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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님의 서재입니다.

미쳐버린 아들이 축구는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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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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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9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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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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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
글자수 :
13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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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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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축구만 잘해주면

DUMMY

문이안, 김강찬 형까지 합류하면서 이번 여름 이적시장의 모든 이벤트가 끝났다.

정확히는 나와 관련되어있는 모든 이벤트가.


그러니 할 거라고는 훈련밖에 없다.

두 사람 외에도 이런저런 선수들이 합류하고 있지만 그 선수들이야 나와는 관련이 없고.

원래 이쯤 합류했어야 할, 최소한 루머는 돌았어야 할 모하메드 지단 관련 소식이 조용한 게 의외일 뿐.


‘진짜 안 데려오는 건가.’


진짜로 취소한 거라면 그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내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


원래 이번 시즌 마인츠의 주전 공격진은 터크-지단-김강찬이었다.

지단이 부상으로 빠진 시간이 많아서 출전시간 자체는 아우어가 더 많았고.

두 번째 세계선의 나는 500분이나 뛰었었나.


‘그런데 지단을 안 데려와?’


그럼 최악의 경우에라도 공격수 4옵션인데 이 정도면 최소 1,000분에서 1,500분은 뛰겠지.

4옵션까지 밀릴 일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만약 밀린다 해도 저 정도 시간이면 금방 주전으로 올라설 수 있다.

아주 여유롭게.


“형. 훈련은 좀 어때요? 이젠 좀 익숙해졌나?”

“솔직히 막 쉽진 않은데? 여긴 뭐 이렇게 체력 훈련을 많이 하냐? 그거 때문에 훈련 시간 자체도 길고.”


나 말고도 여유로운 사람 한 명 더 있네.

미래를 아는 것도 아닐텐데.


팀 훈련 종료 후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길.

뒤에서 강찬이 형과 한지온의 대화가 들린다.

이제 막 이적해서 제일 급해야 할 사람인데 여유롭기도 하지.


“훈련 시간 많으면 좋죠. 그만큼 외로운 시간도 짧아질 거 아니에요.”

“오? 맞네? 너 되게 성격 좋구나? 그런 생각은 안 해봤는데 맞는 말이야. 그래, 맞네. 난 축구는 좋아하고 외로운 건 싫어하니까.”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고.

훈련 외 시간이 문제인 거지, 훈련 자체는 열심히 하는 편이라.

한지온 덕분에 그나마 있는 불만까지 사라지면 완벽하겠지.


‘맡은 역할 잘하네. 딱 저런 걸 기대했는데.’


한지온도 역시 쓸 만하다.


“어이, 한리온! 우리 목소리 들리면서 왜 혼자 가냐?”


이건 별로 안 쓸 만한데.

통로로 들어서자마자 말을 거는 한지온.

강찬이 형도 쫄래쫄래 따라붙는다.


“내가 언제부터 기다렸다고.”

“그렇긴 해. 네가 싸가지는 좀 없는 편이지.”

“아, 그래? 그런 캐릭터야?”


일단 도망부터 가본다.


“야! 어디 가! 무시하냐?”

“아... 저런 캐릭터... 나보다 빡센데?”


그럴 리가.


“알았어, 알았어. 귀찮게 안 할 테니까 같이 들어가자고.”

“너 캐릭터 마음에 든다.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계속해서 따라붙는 두 사람.

차라리 같이 걷는 게 덜 귀찮으려나.

옆에서 떠들어도 반대 귀로 흘리면 되니까.


“레알 베티스랑 여기랑 시설은 어때요? 어디가 더 나아요?”

“아무래도 베티스가 나은 듯? 90년대에 성적도 좋았고 지금도 호아킨, 후아니토 같은 스타들이 있으니까. 아! 호아킨이 있는데 내가 왜 거길 갔을까.”


아...

양쪽에서 떠들면 그것도 안 되는구나.


최대한 걸음을 재촉해 라커룸에 도착했다.

마지막에 문을 열 땐 상체가 45도쯤 앞으로 쏠리지 않았을까.

최대한 빨리 열고 싶어서.


“왔냐?”

“어이! 벽에 로스터 떴다.”

“오올, 마인츠의 미래들이 왔군!”

“YEAHHHHH---!!”

“좋겠다? 응? 좋겠어!?”


