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21화

태형 20대를 맞은 코스펠은 그날부터 왕국 소유 노예로 강등되었다.

3주 동안의 혹독한 고문과 태형을 당해 바로 노역장에 가지 못했다.

왕은 노예가 된 전 총독의 상태를 보고 받고 근심에 잠겼다.

‘워낙 옥에 갇혀 고생을 많이 했으니 내가 은밀히 돌봐주지 않는다면 그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은밀히 그의 주변에 사람을 심어 몸 상태를 보고하게 하고 치료하게 해야겠다.’

에스테반 왕은 시종장에게 은밀히 지시를 내렸고 조용한 곳으로 왕을 안내했다.

왕은 그들을 만나 뭐라고 명령을 내리자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이니 버티고 살아남아라.’

에스테반은 자신의 집무실에 돌아가 정무를 보기 시작했다.

감옥 독방에 갇혀 있는 코스펠은 약간의 식사로 목숨을 연명하며 상처를 치료받았다.

“네가 갈 곳은 의상 공방이다. 여기서 멀지 않지만 몸이 불편하니 수레를 타고 가라.”

“나리, 제가 감히 수레를 타고 갈 수 있나이까.”

“자네는 폐하께서 아끼시는 영웅이 아니더냐.”

“나리의 배려는 감사하지만 우선 스스로 걸어서 가도록 하겠습니다. 몸이 너무 아프면 수레를 타도록 하겠습니다.”

“고집이 세구나. 네 몸이 많이 아프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코스펠은 간수에게 지팡이를 구해다 줄 수 있느냐 물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걷기 어려웠기 때문에 나무 지팡이를 짚고 다니면 조금 나아질 것 같았다.

부탁한 대로 간수는 지팡이를 구해주며 네 몸이 많이 아프니 수레를 타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간수가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몸 상태가 안정되자 의상 공방으로 압송된 코스펠은 지팡이를 짚고 공방장에게 인사를 올렸다.

“우리를 도와 일할 노예인가?”

“네, 나리.”

“너도 보다시피 우리 공방은 크고 일이 많다. 나를 따라오너라.”

공방장은 의상 공방 시설을 보여줬는데 일이 힘들 것 같았다.

노예를 압송한 간수는 몸 상태가 나쁘니 너무 무리하게 시키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노역장에 간 주인공은 실타래가 가득 든 상자를 옮기자 다른 노예가 직물을 짤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실타래를 옮긴 뒤에는 여러 종류의 천을 옮기는 일이 남았다.

코스펠은 옷을 만드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에 고된 일을 하며 지냈다.

하루 종일 계속된 노역이 끝나자 감옥에 돌아와 아픈 몸을 치료받았다.

“여기에 오기 전 프론티아 전 총독이라고 했는가?”

“네, 나리.”

“폐하께서 최근 자네의 부인 아스티엔 공주님과 로스아린 장군님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 명령하셨네.”

간수는 의사에게 들은 소식을 코스펠에게 자세히 들려줬다.

알렌시아 왕성에 도착한 아스티엔, 로스아린 장군 일행은 시위대장과 함께 왕을 알현했다.

“아스티엔 공주, 기다리고 있었느니라.”

“폐하, 신들을 급히 부르신 이유는 무엇이옵니까?”

“경의 아버지이신 티란토 국왕께서 위독하다는 보고를 들었다.”

“네?”

“지금 이 자리에 전 총독이 함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폐하, 아버지의 간호를 위해 떠날 수 있게 허락해주십시오.”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에스테반 왕은 여러 신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로스아린 장군을 군부 장관 대행으로 공식 임명했다.

“아스티엔 공주, 군부 장관 대행을 데리고 준비가 끝나는 대로 함께 떠나라.”

“네, 폐하.”

알렌시아 왕국은 코스펠이 적극적으로 통일을 추진하여 알렌시아 - 티란토 연합 국가가 되었다.

통일에 대한 준비가 끝나 이제 조금 더 있으면 성과가 나올 차례이다.

‘같은 가문이신 티란토 왕께서 왜 혼인을 서두르셨는지 이제 알겠구나.’

