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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식 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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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넘기
작품등록일 :
2019.11.14 00:35
최근연재일 :
2020.01.16 17:00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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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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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
글자수 :
1,122,955

작성
19.11.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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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40화

DUMMY

천하무식 천마 40화




-새로운 직업 스킬을 익혔습니다: 상처 전이(하급), 자연 치유력 강화(본인, 하급), 공포 억제(하급)


멍한 표정으로 시스템 메시지를 읽던 광개토가 상태창을 열었다.

정말로 새로운 스킬이 3개가 늘었다.

“저, 방금 신이 정해졌습니다.”

광개토가 멍청한 얼굴로 멍청한 소리를 지껄이자, 다들 무슨 소리하냐는 반응을 보였다. 일행들의 그 모습에 광개토가 굳은 표정으로 다시 말했다.

“아가씨, 저 종교인지 신인지 암튼 그게 정해졌다고 말입니다.”

그제야 슬기는 광개토의 말을 알아듣고 놀랐다.

“어? 어떻게? 너 사제잖아. 사제면 종교관을 가든지 수행사제를 만나야 종교를 정할 수 있을 텐데?”

“그런데 방금 그냥 신이 정해졌어요.”

“신 이름이 뭐야?”

슬기가 묻자, 천마 곁에선 실리엔이 대답했다.

“병신.”

광개토는 멍하니 천마를 쳐다보면서 시선을 고정 한 채로 슬기에게 대답했다.

“..천..마랍니다. 저 천마의 사제래요.”

그 말에 깜짝 놀란 슬기가 손가락으로 천마를 가리켰다.

“뭐? 아저씨의 사제?”

실리엔이 다시 입을 열었다.“천마님은 마신이시다. 그 분의 봉인이 풀리면, 세상은 새롭게 재창조 될 거다, 병신들아.”

슬기가 실리엔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천마랑 이 천마는 이름만 같은 거 아냐?”

질문을 받은 실리엔이 슬기를 흘깃 쳐다보았다. 마침 천마의 망토가 실리엔에게서 떨어졌다.

“못생긴 여자님의 질문은 받지 않겠다요.”

“뭐, 뭣이? 야, 이게 존댓말이야, 이게?”

실리엔의 아슬아슬한 경어체가 슬기의 분노를 일으켰다. 처음에 일행에 합류하는 조건 중 하나로 저 밀가루가 슬기에게 존댓말을 사용하게 했었는데, 그 이후로도 툭하면 저딴식으로 경어를 쓰곤 하니 들을 때마다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이 한낱 시체 덩어리의 거슬리는 말본새 외에도, 그럴때마다 예쁘다고 끼고 도는 광개토의 멍청한 작태까지 보자 하니 더더욱 분노할 수 밖에 없었었다.

그렇게 슬기가 열받아 할 때에 역시나 궁금하던 광개토가 대신 질문했다.

“아가씨 말대로, 실리엔 네가 말하는 천마랑 우리 사부님이 이름만 같은 거야, 아님... 어떤 관계인거야?”

그러자 실리엔이 일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대답했다.

“천마님이 천마님이시죠.”


*


일단 남은 얘기들은 더 원의 본대를 쫓아가며 얘기하자는 슬기의 의견에 따라 일행들은 하늘로 떠올랐다.

“더 원을 왜 쫓아갑니까?”

광개토의 질문을 듣고서야 슬기는 그동안 광개토에게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있어. 그런게.”

하지만 꼭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구차하게 옛 남친과의 추억이 저장된 목걸이를 찾으려고 했는데, 자신들의 역량으로 찾을 수가 없어서 더 원 길드 마스터를 조지러 간다고 구구절절하게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지나간 과거를 추억하며 아련한 눈빛을 한 슬기를 차마 보기 어려워 광개토는 그만 눈을 돌렸다. 그에게는 그녀의 그 표정이 마치 식인마가 어제 먹다 남긴 소녀의 정강이 살을 그리워하며 군침 흘리는 듯한 표정으로 보였다.


“사부님이 정말 천마라고 생각하십니까?”

천마의 허공섭물에 붙잡혀 하늘을 날아가던 광개토가 슬기에게 물었다.

역시나 마찬가지 신세인 슬기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 왜 자꾸 밀가루나 나한테 묻고 그래?”

