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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님의 서재입니다.

미쳐버린 아들이 축구는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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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8
최근연재일 :
2024.08.29 23:41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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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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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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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배고픔

DUMMY

<ARD, SWR>

-에리크 회네스 (SWR 캐스터)

[슈트라이트 크로스, 노베스키가 먼저 걷어내는데 포돌스키! 빗나갔지만 위협적인 왼발 슛이었습니다.]

-올라프 마르샬 (전 독일 국가대표)

[저런 게 포돌스키의 장점이죠. 뛰어난 스피드와 폭발적인 왼발 슈팅.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젊은 선수인데 이런 확실한 장점이 있다는 게 더 대단한 거예요. 그래서 팬들이 기대하는 거고.]


미드필드를 거쳐서 공격진까지 연결되기만 하면 위협적인 장면들이 연출된다.

페테르 마센은 아직 팀에 적응을 못했는지 살짝 아쉬운데 슈트라이트, 특히 포돌스키가 무섭다.


‘애국자, 중위권 에이스용, 이런저런 말들은 많지만.’


적어도 독일 대표팀이 침체에 빠진 지금, 왜 독일 팬들이 포돌스키에게 열광하는지는 확실히 알겠다.

그와 나의 나이 차이는 명목상으로 딱 한 살.

그렇다면 나도 가만히 있을 순 없지.


[다시 한 번 무너지는 쾰른의 미드필드, 바바츠가 이안에게! 돌아서면서 중앙으로 투입! 리온!]


미드필드 왼쪽에서 날카롭게 날아온 패스.

박스 오른쪽에서 페이크 후 중앙 쪽으로 돌려놓는다.


‘안 되지.’


페이크에 속아 역동작에 걸린 쉴리케를 따돌리고.

순간적인 오픈 찬스에 깜짝 놀라 뛰쳐나오는 마팁의 위치를 확인했다.


‘왼발은 나도 자신 있는데.’


진키예비츠가 다시 자리 잡고 신카라가 복귀해 터크와 김강찬을 마크.

패스하거나 때리거나 비슷한 확률이라면.


‘나는 때리지.’


무조건.


[왼발로 크게 감아서! 아! 크로스바! 아쉽게 빗나갔지만 굉장히 위협적인 슛이었습니다.]

[하하하, 분데스리가 대표 공격수 유망주 자리를 두고 경쟁이라도 하는 건가요? 서로 왼발로 한 번씩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네요.]


“으아아!!”


젠장. 조금만 더 감겼으면 되는데.

아직 다리 근육이 약해서 그런가 의도한 만큼 꺾이지 않았다.

이것도 빨리 적응해야 하는데.


“아쉬운데? 제대로 감겼는데.”

“그러게요.”


아, 이번 건 진짜 들어간 건데.


“한두 번 놓쳐본 거 아니잖아? 진정하고 다음 거 노려. 이미 한 골 넣었는데, 뭐.”


터크도 한 마디 건네고 돌아선다.

하지만.


‘놓칠 때마다 개빡치는데.’


좋은 기회가 아니더라도 슛이 한 번 빗나갈 때마다 화가 난다.

득점 하나하나가 중요한 상황이라서.

그걸 떠나 골 때문에 스트레스 받은 기억이 트라우마만큼이나 강렬해서.


그리고 공격수면 이 정도 스트레스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기도 하고.


[포돌스키와 슈트라이트의 힘으로 반항은 하고 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경기 분위기는 계속 마인츠 쪽으로 흘러갑니다.]

[두 선수만큼은 터크, 리온, 킴도 해주고 있고 미드필드가 일단 너무 약해요. 선압박 후역습의 마인츠는 그래도 밸런스가 좋은데 쾰른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느낌도 있고.]


한숨으로 열을 식히고 다시 필드를 살핀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경기 주도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

다음 기회는 무조건 살린다.


‘이안이 형이 확실히 머리가 좋아. 실전 공백도 길고 클롭 전술도 어려운데 위화감이 없네.’


