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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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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68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12.06 15:09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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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6쪽

사랑에 빠진 프레이 4

DUMMY

세계수의 뿌리는 수만갈래인데, 그 중에 샘과 닿아있는것도 수천갈래나 된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샘은 우르드의 샘과 미미르의 샘으로, 미미르의 샘은 그 유명한 오딘의 한쪽 눈이 현자의 신인 미미르와의 거래로 인해 물 가장 아래쪽 가라앉아있는 샘이며, 다른 하나는 우르드의 샘이다.


우르드의 샘은 신성한 샘이다. 이 샘의 주변에서 자라는 꽃과 약초들은 아홉세계의 다른 어느곳에서도 볼 수 없으며, 우르드와 베르단디, 스쿨드의의 세 운명의 여신들이 이 샘을 관리하고있다.


.... 알프하임의 어느한쪽 땅, 정자에서 수업을 듣고있던 작은 료스알프들의 머리위로 조그만 손이 올라온다.


"에린느."


어린 료스알프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손을 번쩍 든 아이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작은 빛의 요정의 얼굴에는 벌써 개구진 미소가 떠올라있다.


"삼대 묘약 중 하나의 재료는 우르드의 샘에서만 얻을 수 있다는게 사실인가요?"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바로 맞췄어. 그 약이 무엇인지도 알겠니?"


"오니클로스요!"


에린느 옆에있던 하이플린이 손을 번쩍 들고 소리친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인다.


"운명의 세 여신들은 무시무시한 마녀들이라고 들었는데, 약초를 달라고하면 나눠주나요?"


하이플린이 고개를 까딱이며 묻는다. 그러자 옆에있던 반짝이는 흰머리의 개구진 얼굴의 소년이 어깨를 으쓱인다.


"여신들은 연못에 찾아오는 아이들의 눈을 빼먹는다던데."


호알튼이 무서운 표정을 지어보이며 말하자 하이플린이 깔깔 웃는다.


"아무도 정답을 모르는 문제를 내서 답을 알아내지 못하면 황금가위로 운명의 실을 잘라버린다고 들었어."


장밋빛 머리의 로젠느가 옆에서 그런다. 선생님은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세 여신님들은 함부로 생명을 빼앗거나 운명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아요. 하지만 우르드의 샘은 신성한 곳이고 운명은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는것이니, 금단의 약초를 구하겠다고 이상한 모험을 무릅쓰면 안돼요."


선생님이 시끄러워지는 아이들을 달래려 애쓰는동안, 흰 머리카락이 반짝이는 어린 료스알프인 하이디가 옆에있는 에린느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묻는다.


"금단의 약초로 만드는거라고? 오니클로스가 뭔데?"


에린느는 친구가 모르는것을 알려주는 특유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마치 엄청난 비밀을 말해주듯 손으로 하이디를 향해 까딱인다. 하이디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에린느의 손을 따라 귀를 기울인다. 에린느가 하이디의 귀에 속삭인다.


"... 사랑의 묘약."













"앗 차거."


프레이가 말하며 눈을 깜박인다. 그리고 목소리를 노려보려하지만 여전히 보이는것은 없다.


"내 눈에 뭘 넣은거야?"


<저 아래를 봐.>


프레이가 불평하지만, 목소리는 아랑곳않고 말한다. 프레이는 궁시렁거리며 왕좌 아래를 내려다본다. 발홀의 웅장하지만 일분전과 똑같은 모습이 프레이의 눈에 들어온다.


"뭘 보라는거야?"


<귀 기울여서 봐.>


목소리가 말하고, 프레이는 자신의 뒷머리를 누군가 미는것같은 손길을 느낀다. 그리고 프레이가 뭐라고 하려는 순간, 그의 눈앞에 발홀이 사라지고 우주가 펼쳐진다.


".... 와."


프레이가 숨을 들이키며 말한다. 그의 발 아래에는 아홉세계의 우주가 드리워져있다.


'이게 오딘이 흘리드스캴프에서 보는 우주라고?'


프레이는 생각한다. 그는 최고신인 오딘의 자리가 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오딘처럼 절대적인 권력을 갖지도, 토르처럼 엄청난 힘을 갖지도 않았고 프레이야나 발드르처럼 아름다움으로 아홉세계에 이름을 날리지도 않았지만 삶은 늘 즐거웠다. 어째서 절대적인 자가 되어야하는가? 그는 바니르 신족이었지만 프레이야 덕분에 에시르 신족들 사이에서도 못지않은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아홉세계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이 왕좌에 앉는 순간, 프레이는 그 뛰어남의 욕구를 처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것을 가졌음에도 눈 하나를 미미르의 샘에 던지고 온 오딘의 욕망을 처음으로 조금은 알것 같았다. 발 아래의 모든 세계는 그만큼 아름다웠다. 따스한 햇볕같은 빛이 프레이의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는 조금 늦게야 그것이 여인의 봄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임을 깨달았다.


목소리는 곁에서 프레이를 지켜보고있었다. 그는 모습을 드러낸 상태였지만 프레이는 그를 돌아볼 생각이 전혀 없었고, 목소리도 그것을 알았다. 풍요의 신은 이미 걸려든 것이다. 프레이는 입을 살짝 벌린채 자신의 발아래 펼쳐진 우주, 그 중에서도 오직 단 한 사람을 보고있었다. 목소리가 흘리드스캴프를 맞춰둔 바로 그 상대였다.


"이 여인은 누구지?"


프레이가 홀린듯 물었다. 여인은 낡은 창 하나로 달려드는 늑대의 목을 꿰어 사냥하고 발버둥치는 짐승의 숨을 단검으로 단숨에 끊어버렸다. 프레이는 죽은 거대한 짐승에서 떨어지는 핏방울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을 적실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의 피가 되어도 좋을것 같았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프레이는 화들짝 놀라 주위를 둘러보았다. 목소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뒤였다.


"이게 누구냐고? 이 여인은 누구야?"


프레이는 빈 발홀을 돌아보며 물었지만, 거대한 홀의 기둥들 사이로 돌아오는것은 자신의 목소리의 메아리 뿐이었다. 프레이는 다시 옥좌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여인의 담담한 갈색눈이 마치 아홉세계를 건너 프레이를 꿰뚫어보는 양 그의 눈과 마주쳤다. 프레이는 심장이 멎을것 같았다.


".... 이건 대체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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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빠진 프레이 4 21.12.06 36 1 6쪽
50 사랑에 빠진 프레이 3 21.12.03 36 1 5쪽
49 사랑에 빠진 프레이 2 21.12.03 37 1 6쪽
48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21.12.01 37 1 3쪽
4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5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7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1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0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6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0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39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7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2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6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6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4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2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5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5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2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25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5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4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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