이건 또 뭐야. 여긴 또 왜 시끄러워.


“마누엘, 무슨 일 있어요?”


일단 마누엘 프리드리히를 붙잡고 물었다.

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몇 안 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


“로스터 나왔다. 가서 확인부터 해봐.”


7월 7일 아헨에서 펼쳐질 알레마니아 아헨과의 프리시즌 매치.

이번 프리시즌 첫 번째 평가전이고 지난 시즌 2.분데스리가 5위를 차지한 만만치 않은 팀이었기에 꽤나 중요한 경기였다.


UEFA컵 1차 예선이 14일이고 상대는 아르메니아의 MIKA 아슈타라크.

공식전, 심지어 유럽 대항전이긴 하지만 전력은 많이 약한 팀이라 직전 프리시즌 매치를 빡세게 잡았다.


즉, 이번 평가전에 나서는 선수가 주전에 가깝다는 뜻.

그렇다면 시끄러운 것도 이해할 수 있다.



<2005.07.07 vs 알레마니아 아헨>


1.FSV Mainz 05

터크-한리온-김강찬

거버-페코비치-다 시우바

바이게르트-노베스키-프리드리히-선이건

바헤



‘됐다.’


이적생 중 밀로라드 페코비치와 강찬이 형이 먼저 투입되고.

처음부터 길게 보고 영입한 유망주 톰 가이슬러와 실전 공백이 긴 이안이 형은 벤치.


물론, 그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주전으로 나선다는 것뿐.


“오, 주전이네? 요즘 들어 완전 주전 취급인데?”

“형은 아직이고. 역시 내가 먼저 올라가는 건가.”


하나 더.

한지온이 벤치라는 것도 조금은 중요하다.


“골키퍼는 원래 시간이 필요해. 알면서.”

“맞는 말이긴 하네. 근데 그거 알아? 나도 주전임. 크크크...”

“아, 형!”


붙박이 주전인 베테랑 골키퍼가 있는데 스물한 살에 경쟁체제를 만든 것만 해도 대단한 거다.

우린 그냥 한지온을 놀려먹는 중이고.


그나저나 처음이다. 내가 먼저 주전이 되는 건.

직전 세계선의 같은 시기보다 계속해서 나아지는 중.

조금씩 희망이 보인다.


“이안이 형 왔어요? 형은 감각 좀 올라왔나?”

“걱정했던 것보다는 빠르게. 아직 부족하긴 해도 개막에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어? 여기 벤치 두 명 다 모였네? 대한민국의 수치!”


희망이라는 뜻의 Hoffnung.

Team Hoffnung은 아버지의 에이전시 이름이기도 했다.

한국축구의 희망이 되겠다는 뜻에서 지은.


“뭐요?”

“네가 요즘 덜 맞았지?”

“어? 뭐야? 때리게? 이건아! 선이건! 우리도 편 먹어!”

“나는 빼라. 리온이랑 편 먹던가.”

“어디 가!? 리, 리온아... 쟤는 아직 뭔가 좀...”


이 사람들이 전부 Team Hoffnung 소속인데...

희망이라. 믿어도 되려나?


***


“자, 그럼 우리 셋은 먼저 나가볼 테니 이따가 나오던지 말던지.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믿어도 되는 걸까.

로스터 나오고 이틀 내내 저러는 사람을?


“하아... 지겨워. 형도 지겹죠?”

“어. 이젠 때리지도 못하겠어. 이틀 내내 때렸더니 손이 아프다, 손이.”


그걸 또 재밌다고 투닥대는 사람들을?

어제까진 괜찮았지만 지금은 경기 직전인데?


“못 때리죠? 맷집이 너무 좋아서 손이 더 아프죠? 내가 이겼죠?”

“강찬이 형. 몇 살이에요?”

“이건이랑 리온이 좀 닮아봐라. 쟤들 진중한 것 좀 보라고.”

"......"


그래, 축구만 잘해주면 되지.

미션만 성공하면 된다.


“다들 자신 있어서 그러는 거죠? 지금 경기 시작 직전인데.”


그런데 이러다가 축구까지 못하면 좀 많이 화날지도.


“당연하지! 그게 신경 쓰였어? 나 김강찬이야!”

“걱정 마. 그 유명한 ‘축구의 신’ 문이안이잖아. 실전감각 좀 떨어져도 신은 신이라니까? 그쵸?”

