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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님의 서재입니다.

미쳐버린 아들이 축구는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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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크
작품등록일 :
2024.08.06 21:38
최근연재일 :
2024.08.29 23:41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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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47
추천수 :
606
글자수 :
136,818

작성
24.08.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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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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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DUMMY

“야! 한리온! 경기도 잘 끝냈는데 같이 밥이나 먹자?”

“그래, 밥 좀 먹자. 선배님 없이 우리끼리 따로 먹은 적은 없잖아.”


경기 다음날, 가볍게 몸만 풀고 귀가해야 하는데 형들에게 잡혔다.


“우리 풀어야 할 것도 있지 않나? 사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 핑계로 밥 한 끼 먹으면 좋잖아?”

“그럼, 그럼. 이 형들이 생각보다 많이 화가 났단다? 내가 열 살은 많은데 너한테 혼날 군번은 아니지? 앙?”


뭐, 형들 말처럼 진심으로 기분 나쁜 건 아닐 거다.

잠깐 흠칫은 했겠지만 경기 전후로 별의 별일이 다 있는데 고작 이 정도로.


놀랍게도 나 정도면 평균이다.

온갖 징크스는 기본이고 심하게 예민한 선수들도 많아서 경기 전후로 훈련장, 라커룸에 와보면 진짜 별의별 인간들이 다 있거든.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느끼는 건데 두 사람 진짜 너무 잘 어울리는 거 알죠?”

“야!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일부러 형들 화나게 하려고?”

“김강찬한테 동조하기 싫은데 네가 자꾸 이렇게 만드는 거야! 지금도!”


역시 잘 어울려. 큰 결에서 비슷하고.

외모나 성장 배경이나 전부 극과 극인데 그래서 그런 건가.

이전 세계선에서 듣기론 대표팀에서부터 친했다던데 왜 그랬는지 알겠다.


“하하, 근데 오늘은 진짜로 안 돼요. 예전부터 잡힌 약속이 있어서. 나도 같이 밥 한 번 먹고 싶은데 진짜로.”


이건 진짜다.

여러 번 말했듯 이번엔 인간관계도 어느 정도 챙길 생각이라니까.


풀어낼 게 있든 없든 밥 한 끼 먹는 건 나도 좋다.

훈련 아니면 영상 분석, 이게 일상의 전부고 취미도 없으니까.


가끔 한두 시간 리프레시하는 시간은 언제든 환영이다.

오늘은 진짜로 상황이 안 될 뿐이지.


“아오, 그럼 다음 경기 전에는 꼭 밥 한 끼 하자. 약속이다? 이게 선약이야?”

“21일에 평가전 하나 더 있고 오늘이 15일이니까 17일 저녁으로 딱 정하자. 그땐 괜찮지?”

“좋죠. 17일 저녁. 오늘은 나 빼고 넷이서 먹어요.”


그렇게 두 사람을 보내고 라커룸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쫓아오는 소리가 들린다.


“뭐야, 한지온이네. 왜 또.”


또 잔소리하러 왔겠지.

무슨 말을 할지도 알 것 같다.


“성격 좀 죽여, 인마. 지가 못할 땐 안 그러더니 요즘 잘하니까 갑자기 왜 이래?”

“몰라. 골이 들어가기 시작해서 그런가. 그리고 공격수가 골에 집착하는 거야 당연한 거지. 내가 못 지키는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고.”


지난 20년을 언급할 순 없으니 이 정도가 최선의 해명.

그리고 딱히 고쳐야 한다는 인식도 없다.

팀원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보다 한 골이 더 중요하니까.


한국 선배들 있다고 더 그러는 것 같은데 지금 그게 중요한가.


“뭐 이해는 한다만. 적어도 감정 쌓이지 않게 풀자고 제안하면 따라가고 그래. 17일에 모이자고 했다며? 그건 잘했다.”

“그래, 오늘은 내 눈치 보지 말고 편하게 먹어.”


오늘 참석했으면 이번엔 한지온이 내 눈치를 봤겠지.


“내, 내가 뭘! 내가 무슨 눈치를 봐?”


말도 더듬는 걸 보니 본인도 아네.


“마음 편히 맥주 한 잔 하라고. 어차피 형은 도수 낮은 거 한두 잔 마시는 거니까 나 없을 땐 마음대로 해.”

