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화 뚫린 아가리라고 마구 지껄이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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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뚫린 아가리라고 마구 지껄이는 거냐?
터키 국경선을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향하다 알레포의 북쪽에 위치한 터키 국경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알레포로 향하는 길에서 무함마드가 지루함을 잊고자 하는지 다 알고 있는 것들을 중얼거리는데,
파이잘도 건우도 시리아에 대해서는 알 만큼 알고 있지만, 그러려니 하며 듣고 있다.
“조금만 더 가면 알레포가 나올 겁니다. 다마스쿠스 다음으로 큰 도시입니다.
인구는 2백만 명이 넘으니까요.
알레포에는 모스크와 성당도 있습니다.
이슬람과 기독교 흔적이 공존하는 전형적인 레반트 지역 도시죠.
십자군 전쟁 때는 알레포가 중요 전장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 곳에서 내전이 일어나면 훌륭한 건물들이 많이 파괴될 텐데···. 안타까운 일이군.
유물 중 값 나가는 것도 많을 텐데 말이야.”
건우의 말에 파이잘이 말한다.
“아이고 팀장님. 또 값 나가는 거 타령입니까?”
“다 돈 벌자고 하는 일인데, 항상 돈 되는 거에 집중해야지.”
“솔직히 제가 아는 것만 해도 팀장님 재산이 수백만 달러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모르는 돈도 당연히 있을 거고요.
그 정도 돈이면 이제 돈 돈 돈 안 해도 되는 거 아닙니까?”
“네가 몰라서 그러는 거다. 내 목표는 재벌이 되는 거거든.
내 목표는 10억 달러다.”
건우의 말에 무함마드가 휘파람을 불며 말한다.
“휘위익! 팀장님한테 야망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목표가 10억 달러인지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용병 잘해서 그런 돈을 벌 수 있습니까?”
“용병일 만으로는 안되지. 그래서 내가 요즘 고민이 많다.”
“돈 불리는 일은 데이비드 형님에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데이비드 베들레헴은 팀원 중 한 명이고 유대계이다.
대학교 졸업하고 월가에서 근무하기도 한 금융전문가이다.
그런데 왜 용병이 되었냐고?
그건 건우와 다른 팀원들도 가지고 있는 의문이기도 하다.
본인 말로는 미국에서 이스라엘에 군 복무를 하러 왔는데,
이스라엘 군대가 하는 일에 충격을 받았었다고 했다.
군 복무하던 웨스트 뱅크에서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들의 땅과 집을 강제로 뺏어 쫒아낸 후, 유대인 정착촌을 만들었다고 했다.
거기에서 데이비드는 집과 땅을 강제로 뺏는 걸 직접 여러 번 보고 난 후, 심각한 정신적 방황을 겪었다.
전역 후 프랑스로 여행 갔다 거기서 만난 친구와 함께 충동적으로 외인부대 입대.
2년간 근무한 후, 건우를 만나 통신병으로 합류했다.
통신병으로 그리고 병참 담당으로 합류한 지 2년밖에 안 되었지만, 데이비드는 건우의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되었다.
왜냐면, 그가 건우와 팀원들, 그리고 팀 공동 자금을 꽤 빠르게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건우가 잠시 데이비드가 말했던 걸 생각하며 말한다.
“데이비드가 10억 달러를 만들려면 최소 10년에서 20년은 걸릴 거라고 하더라.”
“허! 그거 밖에 안 걸린대요?”
“뭐야? 10년, 20년이 얼마나 긴데, 그거 밖에라니.”
“와! 팀장님. 간덩이가 부어도 엄청나게 부었네요.
10억 달러면 억만장자가 되는 건데, 되는 것만도 대단한 거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만 10년은 너무 길다.”
“......!”
건우와 파이잘의 대화를 듣고 있던 무함마드가 끼어들며 말한다.
“오래되고 희귀한 것들을 모으면 좋은 가격에 팔 수는 있는 겁니까?”
“상태가 좋다면 비싸게 팔 수 있지. 희귀한 고대 유적 물품을 수집하는 슈퍼리치들이 많으니까.
