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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님의 서재입니다.

CIA용병에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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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작품등록일 :
2024.03.2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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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10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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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34화 뭐가 옳은지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DUMMY

제34화 뭐가 옳은지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건우가 침을 꿀꺽 삼킨다.


뭐지?


건우는 누구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보는 것에 훈련되어 있다.


그 덕에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아무리 좋게 봐줘도 제법 능력 있는 용병이다. 특히 전투적인 면에서.

그리고 이번에 게리가 말한 대로 무기 상인이 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했고.

그렇지만···.

내가 WEF에서 선발하는 영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을 정도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비록 가능성은 있지만···.


지금 게리는 나를 테스트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놈을 믿어 말아 하면서.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지부장님. 저는 지금 말씀하신 영 글로벌 리더나 삼극위원회 회원 같은 건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지금 그런 걸 생각할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봅니다.”


건우가 정색을 하며 말하자, 게리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건우를 응시한다.


“저를 응원해주시려고 그런 말씀을 해주신 건 고맙습니다.

저도 진정한 강자들의 세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


게리가 어서 더 말해보라는 표정으로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지부장님이 어쨌든 가능성을 보여주셨으니 제 그릇이 어느 정도 일지는 모르겠지만 이것 하나만은 맹세할 수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견마지로입니다.”


“...?”


“저에게 계속 기회를 주신다면 개와 말의 수고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개와 말의 수고를 아끼지 않겠다고요? 이거 생각보다 대단한 각오를 보여주시는군요. 앞으로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


“넵!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하하! 좋습니다. 차후에 할 일은 따로 연락 드릴 테니, 오늘은 이만 돌아가 보시지요.”


“네. 그럼 언제든 필요하시면 연락 주십시오.”



#



건우가 돌아가고 잠시 후,


안가 거실.


게리와 매부리코를 가진 남자가 와인을 마시며 담소하고 있다.


매부리코 남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주 특이한 성격의 남자더군요. 저는 아까 그 동양인처럼 권력과 힘에 목 말라 하고 그 속내를 꾸밈 없이 드러내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흐흐. 사뮤엘. 그자의 어린 시절을 알게 되면 그자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어린 시절에 아주 어렵게 살았거든.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가 행방불명이 된 후, 상속 받아야 할 재산은 친척들한테 뺏기고 더부살이를 했더라고.

고등학생 때는 단물 다 빨아 먹은 친척들이 거부해 아예 보육원에서 지냈고 말이야.”


“호오! 대충 듣기만 해도 어렸을 때 세상 풍파를 다 겪은 것 같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에 자원 입대했고, 제대 후에 용병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지.”


“용병으로 아주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주 뛰어나지. 전투능력보다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을 이용하는 지능이 아주 뛰어나.

물론 전투 능력도 최상이야.

그리고 일단 맡은 임무를 위해서는 목숨까지 걸고 기필코 완수했더라고.

뭘 위해 그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성공하기 위해 아주 치열한 면이 있어.”


“...목숨까지 걸고 임무를 완수했습니까? 용병이요?”


“그게 아주 특이해. 용병들은 안 되겠다 싶으면 바로 튀는 게 정상이잖아. 그런데 그자는 달랐어. 여러 번 죽을 위기를 무릅쓰고 기어이 임무를 완수했었거든.”


“...정말 특이한 용병이군요.”


“우리가 흔히 접했던 무식하고 앞뒤 못 가리는 그런 용병이 아니야. 그리고 아주 독특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


“독특한 세계관요?”


“인간 세상을 동물의 세상과 똑같다고 믿고 있거든.

인간이나 동물이나 다를 게 없다는 거지.

그래서 강자 생존, 약육강식을 종교적 신념처럼 신봉하고 있고.”


“...하하하! 정말 특이한 생각을 하는 자이군요.

어찌 인간과 동물이 같다고 생각하는지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하나님이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특별히 창조하셨다고 토라에 나와 있지만, 형님도 아시겠지만, 대다수 인간은 개돼지만도 못한 게 현실 아닙니까?”


“하하! 그건 그렇지. 그러니 그자의 세계관이 근거 없다고 할 수 없지 않겠어?”


“그렇네요. 저도 창조주로부터 선택받은 우리 민족을 제외하면 다른 인간들은 동물과 같이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있으니 저도 그자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네요.”


“응?! 그렇게 되는 건가? 하하! 그래. 나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기는 하네.”


“그리고 한 가지 더요.”


“응?”


“형님이 그자에게 영 글로벌 리더나 삼극 위원회 회원이 될 수도 있다는 사탕발림을 하셨을 때 말입니다.

