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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님의 서재입니다.

CIA용병에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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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작품등록일 :
2024.03.28 06:27
최근연재일 :
2024.05.15 20:59
연재수 :
2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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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
글자수 :
120,785

작성
24.04.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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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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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13쪽

제9화 말이 안 나온다

DUMMY

제9화 말이 안 나온다



CIA 위장 회사인 알렉산드리아 무역회사.


게리 지부장 사무실.


“얼마 전에 청부 조직 아시드에 카다피의 두 번째 부인에 대한 의뢰가 들어온 것 있었지?”


“예?!”


“우리가 알아본 바로 다섯 번째 부인 쪽에서 의뢰한 것으로 추정되는 의뢰건 말이야.”


“아, 네. 그런데 그건 카다피의 총애를 받는 두 번째 부인의 경호가 삼엄해서 실패했다고 합니다.

의뢰 가격이 높고 여자를 죽이는 거라 쉽게 생각하고 진행했는데 갑자기 아랍의 봄이라는 사건이 터지며 경호가 심해지면서 성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청부를 받았던 아시드가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줬다고 합니다.”


“아시드가 독하게 마음먹으면 아무리 경호가 심해도 여자 하나 죽이는 건 어렵지 않을 텐데?”


“그게···. 요즘 갑자기 거절할 수 없는 의뢰가 많이 들어와 어쩔 수 없이 그냥 끝내기로 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그리고 별로 유명인도 아닌 여자 하나 죽이는데 조직이 나서는 걸 현장 조직원들이 자존심 상한다며 반대했다고 합니다.”


“헐! 청부 암살 조직이 돈이면 다지, 지들이 언제부터 자존심을···?”


“하하! 청부 조직들은 체면을 중요시합니다. 체면을 잃으면 무시당하거든요.”


“그렇긴 하지. 그런데 의뢰금이 얼마였지?”


“백만 달러였습니다.”


“임무가 어려워 아시드에서 실패할 정도면 의뢰금이 올랐겠군.”


“이번에 배상금 받은 것의 일부를 준다고 합니다.”


“그럼 이백만 달러?”


“백 오십만 달러요.”


“그 정도만 되어도 달려드는 조직이 많겠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번 건을 알고 있는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워낙 비밀리에 이루어졌습니다.

게다가 두 번째 부인이 암살당할 뻔했다는 말에, 카다피가 경비를 세 배로 늘렸답니다.”


“...!”


“게다가 최근에 인플레가 심하게 발생해 의뢰비를 올려 받아야 한다는 조직들이 많이 늘어나 의뢰비도 인플레 되고 있습니다.”


“...흐음. 인플레가 심하긴 하지. 어지간히 달러를 뿌려댔어야지.”


“뿌린 돈이 투기 상품인 유가 선물이나 희귀 광물 선물 쪽으로 몰렸습니다.

그래서 유가가 두 배 반이나 올랐고요.”


“...전에 어떤 경제학자가 미국이 감기 걸리면 다른 선진국들은 독감에 걸리고, 못사는 나라는 거의 혼수상태가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 말이 현실이 되고 나니 새삼 그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구만.”


“미국의 달러가 세계의 화폐이니 달러가 많이 풀리면 전 세계에 인플레가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지요.

전에는 그래도 감기에 독감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보니 감기에 독감 내지는 중환자실행이더군요.”


“그래. 그만큼 다른 나라들의 경제기반이 약하다는 방증이겠지.”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라고 해도 이렇게 마구 달러를 찍어내도 되는가 싶습니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긴 하네. 그런데 이번 사태를 겪고 보니 미국은 달러를 마구 찍어내도 별문제 없다는 게 증명되었어.

연준의장인 헬리콥터 벤 버냉키가 작년에 1조 7천억 달러를 월가에 마구 뿌렸고 올해도 6천억 달러를 뿌린다고 해서, 나도 너무 달러를 마구 찍어내 뿌리는 거 아닌가 하고 좀 걱정이 되기는 했었지만···.

요즘 진행되는 걸 보면, 미국은 아무 문제가 없고 다른 나라들이 인플레와 경기침체로 난리가 나고 있잖아!

이걸 보면, 미국이 겪어야 할 인플레가 다른 국가들로 전이가 된다는 거야.”


“그런 것 같습니다.”


“결론은, 미국은 달러를 마구 찍어내 마구 써도 별문제가 없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내가 권해줄 용병이 한 명 있는데, 괜찮겠지?”


“누구?”


“쉐도우 스톰 팀의 팀장인 하디스.”