데이비드가 그러는데 그 사람들은 돈이 썩어난다고 하더라.
돈 쓸 데가 없으니,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보여주면 막 지른다고 하더라고.”
“...그렇다면 한번 모아볼까요? 전쟁이 일어나면 고대 유물이나 장신구 같은 걸 헐값에 모을 수 있을 겁니다.”
“네 친척이나 친구 중에 그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있는 거냐?”
“예. 그런 일에 관심 있을 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누군데?”
“제 친척 형님이 알레포 주둔군 군수참모로 있거든요.”
“그래···? 그 정도 지위면 희귀유적이나 장신구 등을 모을 수 있겠는데?”
“그렇죠?”
“한번 모아보라고 말해봐. 팔아주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뭐하면 내가 일단 다 사뒀다 천천히 팔아도 되고.”
“알겠습니다.”
“전쟁 중에 버려져 없어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어?
수집가 손에 들어가면 언젠가는 빛을 보게 될 거다.”
“전 그런 거 모르겠고, 팔아 돈이 되다니 무조건 모아보겠습니다.”
“흐흐흐. 무함마드다운 생각이군.”
“친척 형도 부업 거리 생겨 좋다고 할 겁니다.”
“그래.”
무함마드가 기분이 좋아져 휘파람을 불며 운전하고 있는 파이잘과 잡담을 시작하자, 건우는 생각에 잠긴다.
북쪽의 터키와 쿠르드족까지 시리아 땅에서 날뛴다면···.
그러면 시리아는 난장판이 된다.
‘내가 얻을 건 뭐가 있을까···?’
‘...!’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별 것 없다.
시리아에서도 석유를 뽑아내고는 있지만, 전쟁 통에 석유를 제대로 뽑아내기가 힘들 것이다.
석유 말고 시리아에는 유프라테스강 유역의 곡물인데···.
전쟁 중에 농사가 제대로 될 리가 없고.
용병 일거리는 반군에 가담하는 알카에다나 알누스라 전선 또는 터키가 지원하는 자유 시리아군 놈들 군사훈련 정도일 것이다.
전투 할 놈들은 넘쳐 난다.
군사 훈련 시키는 일은 별로 남는 게 없다.
겨우 인건비 따먹기다.
“......”
#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파이잘이 소리친다.
“팀장님! 연기입니다. 산속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어요.”
건우가 파이잘이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검은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산에 불이 난 것 같지는 않고 마을에 불이 난 것 같습니다.”
무함마드의 말에 건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그런 것 같군···. 그런데 우리가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지?”
건우의 말에 무함마드가 잠시 생각하다 말한다.
“저쪽으로 이 길이 이어집니다. 일단 확인해 보고 가죠?”
“응?! 왜?”
“그, 그냥 느낌이 이상해서요.”
‘이상한 느낌이라···.’
무함마드는 머리는 나쁜데 감각이 좋다.
...뭔가 있을 것 같다.
“시리아에 들어섰으니 마을에 들려 사람들 말을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정보 수집은 언제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일단 접근해서 보죠.”
“...그래? 그럼 조심스럽게 가보지.”
“예!”
#
잠시 후,
언덕 위로 올라가니 아래에 마을이 보인다.
삼, 사십 가구가 있는 작은 마을인데···.
마을이 약탈당하고 있었다.
순간, 건우가 망원경을 빼 마을을 둘러본다.
잠시 후,
차를 안 보이는 곳에 숨기고 건우가 말한다.
“적은 트럭 한 대, 기관총이 거치된 지프 한 대.
숫자는 대략 20여 명.
어떻게 할까?
가서 놈들을 해치울 수는 있지만, 총알에는 눈이 없으니 우리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건우의 말에 파이잘이 무장을 하며 말한다.
“약탈이나 하는 놈들 20명 정도면 저 혼자도 쓸어버릴 수 있습니다.”
무함마드는 말없이 방탄 조끼를 입고, 애병인 경기관총과 탄약통을 들고 수류탄을 주렁주렁 매달고는 몸집만큼 거대한 배낭을 메며 말한다.
