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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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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81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09.20 20:44
조회
65
추천
1
글자
7쪽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DUMMY

프레이는 토르와 프레이야들과 함께 하이텔른 가문으로 가 오비텔른과 오비딜리아를 만나 직접 난쟁이들의 배, 이야기꾼의 꿀술을 건네주었다. 오비딜리아는 우아하게 웃으면서도 차갑게 불타는 눈으로 프레이를 보고있었는데, 토르가 아름다운 요정의 얼굴을 보고있을때 그 눈은 잠깐 프레이의 뒤쪽에 서있는 오딘에게로 향했다.


오딘을 바라보았을때, 오비딜리아의 시선은 새하얗게 타오르는 차가운 분노로 빛나고 있었다. 토르는 그 시선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오비딜리아가 아버지를 저렇게 원망하는 눈으로 보는거지?


그리고 시선을 돌렸을때, 자신과 눈을 마주친 로키의 눈과 마주친 것이다.


로키는 그럴줄 알았다는듯이, 그것보라는듯이 토르의 눈을 빤히 마주보고있었다. 토르는 화해와 덕담이 오고가는 빛의 요정들과 신들 사이의 대화에서 살짝 고개만 돌려 로키에게 의아한 시선을 던졌으나, 로키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토르는 왜 로키가 화가난것인지, 오비딜리아의 분노가 왜 오딘을 향해있는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눈부시게 흰 기둥들이 거대한 나무의 뿌리처럼 내려앉은 료스알프의 저택에서, 조건대로 용서의 선물을 훌륭히 가져온 프레이를 치하하고 에시르와 료스알프들 사이의 화합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토르는 회담장을 빠져나가는 로키의 뒷모습을 본다. 검은머리의 신은 그림자처럼 빛의 회랑을 떠나고있었다. 그리고 그 뒷모습을 좇는 또 다른 푸른 눈이 있었다.


















"로키."


토르는 인적없는 복도끝의 발코니에서 서성이고있는 로키를 발견하고 그를 불렀다. 밖은 이미 어둠이 내린 밤이었다. 토르는 빛으로 가득한 료스알프들의 빛나는 건물들 때문에 자신이 해가 내린것도 모른것임을 알았다.


"왜 화가 난거야?"


토르는 로키에게 다가서며 물었다. 빛을 내는 발코니의 흰 난간을 붙잡은 로키의 팔이 희었다.


"저걸 다 보고서도 보고 느끼는게 없어?"


로키가 말했다. 토르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분노를 읽었다. ---누구에 대한? 그리고 그녀는 로키가 오딘을 보던 시선을 떠올렸다.


"왜 아버지에게 화를 내는거야? 최고신께서는 프레이를 도와 에시르와 료스알프들의 분쟁을 조절하셨어."


토르의 말에 로키는 헛웃음을 친다.


"도움? 저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고서도 네 눈에는 저게 도움으로 보이디?"


로키가 토르를 돌아본다. 그 눈을 마주친 토르는 로키의 눈에서 자신이 보지못한 이야기를 본다.












... 오비딜리아는 프레이를 죽이고 싶었다.


제아무리 프레이가 바니르 신족의 주신, 거기에 오딘의 총애를 받는 아스가르드의 이름높은 신들 중 하나라고 해도, 에이실리아는 그녀의 하나뿐인 막내딸이었다. 그러나 프레이는 번영과 풍요를 담당하는 에시리 신족들의 주신들 중 하나였고, 그 누이는 강력한 신 프레이야였으며 그들은 또한 최고신 오딘의 조카들이자 토르의 친구들이기도 했다. 자신의 딸을 함부로 한 자를 함부로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이 오비딜리아를 분노케했다.


"죽여서는 안됩니다."


오비텔른이 아내를 달래며 말했다.


"내 딸을 유혹하고 죽게 내버려두었습니다. 어째서 죽이면 안됩니까?"


