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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님의 서재입니다.

미쳐버린 아들이 축구는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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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8
최근연재일 :
2024.08.29 23:41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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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글자수 :
136,818

작성
24.08.23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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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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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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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나는 집착한다

DUMMY

미로슬라프 클로제.

1978년생으로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야 축구를 시작했고 심지어 20세가 되기 전까지는 7부리그, 5부리그에서 활약하며 목수 일을 병행.

하지만 그 재능은 숨겨지지 않아서 20세에 카이저슬라우테른으로 이적, 분데스리가 데뷔.

2001년부터 대표팀에 발탁되기 시작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헤더로만 5골을 넣으며 득점 공동 2위.

이후 열악한 스쿼드의 강등권 팀에 남아 팀을 잔류시키는 등 분전하긴 했지만 반짝스타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함.


그리고 지난 시즌, 아일톤을 잃은 베르더 브레멘에 500만 유로의 이적료로 합류.

32경기 15골 10어시스트로 적응을 끝낸 뒤 접어든 이번 시즌.

이 시즌의 클로제는 파트너 이반 클라시니치와 함께 전설의 K-K라인을 구성해 커리어 하이를 찍는다.

25골 13어시스트, 득점왕-도움 1위-공격포인트 1위-평점 1위.


<ARD, SWR>

-에리크 회네스 (SWR 캐스터)

[프링스, 다시 한 번 압박을 뚫어내면서 미쿠에게. 돌아서면서 천천히 전진, 특유의 리듬감으로 잘게 치고 들어가다가 비어있는 클로제에게! 아... 또 한 번 정확하게 꽂아 넣는 미로슬라프 클로제. 멀티 골입니다.]

-올라프 마르샬 (전 독일 국가대표)

[지난 시즌 초반 10경기 동안에는 생각보다 아쉬운 모습이었는데 완전히 살아났네요. 역시 도이칠란트의 주포다운 모습입니다.]


여러모로 나의 목표가 될 수밖에.

득점왕이자 미래의 월드컵 최다 득점자인 만큼 경쟁자이기도 하고.

4번의 월드컵에서 우승 1회, 준우승 1회, 3위 2회의 화려한 성적을 남기는 만큼 롤 모델이기도 하고.


‘롤 모델인 동시에 경쟁자일 수도 있지.’


1라운드에서 나와 똑같이 두 골을 기록했던 그.

오늘은 치사하게 혼자 두 골 넣었으니 나도 최소 두 골은 넣어야겠다.


두 번째 실점 이후에도 경기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클롭이 워낙 분위기를 잘 잡아주니까.

게겐프레싱 특유의 체력 저하 때문에 후반 막판 힘들어하는 경우는 있어도 점수 차가 벌어지거나 전력 차가 심하다는 이유로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은 별로 없다.


[계속 얻어맞으면서도 적극적인 압박 기조를 유지하는 마인츠. 언더독에겐 저런 정신이 꼭 필요합니다.]

[브레멘의 전력이 강해서 잘 풀어나가는 건 어쩔 수 없고 마인츠는 계속 달려들어야죠. 방향성이 나쁘진 않아요. 근본적으로 전력 차이가 나는 거지.]


보로프스키는 몸으로, 미쿠는 테크닉으로, 프링스는 그때그때 필요한 스킬로 압박을 견뎌낸다.

이 정도로 클래스 차이가 확연하면 마음이 꺾일 만도 한데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

언더독 특유의 독기를 이렇게까지 살려내는 게 명장의 힘인가.


물론, 미드필드진의 농락은 여전히 계속되는 중.

크게 보면 마인츠도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고 전술의 특성상 한 번만 제대로 걸리면 그만이라 당장 농락당하는 게 큰 문제까진 아니지만.


[프링스, 다시 미쿠. 반대편으로 크게 돌리고 클라스니치! 프리드리히가 몸을 날려 막아냅니다. 브레멘의 코너킥.]

