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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님의 서재입니다.

CIA용병에서 재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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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고릴라
작품등록일 :
2024.03.28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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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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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제33화 기분이 싸해진다

DUMMY

제33화 기분이 싸해진다


며칠 후,


건우는 이집트에 도착해 보고할 내용을 정리했다.


이라크 바그다드, 쿠르드 아르빌, 시리아의 이들리브에서 업무용 이메일을 이용해 짧은 보고를 했지만 이번에는 게리 지부장을 직접 만나 보고해야 하므로 게리가 할 질문이 어떤 것일지 고민하며 적절한 답을 준비했다.


일단 게리가 각 지역에서 메신저로서의 역할 말고 따로 개인적으로 했던 일까지 대충 알고 있다고 가정했다.


CIA가 그 정도 정보력은 가지고 있을 것이기에.


바그다드에서는 특별히 개인적인 업무가 없었으니 패스하고,


쿠르드지역에서 무기 관련 컨설팅하고 돈을 받은 게 문제다.


모든 과정을 다 알리고 돈 받은 것 까지 까발려야 하는 건지, 아니면 조금 숨기고 질문에 맞춰 대답을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일은?


게리 지부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이번에 얻은 이득은 과거 용병으로 일했던 군사적인 일만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게 차이가 있었다.


또 무기 관련 컨설팅 같은 건 CIA와 함께 일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게리 지부장에게 줄 진귀한 장신구들을 준비했지만, 뭔가 더 줄 것을 고민해봤다.


호감을 살 수 있는 어떤 것.


이번에 번 돈의 1/3 정도를 뚝 떼어 줄까?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러나 돈 주고 받는 것도 신뢰가 쌓인 다음에나 가능한 일이다.


함부로 돈 먹었다가 약점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게리처럼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면 절대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기 전에는 받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


시리아 유전지대를 시리아 반군이 점령하게 된다면, 그 곳에서 나오는 석유를 터키로 운반해 파는 일을 같이 해보면 어떤가 하는 제안을 하는 거로 결정했다.


그런 제안을 받아 들일지 안 받아 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런 정도의 성의를 보이면 게리가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



이틀 후,


게리를 만나러 카이로의 시내에 있는 안전가옥으로 향했다.


안전가옥은 이런 좋은 저택이 복잡한 카이로 시내에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고 멋 있는 곳이었다.


“팀장님! 도착했습니다.”


“응? 아, 그래?”


건우가 미국과 CIA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멈추고 주변을 살펴보니,


웬일로 파이잘이 저택에 대한 설명을 한다.


“한때는 왕족이 살던 곳이랍니다. CIA는 확실히 돈이 많은 모양입니다. 카이로시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이런 저택을 안가로 쓰고 있다니 말입니다.”


“흐흠. 파이잘 네가 웬일로 그런 정보를 사전에 확인한 거냐?”


“아니 왜 이러십니까? 제가 정보 수집에 일가견 있다는 거 아시면서.”


“알겠다. 하여간 뭔가 유서가 있어 보이는 저택이군.”


문 앞에서 신원확인을 마치고 차가 안으로 들어가 주차장에 주차하자, 아랍인 안내인이 기다리고 있다.


“절 따라오시죠.”


안으로 따라 들어가니 명품 옷을 걸치고 앉아 있던 게리 지부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어서 오게. 기다리고 있었네.”


게리의 얼굴을 보고 일순 건우는 안도감을 느낀다.


기분 나쁜 걸 숨기는 얼굴이 아니고 정말 반기는 듯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저택 2층 접견실.


게리가 앞에 놓인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말한다.


“수고하셨습니다. 메신저로 가신 3곳 모두에서 이번에 온 메신저에 만족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제가 사람을 제대로 본 모양입니다.”


“하하!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이번 임무를 맡아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좋은 일거리를 주신 덕분에 중동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친분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응?! 아! 하하하! 그렇습니까? 인맥 쌓을 수 있었던 게 가장 좋았던 모양이군요.

나는 팀장님이 이번 여행으로 돈을 많이 챙긴 걸 가장 보람 있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예?! 아, 물론 돈을 많이 챙긴 것도 좋았습니다.”


건우는 게리가 이렇게 바로 돈 챙긴 걸 말할 줄은 생각 못하고 있다, 한 방 먹은 기분이 되었다.


그런데 막상 게리가 바로 말을 해주니 홀가분해지기도 했다.


까놓고 말한다는 건 싫어하진 않는다는 걸 의미하니까.


‘역시 쿠르드에서 컨설팅한 걸 알고 있군.’


“돈이야 인맥에서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가 감명 받은 명언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그리스의 선박왕 아나스토틀 오나시스가 한 말입니다.”


“...?”


“‘제 사업의 비밀은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재미있는 말이군요.”


“그의 말을 제 경우에 대입해보면, 제가 거물급 인물들과 알고 지내면 세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걸 알게 되지 않겠습니까?”


