례냐?”

잔인무도한 천마는 자신의 따귀를 친 여친의 면상을 후려갈길 생각을 하며 천천히 고개를 바로 했다.

“응?”

그런데 그새 눈앞의 여친들 얼굴이 새 얼굴로 바뀌었다.

“이것들이 어딜 갔나?”

이내 천마는 저 옆으로 빠져서 뒤쪽으로 부리나케 도망가고 있는 옛 애인들의 뒷 꽁무니를 발견했다.

천마가 그렇게 먹튀(한방 먹이고 튀는 새끼)들을 찾아보고 있는 와중에 천마의 out of sight에서는 5진과 6진이 다음 공방을 대비하고 있었다.

“다이아 진형이다!”

앞 열의 성공을 본 5진과 6진도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먼저 버티고, 공격한다!!

그들은 강한 공격 스킬을 보유한 한 명을 가운데 두고 다섯 명이 똘똘 뭉쳐서는 천마의 공격을 기다렸다.

하지만 천마는 그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뒤쪽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미스란디르’가 황급히 외쳤다.

“공격해야지!!!”

공격이 연속적으로 들어가야 물러나는 팀들의 안전이 확보되는 법. 군사는 방어 태세를 취하는 5진과 6진을 보며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군사의 우려는 사실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사라진 천마가 뒤로 이동중이던 3진의 옆에 나타났다. 전체 공격대 진형의 우측 면이었다. 1초에 1킬로미터를 비행할 수 있는 천마의 움직임은 마치 순간이동처럼 보였다.


쿠앙~~


갑작스런 천마의 움직임에 공기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내질렀고, 강렬한 충격파에 우측 편에 있던 공격대원들은 급히 방어 태세를 취하며 몸을 가누어야 했다. 특히 가장 가까이에서 충격파를 맞은 3진의 공격대원들은 일제히 옆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본좌를 내버려 두고 어딜 가느냐?”

천마가 살며시 손을 움켜쥐며, 친절하게도 넘어진 3진 녀석들을 허공섭물로 일으켜 세워줬다.

저항할 수 없는 기운에 저절로 자신들의 몸이 세워지는 것을 본 3진의 공격대원들이 일제히 헛바람을 들이키는 순간, 천마가 그들의 앞을 지나가며 따귀를 한 대씩 날렸다.


퍼퍼퍼퍼퍼퍽~


여섯의 머리가 일제히 옆 사람의 몸으로 강제 이동했다. 첫 번째 공격대원만 머리가 없고, 마지막 대원만 몸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천마가 그 모습을 보며 흡족하게 웃었다.

“역시 손에 닿는 맛이 있어야 비로소 기분이 나는구나.”

그 괴기스럽고 참혹한 모습에 그걸 본 모든 공격대원들이 소리 없이 경악했다.

그리고 천마가 다시 사라졌다.


쿠~앙!!


하늘을 가로지르는 굉음과 충격파에 공격대의 가운데 열에 있던 공격대원들이 일제히 비틀거렸다. 그리고 천마는 어느새 공격대의 좌측 면으로 넘어와 후퇴 중이던 4진 옆에 섰다.

“감히 본좌에게 먹튀하려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려오는 생각지 못한 으스스한 목소리에도 4진은 재빨리 방어진형을 갖추었다.

천마가 움직이려는 순간, 4진의 일원, 더 원 공격대의 3대 탱커에 포함되는 마운틴이 빛나는 대머리를 반짝이며 재빨리 도발기를 시전했다.

“20대에 탈모 와서 장가도 못갈 대머리 자식아!!”

앞머리가 빽빽하다 못해 콧등까지 가릴 정도의 천마였지만, 중요한 건 팩트가 아니었다. 아니, 근거없는 인신 공격이 더 화나는 법이었다.

“아니, 이런 접시물에 코박다가 코피나서 과다출혈로 뒤질 대머리 자식이?!”

요즘들어 욕을 못하고 있었지만, 천마도 욕을 무척 사랑했었다. 천마가 그렇게 대머리 탱커와 설전을 주고받는 동안 4진은 전열을 가다듬었고, 공격대도 얼른 천마를 향해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너는 보아하니 거시기도 탈모가 온 듯하구나!!”

대머리가 본인의 머리는 생각도 안하고, 마구 말을 쏟아내자, 팩트 체크도 안 된 그 욕설에 천마는 실로 분노했다.

“본좌가 네 놈 바지를 벗겨 확인해봐야겠다.”

그 말과 함께 ‘천마의 집요한 손아귀’가 발동되었다.

무작위의 대상을 동시에 잡아당기는 ‘천마의 손아귀’의 상위 스킬인 ‘천마의 집요한 손아귀’는 천마가 특별히 한놈만 노려서 그의 앞으로 순간이동 시키는 스킬로, 일단 표적이 되면 저항이 불가능할뿐더러 100프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스킬이었다.

