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33화

에스테반 왕은 오랜 노예 생활을 끝내고 왕실 별장에서 요양하고 돌아온 코스펠을 배려하여 왕궁에서 며칠 동안 머물도록 허락했다.

티란토 주에 코스펠 석방 소식이 전해지면서 티란토 초대 총독 취임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티란토 첫 총독 취임에 경도 당연히 참석해야 하느니라.”

“폐하, 신 또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공주님이 그립습니다.”

“티란토 총독 취임 이후 어떤 일을 하겠느냐?”

“오랫동안 프론티아를 비웠으니 돌아가 원주민들과 함께 일하겠나이다.”

군부 장관에 복귀하면서 티란토 왕국 통합으로 알렌시아의 영토가 더 넓어진 게 실감났다.

레마 왕국은 오랜 내전에 빠져 혼란이 지속되었고 주변 국가는 레마의 영향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었다.

새로운 강대국이 나올 때까지 한동안 혼란은 지속될 것이기에 군부의 역할이 중요했다.

“당분간 군부 장관 대행께서 좀 더 수고해주셔야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코스펠은 왕의 도움으로 티란토 주에 갈 준비를 마쳤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코스펠 일행은 알렌시아 왕성을 떠나 티란토 성에 도착했다.

“당신이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스티엔 공주는 코스펠의 자녀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옥에 갇혀 있는 동안 두 부인에게 여러 자녀들이 태어났고 자신의 아이들을 보니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취임식은 언제 열기로 했습니까?”

아스티엔 공주를 돕는 숙부가 와서 자세한 일정을 알려줬다.

며칠 후 티란토 옛 왕궁에서는 총독 취임식이 열렸다.

“폐하를 대신하여 총독 전하께 올리는 총독의 상징입니다.”

알렌시아 여러 총독의 전례에 따라 아스티엔은 갑옷과 병장기, 임명장을 받았다.

알렌시아 왕국 시조가 태어나서 자란 곳이기에 그 의미가 특별했고 왕에 준하는 예우를 받았다.

아스티엔 총독 가족은 준비된 자리에 앉았고 초대 총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여러 신하들을 바라봤다.

“두 왕국이 하나가 되었음을 선포하고 나는 왕국을 지키는 데 힘쓰겠노라.”

취임식 절차가 끝나자 연회장에 간 총독은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서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옛날 왕이 쓰던 침실을 총독이 사용하게 되었는데 코스펠은 두 부인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당신에게 걱정만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몸은 괜찮으십니까?”

“네, 많이 나았습니다.”

“오랜 옥살이를 하며 많이 지쳐 있을 것이니 너무 무리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말한 대로 하겠소.”

아스티엔 총독은 코스펠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당분간 프론티아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군부 장관에 복귀하셨으니 본국에서 쉬시는 게 어떨까요?”

“그럼 생각해보겠소이다.”

아스티엔 총독은 모든 가족을 이끌고 티란토에 와서 지내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영지 델리시아와 가까운 편이니 이동이 편하기 때문이다.

코스펠은 일단 정해진 일정이 끝나면 떠나기로 했다.

모든 일정이 끝나자 코스펠 일행은 아스티엔 총독과 헤어져 다시 알렌시아로 돌아갔다.

알렌시아 왕성을 거쳐 프론티아 반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실었다.

왕은 좀 더 쉬길 원했으나 아직 정리되지 않은 일이 많아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총독 전하!”

“모두 와주셨군요.”

총독 관저로 거처를 옮긴 코스펠은 우선 새로 확장한 영토를 안정시키는 데에 집중했다.

약 6개월 동안 총독으로의 임무에 충실하다 왕명으로 신임 총독을 지명했다.

저번과 달리 편안한 마음으로 본국에 가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자네가 프론티아와 주변 영토를 지키도록 하게.”

“폐하께서 원주민 출신인 저를 중용하여 총독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총독 전하의 뜻을 받들겠나이다.”

원주민들은 코스펠이 돌아가게 되자 아쉬워하면서도 본국에 찾아가 만나겠다고 말했다.

