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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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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67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09.23 00:21
조회
59
추천
1
글자
4쪽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DUMMY

"로키는 왜 그렇게 오딘을 미워하는걸까?"


토르가 물었다. 그녀는 가장 높은 나무의 가장 높은 나뭇가지 아래의 가지에 걸터앉아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자리였으며, 이름없는 독수리가 위엄있게 세상을 내려다보며 토르와 수다를 떨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했다.


"넌 항상 궁금한게 많구나."


독수리가 신에게 말했다. 토르는 잔가지(이그드라실은 잔가지라도 어마어마하게 커다랬다. 아홉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려면 그정도의 무시무시함은 있어야한다고 토르는 생각했다)에 고개를 올린채 다리를 까딱였다.


"내 이름이 왜 없는지 궁금해하더니, 이젠 그 장난의 신이라니."


독수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아직도 말 안해줬잖아. 왜 네 이름이 없는지."


토르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 독수리는 어깨를 으쓱였다.


"때로는 아무 이유가 없는것이 이유가 되는 법이야."


토르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건 대답이 아냐."


"대답이 아닌것이 대답이 되기도 하는법이지."


독수리가 대꾸했다. 토르는 졌다는듯이 눈을 굴렸다.


"너는 가끔 로키처럼 대답해."


토르가 말했다.


"그래서 네가 자꾸 나한테 찾아오는거 아니었니?"


이름없는 독수리가 말했다. 그 웃음기 섞인 목소리에 토르는 한숨을 쉬었다.


"최고신에겐 물어봤니? 네가 궁금해하는 질문의 그 상대 말이야."


독수리의 질문에 토르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물론 그것이 맞는일이어야했을 것이다. 로키가 아버지인 최고신을 증오한다면, 제일 먼저 물어야 할 상대는 로키여야 할테고, 그 바로 다음은 오딘이어야했다. 그러나 토르는 오딘에게는 한번도 그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마치 무언가, 그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주 미세한 번개처럼 번득이는 무언가가 그가 최고신에게 그 질문을 던지는것을 막고있는듯 했다.


'왜 로키가 아버지를 증오하나요?'


그 단순한 질문에, 돌아올 오딘의 표정이 어떤것일지를 감히 상상조차 해보지 못하면서.


"장난의 신에게는 물어봤니? 뭐라고 답하는데?"


풀죽은 천둥의 신을 내려다보던 독수리가 물었고, 토르는 잠시 고개를 들어 먼곳의 석양을 쳐다보았다. 토르가 앉은 두번째 가지에서 동쪽을 바라보면 네개의 세계에 걸친 노을을 볼 수 있었다. 지금처럼.


바다에 닿아 녹는 황금처럼 부드러운 황금빛 바람이 토르의 황금색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지나갔다. 토르는 팔에 턱을 괸 채 그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화를 내던데. 언제나처럼."


토르는 말했다. 로키는 언제나 증오에 차있었지만, 근 백년간은 더더욱 분노에 차있는것처럼 보였다. 토르는 그 증오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했다. 동시에 막연하게, 절대로 그 끝을 알고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모험을 떠난다며? 여행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지. 그때 슬쩍 다시한번 물어봐."


독수리가 자신의 날개를 펴며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독수리의 거대한 날개는 작은 달도 가릴만한 정도였고, 그 바람에 이그드라실의 맨 윗 가지들이 크게 흔들렸다. 물론 이그드라실은 너무나도 거대했기에, 전체 나무로 보면 그것은 송진을 흩날리게할만한 미풍정도도 되지 않았다.


"로키가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


토르는 말했다.


"어쩌면 네 말대로 해봐야겠어."


"거봐, 나한텐 늘 답이 있다니까?"


독수리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새는 맨 꼭대기의 가지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거대한 독수리가 밀어내는 바람이 토르를 세상 맨 꼭대기에서 떨어뜨릴듯이 가지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천둥의 신은 깔깔 웃으며 가지를 한손으로 붙잡고 풍랑속의 나뭇배처럼 흔들리는 가지위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이번 여행은 뭔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어쩌면 로키가 기분이 좋아져 비밀 한두개를 털어놓을지도 모르지.


작가의말

드디어 오랜만의 새 챕터!! ㅎㅎㅎ

읽어주시는분들 오늘도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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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21.12.01 37 1 3쪽
4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5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7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1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0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6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0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39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7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2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6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6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4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2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5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5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25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5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4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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