“하디스요? 그자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지요. 그런데 그자는 상당히 의뢰받을 때 까다롭다고 하던데요.”


“그게 그자의 장점이지. 그자가 안 한다고 한 의뢰를 다른 팀에 맡기면 거의 다 실패했다고 하더군.”


“그런 말이 있긴 합니다.”


“일단 추진해보자고.”


“알겠습니다. 만약 그자가 한다고 하면 제가 아시드를 통해 작업해보겠습니다.”


“좋아.”


올슨은 게리가 만족을 표하자, 왜 게리 지부장이 일개 용병에게 신경을 쓰는지 궁금해져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친구에게 의뢰를 소개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실은 그 친구한테 신세를 진 게 있어서 뭐라도 해주고 싶거든.”


“...!”


“그럼 가서 일보게.”


“옙.”



##



게리는 혼자 남게 되자, 뭔가 찜찜한 기분에 서랍 속에서 작은 위스키병을 꺼내 한 모금 마신다.


“크으~. 역시 맛이 좋군.”


병째로 몇 모금 들이켠다.


잠시 후, 게리가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너무 많은 거 아닐까?”


너무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민간인 희생자들의 대부분은 어린 아이들과 여자, 노인들이다.


'......'



1991년에 소련이 몰락한 후,


유고슬라비아에서, 남미에서, 중동에서,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에서···.


게리는 많은 분쟁에 관여했다.


‘유고슬라비아가 시작이었지, 아마···?’


미국은 먼저 유고를 잘게 쪼갰다.


그리고 쪼개진 국가들끼리 전쟁을 하게 만들었다.


슬로베니아가 제일 처음 떨어져 나왔고, 그다음에는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코소보, 마지막으로 북마케도니아가 분리되었다.


유고 연방을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와 같은 슬라브인의 국가인 세르비아는 소국이 되었다.


그 후, 야금야금 동유럽과 북유럽을 나토에 가입시켰다.


결국, 이제 거의 러시아의 턱밑까지 갔다.


또 다른 슬라브계 국가인 우크라이나까지 나토에 가입시키면 러시아 포위가 완성된다.


‘그런데 러시아가 당하기만 하고 가만있을까?’


러시아는 나폴레옹도 히틀러도 정복하지 못한 나라다.


200년간 세계를 제패한 영국도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만 했지,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했다.


‘미국이 또 다른 나폴레옹이나 히틀러가 되지는 않을까?’


게리가 미간을 좁히며 술병에 입을 댄다.


러시아라는 단어는 막연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킨다.


제국이 세계를 식민지화하는 데 걸림돌이 될 거라는 불안감이.


‘......’



#



러시아와 비교하면, 중동은 껌이다.


중동에서는 이란 이라크 전쟁, 이라크 2차례 정벌을 통해 중동의 두 군사 강국을 약화시켰다.


이스라엘은 안전해지고 있다.


마지막 남은 이란만 죽인다면.


그런데···.


“후유!”


게리는 옅은 한숨을 내쉰다.


지난 10여 년간, 미국의 가치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다.


유고 내전도 참혹했지만,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에서는 민간인 포함 삼백만 명이 죽었다.


‘......’


잠시 후,


위스키를 홀짝거리던 게리가 고개를 흔들며 말한다.


“희생이 따르는 건 어쩔 수 없다!”



##



게리 지부장을 만난 후, 건우는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잠이 들어 꿈속에서 다시 노인을 만난다.


“노인장! 잘 지내셨소?”


건우가 노인의 안색을 살피며 묻자, 노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자네가 게리 지부장을 만나 데니스 제임스에 관해 물어본 걸 알고 있네.

그런데 이상하군.

다른 건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내가 경험했던 대로 진행되고 있는데 오직 내가 있던 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게 말이야.”


“......뭐가 뭔지는 몰라도 하여간 유감입니다.”


“뭐, 자네 탓은 아니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그래도 나중에 시간이 나면 그 데니스 슈미트라는 중앙아시아 지부장을 한번 만나 줄 수 있겠는가?”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죠.”


“고맙네.”


“천만에요. 게리 지부장의 아내에 대한 정보를 줘서 그에게 호의를 살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제가 감사해야지요.

이제 그에게서 뭔가 돈이 되는 의뢰가 올 겁니다.

CIA가 중동에서 쓰는 돈은 엄청나니까요.

그중 아주 일부분만 받아먹어도 저는 부자가 될 겁니다.”


“...!”