“호오! 그거 그럴듯한 생각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니, 당신은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능력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하! 감사합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걸 알고 있는 CIA의 중요 간부께서 칭찬해주시니 기분이 묘해지는군요.”


“응?! 아 하하하! CIA가 세상의 거의 모든 걸 알고 있다고요?

말을 참 재미있게 하시는군요.

하하하하!”


게리가 재미있다며 크게 웃는다.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눈물까지 찔끔거리더니 말한다.


“이쪽으로 오시죠. 절대 도청이 되지 않고 다른 사람이 엿들을 수도 엿볼 수도 없는 좋은 장소가 있습니다.”


게리의 안내를 따라 방 안쪽으로 들어가는 숨겨진 문안으로 들어가니 사방이 차단된 공간에 푹신한 소파와 작은 탁자가 놓여있다.


영화 같은데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심문하는 그런 장소처럼 아무런 인테리어도 없는 곳이다.


‘......!’


자리를 잡고 앉자, 게리가 말한다.


“당신이 쿠르드족에게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조직이 개발한 까삼 로켓과 북한 이란이 개발한 미사일 기술을 배우라고 말했다는 걸 보고 받고,

내부적으로 상당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


건우는 CIA가 바로 보고 받았다는 말을 듣고 잠시 놀란다.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말하자마자 바로 보고되었다는 건 쿠르드족 최고 권력자들 주변에 CIA를 위해 일하는 자들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확인하고 나니 등줄기가 서늘해진다.


“내 측근들 중 한 명은 너무 나대니 메신저로 쓰지 말자는 의견까지 있었습니다.”


“?!”


“하지만 저는 달리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다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니 버리기 보다는 잘 써먹자는 의견을 내었지요.”


“어떻게 결론이 났습니까?”


건우는 일부러 약간 쫄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결론은 계속 써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의견을 첨부해 상부에 보고했고, 상부의 상부에서 저에게 직접 연락까지 해왔습니다.”


게리가 잠시 말을 멈추고 건우를 응시하며 건우의 반응을 살핀다.


건우는 마른 침을 삼키면서, 시간을 가지면서 게리의 말을 기다린다.


“......”


“당신에게는 아주 아주 좋은...그런 것이었습니다.”


“...!”


“꽤 능력이 있어 보이니, 일단 적극적으로 밀어줘 능력을 펼 기회를 줘보라고 했습니다.”


“가, 감사합니다.”


“이건 당신에게 아주 큰 기회입니다.

우리가 밀어서 아주 큰 거물이 된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렇습니까?”


“딱 한 사람만 예를 든다면, 아칸소라는 작은 주 출신으로 중앙 정계에 아무런 배경이 없던 빌 쿨린턴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 그게 정말입니까? 빌 쿨린턴은 미국 대통령이었지 않습니까?

그 부인은 국무장관 후보자이고요.”


“하하하! 잘 알고 계시군요. 그렇습니다. 빌 쿨린턴 말고도 수많은 국가의 정상들과 정치인, 경제인들이 우리의 후원을 받고 있고 그들 중 상당수는 아주 큰 권력과 재력을 가지게 되었지요.”


“...!”


“최근에는 다보스에서 매년 초에 열리는 세계 경제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선발하는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는 사람들이 부각을 나타내기도 하고 있고요.”


“다보스 포럼에서 선발되는 영 글로벌 리더요?”


다보스 포럼에서 밀어주는 영 글로벌 리더에 대해서는 건우도 약간은 알고 있다.


선발만 되면 차세대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예비 후보가 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선발만 된다면 건우가 목표로 하는 진정한 강자가 되는 패스트 트랙에 올라타게 된다.



[다보스 영 글로벌 리더]


클라우스 슈밥이 회장으로 있는 WEF는 2005년부터 ‘내일을 위한 글로벌 리더’ 또는 ‘영 글로벌 리더’를 선정해 발표하면서 정치와 경제 엘리트를 육성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마윈, 앙겔라 메르켈, 에마뉘엘 마크롱, 빅토르 오르반, 블라디미르 푸틴 등이다.

이들은 포럼이 맺어준 인연으로 서로 긴밀하게 교류하며 이익을 주고받는다.

물론 선발된다고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매년 수 십 명이 선발된다.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건 확실하지만, 선발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능력을 증명해야 하고 실제로 힘을 갖춰야만 매년 초에 다보스로 초청받을 수 있다.



영 글로벌 리더라는 말에 건우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말한다.


“저 같은 용병 나부랭이가 어찌 영 글로벌 리더로 선발되는 일이 있겠습니까?”


“하하! 제가 너무 나간 모양이군요.”


게리가 눈가에 주름이 생길 정도로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그냥 그런 가능성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도 너무 띄워주시니 어질어질 합니다.”


“하하! 그런데 저는 건우 팀장에게서 가능성을 봤습니다.”


“예?! 어떤 가능성 말입니까?”


