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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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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89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11.2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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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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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쪽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DUMMY

신들은 공허앞에 도착한다. 그 거대한 빈 공간은 구멍이라기보다는 강처럼 흐르고, 바다같이 거대해 수평선이 보인다.


가장 거대한 공허. 모든것을 채워낸 가장 비어있는 공간. 긴눙가가프다.


"우리가 이걸 보러 그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온거야?"


프레이가 묻고, 프레이야는 동생을 흘겨본다. 프레이야는 돌아서서 그 공허에 귀를 기울인다. 그녀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지만, 프레이야는 숨을죽이고 집중해서 한참을 적막속에 귀를 기울인다.


그녀가 막 포기하려 할 때쯤, 아주 작은 소리가 들린다. 그녀는 거의 그소리를 놓칠뻔 하지만, 귀를 떼기전에 그 작은 잎사귀같은 소리를 듣고 귀를 기울인다.


그것은 지저귀는 작은 새들의 소리다. 따스한 나뭇잎과 햇살속에 가지를 발로 움켜쥔 작은 새들의 노래다.


프레이야는 눈썹을 올린다. 세계의 끝이라고하기엔 너무나 평범하고 작은 소리가 아닌가?


미의 여신은 그녀의 동생을 돌아본다.


"너는 뭐가 들려?"


프레이는 누나를 보고, 투덜거리며 공허 앞에 선다. 신들이라 할지라도 흔적없이 삼켜버릴것만같은 거대한 암흑은 보기에 썩 유쾌한 풍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프레이는 귀를 기울인다.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 수많은 사람들이 비명과 환희속에서 죽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전투다. 프레이는 미소짓는다. 과연 세상은 전쟁속에서 끝날것이다.


그 옆에서 발드르는 그 거대하게 흐르는 공허에 귀를 기울인다. 오래된 예언은 이 공허의 바다가 세계의 마지막에 대해 노래할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발드르의 귀에는 따뜻한 자장가 소리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뭐가 좀 들려?"


프레이야가 발드르에게 묻고, 발드르는 고개를 젓는다.


"아무것도."


프레이야는 로키를 돌아본다. 로키는 어느새 홀로 저만치 떨어져서 검은 심연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들여다보고있다. 이번 여행 내내 알 수 없었던 그 태도의 뒷모습에 프레이야는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닫는다. 로키가 어떤 심정이든 지금 물어도 솔직한 대답을 얻을길은 없어보였다. 언제는 아니었겠느냐만.


프레이야는 대신 토르를 돌아본다. 토르는 어떤 표정으로 긴눙가가프를 내려다보고있고, 프레이야는 그 표정에서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다. 그것이 그녀를 불안하게 만든다. 토르는 늘 단순하리만큼 명료했기때문에, 토르가 무슨생각을 하고있는지 알기 어려운 때는 별로 없었다.


"너는 뭐가 좀 들려?"


프레이야가 묻는다. 토르는 암흑을 들여다본다.


'기억해.'


목소리가 말한다. 속삭이는 목소리는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다.


'기억해.'


너는 누구지? 토르는 생각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을 떠올리려할때마다 기억은 긴눙가가프의 물살에 산산히 흩어져버린다.


"로키, 다 봤어? 이제 돌아가자."


프레이야가 저 멀리 서있는 로키를 향해 소리치고, 친구들은 로키를 돌아보지만 돌아선 로키의 등은 굳어 꼼작도 하지 않는다.


"됐어. 보고싶은만큼 보다가 오라고 해."


프레이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한다. 신들 중 누구도 이 속삭이는 공허의 바다앞에 오래 서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먼저 돌아서서 로키가 따라오도록 걸음을 옮긴다.


신들이 한참 걸음을 옮긴뒤에도, 로키는 제자리에 서있다.


긴눙가가프의 파도가 발치를 삼킬듯 가까이 그 해변가에 선 로키는 그 거대한 검은 물을 바라본다.


로키는 그 공허속에 귀를 기울였다. 잔잔한 물흐르는 소리, 낮은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가 들려오고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로키의 귀에는 어떤 예지가 들린다.


아주 오랫동안, 아주 참을성있게 기다려온 어떤 예언이.






똑.


똑.


그것은 마치 물이 떨어지는 소리같기도,


정중한 재앙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같기도하다.







로키는 조용히 미소짓는다.


그리고 그것은 이루어질것이다.








-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이야기 (끝) -


작가의말

아ㅠㅠㅠㅠㅠ 드디어 이 챕터도 끝!!!!!ㅋㅋㅋ 후 어디까지 길어질것인가  

읽어주시는분들 항상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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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사랑에 빠진 프레이 2 21.12.03 38 1 6쪽
48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21.12.01 38 1 3쪽
»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6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8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2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1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7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1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40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8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3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7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7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5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2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6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6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2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25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6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5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5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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