[전반 종료까지 5분 조금 넘게 남았는데 이쯤에서 만회 골이 나와 줘야 할 텐데요. 여기서 만회 골을 넣으면 후반이 편할 거고 나오지 않으면 계속 힘들 테죠.]


마치 조련이라도 하는 것처럼 패스를 주고받다가 딸깍 크로스, 딸깍 헤더.

물론 미쿠의 킥이 워낙 정확하고 K-K라인이 워낙 높다 보니 쉬워 보이는 거겠지만.


그나저나 전반 끝나기 전에 한 골 정도는 꼭 넣고 싶은데.

브레멘의 컨셉이 닥공인 만큼 두 골을 앞서고도 여전히 라인이 높은데 한 번만.

딱 한 번의 기회만 있어도...


지금인가?


[미쿠의 코너킥, 노베스키가 헤더로 걷어내고 터크! 리온!]


노베스키가 걷어낸 볼을 향해 달려든 나우두.

하지만 터크가 한 발 먼저 건드려서 나에게.


앞이 텅 비었다.


[리온! 리온! 빠릅니다! 옆에서 따라가는 터크, 뒤에서 루만! 수비 둘, 공격 셋!]


최후방에 남아있는 건 양쪽 풀백, 크리스티안 슐츠와 패트릭 오보모옐라가 전부.

골대 기준 살짝 오른쪽에서 볼을 잡고 질주.

터크는 반대편에서 반 발자국 정도 앞선 채 오보모옐라를 붙잡아두는 중.


루만도 세 발자국 정도 뒤에서 중앙으로 질주 중.

여러모로 공격이 유리한 상황.

패스해도 되고 패스를 미끼로 직접 들어가도 되고.

결국 공격과 수비의 눈치 싸움.


‘아직 내 성향을 잘 모를 테니.’


물론 나는 무조건 직접 해결하는 쪽.

나중에 다 들키면 가끔 섞기라도 하겠지만 지금 굳이?


[옆으로 내주는 척 반대로 치고 들어갑니다! 균형 잃고 흔들리는 슐츠! 박스 진입하는 리온!]


꼭 내 욕심만은 아니고.

슐츠보다 오보모옐라가 훨씬 빠르고 민첩하니 상식적으로도.


물론 그건 두 번째 이유고.

첫 번째는 골 욕심 때문이지만.


‘결국 넣으면 되는 거잖아.’


패스 페이크에 이어 이번에는 슛 페이크.

혼자 촤악 미끄러지는 슐츠를 뒤로 한 채 볼을 왼발로 옮긴다.


[다시 한 번 접고 왼발! 와우! 리온의 킬러 본능! 오늘도 순식간에 한 골을 적립합니다!]

[원래도 역습이 강한 팀인데 리온이 팀을 완성시켜주네요. 리온이나 마인츠나 운이 참 좋아요. 유스에서 올라온 선수가 이렇게 완벽한 핏이기는 힘든데.]


좋다. 일단 만족한다.

전반이 끝나기 전에 목표했던 한 골을 넣었으니.


‘그래봤자 30초 지나면 다시 골에 집착하겠지만.’


전력 차가 심한 경기에선 한 골이 목표라는 말.

경기 전에는, 경기 후 자체 평가할 때는 그게 맞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다르지.

나는 90분 내내 골에 집착하는 인간이고 딱히 바뀌고 싶은 생각도 없다.


<<Waaaaahhhhhhh-----!!!!!>>


[저 무덤덤한 골 셀러브레이션까지 매력적입니다. 역시 축구를 잘하면 다 용서할 수 있어요. 그냥 독특한 특징으로 보이지 않습니까?]

[이번 시즌 홈에서의 첫 골이고 0-2로 끌려가다가 전반 종료 직전 터진 골이라 상당히 드라마틱한데 말이죠. 상대도 훨씬 강한 베르더 브레멘이고.]

[팬들은 목이 터져라 환호하고, 동료들도 기뻐 날뛰고, 감독마저 격렬하게 기뻐하는데 혼자만 무표정. 평범한 캐릭터는 확실히 아닙니다.]

