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27화

코스펠은 건강이 악화되자 검투사 훈련장을 오가며 재활 훈련을 하며 지냈다.

훈련이 끝난 후 간수의 도움으로 책을 읽고 바깥 소식을 들었다.

유배지에 오고 보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했으니 해야 할 일이 생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노예가 되었을 때 받은 목걸이...’

코스펠은 목걸이에 새겨진 번호와 이름을 만지며 노예 신분임을 상기했다.

유배지에 온 첫 날, 낮선 환경이 어색하게 느껴졌던 코스펠은 점차 적응하기 시작했다.

간수의 말에 따르면 모든 공사가 끝났고 이제 준공식만 남았다고 한다.

어찌된 일인지 총독 대행은 준공식을 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음날 평소와 다름없이 지급된 적은 양의 아침 식사로 목숨을 연명하고 의사의 진료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총독 대행은 전 총독의 상태가 건강이 나쁘지만 안정적이라는 소식을 듣자 오전 일정을 끝내고 오후에 장군들을 이끌고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총독 대행 나리의 뜻을 더는 거역할 수 없습니다. 오늘 오후에 면회 오시라고 전해주십시오.”

코스펠의 말을 들은 병사는 크레소스의 거처에 가서 그대로 전했다.

“전 총독님께서 면회 가능하다고 하시니 오늘 오후 뵙도록 합시다.”

“저희들도 함께 하겠습니다.”

알렌시아 왕국 군대는 전 총독이 돌아왔다는 것만으로 사기가 올랐다.

기쁜 마음으로 원주민 대표들과 회의하며 여느 날과 다름없는 하루를 보낸 총독 대행은 여러 장군들을 이끌고 코스펠 유배지를 찾았다.

병사들의 부축을 받은 그는 지팡이를 짚고 면회실에 미리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총독 대행 나리와 여러 장군 나리들을 뵙습니다.”

코스펠은 크레소스 총독 대행과 장군들을 만나자 지팡이를 내려놓고 엎드려 절을 올렸다.

총독 대행은 당황하여 조심스럽게 일으켜 자리에 앉혔다.

“전 총독님, 저희가 먼저 인사를 올려야 하는데 어찌 그러시는 것입니다.”

“총독 대행 나리, 저는 노예이자 죄인 신분으로 여기에 왔습니다. 나리들을 뵈었으니 당연히 먼저 인사를 올려야지요.”

총독 대행은 의자에 앉은 코스펠의 몸은 천천히 살펴봤다.

그는 반쯤 벗은 뼈만 남은 앙상한 몸에 고문당한 흔적이 가득하고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지 부들부들 떨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전 총독님, 그동안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신 것입니까? 제가 장군으로 승진한 자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총독 대행님의 명령에 따라 장군으로 승진했습니다. 원주민 노예 시절부터 전 총독님을 따르던 동료입니다.”

“원주민 출신으로 입대하여 총독 대행님으로 명령으로 장교를 거쳐 장군에 올랐습니다.”

코스펠은 힘겹게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장군이 된 자들을 축하했다.

“전 총독님, 앞으로는 따로 연락드리지 않고 제가 매일 찾아오겠습니다.”

“총독 대행 나리, 바쁘실 텐데 누추한 곳까지 오시나이까.”

“전 총독님의 초췌한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픕니다.”

코스펠은 예전 부하들과 함께 약 1시간 동안 면회했다.

그들이 돌아간 뒤 그의 얼굴은 기쁨이 넘쳤다.

‘총독 대행 나리께서 죄인인 나를 아끼시구나. 어떻게든 버텨야겠어.’

며칠 후 코스펠은 원주민 대표들을 면회했다.

“전 총독님께서도 알고 계시지만 도움을 드리고자 찾아왔습니다.”

“족장 나리, 무슨 일입니까?”

“전 총독님께서는 임파온 제도의 섬 7개만 알렌시아 영토로 확장했습니다. 전 총독님께서 본국에 소환되신 이후 총독 대행님과 함께 3개의 섬을 확보하기 위해 의논했습니다.”

“혹시 적들이 우리 영토를 침략한 적 있습니까?”