“... 한지온 네가 제일 문제야, 네가! 왜 부담을 주냐.”

“......”


평소의 감정은 많이 무뎌졌지만.

축구와 관련된 순간 예민해지고 짜증도 많아진다.


욕할 사람은 해도 되고 싫어할 사람은 싫어해도 된다.

골을 넣을 수 있게 도와만 준다면 나한테 침을 뱉어도 용서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그걸 방해하면 용서할 수 없고.


"너무 부담갖지 마. 네가 열심히 했다는 건 형인 내가 제일 잘 알아."


한지온이 보기엔 트라우마로 오래 고생한 내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긴장한 것처럼 보이겠지.

주전 확보가 코앞이니까.


"너무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더 안 돼. 편하게 해, 편하게."


형들에게 조용히 해주길 부탁하면서 미안하다고 신호하는 한지온.

형들도 가볍게 웃으며 자리에 앉아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싸가지 없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지금의 난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상황이 못되니까.




Mainz 3 : 1 Aachen

: 한리온 22', 42', 문이안 73'

: 레지캄프 38'



['축제의 클럽' 마인츠, 유스 출신 한리온 활약에 함박웃음]

[심상치 않은 기세의 한리온, 프리시즌 최고의 퍼포먼스]

[Se-Hun의 아들 Ree-On, 대를 이어 마인츠의 최전방 책임질까]

[3골 1어시스트에 클린시트까지 합작한 한국인들]

[한세훈부터 시작된 한국과의 인연은 여전히 맑음]


***


[2005/06 축구의 시작, 1.FSV Mainz 05]

- ARD 풋볼 저널리스트, 플로리안 나스


2005/06시즌 첫 번째 공식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주인공은 UEFA컵 1차 예선에 출전하는 마인츠 05.

마인츠는 2004시즌 아르메니아 준우승팀 MIKA 아슈타라크를 상대로 일찌감치 시즌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승부의 무게 추가 마인츠 쪽으로 많이 기우는 경기.

하지만 분데스리가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와 프리뷰 기사 작성을 지시받은 지금.

UEFA컵 예선이라는 좋은 핑계로 마인츠부터 시작하려 한다.


1.FSV Mainz 05

기원전 14세기 형성되어 로마시대부터 쭉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던 도시에서 창단, 지난 시즌 100주년을 맞은 유서 깊은 팀.

그러나 인지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2부리그에 처음 등장한 것도 1990년대, 분데스리가 승격은 무려 지난 시즌이 최초.


그런데 이 팀은 예상외의 저력을 보였다.

위르겐 클롭이라는 젊은 감독을 중심으로 강한 압박과 역습을 앞세워 리그 11위.

더해서 페어플레이 1위로 UEFA컵 진출권까지 따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팀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위르겐 클롭.

본인 입으로 직접 ‘5부리그의 신체와 1부리그의 머리로 2부리그에서 버텼다’고 언급한 선수생활을 지나 2001년, 그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선수 겸 감독직을 제안 받은 것.

감독직에 집중하기 위해 은퇴를 선택한 뒤 첫 시즌부터 전 시즌 14위였던 팀을 4위까지 끌어올린 클롭.

그 다음 시즌도 골득실에서 밀려 4위로 승격에 실패했지만 세 번의 실패는 없었다.


스승 볼프강 프랑크의 전술을 받아들인 그의 축구는 전방위적인 강한 압박과 무시무시한 활동량, 빠른 역습을 중요시한다.

덕분에 비록 전력이 약한 팀이지만 마인츠의 축구는 분명 재미있다.


선수로는 마누엘 프리드리히, 미하엘 터크, 한리온 정도를 주목해볼만하다.

프리드리히는 차기 독일 대표팀의 최후방 라인을 지켜줄 거라 기대 받는 젊은 센터백.

터크는 지난 겨울 팀에 합류해 13경기 6골을 터뜨리며 이번 시즌을 기대하게 한 전천후 공격수.


그리고 한리온.

사실, 이 선수를 언급하고 싶어서 쓰는 기사다.

팬들은 잘 모르겠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선 어렸을 때부터 유명했던 유망주.

라인 브레이킹이 미쳐버렸고 골 냄새를 맡는 건 짐승 수준, 타고난 골 포처.


