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마법 능력 제로의 전쟁 영웅 3부 28화

유배를 떠난 죄인의 몸 상태는 총독 대행이 보낸 병사들의 보고를 통해 왕에게 전해졌다.

“전 총독의 상태는 어떠하냐?”

“최근 고문 후유증이 심해져서 병석에 누워서 지내십니다.”

코스펠이 노예 신분으로 유배를 떠난 지 3개월이 되었다.

3주 동안의 혹독한 고문을 받고 옥에 갇혀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으며 목숨을 연명하며 병이 악화되는 속도만 늦췄다.

오랜 피로와 굶주림, 고문 후유증이 그를 죽게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다음날 어전 회의에서 왕은 신하들을 바라봤다.

“코스펠 델리시아 아베스 전 총독의 노예 신분을 풀어주겠노라.”

“폐하, 그의 노예 신분을 풀어주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코스펠 델리시아가 병이 깊어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의 노예 신분을 풀어주되 추방령은 내가 따로 언급이 있을 때까지 유효하다.”

“네, 폐하.”

이미 코스펠의 병에 대해서 모든 신하들이 알고 있었다.

그들은 왕의 신임을 알기 때문에 동의했다.

그날 오후 에스테반 왕은 왕명이 담긴 두루마리를 시위대장에게 전했다.

“폐하, 죄인의 상태가 위독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비록 그를 맡은 의사들이 있으니 응급 상황을 대비하게 하소서.”

“경의 말이 옳다. 경은 의술이 뛰어난 장군과 함께 가라.”

“네, 폐하.”

왕명을 받은 시위대장은 즉시 프론티아 반도로 출발했다.

시위대장이 온다는 소식에 총독 대행이 직접 나와 맞이했다.

“시위대장께서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전 총독께 전할 왕명이 있으니 안내해주십시오.”

총독 대행은 여러 장군들과 함께 시위대장 일행을 코스펠의 유배지로 안내했다.

“코스펠 델리시아는 나와서 왕명을 받으시오!”

유배지에 도착하자 시위대 병사는 큰 소리로 외쳤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혹시 못 들었을까봐 한 번 더 외쳤으나 마찬가지였다.

“전 총독이라면 아무리 몸이 아파도 나와서 왕명을 받았을 겁니다. 그의 신변에 이상이 있다는 뜻이니 어서 옥문을 여시오!”

시위대장의 명령을 받은 병사는 급히 단단히 잠겨 있는 문을 열었다.

그들은 방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앙상하게 마른 노예가 침대에 누워 깊이 잠들어있었는데 숨이 서서히 멎어가며 죽어가고 있었다.

총독 대행은 시위대장과 함께 코스펠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전 총독님, 어서 눈을 뜨십시오.”

“재가 왔습니다. 어서 일어나십시오!”

간수는 밖에서 상황을 살펴보다 급히 안으로 들어왔다.

“우리가 응급처지를 할 것이니 간수는 의사들을 불러오시오.”

시위대장은 함께 따라온 장군에게 어서 응급처지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침착한 표정으로 죽어가는 노예를 가져온 약으로 응급처지를 했고 간수가 급히 불러온 의사들도 마침 도착했다.

그들은 코스펠의 상태를 살펴보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의사들은 의술이 뛰어난 장군과 함께 죽어가는 노예를 정성껏 치료했다.

그들의 노력으로 코스펠은 다음날 아침 흐릿한 시야로 눈을 떴다.

“시위대장 나리...무슨 일로...”

“왕명을 받들고 왔습니다.”

“간수 나리...어서 저를..”

간수는 병사들을 시켜 그를 조심스럽게 일으켰다.

“지금 건강이 많이 나쁘시니 편히 누워서 왕명을 들으십시오. 제가 읽어드리겠습니다.”

시위대장의 말이 떨어지자 시위대 병사들은 코스펠을 다시 침대에 눕혔다.

노예가 침대에 눕자 시위대장은 두루마리를 펼쳐 왕명을 읽어줬다.

“왕명을 받들겠습니다...”

“전 총독께서는 노예에서 풀려나셨으니 어디서 지내실 생각이십니까?”

“저는 죄인 신분이니 여기서 지내겠습니다...”

“4년 전에 지내시던 오두막에 가셔서 지내십시오.”

“폐하의 명령을 거역하고 군대를 헤이하게 한 죄인이 어찌...”

시위대장은 왕명을 전하며 요양하라고 권유했다.

임무가 끝난 그는 시위대 병사들을 이끌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간수는 전 총독이 노예에서 풀려나자 크게 기뻐했다.

“간수께서는 이제 어떻게 지내실 생각이십니까?”

“아까 시위대장님께 전 총독님을 섬기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폐하께서 따로 조치하실 것입니다.”

코스펠은 또 한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는 게 더 느껴졌다.

죄인 신분이라 전과 달라진 건 없겠지만 의사들의 치료를 받으며 쉴 생각이다.

노예로 지낼 때보다는 조금 더 자유로워졌으나 병석에 누워 지내니 알 수 없었다.

에스테반 왕은 코스펠을 석방한 이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 군부 장관 대행이 와서 티란토 선왕의 편지를 올렸다.

“이 편지는 무엇인가?”

“형님께서 폐하께 올리라고 명령하셨나이다.”

왕은 편지를 펼쳐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다. 선왕께서 서거하신 지 꽤 되셨는데 이제야 전한 것이냐?”

“선왕 폐하께서 유언으로 남기시길 반드시 전 총독님께서 석방되신 이후에 올리라고 했나이다.”

왕은 전 총독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5일 후 시위대장을 통해 왕명을 전하게 했다.

“총독님, 이제 오두막으로 돌아가셔야 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며칠 동안 병석에 누워 휴식을 취하던 그를 데리러 들것을 든 병사들이 왔다.

코스펠을 조심스럽게 눕힌 뒤 대기하고 있던 수레에 실고 아래로 내려갔다.

임시 거처로 쓰던 오두막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고 오랜만에 침실에 누웠다.

“폐하께서는 총독께서 빨리 나으시길 바라고 계십니다. 그러니 당분간 모든 업무를 그 전처럼 총독 대행께 맡기십시오.”

“네.”

코스펠은 왕명에 따라 총독 대행에게 모든 업무를 맡겼다.

자신의 침실에 모두 모이자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에 하던 대로 총독 대행이 나 대신 모든 업무를 맡을 것이다. 중요한 사항은 내게 보고하며 함께 상의하여 결정하게 될 것이다.”

“총독님의 명령을 따르겠나이다.”

임무가 끝난 시위대장은 돌아갔고 총독 대행은 왕명에 따라 총독님의 요양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민 대표들도 약을 보내 치료를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총독님, 그동안 적은 양의 식사로 목숨을 연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배고프실 테니 저희가 준비한 음식을 드시고 힘내십시오.”

총독 대행의 말이 끝나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시종장은 음식을 가져왔다.

코스펠은 자리에 일어나 앉아 음식을 받았는데 부드러운 죽과 떡이 보였다.

그는 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식사를 마쳤다.

든든하게 먹고 나니 힘이 났고 대기 중인 시종이 지팡이를 주자 비틀거리며 일어나 앉았다.

“자네들의 말대로 잘 먹고 푹 쉬는 데 집중할 것이다.”

“네.”

드디어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코스펠에게 큰 기쁨 이였다.

그동안 있었던 일은 차근차근 들으며 생각을 정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