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12화

마지막 전투 날이 밝자 원주민 족장은 알렌시아 군대와 원주민 전사들을 친히 격려했다.

본진을 남을 전사들과 부하들을 제외하고 모두 전쟁터로 향해 힘차게 행진했다.

코스펠은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

이번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원주민들의 일상을 되찾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전쟁터에 도착한 연합군은 산적들과 해적들을 만나자 바로 전투가 시작되었다.

충분한 훈련을 받은 정규군의 맞은 그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항복하겠습니다!”

산적과 해적들의 두목은 스스로 병장기를 버리고 항복을 선언했다.

드디어 약 20여 일 가까이 이어진 전투가 끝난 것이다.

“이제 전후처리를 해야 합니다.”

원주민 원로들은 족장에게 앞으로의 일에 대해 건의했다.

족장은 모든 신하들을 소집하고 그 자리에 노예 코스펠이 함께 하게 했다.

“이번에 우리가 포로로 잡아들인 자들 중 알렌시아 외 주변 왕국 출신이 있다면 본국으로 소환하여 처벌 받게 해야 합니다.”

“델레시아 전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원주민 족장은 신하들에게 포로들을 엄히 심문할 것을 명령했다.

포로 심문과 함께 전후 복구에 힘쓰기 위해 알렌시아 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코스펠의 친필 편지를 받은 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힘을 모아 도와줬다.

“이제부터 저희 알렌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게 좋겠습니다.”

“자네의 뜻대로 하지.”

빠른 속도로 전후 복구가 끝나가자 코스펠과 동료 노예는 함께 노역장에 나아가 일하기 시작했다.

아직 저들이 우리를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도와줄 일이 있을 것이다.

점차 안정을 찾아가자 감독들은 고된 노역에 코스펠을 동원했다.

여러 날 동안 전략을 짜느라 잠을 설쳤던 그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노역장에 끌려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일했다.

피곤에 지쳐 속도가 동료들보다 느리자 코스펠을 엄히 꾸짖으며 채찍으로 마구 때렸다.

“크윽....”

“오늘도 무리하셨습니다. 정말 괜찮습니까?”

매를 맞고 옥에 갇히면 동료 노예가 그를 정성껏 치료했다.

어느덧 포로가 된지 약 6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간수가 말하길 조만간 비가 내리는 우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몇 주 동안 노역을 쉬었으니 나가서 일할 생각입니다.”

“델리시아 전하, 너무 무리하시는 게 아닐까요?”

노예가 된 지 약 5개월 정도 지났다.

여전히 원주민들은 코스펠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감독 나리께 이야기해서 자네가 일에서 빠질 수 있도록 조치해놨으니 걱정하지 말게.”

“지금 몸이 편찮으신데 비까지 맞으시면...”

“나는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게.”

감독들은 코스펠에게 우기에도 밖에 나가 일하도록 강요했다.

이미 그들의 마음을 눈치 챈 그는 동료 노예가 일에서 빠질 수 있게 했다.

동료가 나 때문에 몸살 나면 편치 않을 것이다.

그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를 한 것이다.

“우기에는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입니까?”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밭에 내보내지 않을 것이다. 대신 여러 가축들을 돌보고 족장님을 모셔야 한다.”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동료는 간수의 말을 듣고 근심이 가득했다.

‘델리시아님이 뛰어난 전사이지만 무리하시는 게 아닐까?’

전후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비가 내리는 우기가 되었다.

우기가 되기 전 재방 공사에 글려간 코스펠은 동료들과 함께 노역을 마쳤다.

감옥에 갇혀 있는 동료 노예는 답답한 심정으로 노역장에 끌려간 그를 애타게 기다렸다.

“이봐, 빨리 빨리 움직여!”

비를 맞고 있는 초췌한 노예는 땀범벅이 되어 감독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했다.

원주민들에게 들은 그대로 우기가 시작되었고 평소보다 고된 노역에 동원되었다.

“시킨 일은 전부 끝냈느냐?”

“네.”

“이제 족장님을 모시러 가야 할 시간이야. 어서 움직여!”

비를 맞으며 헉헉거리는 코스펠은 급히 움직였다.

감독의 배려로 땀과 비로 젖은 몸을 대충 닦고 족장 시종을 들러 갔다.

약 일주일 후 너무 무리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나리, 델리시아 전하께서 많이 편찮으십니다.”

“그게 정말이냐?”

동료 노예의 말에 안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몸이 불덩이였다.

깜짝 놀란 그들은 그 사실을 족장에게 보고했다.

“노예 두 놈을 석방하여 좋은 방을 내주고 델리시아를 돌보도록 하라.”

원주민 족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코스펠의 부하들이 분노하는 계기가 될까봐 두려워했다.

족장의 명령대로 석방된 그는 족장 처소의 방을 배정받았다.

“저희들이 돌볼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의사들은 약을 가져와 고열에 시달리는 노예를 돌봤다.

약간 정신이 돌아온 코스펠은 힘겹게 손짓했다.

“족장 나리께서 누추한 곳에 어찌...”

“우리가 당신을 치료하여 낫게 할 것입니다. 몸이 나으면 저를 데리고 당신의 부하들이 있는 곳에 함께 갑시다.”

지난 시간동안 코스펠을 지켜본 원주민 족장의 마음이 움직였다.

약 3개월여에 가까운 시간동안 고된 노역을 하면서 지낸 게 헛된 시간이 아니였음을 깨달았다.

“족장 나리의 부탁대로 하겠나이다. 이대로 가면 제 부하들이 걱정할 것이니 허락해주십시오.”

“저희들도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족장 나리, 저는 나리를 섬기는 노예입니다. 어찌 존댓말을 하십니까?”

“저번 일도 그렇고 우리를 도와주러 오신 분이니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저희가 먼저 족장 나리께 약속드리겠습니다. 영토를 확장하게 되면 여러분을 동등한 알렌시아 인으로 대하겠습니다. 그리고 기반 시설을 짓는 일을 적극적으로 도울 뿐만 아니라 고르게 등용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레마 왕국은 원수입니다. 그들을 우리 힘으로 여러 번 막아냈으나 이제 힘을 합쳐서 적들의 침략을 막겠습니다.”

원주민 족장은 침대에 누워 있는 손을 잡아주머 따뜻하게 위로했다.

족장은 무언가 부탁할 일이 있는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지금 무리해서 몸살 난 상태이지만 굳히 숨겨야 할 이유가 무엇일까?

족장의 부탁이라면 언제든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대체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