지금까지는 가장 중요한 골을 못 넣는 게 문제였는데 최근 두 번의 평가전에선 90분 동안 네 골을 넣었다.

결정력만 빼면 완벽했던 골 포처가 결정력까지 좋아졌다? 이러니 관계자들이 기대할 수밖에.

나는 이 선수를 보기 위해 마인츠의 평가전을 모두 시청했고, 이후 확신했다.

한리온, 이 어린 친구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를 뒤집어놓을 것임을.


이외에도 선부용의 아들 선이건과 한세훈의 아들 한지온, 한리온이 얼마나 성장하는지.

김강찬, 문이안 포함 한국인 5인방이 분데스리가 한국인 성공기를 이어가는지.

마누엘 프리드리히가 마인츠 최초의 독일 국가대표가 될 수 있을지.


특별히 응원하는 팀이 없거나 젊은 팀의 성장을 즐기고 싶다면.

클롭의 재미있고 화끈한 축구와 함께 마인츠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어떨까.

개인적으로는 꽤나 추천한다.



- 확실히 독특한 팀은 맞음. 클롭의 전술이나 선수들 국적이나

- 전력은 약해, 당연히. 이적료도 거의 못 쓰는 가난한 팀인데 전력이 강하면 이상하지. 근데 기사처럼 보는 맛은 분명히 있더라

- 클롭 축구 개맛있음

- Se-Hun이 마인츠에서 워낙 잘해준 덕분에 이쪽 팬들은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음

- 언어 문제만 없다면 저비용 고효율 선수 데려오기 좋을 것 같던데?

- 저 한국 선수들 거의 다 국가대표 아니야?

ㄴ 맞음. 월드컵 4강 멤버

ㄴ 세훈 아들들은 유스고 나머지 셋은 자유계약이면 완전 대박인데?

ㄴ 기대만큼 해주면 로또 터진 거지

- 한리온 고평가가 좀 심한데...

ㄴ 그러니까. 청소년 국가대표 기록도 없던데

ㄴ 이딴 게 ARD 공식 칼럼?

- 프리드리히부터 해서 드디어 우리 유스도 터지는 걸까

- 우리도 1,000만 유로 넘는 선수들 좀 키워서 팔아보자!! 잡아두는 건 기대도 안 한다고!!

- 마인츠 주제로 메인 칼럼이... 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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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3 24.08.29 345 5 1쪽
26 밀렵꾼은 인내한다 24.08.28 240 13 11쪽
25 미쳐버린 아들의 사회생활 +1 24.08.27 269 17 11쪽
24 탐욕과 집념 24.08.26 292 19 11쪽
23 타임어택 24.08.25 326 18 11쪽
22 지긋지긋한 도전 24.08.24 338 18 12쪽
21 나는 집착한다 +1 24.08.23 348 19 12쪽
20 전성기의 팀을 상대할 땐 24.08.22 403 18 12쪽
19 배고픔 +1 24.08.21 411 19 12쪽
18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1 24.08.20 426 21 11쪽
17 그녀의 품 안에서 +1 24.08.19 474 24 12쪽
16 따뜻한 마음으로 +1 24.08.18 463 21 12쪽
15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3 24.08.17 479 21 13쪽
14 당신들이 적응해야지 24.08.16 492 24 13쪽
13 최고의 시작 +1 24.08.15 549 22 12쪽
» 축구만 잘해주면 +2 24.08.14 561 23 13쪽
11 마인츠 5형제 어셈블 +1 24.08.13 622 23 15쪽
10 마지막 컨셉 +2 24.08.12 653 25 13쪽
9 또 한 명 재꼈다 +2 24.08.11 668 26 13쪽
8 기분 좋은 날의 시작 +1 24.08.11 726 23 12쪽
7 나의 도시에서 24.08.10 796 25 13쪽
6 돌이킬 수 없는 선택 +2 24.08.10 865 23 12쪽
5 충분한 시간, 20분 +1 24.08.09 910 24 12쪽
4 여유는 없다 +2 24.08.08 1,045 29 11쪽
3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다 +2 24.08.07 1,269 35 13쪽
2 이런 게 총체적 난국이라는 건가 +6 24.08.06 1,549 31 11쪽
1 익숙한 모습이었다 +12 24.08.06 1,833 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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