데니스 제임스는 무덤덤하게 말하는 건우를 쳐다보며 이 젊은 용병 녀석은 참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녀석은 수십 년간 CIA 밥을 먹으며 별의별 일을 다 겪은 자기보다 노련하다.


이 피 튀기는 분쟁이 끝없이 일어나는 중동에서는 몇 년만 현장에서 활동해도 정신병이 걸리는 미군이나 CIA 요원들이 많은데,


이 녀석은 절대로 정신병은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전쟁 체질이다.


“자네에게 희소식이 될만한 정보가 있네.”


“예?! 뭔데요?”


“카다피가 자신의 보물을 숨겨놓은 곳을 내가 알고 있네.”


“예?! 그, 그게 정말입니까?”


“물론.”


“그게 어디죠?”


“카다피의 고향인 시테르 본가에 있지. 지금은 카다피가 고향에 보물 창고를 가지고 있다는 걸 CIA도 모르거든.

카다피가 죽고 사후 수습을 하는 과정에서 카다피의 측근에게서 얻은 정보였지.

그런데 정보를 얻고 가서 확인하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었어.

CIA는 프랑스 정보국 놈들이 가져갔다고 결론 내렸었지.”


“...?”


“카다피는 올해가 가기 전에 죽을 걸세.”


“그렇게 빨리요?”


“아무리 카다피라고 해도 미국, 영국, 프랑스가 같이 때리는데 어쩔 수 있겠나?”


“그렇군요. 카다피가 어찌 세계 최강대국들의 합동 공격을 견디겠습니까!”


“자네에게 알려 주고 싶었던 것이 있네. 미국이 적을 치는 수법에 대한 걸세."


"...?"


"미국은 적을 공격하기 전에 선전전에 집중하네.

민간인 대량학살, 불법 대량학살 무기 개발 같은 걸 퍼뜨려 적의 사기를 꺾고 반군의 적개심을 올려 싸우기도 전에 승기를 잡고 시작하는 거야.”


“효과적이군요.”


“유고슬라비아를 해체할 때도, 세르비아의 밀로셰비치가 민간인을 대량학살했다고 전 세계 언론을 동원해 공격했었지.”


“호오! 역시 대단하군요.”


“그런데 미국이 선전한 건 다 거짓말이었네!”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먹히면 그만이지요. 과연 미국입니다.”


건우가 미국 선전전을 칭찬하자, 데니스가 발끈하며 말한다.


“다 거짓말로 판명됐단 말일세!. 미국이 한 짓이 극비로 지정되었다가 세월이 지나 공개된 미국 국무부와 국방성 문서들로 거짓이었음이 증명되었다고.

국제 사법 재판소에서 밀로셰비치가 재판받을 때 인종청소를 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어!”


노인이 격앙된 목소리로 말하자, 건우가 흠칫 놀란다.


‘...?’


“국제 사법 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던 밀로셰비치는 감옥에서 의문의 죽임을 당해 버렸다고!”


건우는 노인이 화를 내자 약간 놀라긴 했지만, 무표정하게 말한다.


“사실도 아닌 거짓으로 상대를 감옥에 가둔 후, 몰래 죽여버렸다니 대단하군요.

과연 미국입니다. 마음대로 검은 고양이도 흰 고양이로 만들 수 있겠군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게 부럽습니다.”


“뭐, 뭐야?!”


“그렇지 않습니까? 미국은 항상 벗어나려고 반항하는 식민지들과 전쟁을 합니다.

전쟁에 수단 방법을 가릴 이유가 있습니까?

당하는 놈이 바보겠지요.

항상 같습니다.

패하면 먹이가 되는 겁니다 .”


“...?! 미국은 그들에게 선전포고를 하지 않았어.”


"선전포고를 꼭 해야 전쟁을 하는 건 아니지요."


건우의 대답에 데니스 제임스가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한다.


‘이 녀석의 뇌에는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이나 정의 같은 개념이 없는 거야?’


데니스는 믿어왔다.


인간에게는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과 정의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있다는 걸.


그런데···.


이 무지몽매한 녀석이 말에···.


반박하려는 데 말이 안 나온다.


‘......’


당한 밀로셰비치는 죽어 없고, 유고는 해체되었다.


미국은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


과연 미국의 거짓과 기만이 처벌 받을까?


아마 다 그냥 잊혀질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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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제10화 성 상납 캐비닛 – 중동에도 미국에도 24.04.15 683 9 12쪽
» 제9화 말이 안 나온다 24.04.12 710 15 13쪽
8 제8화 천년의 전략, Divide & Rule 24.04.09 813 1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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