상대적으로 쉬운 전술에도 적응하지 못해 헤매는 쾰른 선수들과의 확연한 대비.

물론 쾰른은 신입생만 다섯 명이니까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의 피를로’지만 2002년 멤버답게 활동량도 많은 편이라 잘 어울리기도 하고.

머지않아 마인츠 중원의 핵심이 될지도.


[순식간에 네 방향에서 압박하는 마인츠. 쾰른도 어떻게든 볼을 돌리면서 풀어내려 하지만 패스가 반복될수록 정확도가 떨어집니다.]

[이게 클롭의 축구죠. 2부리그에서도 하위권이던 팀을 순식간에 UEFA컵까지 내보낸 힘이고.]


아직 골키퍼와 수비수의 발밑이 그렇게까지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가 아니다.

특히 쾰른의 쓰리백은 전부 발밑보다는 전통적인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넘기지.’


버텨봤자 10초, 20초 더 버틸 뿐인데.

공격수 세 명, 미드필더 세 명이면 충분.


돌아서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미드필더들을 돕기 위해 올라온 쾰른의 쓰리백.

우선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모치스를 바바츠, 시우바, 김강찬과 함께 압박.


그라모치스의 불안한 패스가 신카라에게.

그럼 이번엔 시우바 대신 문이안, 김강찬 대신 터크가 합류해 다시 압박.


‘애매하지?’


나만 중간에 살짝 멈춰 시동을 걸면서 침투 준비.

패스 차단을 예상한 건데 아쉽게도 빼앗진 못했다.

하지만.


[가까스로 버텨내지만 이번에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백패스. 이거 불안한데요!?]

[백패스는 조심해야 하는데, 리온!]


신카라의 패스가 불안해지면서 오히려 기회가 찾아왔다.

두 번째 박스 근처 패스 차단의 기회.

여기서 빼앗으면 바로 득점 찬스라 무조건 끊는다.


-툭


‘됐다.’


마팁도 그걸 아니까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왔지만 다행히 한 발 빨랐다.


‘그냥 떨어지라고.’


왼팔을 뻗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마팁을 떨쳐내고.

진키예비츠가 달려드는 걸 보면서 터크에게 넘긴다.


[침투하는 터크에게! 신카라와 경합!]


저쪽에서도 마지막까지 달라붙는 신카라.

아직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터크의 위치, 신카라와 베셀스가 닫아둔 각도, 볼의 위치를 파악한 뒤 움직인다.


‘리턴 패스가 정답인데.’


나한테 주면 무조건 넣는다고.

지금은 줘야지.


에이, 진짜.


[왼발로 강하게! 베셀스가 막아내는데 다시 리온!!]


달라고 했잖아.

얌전히 줬으면 훨씬 쉽게 넣었는데!


“으-아아!!”


먼저 좋은 자리를 잡았지만 마팁이 유니폼을 부여잡고 방해한다.

기합까지 내질러 버티면서 전진.

왼발을 들어 올린 순간 뒤로 넘어가는 몸.


그러나 끝까지 볼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발을 뻗는다.


[리온! 마팁! 리온!! 한리온 멀티 골! 박스 근처에서 직접 만들어낸 두 번의 기회를 두 번 모두 직접 마무리합니다!]

[아니, 진짜로. 수비를 왜 이렇게 잘하죠? 수비만 잘하는 게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너무 좋은데요? 클롭이 간절하게 찾던 공격수가 갑자기 유스에서 등장했어요.]


“후우...”


등부터 떨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졌다.

이후 따라오는 통증까지.


하지만 괜찮다.

골을 넣었으니까.

골을 넣었으면 뭐가 됐든 괜찮다.

부상만 아니라면.


“야, 고맙다. 이거 못 넣었으면 얼굴도 못 들고 다닐 뻔했는데.”

“너무 잔인한 거 아니냐? 크크. 수비수들은 이런 거 1년에 한 번만 당해도 배부르게 욕먹을 텐데 오늘만 두 번? 심지어 개막전에? 잔인한 놈...”