솔직히 슬기도 머리가 혼란스러워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결국 광개토가 앞서 날아가고 있는 천마에게 직접 물었다.

“사부님, 사부님이 천마이십니까?”

천마는 제자의 질문을 듣고 생각했다.

‘...’

그러나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욱 옛날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제는 머릿속에 맴돌던 대사, ‘으하하하, 너희들은 본좌를 만날 준비가 안 되었다.’와 ‘으하하하, 본좌들은 너희를 만날 준비가 안 되었다.’ 둘 중에 어느게 오리지널인지도 헷갈릴 정도였다.

사실은, 만겁돌파의 망토를 착용한지도 보름이 넘게 지나다보니 상당량의 데이터가 손실되거나 변질되어서 그런 것이지만, 천마는 진실을 알 길이 없었다.

“본좌는 본좌다.”

천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답을 했다.

“그 놈의 본좌 타령.”

슬기가 씁쓸하게 한 소리하고는 이어서 말을 했다.

“아저씨는 처음 만날 때부터 머리가 온전하지 않았었으니까, 아저씨의 말은 신뢰하기가 어렵고, 우리가 한번 추론을 해보자.”

그리고 광개토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혼자 추론을 시작했다.

“일단 정상적인 부분부터 얘기해보자. 첫째, 욕을 잘해.”

“..욕 잘하는 게 정상입니까?”

광개토가 어이없다는 듯이 대꾸했지만, 슬기는 깔끔하게 무시했다.

“둘째, 자유로운 영혼이야. 행동이 자유롭잖아. 자유는 플레이어들만의 특권이란 말이야.”

광개토의 머리속에서 과거에 어느 마을에선가 정말 어처구니 없게도 경비병들이 치려다가 못쳤던 경종을 일부러 직접 쳐대며 일행의 무덤을 파던 천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자유...롭지 말입니다. 비정상적일 정도로..”

“그리고 널 제자로 삼고, 무공을 전수했지. 원래 게임 시스템은 그냥 배우기로 하면, 띠링 하고 스킬이 들어오는 거거든. 이런 무공전수 방식도 어찌 보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거지.”

“그렇습니까?”

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살짝 자신감 없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먹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있네.”

확실히 천마는 먹는 걸 좋아했다. 마치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는 것처럼 어떤 음식이라도 전력을 다해 먹었었다.

그렇게 말하고서 둘의 대화가 잠시 끊겼다. 슬기는 머리를 열심히 돌려봤지만, 그 외에는 천마의 인간적인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음, 더 생각나는 건 없네. 그럼 이제 이상한 거에 대해 말해볼까?”

광개토가 재빨리 대답했다.

“모르는 게 많으십니다. 특히 어휘. 조금만 어려운 어휘가 나와도, 어.휘.가. 무.슨.뜻.이.냐.? 그러시잖습니까?”

광개토의 모사가 실제 천마의 것과 상당히 유사해 둘은 말하다 말고 킥킥거리며 웃었다.

“개토야, 너 잘한다?!”

슬기가 오랜만에 광개토에게 칭찬을 했다. 광개토는 웃는 얼굴 그대로 두 번째 이상한 점에 대해 얘기했다.

“그리고 우리 사부님은 너무 강하신거 같습니다.”

“그건 아마 버그..”

슬기가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이 부분은 너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함부로 말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당사자가 바로 앞에서 날아가고 있기도 했다.

“사람들을 자꾸 요괴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고.”

슬기가 다른 이야기로 말을 돌렸다. 정상적인 것들에 대해 생각할 때와 달리 비정상적인 것들은 생각하면 할수록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전에 로그아웃 안하냐고 물어봤었는데 말이야.”

그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데, 앞에서 천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찾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네 명의 몸이 동시에 아래로 쑥 꺼지듯 떨어졌다. 그 급격한 방향 전환에 십수번을 이미 겪어왔음에도 광개토와 슬기는 헛바람을 삼켰다.

슬기는 언제나 한결같은 배려, 즉 쥐똥만큼의 배려도 없는 천마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씨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어. 미친놈이!”

역시나 이것도 이상한 것 중에 하나였다!


*


여유있지만, 신속하게 이동하던 더 원의 제 1 공격대, 더 원 공격대가 갑자기 멈춰섰다.

후방에서 느긋한 포즈로 공격대를 따라가던 길드마스터, ‘크로우 더 그레이’가 웬일이냐며 주변에게 물었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네 사람이 앞길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비키라고 해.”