“... 그래, 이해해줘서 고맙다.”

“뭘 또 고마울 것까지야. 혼자 벤치인데 자기 몸 관리는 자기가 알아서 하는 거지.”


솔직히 술이나 탄산음료, 정크푸드 등등.

몸에 좋지 않은 건 맞지만 가끔 즐기는 것 정도로는 아무 문제없다.

40세까지 현역으로 뛸 거라면 이야기가 좀 다른데 30대 중반에 은퇴해도 괜찮다면 진짜 상관없고.


그나마도 20대 후반이나 30대 즈음해서 개선해도 충분.

젊을 땐 티도 안 난다.

다만.


“마실 거면 나 없을 때만 마셔. 난 냄새도 맡기 싫으니까. 혼자 벤치지만 형이 괜찮으면 무슨 상관이야.”


혹시 모르니까 한지온도 마흔까진 현역으로 뛰어야지.

특히나 선수생명 제일 긴 골키퍼인데.


“......”

“그럼 난 진짜로 약속 있어서 간다. 시원하게 한 잔해. 언제나 그랬듯이.”


독일 법에서 보호자와 동석 하에 음주 가능 연령은 만 14세. 도수 높은 증류주는 제외.

증류주를 제외한 술을 구매까지 할 수 있는 나이 만 16세, 흡연 가능 연령도 만 16세.


한지온은 꽤나 어릴 때부터 종종 식사 때 맥주나 와인 한 잔을 곁들이곤 했다.

그래놓고도 나보다 8cm 더 큰 게 진짜 천운이지.

덕분에 겨우 190cm 찍었으니까.


‘눈치 준다고 안 마시진 않겠지만.’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무 늦기 전에만 끊으면 된다.

오프시즌에 마시는 건 지적할 생각 없지만.

20대 중반이 넘어서도 시즌 중에 자꾸 한 잔씩 걸치면 그땐...


***


“오! 리온! 어제는 죽여줬다고! 앞으로도 죽여줄 거지!?”

“리온이 너 이 새끼! 내가 너 터질 줄 알았다고! 다 죽어가는 표정으로 기어 다닐 때도 난 알았다니까?”

“유스 시절부터 매일 따라다녔던 거 알지? 나중에 성공해도 나 잊어버리면 안 된다?”

“이게 다 내가 준 신선한 우유 덕분이라고!”

“무슨 소리! 우리 집 과일이 다 키웠지!”

“우리 집 채소라니까? 밀가루도 우리 집이야!”


언제나처럼 훈련장에서부터 집까지 걸어가는 길.

원래부터 동네사람들과 친척처럼 지냈지만 오늘은 유독 내 이름이 많이 불린다.


유스팀 경기까지 직관하러 다니던 열성팬 아저씨.

무슨 에이전트, 매니저처럼 챙겨주던 훈련장 옆집 할아버지.

단골 슈퍼, 과일가게, 야채가게 주인아저씨 등등...


집까지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인데 뭐 이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은지...


‘역시 어릴 때부터 친하고 뭐고 다 필요 없다니까. 축구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축구를 잘하는 거지.’


뭐, 기분이 나쁠 건 없다.

환호해주는 게 내 눈에 보이는데.

반사적으로 확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기분 좋은 상황이라는 걸 이해할 순 있다.


“어, 한리온이! 어디 가게?”

“약속 있어서요. 할아버지는 뭐하세요?”

“광합성.”


시크한 옆집 볼프강 할아버지마저 밝은 목소리로 먼저 인사를 건넨다.

인사만 밝고 곧바로 시크해지셨지만.


“어제 경기 잘 봤다. 앞으로도 그렇게만 해.”

“네. 감사해요.”

“봐. 내 말 들으니까 잘 되지? 어휴, 하여튼 손 많이 가.”

“...네. 감사합니다.”


고도로 몰입한 축구팬은 전문가와 구별할 수 없다.

유럽에선 더더욱 그렇다.


‘차는 진짜 오랜만에 타네. 이거 굴러는 가려나?’


약속 장소로 향하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원래 이 시기의 나는 정식 면허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툭하면 차를 끌고 나갔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돌아온 지금은 아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는 게 운전.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운전은 안 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두 달 동안 한 번을 안 탔지.’