그자는 꿈쩍도 안 하더라고요.

일반적으로 사람이라면 그 정도 띄워주면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리고 도를 넘는 게 정상인데 말입니다.”


“크 흠. 나도 사실 좀 놀랐네. 그자가 그런 반응을 보일 정도로 심기가 깊은 걸 보며 수양이 깊은 자라고 느꼈네.

그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여간 장래가 촉망 되는 자가 분명해.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유능한 자들을 발굴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그자는 동양인이니 희소성도 있겠습니다. 우버마 같은 흑인이나 여성을 앞세우기도 했지만, 동양인은 없었지 않습니까.”


“한국, 일본의 재벌 중 우리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을 삼극 위원회 회원으로 영입해 활동하고 있지만, 정치 군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없지.

WEF 영 글로벌 리더들도 그렇고.”


“그런 것 같습니다. 하여간 경제, 정치 쪽은 차고 넘치는데 그자처럼 군사 쪽으로 써먹을 만한 인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지켜보자고. 어떤 능력을 보여주는지.”


“예.”



#



다음 날.


건우는 파우지 사장에게 맡겨 놓은 라미르 부족 여자 애들이 잘 있는지 궁금해졌다.


좋은 인연으로 엮인 건 아니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이어서 신경이 쓰였다.


여러 번 망설이다, 파이잘과 함께 카이로시 전통 시장에 있는 파우지 사장을 방문하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가는데, 사람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독재 타도!”


“알라는 위대하다!”


“부정부패 타도하자!”


“무바라크의 30년 독재를 끝장내고 민주화를 이룩하자!”


파이잘과 건우는 시위하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


표정 변화 없이 쳐다보는 건우에게 파이잘이 슬쩍 눈치를 보며 말한다.


“2월에 시위하다 수백 명이 죽었다고 합니다. 이집트가 심상치가 않은데요···?”


“...튀니지에서 시작한 후, 중동 전역이 난리지.

그래도 이집트는 다른 나라들과 다르잖아?”


“예?! 다를 게 별로 없는데요? 이집트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인 무슬림 형제단이 반정부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CIA에서 그들에게 무기를 대주지는 않고 있거든.

CIA의 무기와 군사적인 지원이 없이는 권총이나 들고 암살 하는 것 말고는 무슬림 형제단이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거야.”


“...확실히 그건 그렇습니다. 리비아, 시리아, 쿠르드족, IS 쪽에는 무기를 대주고 군사훈련을 시키면서 이집트에서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집트가 분열되고 내전을 치르는 걸 원치 않는다는 증거겠지.

수에즈 운하가 위험하면 곤란하기도 하고”


“...!”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집트 군부는 미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니까, 굳이 손 쓸 이유가 없겠지.”


“...그러면 이집트는 계속 부패한 군바리들이 해 처먹겠군요.

나세르, 사다트, 무바라크가 계속 권력을 물려주며 60년간 해 먹었는데도 말입니다.”


파이잘의 말에 건우의 미간이 좁혀진다.


이집트는 군인들이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1952년에 나세르가 군부 쿠데타를 일으킨 후 14년을 해 먹고 심장마비로 죽자,

군 출신 부통령이던 사다트가 이어서 해 먹었고, 1981년에 이슬람 원리주의 장교들에게 암살당했다.


그리고 암살 후 다시 군 출신 부통령이던 무바라크가 대통령이 되어 야당과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때려잡은 후, 다시 군 출신들이 줄기차게 해 먹고 있다.


선거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절차이다.


오죽하면 투표율이 10%대에서 20%대를 기록하겠는가.


대다수의 국민은 반대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조금만 낌새가 보이면 바로 두들겨 패고 감방으로 보낸다.


물론 그렇다고 저항이 없는 건 아니다.


무바라크는 6번의 암살 시도를 경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바라크는 심지어 세습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을 집권당 정책 위원장에 임명했고 승계 작업까지 진행 중이다.


30년만 해 먹어도 썩어 버리는데, 심지어 60년간 한 세력이 해 먹고 있으니 거의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해 먹는 자들은 계속 부자가 되고 있고 없는 자들은 더 가난해진다.


당연히 부자들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


망조의 징조다.


기득권이 세금을 내지 않으면 정부는 돈이 없게 되고, 없는 자들을 쥐어짠다.


미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벌써 사달이 났을 것이다.


건우가 즐겨 읽었던 삼국지 시대가 열리고 군웅 할거 시대를 거쳐 새로운 권력이 만들어지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미국이라는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



잠시 후,


파우지의 건물 앞에서 담배를 빼 물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다 파이잘에게 말한다.


