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25화

노예로 강등된 지 약 4개월 만에 검투사 훈련장으로 옮긴 코스펠은 병이 악화되는 위기도 있었으나 점점 나아졌다.

노예로 1년을 보내고 2년째에 접어드니 어느 새 모든 일이 익숙해졌다.

“토목 공사 현장에서 추가로 노예를 보내달라고 공문이 있다.”

훈련 교관들은 노예들을 바라보고 깊은 근심에 빠졌다.

“자네가 가는 게 어떻겠는가?”

여전히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지만 상태가 조금 나아진 노예 코스펠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시키는 대로 할 거라고 대답했다.

“다른 놈들과 달리 자네는 병에 오랫동안 시달렸네. 하루 종일 하는 건 무리야.”

“저도 알고 있습니다.”

“굳이 가겠다면 말리지 않겠네.”

“노역장에 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오전에는 노역장에 가고 오후에는 훈련장에 오게. 고된 노역을 하고 왔으니 무리한 훈련을 시키지 않을 것이네.”

코스펠이 말없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하자 교관은 그의 몸 상태가 악화될까봐 걱정했다.

간수를 만나 이번주까지 훈련장에 데려오고 새로운 일정을 알려줬다.

한편 프론티아에서는 포코스 제도, 임파온 제도에서 진행 중인 1단계 공사가 끝나 2, 3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원주민 대표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1단계 공사가 무사히 끝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 남은 공사는 어느 정도 걸릴까요?”

“모든 공사가 끝나려면 2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총 공사 기간이 3년이군요.”

“전 총독님께서 가장 신경 쓰셨던 군대 훈련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찍이 총독님을 옆에서 모시던 장군이 그들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니 마법사, 비 마법사 군대 훈련에 신경 써 주십시오.”

“네, 대표님들의 조언에 따르겠습니다.”

크레소스 총독 대행은 전 총독이 계획했던 건설을 차근차근 진행했다.

현재 가장 걱정인 건 원주민들에게 대대로 내려오는 관습법으로 민사, 형사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모두가 볼 수 있는 성문법이 필요한데 그 작업은 다른 일이 많아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스펠 전 총독의 생사에 대한 소식은 아예 끊겨 알 수 없었다.

소문에 의하면 전 총독에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죽었다고 하지만 확실한 정보가 아니다.

이제 2년 후에는 모든 공사가 끝날 것이다.

“폐하께 1단계 공사가 끝났다는 보고는 올렸는가?”

“네, 총독 대행님.”

“이제 남은 공사를 진행하는 데 집중한다. 그리고 경계를 더 철저히 하라.”

크로소스 총독 대행은 전 총독의 고생이 녹아 있는 이 영토를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음날부터 다시 토목 공사장에 간 코스펠은 창고 건설을 위한 벽돌 제작 작업에 투입되었다.

진흙탕에 들어가 흙 반죽을 섞고 틀에 넣어 말리는 작업이 반복되었다.

알렌시아는 물이 풍부하여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날 밤 노역을 끝내고 감옥에 돌아오자 간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 총독님을 괴롭혔던 수석 감독관과 감독들이 내일 처형된다고 합니다.”

간수는 그들을 체포한 뒤 엄한 심문이 이뤄졌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10여명의 노예가 아닌 수백 명의 노예를 죽인 게 드러나 노예 신분으로 강등하여 현재 코스펠이 일하는 곳보다 더 힘들고 고된 곳에서 노역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노예로 강등되었으나 오히려 동료 노예들을 비웃고 때리는 일이 많아 여러 번 엄한 매를 맞았다.

그러던 중 동료들과 싸움이 일어났고 부상자가 생기게 되어 고문실로 끌려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노예들을 고문시키다 칼로 찔러 죽이는 일이 많았다는 자백이 나왔다.

에스테반 왕은 보고를 받자 그들의 처형을 명령했고 내일 여러 노예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처형될 거라고 했다.

“전 총독님께서 그들을 만나러 가실 것입니까?”

“처형장에 가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포도주를 사람을 시켜 보내 전 총독님의 마음을 대신 전하겠습니다.”

재활 훈련을 위해 검투사 훈련장에 온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다음날 오후 간수는 친하게 지내는 병사 몇 명을 시켜 그들에게 줄 포도주 병을 들고 가게 했다.

병사들은 왕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둔 터라서 담당 간수의 안내를 받아 처형을 앞둔 그들을 만났다.

“전 총독님 담당 간수께서 보내신 포도주이니 드십시오.”

담당 간수는 술잔에 포도주를 받아 전 수석 감독관과 감독관 2명에게 줬다.

“그때 폐하께서 명하신 대로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후회합니다.”

“초췌한 노예가 설마하니 폐하께서 아끼시는 장군 이신 줄 몰랐습니다.”

“전 총독님께 우리 가는 길을 배웅해줘서 고맙다고 전해주십시오.”

그들은 노예 코스펠이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지만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노역을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왕에게 노예 코스펠의 형을 낮추고 더 나아가서 석방했으면 좋겠다는 걸 나중에라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포도주 한 잔을 마신 전 수석 감독관과 감독관들은 처형장으로 끌려갔다.

많은 노예들이 처형을 지켜보기 위해 모였고 한 목소리로 당신 때문에 우리가 힘들었다고 외쳤다.

처형을 맡은 판관은 왕명을 전하고 그들에게 마지막 말을 물었다.

“늦었지만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미안하다면 다야? 판관 나리, 저 놈들을 어서 처형하십시오!”

노예들을 그들의 사과를 믿지 못하고 원성이 자자한 감독관이라며 처형을 독촉했다.

처형 시간이 다가왔고 전 수석 감독관과 감독관의 처형이 집행되었다.

티란토 왕국은 선왕의 서거 이후 우선 화폐부터 통일했다.

왕을 대신할 섭정은 있지만 총독은 취임하지 않았다.

로스아린 군부 장관 대행은 왕의 허락을 받아 아스티엔 공주를 만났다.

“공주님을 뵙습니다.”

아스티엔 공주는 신하들로부터 총독으로 일하기 위해 정무를 배우고 있었다.

로스아린은 제이든, 오왠 장군과 함께 왔고 그들과 함께 알렌시아의 소식을 전했다.

“전 총독님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까?”

“네.”

“아무런 소식이 없는 걸 보니 노예로 계속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전 총독님의 노예 생활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습니다. 선왕 폐하의 유언은 언제쯤 전해 올릴까요?”

로스아린의 질문에 아스티엔 공주는 두루마리를 가져와 탁자 위에 올려놨다.

“아버지께서 때가 되면 전하라고 하셨으니 이걸 전해주시면 됩니다.”

“그 때는 무엇입니까?”

“전 총독이 노예 신분에서 풀려난 이후입니다.”

“형님의 명령대로 하겠습니다.”

“전 총독께서 석방되시면 적당한 시기에 티란토로 모셔 오세요. 우리 가족이 전부 모인 가운데 취임식을 열고 싶습니다.”

아스티엔 공주는 통일 준비는 다 끝났고 이제 공식 선포만 남았다고 말했다.

저번에는 공동 왕이 다스리는 연합 왕국 이였으나 두 왕국이 이제 완전히 통일 된 것이다.

한편 프론티아 반도, 포코스 섬, 임파온 제도 7개 섬에서는 공사가 계속되었다.

모든 공사는 전 총독이 군대를 이끌고 포코스 섬에 정착한지 3년 만에 모두 끝났다.

크레소스 총독 대행은 이 소식을 급히 왕에게 고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