그런 의미에서 두 개의 행운.

거의 매일 오가는 훈련장과 경기장이 걸어서 5분, 10분 거리라는 것.

안전이 중요하다면서 아버지가 첫 차로 ‘안전의 대명사’, 볼보의 중형 왜건 V60를 뽑아주셨다는 것.


이 차는 진짜 오랜만인데 반갑긴 하다.


‘쾰른까지 차로 한 시간.’


조금 더 멀었으면 비행기를 탔을 텐데.

차로 한 시간 거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


쾰른으로 가는 이유는 나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지난 세계선에서 제일 후회하는 게 그거니까.’


첫 번째 세계선에서는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트라우마 극복 실패로 포지션 전향까지 하면서 멘탈이 흔들릴 때 덕분에 멘탈을 잡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세계선에서는 시작부터 멘탈이 터지고 이후에도 필요 이상으로 축구에만 집중하느라 멘탈을 못 챙겨서 지금 이 꼴이 됐다.


그래서 지금 멘탈을 챙기러 간다.


‘저기 있네.’


정말 오랜만에 심장의 두근거림을 느끼면서.

약속장소 앞에 차를 세우고 창문을 열었다.


“리나!”

“리온! 이게 얼마만이야!”


활짝 웃는 얼굴로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오르는 밝은 갈색 머리의 미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한 살 연상의 소꿉친구이자 여자친구, 쾰른대학에 재학 중인 여대생.


그리고 20년을 그리워한 나의 아내, 리나 크루거였다.


“나 경기 봤어! 네 골이나 넣었던데? 이게 무슨 일이야? 어쩐지 최근 들어 통화나 문자할 때 자신감이 느껴지더라.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차에 오르자마자 밝은 에너지와 활력을 내뿜으며 재잘대는 리나.

그냥 보고만 있어도 치유되는 기분이다.


“우리 리온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럴 사람이 아니지. 그래서 딱 촉이 왔다니까? 무조건 사고 한 번 치겠구나, 하고.”


에너지와 활력, 장난기와 타고난 귀여움.

무엇보다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주고 위해주는 그 마음.


그녀는 첫 번째 세계선의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서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시작부터 멘탈이 터져버렸던 두 번째 세계선의 나는 나 자신을 추스르기 급급해 그녀에게 소홀했다가 놓쳐버리면서 여러 의미로 망가졌고.


‘멘탈이 정상이 아니다 보니 사랑하니까 놓아준다는, 괴로운 건 나 하나로 충분하다는 말도 안 되는 판단으로 잡지도 않았어.’


그 이후 20년을 그리워했다.

미션 성공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이 대략 30%.

그녀와 함께일 때만이라도 인간답게 살고 싶어서라는 마음이 또 30%.

사랑하는 사람과 다신 헤어지기 싫은 마음이 40%.


“뭐야? 왜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보는 거야? 무슨 일 있었어? 누구야? 누가 괴롭혔어! 우리 리온이 이제 축구도 잘하는데!”


그렇지, 이런 거지.

대화를 하다 보면 감정이라는 걸 느끼고, 가끔은 이성으로 제어가 안 될 만큼 널뛰는 거.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 그냥. 너무 반가워서. 보고 싶었거든, 진짜로.”

“헐? 진짜 한리온 맞아? 예쁜 말까지? 그 무뚝뚝하고 다크하던 한리온이?”


한 마디 예쁘게 해줬다고 이렇게 좋아하는데.

눈을 똥그랗게 뜨고 두 손으로 입까지 가리면서 반응해주는데 이게 뭐라고.


“그렇게 보고 싶었으면 한 번은 찾아오지 그랬어. 거의 두 달 동안 한 번도 안 오는 게 말이 돼? 차로 겨우 한 시간 거리인데?”


아, 이런 감정은 다시 느끼고 싶지 않은데.

표정이 갑자기 확 굳어지는 게 오랫동안 잊고 있던 PTSD가...


아, 뭐야. 또 씨익 웃네.

굳었던 표정을 풀면서 미소 지을 때 차 안까지 확 밝아지는 이 느낌.

또 한 번 가슴이 따뜻해진다.


자꾸 따뜻해져서 나 자신이 낯설 정도로.