천마의 손아귀에서 생겨나는 흡인력을 버텨내기 위해 단단하게 방어자세를 취하고 있던 4진은 갑자기 바로 옆에 있던 마운틴의 거구가 사라지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마운틴 역시 갑작스레 바뀐 주변 풍경과 코 앞에서 잔인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천마의 얼굴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헉!! 이게 무슨!”

천마는 대머리가 놀라든 말든 신경쓰지 않고, 그의 움직임을 강제한 채로 허공 섭물을 사용해 그의 바지를 벗겼다.

그리고 그의 벗겨진 하체를 본 천마가 클클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네 놈이야 말로 크크큭..”

천마의 웃음에 대노한 마운틴이 벌개진 얼굴로 부르짖었다.

“네놈이 남자라면..!”

퍽, 소리와 함께 천마의 가벼운 손짓에 마운틴의 머리가 사라졌다.

“제 얼굴에 침 뱉는 놈이랑은 더 이상 말을 섞기 싫구나.”

탱커의 몸뚱이가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천마가 엄청난 속도로 4진의 가운데로 뛰어들었다.

쿠앙~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하듯 4진의 인원들이 사방으로 튕겨나갔고, 천마는 전광석화와 같은 움직임으로 튕겨 날아가는 한명 한명을 일일이 쫓아 날아가 가슴이나 머리에 일격씩을 선사하였다.




날아간 다섯 명이 거의 동시에 바닥에 떨어졌다. 이미 머리가 사라지거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그들은 일어나지 못하고, 곧 사라져버렸다.

천마의 폭발적인 신위를 본 이들은 모두 경악했다.


군사, 미스란디르는 부들부들 떨었다. 제 7 공격대의 참사 보고에 저 괴물이 저런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보고는 없었었다.


-아라곤 대장이 일격에 사망함.

300대 랩의 랭커 유저를 한방에 격살할 정도로 강한 공격력,


-수차례의 유효타격에도 큰 데미지를 받지 않은 것처럼 보였음.

일류 공격대의 일점사를 버텨낼 만한 미스릴처럼 단단한 맷집,


-웃음을 통한 광역 디버프 공격과 밀고 당기는 염동력 사용

홀로 공격대와 상대할 정도의 특이하고 강력한 공격 스킬,

그 정도로 파악하고 있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속도의 움직임이라니!

예상치 못한 변수는 결국 파멸을 불러왔다.

“허허, 망했구나, 어떻게 저런 괴물이 있을수 있지?”

문득 군사의 머릿속에 부공격대장의 마지막 첨언이 떠올랐다.

-버그 플레이어로 사료됩니다.

‘정말 버그 플레이어인가, 정말로 버그 플레이어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의 사욕을 위해 만들어낸 가짜 개념, 버그 플레이어. 수많은 시온의 유저들이 그 존재를 믿고 있지만, 정작 그 용어를 만들어낸 그들은 시온에 버그 플레이어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쩌면, 아니, 정말로 간절하게 저 괴물이 버그 플레이어이기를 바랐다.


*


“저..저게 대체.. 저 자는 대체 정체가 무엇이냐?”

광개토의 손에 붙들린 채 언덕 아래 참사를 보고 있던 크로우의 목소리가 분노와 두려움으로 덜덜 떨려왔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처음에 봤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간 곳 없고, 힘없이 늙어 버린 50대의 중년 남자의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우리 아저씨야.”

“제 사부님이십니다.”

슬기와 광개토의 목소리에 자부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힘없이 그들을 돌아보던 크로우의 눈이 실리엔에게 가 닿았다.

잠깐 크로우를 쳐다보던 실리엔이 말했다.

“천마님이세요.”

실리엔의 대답은 크로우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천...마... 천마, 천마!?”

크로우의 눈이 순식간에 경악과 분노로 가득 찼다. 아마도 움직일 수 있었더라면 지랄 발광을 했을 것이었다.

“천마라고?! 그런데 어떻게 천마가 이곳에 있느냐!!”

슬기와 광개토가 분노한 크로우를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다가 대꾸했다.

“뭐래, 이 영감놈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냥 저 아저씨 캐릭터명이 천마라고!”

“사실 그것도 저희가 정해준 이름입니다.”

“...뭐?”

슬기와 광개토의 대꾸에 크로우의 머릿속이 순식간에 패닉상태에서 공허 상태로 돌입했다.

그런 크로우에게 슬기가 다가와 고개를 내밀었다.

“자, 이제 내 목걸이에 대해서 다시 얘기해볼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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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19.11.24 548 5 12쪽
40 40화 19.11.23 565 5 12쪽
39 39화 19.11.23 546 6 11쪽
38 38화 19.11.23 569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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