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다음날 아침에도 일어난 토르는 자신의 염소들을 확인하러 헛간으로 갔다. 헛간의 문을 열자 그라인더가 울음소리를 내며 뛰쳐나왔는데, 스나를러는 꾸무적대며 뛰어나오지 않았다. 토르는 염소를 쳐다보다가 휘파람을 불었다. 주인의 휘파람 소리에 고개를 든 스나틀러는 헛간밖으로 걸어나왔는데, 걸음을 절뚝이고 있었다.
"다리에 쥐가 났니? "
토르가 물었고, 염소는 주인을 바라보며 구슬프게 울었다. 깜박이며 염소의 저는 뒷다리를 보던 토르의 눈빛이 변했다.
꽈르르릉.
한순간 귀를 찢는듯한 폭음이 들렸다. 티알피는 하늘이 무너졌다고 확신했다. 천만마리의 군마들이 언덕위를 달려올라와 그들의 오두막을 짓밟기 직전의 소리가 났다. 그것이 지붕위로 쏟아지는 무시무시한 빗줄기의 소리라는것을 깨달은것은 조금 뒤의 일이다.
티알피는 소스라치게 놀란 요르나의 손을 잡고 문득 살이 떨릴정도로 추워진 어둠속에서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전까지 푸른 목초를 내려다보던 하늘은 새카만 먹구름으로 뒤덮여있었고, 마치 허공에 보이지 않는 나무의 뿌리들이 모습들 드러낸것같은 황금빛 벼락들이 시야를 붉게 빛내며 나타났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티알피는 열린 문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그 어둠과 벼락의 빛을 등진채, 여자가 서있었다.
그리고 티알피는 입을 떼기도 전에, 자신의 집에 찾아온 손님이 누구였는지를 드디어 깨달았다.
토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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