왕명을 받은 아스티엔 공주는 로스이란 군부 장관 대행과 함께 떠날 준비를 서둘렀다.

노역이 끝난 뒤 티란토 왕의 소식을 들은 코스펠은 깜짝 놀랐다.

“나리, 티란토 왕께서는 제 장인이십니다.”

“자네 처지가 딱하구나. 노예 신분에 묶여 문병을 갈 수 없으니 말이야.”

“제가 문병을 갈 수 없는 처지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티란토 왕께 뭔가 전해드릴 수 없을까요?”

“판관께 보고하여 처리해보겠다.”

코스펠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처지에 답답했다.

위독한 장인어른에게 직접 문병 갈 수 없지만 적어도 뭐라고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음날 판관에게 노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에스테반 왕은 깊은 근심에 잠겼다.

‘코스펠은 노예로 강등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가족이 아프다고 외출을 허락할 수 없는 일이다. 마침 의상 공방에서 일하고 있다고 하니 티란토 왕족들을 위한 옷을 지어 보내게 하면 되겠구나. 그가 일하고 있는 공방은 왕립 공방이니 내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왕은 시종장을 시켜 즉시 왕명을 전하게 했다.

공방장은 왕명을 듣고 당황했으나 침착하게 장인들을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우리는 왕명에 따라 옷을 지어야 합니다.”

아침 일찍 공방에 나와 장인들을 돕던 노예는 급히 불러와 지시를 받았다.

그는 다른 노예들과 함께 좋은 천과 실을 준비했고 장인들은 며칠 동안 일해 옷을 지었다.

옷이 완성되자 왕은 아스티엔, 로스아린 일행을 불렀다.

“떠날 준비는 마쳤느냐?”

“네, 폐하.”

“경은 티란토 왕의 맏이라고 들었다. 자주 아버지를 뵈러 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니 내 선물을 들고 가라.”

시종들은 의상 공방에서 만든 옷이 든 나무 상자를 가져왔다.

그들은 왕의 하사품을 가지고 즉시 티란토로 떠났다.

티란토에 도착한 그들은 신하들의 안내를 받아 왕을 알현했다.

“사랑하는 내 딸 아스티엔아.”

“아버지.”

“네가 가져온 나무 상자는 무엇이냐?”

아스티엔 공주는 가져온 나무 상자를 왕에게 바쳤다.

평소 시간 내서 공주가 자주 찾아왔는데 오늘 따라 델리시아 왕자가 보이지 않았다.

그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

“공주야, 사위가 바빠 혼자서 온 적 많지만 오늘은 왜 같이 오지 않은 것이냐?”

“아버지께서도 이미 소식을 들으셔서 알고 계실 것입니다.”

알렌시아 군부 장관을 휴직하고 새 영토 개척에 나섰는지 약 1년여 만에 본국에 소환된 코스펠은 약 3주 동안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현재 그는 태형 20대를 맞은 뒤 왕국 소유 노예로 강등되어 노역을 하고 있었다.

“사위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하구나.”

“아버지, 폐하께 아뢰어 아버지의 소식을 전하게 해드릴게요.”

티란토 왕은 자신이 티란토의 마지막 국왕이 될 거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다.

이미 후계자로 아스티엔을 지명했지만 그는 왕이 되지 못할 것이다.

레마 왕국의 힘이 많이 약해졌으나 빠른 통합만이 두 왕국에 도움이 될 것이다.

코스펠은 의상 공방 보조 일이 힘들었으나 점차 익숙해졌다.

한 달째가 가까워진 어느 날, 노역장 감독이 그를 불렀다.

지팡이를 힘겹게 짚고 간 코스펠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올렸다.

“내일부터 너는 토목공사에 동원될 것이다.”

“감독관 나리, 어디로 가면 됩니까?”

“네 몸이 많이 아프니 너무 힘든 일은 시키지 않을 것이다. 내일 아침부터 간수와 함께 가도록 하라.”

“감독관 나리의 명령대로 하겠나이다.”

평소 같으면 오후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데 오전 노역만 하고 끝났다.

감옥에 돌아온 코스펠은 멍한 표정으로 감옥 창살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