오비딜리아가 말했다.


"그냥 죽여서는 안되는거지."


낯선 목소리가 말했고, 오비텔른과 오비딜리아가 경계하며 놀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어린아이 모습의 오딘이 난간에 앉아 가볍게 발을 흔들고 있었다. 최고신의 모습을 알아본 두 빛의 요정들의 눈이 커졌다.


"그는 아스가르드의 주신들 중 하나. 그냥 죽여버리면 알프헤임은 아스가르드의 진노를 사게되니까."


오딘이 말했다.


"당신의 진노가 곧 아스가르드의 진노가 아닙니까."


오비딜리아는 분노한 목소리를 누른채 최고신에게 말했다. 그 말에 오딘은 빙긋 웃었다.


"나는 곧 아스가르드이지만 아스가르드가 곧 나인것은 아니니까."


오딘이 대답했다. 오비딜리아는 미심쩍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 무엇을 제안하시는겁니까?"


빛의 요정이 물었고, 오딘은 빙긋 웃었다.


"어리석은 신의 죄를 물어 제물의 구실을 만드는거지."


오딘이 말했다.


"그가 너희들에게 지은 죄에도 불구하고, 에시르 신에 대한 예우로 하나의 용서의 구실을 제안하는거야. 그러나 도저히 프레이의 힘으로는 얻을 수 없을만한. 그러면 프레이가 실패하여 죽음으로 책임을 물어야할때에도 하이텔른의 요정들이 관용을 베풀지 않았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겠지."


오딘은 자신의 말을 두 료스알프들이 곱씹는것을 보았다. 그는 이 때를 가장 좋아했다. 그가 자은 가장 섬세하고 보이지않는 그물에, 상대들이 저항없이 스스로 발목을 들여놓는 순간을.


".... 생각해둔 것이 있으십니까?"


오비텔른이 물었고, 오딘은 빙긋 미소지었다.


"난쟁이들의 배는 어때?"
















"오딘은 전부 얻었다."


로키는 숨을 몰아쉬는 토르의 눈을 마주치며 말한다.


"생각이 짧아 사고를 치고 다니는 프레이에 대한 훈계도 가르치고, 에시르와 료스알프들 사이에서 벌어질뻔한 전쟁도 막았으며, 자신이 내내 탐내던 이야기꾼의 꿀술도 맛보았지. 여기서 오딘이 희생한것이 단 하나라도 있어?"


로키가 말했고, 토르는 로키를 바라보았다.


"오딘은 저런자야. 무섭고 잔인한 자야."


로키는 성큼성큼 걸어 토르에게 다가갔다. 토르는 알프헤임의 푸르게 빛나는 밤하늘 아래에서, 심연같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자신을 똑바로 보고있는 로키의 녹색눈을 보았다.


"네가 누구를 정말 경계해야하는지 기억해. 네게 가장 위험한 사람이 누구일지를 기억해. 네가 가장 두려워해야하는 손은 얼음창을 든 서리거인의 손이 아니라 물푸리나무껍질로 엮은 책장을 넘기며 미소짓는 가장 고운 손이야. 네가 가장 두려워해야할 눈은 천리밖에서도 벽을 꿰뚫어볼 수 있다는 안데르픈의 눈이나 천개의 눈을 갖고있는 호발테른의 눈이 아니라, 가장 맑고 차가운 샘에서 영원히 잠들지 않고있는 눈이야."


로키가 말한다. 그순간 토르는, 자신이 이 순간을, 자신에게 이 말을 해주는 로키의 말과 눈과 입술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것이라는것을 깨닫는다.


"제발 항상 그걸 기억해, 토르."











-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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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사랑에 빠진 프레이 3 21.12.03 36 1 5쪽
49 사랑에 빠진 프레이 2 21.12.03 37 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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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5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8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2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1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7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1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39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7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3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7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6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4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2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6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6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2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6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5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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