[침착한 건지 건조한 건지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에 독특하긴 하네요.]


0-2에서 한 골 넣고 이제 곧 전반 종료.

심지어 홈경기.


앞서가는 팀이 가장 초조함을 느낀다는 1-2 스코어에 홈경기에 전반 종료 직전 만회 골.

이 정도면 두세 번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


일단 멀티 골로 클로제부터 잡고.

그 다음엔 쾰른전 때 실패한 해트트릭에 다시 한 번 도전을...


‘역시 30초는 금방 지나는구나.’


확실히 30초가 짧긴 하다.




[브레멘의 플레이는 전반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미드필드의 우위를 앞세워 경기를 지배하고 K-K라인의 파괴력을 기대하는.]

[하지만 달라진 건 있죠. 마인츠의 기세가 올랐어요. 전반과는 다르게 어느 정도 싸움이 되거든요?]


1-2 스코어가 어쩌고, 기세가 어쩌고, 홈경기가 어쩌고.

긍정적인 요소들이 있다지만 분위기가 곧바로 바뀌는 건 아니다.

근본적인 전력 차가 있으니까.


그런데 변화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다.

팀원들이 자신감을 찾았고 기세를 되찾았으니.

언더독에게는 기세가 곧 전부.


당장 분위기가 역전된 건 아니지만 역전의 기반 자체는 마련된 상황.

그 정도로 보면 될까.


‘지금만 봐도 알지.’


프링스가 볼을 잡았는데 우리 골대가 아닌 브레멘 골대를 향해 몸을 돌렸잖아.

전반에는 거의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아무리 강하게 압박해도 계속 우리 진영을 보면서 플레이했는데 후반 20분을 향해가는 지금 내 기억에만 벌써 세 번째.

빌드업을 위한 백패스는 빼고 세 번이다.


[프링스, 다시 브라녜스에게 돌려줍니다. 브레멘의 빌드업이 살짝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전반만큼 부드럽진 않죠. 여전히 경기를 지배하고 있지만 백패스가 살짝 많아지긴 했어요. 15분 가까이 일방적으로 공격하다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느낌이고. 이 시간대가 가장 위험하죠.]


20분 가까이 일방적으로 얻어맞으면서도 실점만큼은 막아낸 지금.

우리의 턴이 점점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역습을 중시하는 팀에겐 가장 반가운 시간.


그래봤자 5분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다시 주도권을 빼앗기겠지만.

그건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때의 이야기.


[최대한 간결하게 처리해주던 브라녜스도 패스할 곳을 쉽게 찾지 못합니다. 그 사이 강하게 들어가는 압박! 루만과 시우바가 앞을 가로막고 뒤에서 달려들어 빼내는 리온!]


인터셉트 성공.

툭 건드린 볼은 자연스레 루만에게.

루만이 뒤로 돌려주고 거버가 받아서 잠시 스탑.

그 사이 시우바는 왼쪽의 넓은 공간으로 물러섰다.


‘선이건!’


볼과 시선, 사람이 왼쪽으로 몰린 사이 오른쪽에서 무섭게 질주하는 선이건이 보인다.

경이로운 스피드를 활용한 특유의 오버래핑.

나 역시 그를 따라 최전방으로 빠르게 전진했다.


[어느새 측면으로 빠져서 받아주는 시우바. 반대편으로 길게 뿌려줍니다! 엄청난 스피드의 오버래핑!]

[지금인가요? 지금이 마인츠의 역습 타이밍인가요!?]


루만이 오른쪽 앞으로 내달려주면서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내가 중앙, 터크가 왼쪽에서 전진하며 남은 수비를 또 둘로 나눈다.


나와 루만, 터크에게 각자 한 명씩 붙어있는 수비.

내 상대는 나우두였다.


‘한 명이면 쉽지.’


198cm의 훌륭한 신체조건과 그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은 스피드, 유연성.