잔인한 건가?


“욕먹기 싫으면 잘했어야지.”


아니면 아예 벤치로 물러나던가. 안 나오면 욕 먹을 일도 없잖아.


“결과적으로 욕 덜 먹게 내가 도와준 거죠.”

“와... 사이코패스인가? 선수한테 그게 할 소리냐...”


사이코패스는 아니고.

농담을 받아주지 않은 것뿐.


[17분에 이어 33분에도 리온에게 실점하면서 쾰른은 홈 개막전에서 0:2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승격 후 첫 경기에 시즌 개막전인데 말이죠. 심지어 두 번의 실점 모두 치명적인 실수에서 비롯된 거라 앞으로가 더 문제예요. 이러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거든요?]


지금 농담할 기분이 아니다.

경기 종료까지는 아직 57분이나 남았고 이번 득점으로 분위기는 완벽하게 넘어왔다.

그럼 한 골이라도 무조건 더 넣어야 하는데 농담할 정신이 어디 있어.


약팀 상대 몰아치기든, 영양가 없는 골이든 다 필요 없다.

득점왕이 될 수만 있다면 뒤로 어떤 꼬리표가 달리든 다 괜찮으니까.




[미드필드에서 다시 이안의 패스 차단. 왼쪽으로 바로 벌려주고 올라오는 로제. 침투하는 터크에게 한 번에!]


예상대로 우리 쪽으로 확 기울어버린 분위기.

쾰른은 홈 개막전에서 질 수 없다는 듯 더욱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시작부터 압박 대처가 안 됐는데 마음만 급하다고 그게 될까.

오히려 더 안 되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지만 플레이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효율이 훨씬 안 좋은.

전형적인 마음만 급한 플레이가 이어진다.


[터크, 컷백으로 이안에게. 수비 세 명을 달고 빠져나와서 반대편으로 길게! 오른쪽으로 빠져나간 시우바에게 완벽한 연결!]


간단하게 잡아놓은 뒤 수비를 끌어들이고.

페이크 후 짧게 치고 들어간 뒤 옆으로 침투하는 선이건에게 짧은 패스.


“아, 뭐해! 붙어!!”


아니, 그걸 끊겨? 상황 다 만들어놓고?

무조건 다시 가져와라. 안 그러면 진심으로 짜증날 것 같으니까.


[역시 뺏기자마자 바로 압박 시작하는 마인츠. 스프링어가 쉴리케에게 내줄 때 시우바가 건드립니다. 다시 스프링어, 이번엔 마팁에게.]


시우바가 볼을 건드린 순간 김강찬이 쉴리케에게로 향하는 패스 루트를 가로막았다.

바바츠는 그라모치스를 마크했고.


‘당연히 여기겠지.’


선택지는 마팁뿐.

거긴 내 몫이다.


[급하게 일단 멀리 처리하는 마팁. 하지만 라인을 올린 프리드리히가 따냅니다. 시우바가 잡으면서 다시 공격권은 마인츠에게.]

[쾰른은 너무 답답하겠는데요? 아무리 승격팀이라도 그렇지 마인츠 역시 지난 시즌 18개 팀 중 11위인데...]


시우바가 받아서 노베스키에게 돌리고.

노베스키는 다시 프리드리히에게 넘겨주고.

고개를 들어 전방을 한 번 확인하더니,


‘좋아.’


낮게 깔아서 쭉 찔러줬다.

김강찬은 오른쪽으로 크게 치면서 돌아서고.

선이건이 빠르게 올라와 수비의 이목을 끌어준다.


두 사람 모두 스피드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선수들.

선이건은 중앙으로, 김강찬은 오른쪽으로 이동, 동선을 겹쳐 수비수들을 흔든 뒤-


[크게 치면서 빠져나가는 킴! 오른쪽이 완전히 뚫렸습니다!]


순간적인 치고 달리기로 한 번에 뚫어버린다.


‘내놔, 내놔, 내놔. 내놔, 빨리!!’