“흐흐흐, 농담이야! 내가 웬만하면 안 봐주려고 했는데 축구 잘해서 봐주려고. 그렇게 노력했으면 한 달 정도 못 볼 수도 있지. 통화랑 문자는 매일 했잖아? 괜찮아, 괜찮아. 잘했어.”


미소 짓다 못해 환하게 웃으며 안아준다.

마찬가지로 20년 만에 느껴보는 이 포근함.

그래, 여기서만큼은 나도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그래도 미안. 앞으로는 자주 올게.”

“뭐... 온다는데 거절은 안 한다? 나 진짜 기다려?”

“얼마든지. 진짜 자주 올 거야.”


이 시점에서는 이미 나의 여자친구지만 이상하게 용기가 안 났다.

첫 번째 공식전을 훌륭하게 치르니 그제야 겨우 용기가 나더라.


“얼굴만 봐도 피로가 싹 풀리는데 어떻게 안 와. 나를 위해서라도 올 거야.”

“헉! 으, 으윽!!”


다시 한 번 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이내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무슨 의미야?”

“너한테는 기대조차 못했던 닭살이라 심장이 잠깐 멈췄었어. 후후...”


귀엽긴.


“어? 웃는다? 지금 웃은 거 맞지? 으으, 남자친구 한 번 웃기기 너무 힘들다, 진짜로.”


내가? 웃는다고?

황급히 입꼬리를 만져봤다.


‘진짜네?’


연기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웃음까지 나와?

리나 옆에서는 나도 평범한 인간이 되는구나.


“뭐야? 겨우 한 번 웃더니 이제 우는 거야?”

“내가? 또?”


다시 한 번 황급하게, 이번에는 눈꼬리를 만져봤다.


“허...”


웃다가 울다가... 도저히 적응이 안 된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15년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하지만... 나쁘지 않다. 아니, 너무 좋다.

이제야 땅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는 기분이 들어서.


“이젠 아예 펑펑 우네?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아니야. 축구도 잘 되는데 네 얼굴까지 오랜만에 보니까 살짝 울컥해서 그래.”


이 벅차오르는 기분도 반갑네.

이 순간 내 옆에 리나가 있어서 더욱 행복하고.

어제와 오늘, 나는 말 그대로 완벽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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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버린 아들이 축구는 잘한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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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연재 중단 공지입니다 +3 24.08.29 345 5 1쪽
26 밀렵꾼은 인내한다 24.08.28 240 13 11쪽
25 미쳐버린 아들의 사회생활 +1 24.08.27 269 17 11쪽
24 탐욕과 집념 24.08.26 292 19 11쪽
23 타임어택 24.08.25 326 18 11쪽
22 지긋지긋한 도전 24.08.24 338 18 12쪽
21 나는 집착한다 +1 24.08.23 348 19 12쪽
20 전성기의 팀을 상대할 땐 24.08.22 403 18 12쪽
19 배고픔 +1 24.08.21 411 19 12쪽
18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 +1 24.08.20 426 21 11쪽
17 그녀의 품 안에서 +1 24.08.19 474 24 12쪽
16 따뜻한 마음으로 +1 24.08.18 463 21 12쪽
» 편하게 쉴 수 있는 곳 +3 24.08.17 479 21 13쪽
14 당신들이 적응해야지 24.08.16 492 24 13쪽
13 최고의 시작 +1 24.08.15 549 22 12쪽
12 축구만 잘해주면 +2 24.08.14 560 23 13쪽
11 마인츠 5형제 어셈블 +1 24.08.13 622 23 15쪽
10 마지막 컨셉 +2 24.08.12 653 25 13쪽
9 또 한 명 재꼈다 +2 24.08.11 667 26 13쪽
8 기분 좋은 날의 시작 +1 24.08.11 726 23 12쪽
7 나의 도시에서 24.08.10 795 25 13쪽
6 돌이킬 수 없는 선택 +2 24.08.10 865 23 12쪽
5 충분한 시간, 20분 +1 24.08.09 910 24 12쪽
4 여유는 없다 +2 24.08.08 1,045 29 11쪽
3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다 +2 24.08.07 1,269 35 13쪽
2 이런 게 총체적 난국이라는 건가 +6 24.08.06 1,549 31 11쪽
1 익숙한 모습이었다 +12 24.08.06 1,832 4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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