“파이잘! 만약 시리아의 알아사드가 이집트의 무바라크처럼 친미를 했더라면, 시리아는 내전을 겪지 않았을 거야.”


“예?···! 그, 그럴 수도 있겠네요.”


“네 생각은 어때? 엎드리는 게 좋은 거야? 아니면 고개를 쳐 들고 마이 웨이를 가는 게 좋은 거야?”


“...것 참 곤란한 질문을 쉽게 하시네요.”


“만약 네가 알아사드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어? 요르단처럼 미국이 원하는 대로 이스라엘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자국의 땅에 미군 기지를 짓도록 허락 하겠어? 아니면 이스라엘에 적대적으로 있으면서 세계 최강에게 엄청나게 두들겨 맞는 일을 감수하겠어?”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어도 한번 선택해봐.”


“......”


파이잘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하지 않자, 건우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난 미국과 이스라엘에 납작 엎드리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경제 개발을 하는 걸 선택할 거다.

나라를 팔아먹는 것도 아니고.

요르단이 현명한 거야.

미국과 이스라엘의 개니 어쩌니 하는 소리 좀 들으면 어때냐고.

내전 없이 국민 잘 먹고 잘살게 해주면 되는 거 아니겠어?”


“......전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뭐가 옳은지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


“어렵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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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제35화 리비아 +2 24.06.12 189 10 11쪽
» 제34화 뭐가 옳은지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2 24.06.10 216 10 12쪽
33 제33화 기분이 싸해진다 +2 24.06.07 238 11 12쪽
32 제32화 알누스라 전선 합병을 막아라-(2) +2 24.06.05 233 11 12쪽
31 제31화 알누스라 전선 합병을 막아라-(1) +4 24.06.03 261 9 12쪽
30 제30화 열폭하는 사우디 왕의 동생 +2 24.05.31 332 10 11쪽
29 제29화 데니스의 청부 – 알누스라 전선의 흡수를 막아라 +2 24.05.29 347 12 13쪽
28 제28화 뚫린 아가리라고 마구 지껄이는 거냐? +2 24.05.27 358 13 11쪽
27 제27화 도박장에서 눈 돌아간 사람들처럼 +2 24.05.24 371 12 11쪽
26 제26화 당연히 미국도 썩어야지요 +4 24.05.22 422 11 13쪽
25 제25화 에프터 서비스까지 해드리겠습니다 +2 24.05.20 405 12 14쪽
24 제24화 한 몫 챙길 수 있겠는데 +2 24.05.17 421 13 11쪽
23 제23화 이라크 쿠르드는 미국 마음대로 +4 24.05.15 436 9 11쪽
22 제22화 말단 미군 병사들은 약한 동물 +1 24.05.13 456 12 10쪽
21 제21화 이라크인들에게 미군은 철천지원수다 +2 24.05.10 495 12 12쪽
20 제20화 다보스 별장의 제국 책사들 (2) +2 24.05.08 567 11 12쪽
19 제19화 다보스 별장의 제국 책사들 (1) +2 24.05.06 730 12 13쪽
18 제18화 이라크 돈으로 이라크 목줄을 잡은 미국 +6 24.05.03 820 14 12쪽
17 제17화 IS 율법관 +4 24.05.01 774 14 10쪽
16 제16화 강자에게서 배워야 한다 +2 24.04.29 841 16 12쪽
15 제15화 CIA가 업어 키우는 알카에다와 IS 24.04.24 918 17 11쪽
14 제14화 개코원숭이는 되지 마라 24.04.24 909 19 10쪽
13 제13화 약한데 잘못 행동했다간 무조건 소멸각이다 +2 24.04.22 988 19 11쪽
12 제12화 돈! 돈을 벌어야지요 +1 24.04.19 1,055 18 10쪽
11 제11화 유대인은 왜 안된다는 겁니까? +2 24.04.17 1,086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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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7화 혹시 그런 이름의 사람을 아십니까? +2 24.04.08 1,403 22 13쪽
6 제6화 사자가 사슴을 안 잡아먹고 잘 살게 해준다고? +2 24.04.05 1,525 24 11쪽
5 제5화 힘이 생기니 쓰고 싶다고? +2 24.04.03 1,682 25 12쪽
4 제4화 이상한 노인을 만나다 +4 24.04.01 1,880 24 13쪽
3 제3화 리비아에서 돈 냄새가 난다 +1 24.03.29 1,991 24 13쪽
2 제2화 우라늄의 저주 24.03.29 2,199 28 13쪽
1 제1화 니제르 임무 +4 24.03.29 3,059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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