순식간에 이뤄진 돌파에 흔들리는 쾰른 수비.

김강찬은 박스 안으로 잘라 들어오면서 한 번 더 수비를 흔들었다.


“늦잖아!!”


다 좋은데 크로스 타이밍이 늦어진다.

이건 너무 욕심이지!


[한 번 더 치고 들어가서 낮은 크로스! 리온이 어떻게든 발을 가져다 대지만 각도가 너무 없었습니다. 베셀스의 선방.]

[킴의 완벽한 플레이였는데 마지막 터치 한 번이 아쉽네요. 저 타이밍에 올려줬으면 오늘 리온의 컨디션을 봤을 때 해트트릭도 가능했을 텐데.]


“아아아아!!”


필드 위에 엎드린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그라운드를 내리쳤다.


“형! 늦잖아! 거기서 왜 한 번 더 쳐!”

“미안, 미안. 아, 그게 안 되네. 쏘리.”


후우... 심호흡. 아직 안 끝났으니까.

어시스트 셔틀의 기를 죽이면 안 되지.


[그나저나 이미 멀티 골을 기록 중인데도 땅을 내려칠 만큼 아까워하는 모습입니다. 골에 대한 집착이 어마어마해 보이죠?]

[공격수는 당연히 저래야죠. 욕심이 있어야 하고 한 번의 기회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해요. 보기 좋네요.]


훅 올라온 감정을 애써 가라앉힌다.

침착해야지. 흥분해서 좋을 게 하나 없다.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


두 골로는 도저히 만족할 수 없다.




2005.08.06

분데스리가 1라운드

Koln 2 : 4 Mainz

: 포돌스키 51', 포일너 83'

: 한리온 17', 33', 노베스키 55', 문이안 72'



[3경기 6골 1어시스트. 한리온을 기억하라]

[공격수 고민은 이제 끝. 정답은 유스였다]

[아버지의 대를 잇는 아들 등장]

[멀티 골 기록하고도 땅을 친 한리온, 스트라이커의 완벽한 마음가짐 보여줬다]

[훌륭한 전술을 완성하는 득점기계의 등장? 더 높은 곳을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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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미쳐버린 아들의 사회생활 +1 24.08.27 269 17 11쪽
24 탐욕과 집념 24.08.26 292 19 11쪽
23 타임어택 24.08.25 326 18 11쪽
22 지긋지긋한 도전 24.08.24 338 18 12쪽
21 나는 집착한다 +1 24.08.23 348 19 12쪽
20 전성기의 팀을 상대할 땐 24.08.22 403 18 12쪽
» 배고픔 +1 24.08.21 411 19 12쪽
18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1 24.08.20 426 21 11쪽
17 그녀의 품 안에서 +1 24.08.19 474 24 12쪽
16 따뜻한 마음으로 +1 24.08.18 463 21 12쪽
15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3 24.08.17 478 21 13쪽
14 당신들이 적응해야지 24.08.16 492 24 13쪽
13 최고의 시작 +1 24.08.15 549 22 12쪽
12 축구만 잘해주면 +2 24.08.14 560 23 13쪽
11 마인츠 5형제 어셈블 +1 24.08.13 622 23 15쪽
10 마지막 컨셉 +2 24.08.12 653 25 13쪽
9 또 한 명 재꼈다 +2 24.08.11 667 26 13쪽
8 기분 좋은 날의 시작 +1 24.08.11 726 23 12쪽
7 나의 도시에서 24.08.10 795 25 13쪽
6 돌이킬 수 없는 선택 +2 24.08.10 865 23 12쪽
5 충분한 시간, 20분 +1 24.08.09 910 24 12쪽
4 여유는 없다 +2 24.08.08 1,045 29 11쪽
3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다 +2 24.08.07 1,269 35 13쪽
2 이런 게 총체적 난국이라는 건가 +6 24.08.06 1,549 31 11쪽
1 익숙한 모습이었다 +12 24.08.06 1,832 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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