“영향력 있는 무기 상인이 될 가능성요.”


“...?”


“실물도 없이 세치 혀 만으로 탱크 한 대 값을 벌었지 않습니까?”


“아! 그거요. 하하! 그냥 좋은 생각이 나서 써 먹었을 뿐입니다.”


“그런 창의적인 거래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앞으로도 잘 해보십시오.

능력을 보이면 정말로 상부에서 당신을 선택할 수도 있으니까요.”


게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건우씨는 한국인이니 일단 아시아와 중동의 인재들이 가입되는 삼극위원회 (Trilateral Commission)의 멤버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열심히 해보십시오.”


“...그, 그런 대단한 단체의 멤버가 될 수 있다면 대단한 힘을 얻게 되겠군요.”


“하하! 당연하지요. 가입되는 순간 전세계에 수많은 동료와 우군을 가지게 되는 거니까요.”


건우도 들은 적이 있다.


삼극회는 1970년대에 미국의 데이비드 록팰러가 설립한 단체이다.


중요 회원들은 미국인 유럽인이 아니라 아시아인과 중동인들이라고 했다.


한국의 종앙일보 홍순현 회장이 삼극회의 회원이라는 것을 보면 회원들의 퀄리티를 짐작할 수 있다.


선발되기만 한다면, 세상의 강자 대열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런데...이거 너무 헛바람을 집어 넣는 거 아냐?’


기분이 영 찜찜하다 못해 싸해진다.


‘테스트 하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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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제34화 뭐가 옳은지 나도 장담은 못하겠다 +2 24.06.10 216 10 12쪽
» 제33화 기분이 싸해진다 +2 24.06.07 239 11 12쪽
32 제32화 알누스라 전선 합병을 막아라-(2) +2 24.06.05 233 11 12쪽
31 제31화 알누스라 전선 합병을 막아라-(1) +4 24.06.03 262 9 12쪽
30 제30화 열폭하는 사우디 왕의 동생 +2 24.05.31 332 10 11쪽
29 제29화 데니스의 청부 – 알누스라 전선의 흡수를 막아라 +2 24.05.29 347 12 13쪽
28 제28화 뚫린 아가리라고 마구 지껄이는 거냐? +2 24.05.27 358 13 11쪽
27 제27화 도박장에서 눈 돌아간 사람들처럼 +2 24.05.24 371 12 11쪽
26 제26화 당연히 미국도 썩어야지요 +4 24.05.22 422 11 13쪽
25 제25화 에프터 서비스까지 해드리겠습니다 +2 24.05.20 405 12 14쪽
24 제24화 한 몫 챙길 수 있겠는데 +2 24.05.17 421 13 11쪽
23 제23화 이라크 쿠르드는 미국 마음대로 +4 24.05.15 436 9 11쪽
22 제22화 말단 미군 병사들은 약한 동물 +1 24.05.13 456 12 10쪽
21 제21화 이라크인들에게 미군은 철천지원수다 +2 24.05.10 495 12 12쪽
20 제20화 다보스 별장의 제국 책사들 (2) +2 24.05.08 567 11 12쪽
19 제19화 다보스 별장의 제국 책사들 (1) +2 24.05.06 730 12 13쪽
18 제18화 이라크 돈으로 이라크 목줄을 잡은 미국 +6 24.05.03 821 14 12쪽
17 제17화 IS 율법관 +4 24.05.01 774 14 10쪽
16 제16화 강자에게서 배워야 한다 +2 24.04.29 841 16 12쪽
15 제15화 CIA가 업어 키우는 알카에다와 IS 24.04.24 918 17 11쪽
14 제14화 개코원숭이는 되지 마라 24.04.24 909 19 10쪽
13 제13화 약한데 잘못 행동했다간 무조건 소멸각이다 +2 24.04.22 988 19 11쪽
12 제12화 돈! 돈을 벌어야지요 +1 24.04.19 1,056 18 10쪽
11 제11화 유대인은 왜 안된다는 겁니까? +2 24.04.17 1,086 20 13쪽
10 제10화 성 상납 캐비닛 – 중동에도 미국에도 24.04.15 1,158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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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8화 천년의 전략, Divide & Rule 24.04.09 1,373 19 10쪽
7 제7화 혹시 그런 이름의 사람을 아십니까? +2 24.04.08 1,403 22 13쪽
6 제6화 사자가 사슴을 안 잡아먹고 잘 살게 해준다고? +2 24.04.05 1,525 24 11쪽
5 제5화 힘이 생기니 쓰고 싶다고? +2 24.04.03 1,682 25 12쪽
4 제4화 이상한 노인을 만나다 +4 24.04.01 1,880 24 13쪽
3 제3화 리비아에서 돈 냄새가 난다 +1 24.03.29 1,991 24 13쪽
2 제2화 우라늄의 저주 24.03.29 2,201 28 13쪽
1 제1화 니제르 임무 +4 24.03.29 3,060 2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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