“저들의 힘이 예전만도 못해 지금은 그럴 겨를 없습니다. 3개 섬의 족장들을 만나봤는데 그들도 우리가 군사를 일으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레마 왕국은 오랫동안 강국 이였으니 우리들을 침략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총독 대행 나리를 도와 언제든 전투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주십시오.”

처음 포코스 섬에 정착했던 4년 전, 원주민 족장의 도움으로 원주민들에게 알렌시아 시민권을 줄 수 있었다.

모든 관직이 박탈되어 왕성 감옥으로 압송된 이후 총독 대행은 전 총독의 뜻을 이어받고자 노력했고 원주민 대표들은 은밀히 적국 영토에 있는 족장들을 만날 수 있었다.

코스펠은 그들의 말을 듣고 앞으로 저들과의 전투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유배지에서는 노역을 독촉하는 감독관이 없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고문 후유증이 그를 괴롭혔다.

유배 온 초기, 후유증이 견딜 수 있을 정도의 고통이라서 참고 책을 읽고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재활 훈련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프론티아로 추방된 지 약 1달 째 되는 날 밤, 코스펠은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침대에 누웠다.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혹독한 고문의 기억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았다.

“전 총독님, 몸 상태는 괜찮습니까?”

코스펠은 간수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총독 대행님께서 폐하께 아뢰어 전 총독님의 식사량을 늘리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이미 적은 양의 식사에 익숙해졌습니다.,,”

“전 총독님 잘 드셔야 합니다.”

후유증이 점점 심해져는 그를 지켜보는 간수와 의사들은 걱정이 많았다.

한편 티란토 왕국은 과도 기간을 거쳐 알렌시아의 티란토 주가 되었다.

이제 티란토 초대 총독의 취임식이 남아 있었는데 아스티엔 공주는 가문 원로인 숙부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티란토 주는 군사적 요충지로 총독이 군사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새로 들어온 소식이 있습니다.”

“네, 공주님.”

“코스펠 델리시아 전 총독이 왕국에서 추방되어 프론티아로 유배를 떠났다고 합니다.”

“이제 티란토도 안정되었으니 언제 폐하를 알현하러 가야겠군요.”

“네.”

아스티엔은 일찍이 코스펠을 따라 다니며 여러 정무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에스테반 왕을 정기적으로 알현했지만 왕은 전 총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전 총독께서 본국에 소환되신 지 약 3년. 오랫동안 옥에 갇혀 계셨으니 걱정이다.’

아스티엔 공주는 티란토 성을 돌아다니며 병사들을 격려했다.

유배 생활 2개월이 되자 코스펠은 그동안 모은 자료를 정리했다.

간수가 넣어주는 책을 책장에 넣어두고 심심할 때마다 읽어봤다.

그는 주인으로 섬기던 테오도르가 왕의 허락을 받아 보내준 자료를 살펴봤다.

몸 상태가 많이 악화되자 마음이 급해졌다.

“전 총독님,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닙니까?”

“제 몸 상태가 나쁘니 괜찮을 때 정리해놓으려고 합니다. 그동안 읽고 정리했던 책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지팡이를 짚은 코스펠은 간수에게 두루마리 책을 돌려줬다.

작업은 빠르게 진행되었고 3개월이 되기 전에 끝났다.

모든 일이 끝나니 긴장이 풀려 고문 후유증의 고통이 심해졌다.

고문 후유증으로 다리가 불편하고 부들부들 떨며 괴로워하다 바닥에 자주 쓰러졌다.

간수는 의사들을 비상 대기시키고 장군에게 전 총독의 상태를 살피게 했다.

그들의 노력에도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고 유배 온지 3개월째 되는 밤이 되었다.

“간수 나리.”

“이불 잘 덮고 주무십시오.”

유배 온지 2개월 후반부터 침대에서 누워 지내다가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산책하며 지냈다.

고문 후유증이 심해지자 병석에 앓아누웠다.

간수는 한숨을 쉬며 그의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본 뒤 옥문을 잠궜다.

“최근 전 총독님의 상태가 나쁘니 언제든 내게 보고하라.”

“네.”

침대에 누운 코스펠은 눈을 스르륵 감으며 의식이 흐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