“이미 가기로 하신 거 아닌가요?”
“흐흐. 무함마드는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아는군.
자유 시리아라는 배너를 본 것 같은데···.
자유 시리아는 터키 지원을 받는 녀석들이니, 일단 개입하면 단 한 명도 남겨서는 안 된다.”
“그거야 기본이죠.”
파이잘이 눈에 짙은 적개심을 나타난다.
저격용 소총과 소형 폭발물을 챙겨 배낭에 넣고는 빠르게 움직인다.
“좋다. 시간이 없으니 차를 몰고 난입하며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좌로는 파이잘, 우는 내가 정면은 무함마드가 맞는다.”
“옙!”
잠시 후,
차가 빠르게 마을로 접근하자, 약탈하던 자들이 소리를 지르며 대응을 하느라 이리저리 움직인다.
파이잘이 차를 빠르게 몰고 가는 중에, 무함마드는 RPG-7을 들고 기관총이 거치된 지프를 겨냥해 발사한다.
“꽝!”
지프가 폭발하며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가고,
“뚜루루루루루루루!”
“드르륵! 드르르륵!”
무함마드의 경기관총과 건우의 자동소총이 불을 뿜는다.
적들이 혼비백산하며 약탈한 물건을 내려놓고 총을 겨누지만, 몇 발 쏴보지도 못하고 쓰러진다.
“뚜루루룩! 뚜루루루루루!”
“드륵! 드르르륵!”
파이잘이 차를 멈추자, 셋이 튀어 내려 파이잘이 좌측으로, 무함마드가 정면, 건우가 우측 엄폐물로 움직인다.
“탕 타탕!”
“뚜루루루! 뚜루루루루!”
“탕! 탕!”
노출된 적들이 다 쓰러지고 나자, 집안에 몸을 숨기고 있는 자들을 찾아 서서히 은폐와 엄폐를 하며 마을 집들 사이 사이로 빠르게 움직이다 사격하고 움직인 후 사격을 계속한다.
잠시 후,
마을 끝 부분에 있는 집안에서 몇 명이 마을 사람들 여럿을 인질로 잡고 소리친다.
“멈춰! 더 이상 가까이 오면 여기 사람들을 다 죽여 버릴 거다.”
소리가 나는 집을 향해 건우가 손짓을 하자, 파이잘이 빠르게 집 뒤로 향한다.
무함마드는 놈들이 있는 집은 상관하지 않고 주변의 집을 하나씩 확인한다.
“더 이상 가까이 가지 않겠다. 인질들을 놔줘라!”
건우의 말에 집안에서 얼굴에 칼자국이 나 있는 녀석이 소리친다.
“네 놈들은 누구냐? 누군데 감히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자유 시리아군을 공격하는 거냐?”
‘허허! 약탈하고 양민을 학살하면서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자유 시리아군이라고?
뚫린 아가리라고 마구 지껄이는 거냐?’
“우리는 지나가던 사람들이다. 마을을 약탈하는 걸 보고 중지시키려고 왔다.”
“뭐, 뭐라고? 지나가던 사람들? 미친놈들. 니들이 무슨 정의의 사도라도 된다는 말이냐?”
“...정의의 사도는 아니고, 그냥 인간 사냥꾼들이지.”
“지랄! 하여간 그만 물러가라. 그렇지 않으면 여기 인질들을 다 죽여 버릴 거니까.”
잠시 후,
건우와 얼굴 칼자국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총소리가 울린다.
“탕!”
칼자국의 머리 뒤쪽에서 총알이 날아와 머리를 관통한다.
“뭐, 뭐야?”
칼자국의 동료 3명이 당황하며 몸을 숨기려 움직이는데 연달아 놈들의 뒤에서 총소리가 울린다.
“탕! 탕! 탕!”
“악! 으악! 앜!”
한 명은 몸통에, 한 명은 다리에, 한 명은 머리통에 총알이 박힌다.
머리에 맞은 자는 즉사하고, 몸통에 맞은 자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다리를 맞은 자는 쓰러졌다 기어서 엄폐물로 몸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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