하지만 수비수치고는 아직 젊은 22세의 나이와 그 때문인지 가끔 보이는 부족한 집중력, 안일한 플레이.


역시나 왼쪽으로 살짝 움직이자 그대로 딸려온다.

순식간에 방향을 바꿔 역동작을 유도, 나우두를 등 뒤에 가뒀다.


‘이 정도는 예상했고.’


120%의 운동능력과 80%의 테크닉.

선이건의 부정확한 크로스는 예상 범주 이내.


높이와 스피드만 괜찮으면, 그래서 내 몸이 닿을 수만 있으면 고마울 뿐이다.

그걸 알아서 처리하는 것까지가 내 몫인 거지.

제대로 된 패스를 받아야만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

그딴 걸 어디다 써.


[이건의 얼리 크로스! 몸을 날리면서 리온! 리온! 리온이 슈퍼맨 헤더로 멀티 골을 기록합니다! 두 경기 연속 멀티 골! 역시나 심상치 않습니다!]

[와... 역습이 날카롭네요. 마인츠의 역습이 강력한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포처 한 명이 추가되니까 이렇게까지 달라지나요?]


다시 한 번 터져 나오는 마인츠 홈팬들의 환호.

스코어는 2-2 동점에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 포함 대략 25분.

골대 안에서 구르는 볼을 꺼내 하프라인까지 달려가고 싶지만...


그건 좀 과한 거겠지.

객관적으로 마인츠의 전력이 훨씬 떨어지니까.

나도 어쨌든 눈치는 본다.


“표정 봐라. 컨셉이냐?”

“컨셉은 아닌데 그렇게 봐도 되고요. 선수로서 컨셉 하나 있으면 좋긴 하겠지.”


아, 잊어버릴 뻔했네.

이번 세계선에선 나도 컨셉 하나 잡았었지.


“어시스트 고마워요.”

“오냐. 너한테 뭐 대단한 감사 인사는 안 바란다. 감사 인사라도 해주는 게 어디냐.”


그러니까.

이 정도라도 하려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데.

누구라도 알아주니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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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밀렵꾼은 인내한다 24.08.28 240 13 11쪽
25 미쳐버린 아들의 사회생활 +1 24.08.27 269 17 11쪽
24 탐욕과 집념 24.08.26 292 19 11쪽
23 타임어택 24.08.25 326 18 11쪽
22 지긋지긋한 도전 24.08.24 338 18 12쪽
» 나는 집착한다 +1 24.08.23 348 19 12쪽
20 전성기의 팀을 상대할 땐 24.08.22 403 18 12쪽
19 배고픔 +1 24.08.21 410 19 12쪽
18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1 24.08.20 426 21 11쪽
17 그녀의 품 안에서 +1 24.08.19 474 24 12쪽
16 따뜻한 마음으로 +1 24.08.18 463 21 12쪽
15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3 24.08.17 478 21 13쪽
14 당신들이 적응해야지 24.08.16 492 24 13쪽
13 최고의 시작 +1 24.08.15 549 22 12쪽
12 축구만 잘해주면 +2 24.08.14 560 23 13쪽
11 마인츠 5형제 어셈블 +1 24.08.13 622 23 15쪽
10 마지막 컨셉 +2 24.08.12 653 25 13쪽
9 또 한 명 재꼈다 +2 24.08.11 667 26 13쪽
8 기분 좋은 날의 시작 +1 24.08.11 726 23 12쪽
7 나의 도시에서 24.08.10 795 25 13쪽
6 돌이킬 수 없는 선택 +2 24.08.10 865 23 12쪽
5 충분한 시간, 20분 +1 24.08.09 910 24 12쪽
4 여유는 없다 +2 24.08.08 1,045 29 11쪽
3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다 +2 24.08.07 1,268 35 13쪽
2 이런 게 총체적 난국이라는 건가 +6 24.08.06 1,549 31 11쪽
1 익숙한 모습이었다 +12 24.08.06 1,832 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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