짐을 꾸린 그는 부하 장군들을 이끌고 프론티아를 떠나 알렌시아 왕성으로 돌아갔다.

왕성에 도착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시종장과 시위대장은 코스펠 일행을 군부 장관 궁전으로 안내했다.

“군부 장관 궁전에 오랜만에 오게 되다니...”

궁전이 생각보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어서 코스펠은 깜짝 놀랐다.

“군부 장관이 오랫동안 공석이라 폐하께서 잘 관리하라 말씀하셨나이다. 이제 짐을 푸시고 쉬십시오.”

코스펠의 시종장과 여러 시종들은 짐 정리가 저희가 맡을 것이니 주인님께서는 폐하를 알현하라고 조용히 속삭였다.

“폐하를 알현하고 싶으니 안내해주시게.”

“네, 잠시 쉬셨다가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시종장과 시종들은 준비해온 짐을 처소에 정리했다.

코스펠은 그들을 도와줬고 대충 정리되어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폐하를 알현하러 갑시다.”

그는 일행들을 데리고 왕을 알현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에스테반 왕을 만나자 엎드려 인사했고 왕은 크게 기뻐했다.

“오늘 경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싶으니 준비하라.”

명령을 받은 시종장은 밖으로 나가 왕명을 전했다.

접견실에 간 그들은 한 자리에 모여 앉았다.

“나는 경이 군부 장관으로 복귀하길 손꼽아 기다렸다. 그동안 고생 많았느니라.”

“신은 폐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 것뿐입니다.”

에스테반 왕은 코스펠 일행을 따뜻한 목소리로 격려했다.

지난 3년여 시간동안 코스펠이 진행했던 일들은 계속되었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시종들이 음식을 가져와 탁자에 차렸다.

“배고플 텐데 어서 먹게.”

“네, 폐하.”

왕과 신하들은 말없이 식사를 시작했다.

에스테반 왕은 조용히 코스펠에게 음식을 덜어 챙겨주며 말했다.

“고향 음식이 많이 생각났을 것이니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먹으라.”

“...”

“노예 생활을 거친 이후 경의 입맛이 많이 떨어졌다고 들었다. 내가 궁의에게 일러 경을 챙기기로 했으니 그대로 하라.”

저녁 식사가 끝나자 왕은 앞으로의 일정을 자세히 알려줬다.

비 마법사 전문학교와 신설 부대가 있는데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병장기는 지난 3년여의 시간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아직 공군 도입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훗날 공군이 신설될 것이다.

“폐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참석하겠나이다.”

“경이 참석한다면 그들의 사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학교 졸업식까지는 시간이 남아 군부 장관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

왕 알현이 끝나자 군부 장관 궁전에 돌아가 짐을 옮기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델리시아 전하께서 검토해야 할 서류입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자리에 앉아 전국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읽었다.

소문대로 적국은 내전이 지속되었는데 왕위에 오른 왕족이 폐위 당하거나 암살당하는 일이 꽤 찾았다.

내전에 지친 일부 왕족과 귀족, 백성들은 몰래 국경을 빠져나가 알렌시아 왕국으로 망명했다.

“언제부터 우리 왕국에 망명하는 자들이 많아졌는가?”

“델리시아 전하께서 관직에 복귀하셨다는 소문이 저들에게 전해지자 내전이 극심해졌고 망명하는 자들이 많아졌나이다.”

내전 초기에 적은 무리가 망명했으나 이제 많은 자들이 알렌시아 국경 인근에 정착했다.

소문에 의하면 레마 왕국은 오랜 내전으로 인해 왕국이 분열될 것이라고 한다.

“리마 왕국 분열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이에 대해 대비하도록 하라.”

“네.”

장관 업무를 인수인계 받다보니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날이 되었다.

졸업식 행사에 참석한 코스펠은 신임 장교들을 따뜻하게 격려했다.

그들을 바라보니 병사로 입대하여 갖은 고생을 하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