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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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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74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09.2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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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DUMMY

저녁은 아침이 되고, 하루는 이틀이 되었다. 요르나는 발드르와 그의 친구들이 더 머물것을 권유했고, 이상하게 그 의견에 적극적이었던 로키 덕분에 신들은 환대속에서 남매의 오두막에 더 머물게되었다.


신들이 오두막에 머무는동안, 티알피와 요르나는 토르의 염소들이 부리는 마법에 대해 알게되었다. 토르의 염소들의 이름은 스나를러와 그라인더였다. 첫날 저녁 토르는 허리춤의 커다란 칼을 가지고 두 염소들의 목을 딴 뒤 가죽을 벗겨 고기를 두 남매에게 주었다. 티알피와 요르나는 간만의 염소고기를 요리했다. 고기가 구워지는 지글지글한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오두막을 가득 채우고 창문을 통해 빠져나갔다. 늘 양고기와 신선한 과일들로 식사를 하는 티알피와 요르나였지만 그 냄새를 맡자 엄청난 허기가 몰려왔다. 그들은 허겁지겁 고기를 먹었고, 요르나는 그 맛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는 먹어본 적이 없었다.


"이런 음식은 처음이예요. 다시는 먹을 수 없다는 점이 너무 안타깝군요."


언덕이 내려다보이는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테이블 위에 차려진 염소구이를 끝낸 티알피가 말했다. 그러자 토르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 요르나가 살에서 발라둔 뼛조각들을 모아 그 위에 모닥불의 불티를 던졌다. 흰 연기가 구름처럼 솟구치며 그자리에는 스나를러와 그라인더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두 염소들은 태연히 연기속에서 걸어나와 벙쪄있는 두 남매들 옆의 풀을 뜯어먹기 시작했다.


"내 염소들은 한번도 고기가 모자란 적이 없지."


토르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티알피와 요르나는 놀란 시선을 교환했다. 이 허름한 차림의, 그러나 놀라운 외모와 염소들을 데리고 다니는 손님들은 보통의 손님들이 아닌 듯 싶었다.


티알피와 요르나는 한뜻으로 토르와 일행들에게 더 머물것을 간청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프레이가 칼을 들어 두 염소의 목을 땄다. 가죽을 벗기고 핏물을 빼고 고기로 국을 끓였다. 그 염소국은 눈물을 흘릴정도로 맛있었다.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프레이야와 발드르가 번갈아 염소고기를 해주었고, 티알피와 요르나는 정성으로 손님들을 환대했다. 프레이야는 자신들이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요르나가 자신을 노려보는것과 발드르의 곁을 맴도는 시간이 길어진다는것을 눈치챘다. 요르나는 발드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기를 원했다. 발드르는 늘 친절했지만, 요르나는 자신의 깜박이는 푸른눈동자와 밝은 웃음소리가 발드르를 유혹하지 못한다는것을 깨달았다. 프레이야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제 나그네들이 떠날날이 다가오는데, 요르나는 발드르를 독차지하고싶었다.


"방법을 알려줄까?"


로키가 말했고, 요르나는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해가 완전히 저물어 밤이 다가오는 시간이었고, 발드르와 토르들은 언덕위에 나란히 앉아 술과 구운 베이컨, 치즈를 먹으며 즐겁게 노닥이고 있었다. 발드르가 토르의 농담에 미소짓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몰래 지켜보고있던 요르나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로키를 노려보았다.


"무슨 말을 하시는거예요?"


"발드르의 마음을 훔칠 방법 말이야."


로키가 대답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쉽지 않은일이야. 물론 어려운 일이지."


로키가 말했다. 요르나는 잠시 입을 뻐끔거리다가, 팔짱을 끼며 로키를 바라보았다.


"... 당신들 마법을 쓰죠? 저 매일같이 되살아나는 염소들도 그렇고, 행색은 남루하지만 심상치않은 사람들인건 알고있었어요. 특히 당신은 가장 위험해보이거든."


요르나가 말했고, 로키는 미소지었다.


"똑똑한 아이네. 그래, 우리는 마법을 쓸 줄 안단다. 하지만 나는 지금 토르의 아버지 덕분에 쥐꼬리만한 마법력밖에 남지 않은 상태고, 언덕에서 뛰어놀며 자란 너라면 우리가 싸운다면 반드시 네가 이기게될거야. 그러니 내가 널 마법이나 힘으로 해칠 수 없다는건 당연하지."


로키가 말했다. 요르나는 로키의 말을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쓸모없는 몸뚱이라면 나를 어떻게 돕겠어요?"


요르나가 말했다. 로키는 빙긋 웃었다.


"내겐 강력한 친구들이 있지만 그들은 모두 위기에 처했을때 나의 조언을 들으러 온단다. 세상에는 힘이나 마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들도 많지. 그리고 네가 눈독들이는 저 금발의 남자를 얻는데에는, 더더욱 내 조언이 필요할거야."


로키가 말했다. 요르나는 로키를 노려보았다. 로키를 믿고싶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눈빛과 목소리에는 그게 함정인줄 알면서도 귀를 기울이게하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 지난 수천년간 수많은 인간과 신들이 후회할걸 알면서도, 로키의 조언을 따르게한 바로 그 이유였다.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요르나가 물었다.


로키는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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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사랑에 빠진 프레이 4 21.12.06 36 1 6쪽
50 사랑에 빠진 프레이 3 21.12.03 36 1 5쪽
49 사랑에 빠진 프레이 2 21.12.03 37 1 6쪽
48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21.12.01 38 1 3쪽
4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5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8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2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0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6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0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39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7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3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6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6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4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6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5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2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25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5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5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4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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