공격대원의 보고를 들은 크로우는 기가 찼다.

‘감히 더 원의 행사를 막고 선 인사가 있어?’

크로우는 명령을 정정했다.

“경고는 한번만 하고, 안 들으면 깔아버려.”

세계 1위라는 위명은 하루아침에 얻은 것이 아니다. 또한 부단히 노력해야만 유지할 수 있는 왕좌이기도 하다. ‘더 원’은 그 명성에 걸맞게 당당하고, 강력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음에도 여전히 본대의 움직임이 없고, 곧 다른 공격대원이 달려와 보고했다.

“경고하던 부공격대장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뭐라고?!”

크로우는 급히 앞으로 나섰다. 그가 나서자 그 길에 있는 공격대원들이 재빨리 좌우로 이동해 통로를 만들어 주었다. 크로우의 뒤로 군사 ‘미스란디르’도 따라 나섰다.

과연 30여미터 앞에 네 사람이 서 있었다. 흑의를 입은 보통 체구의 남자와 키 큰 잘생긴 남자, 그리고 모험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새하얀 미니 드레스를 입은 귀엽기 그지없는 소녀와 왠지 (눈보호 차원에서) 눈이 잘 안가는 여자 하나였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볼품없는 네 인영을 본 순간 그 분노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크로우의 오랜 경험은 이들이 결코 평범한 모험가, 단순한 방해자가 아님을 직감적으로 알게 했다. 비록 부공격대장이 죽었다지만, 곧 다시 합류할 수 있을 것이고, 일단은 평정심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대들은 누구신가?”

차분한 크로우의 목소리는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울림이 있어 주변 모든 사람들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마치 강한 내공이 실린 듯해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위압감을 받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정확한 명령 하달을 위해 공격대장과 부공격대장에게만 허락된 음성증폭 스킬의 영향이었지만, 이렇게 기선을 제압하는 용도로도 자주 쓰이곤 했다.

하지만 흑의의 사내가 입을 열고, 만년 빙굴에서 흘러나온 듯한 한기 서린 목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크로우의 카리스마는 깨진 유리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누구 잡아올까?”

그러자 옆에 선 여자 비스무리한 것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방금 말한 놈.”

여자의 목소리는 앞선 두 목소리에 비하면 훨씬 힘도 없고, 약하게 들렸지만, 앞 선 두 목소리로 모두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던 터라, 대부분 사람들의 귀에 정확하게 들렸다.

“허, 지금 저 여자분이 나를 부른 건가?”

크로우가 기가 찬다는 식으로 혀를 차며 군사를 돌아보았다. 이 상황에서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군사의 표정은 그가 기대하던 표정이 전혀 아니었다. 군사는 경직된 얼굴을 한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건.. 위험하다. 흑의의 사내와 못생긴 여자... 분명 드래곤 공격대의 보고서에 나와 있던 잔인한 살인마들임에 틀림이 없어. 옆에 선 남자와 여자는 보고되지 않은 인물들이지만, 분명히 저 둘은 단 둘이서 드래곤 공격대를 괴멸시킨 놈들임에 분명해.”

“..군사.. 지금 무슨 얘기 하는 거요?”

의아한 목소리로 크로우가 물으려는데, 미스란디르가 창노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개진하라! 인중룡 포메이션!”

깜짝 놀란 크로우가 일단은 군사를 믿어 보기로 마음먹고, 다시 외쳤다.

“개진, 인중....헉!!”

크로우는 말하다 말고, 갑자기 변한 주변 환경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방금까지 저 멀리 서 있던 흑의의 사내와 여자 비스무리 한 것이 바로 코 앞에 서 있는 것이었다.

“..오너라.”

아마도 이리 오너라라고 말한 듯 한데, 앞부분은 거리가 있어서 들릴 듯 말 듯 하였지만, 뒷부분은 코 앞에서 확실하게 들었다.

“이건 대체 무슨 마법이냐!!”

크로우가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들어준 애검 슈프림 피닉스를 꺼내들려는 순간, 천마가 살며시 고개를 내젓자, 반쯤 뽑혔던 칼날이 쑥하고 도로 칼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거 뽑는 순간 죽는다.”

천마라는 호랑이의 위세를 등에 업은 여우, 슬기가 대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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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19.11.24 548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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