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저승달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저승달
작품등록일 :
2021.03.17 22:34
최근연재일 :
2021.12.06 15:09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2,972
추천수 :
72
글자수 :
187,815

작성
21.12.01 15:54
조회
37
추천
1
글자
3쪽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DUMMY

"어디까지 지불할 용기가 있어?"


암흑이 물었다.


로키는 어깨를 으쓱였다.


"필요한만큼."


암흑은 웃었다. 그녀는 로키 옆의 작은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갈색머리의 아름다운 푸른 눈을 가진 아이였다.


"바니르 신족이군."


암흑이 말했다.


"안타깝게도."


암흑은 무릎을 굽히고 로키의 다리 뒤에 숨은채 여신의 옷자락을 손으로 움켜쥔 아이와 눈을 맞췄다.


아이는 두려우면서도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암흑을 보고있었다.


암흑은 미소지었다.


"하지만 운이 좋은 아이로구나. 아름다운 누이와 함께 에시르들의 총애를 받겠어. 신의 축복을 받은 아이군.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야."


로키는 눈을 굴렸다.


"농담을 하러 여기까지 온게 아냐."


암흑은 로키를 보았다. 갈색머리의 아이의 장밋빛 뺨이 마음에 들었다.


빛의 신인 발드르만큼은 못해도, 아름다운 아이다.


암흑은 생각한다.


미숙하고, 불완전하고, 질투하고, 두려워하고, 궁금해하는.


참으로 인간같은 그 모습이 암흑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정했니?"


암흑이 묻고, 로키는 매서운 눈길로 암흑을 노려본다.


자신을 저런 눈으로 노려보는 존재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과 신들은 그녀를 본 순간부터 두려움에 스스로 질식하거나, 이성을 잃고 엎드려 목숨을 구걸하거나, 광인이 되어버리기도한다.


또는 암흑이 먼저 오만한 눈과 혀를 강탈하는 경우도 있으나, 눈앞의 이 신의 경우에는 그러고싶지않다. 그녀는 로키가 아주 어릴때부터 그녀를 봐왔고, 로키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왔다.


"또 그걸 물어보는거야? 나는 이미 아주 오래전에 마음을 정했어."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아주 오래 전'은, 암흑같은 존재에게는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니다.


로키나 신들은 인간을 내려다보며 그들이 짧은 시간과 시간관념을 불가해하게 여기지만, 그들은 또한 자신들을 굽어보며 똑같은 질문을 던지는 존재들이 있다는것을 종종 망각한다. 그게 바로 신들이라는 종족의 순진함일거라고, 암흑은 생각한다.


암흑은 로키를 바라본다. 그녀가 늘 바라봐온 석탄같은 검은머리칼과, 화염속에서 타오르는 녹색 보석같은 눈동자를 내려다본다.


어쩌면 암흑은 그녀의 어머니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자비로운 기분이 드는걸보면, 확실히 그럴지도 몰랐다.


그랬기 때문에, 암흑은 아이를 데리고 돌아서는 로키의 등에 대고 말했다.


"네가 생각한것보다 나는 더 비쌀지 몰라."


"상관없어."


로키는 대답했다.


그녀가 사라진 뒤, 암흑은 홀로 웃었다. 장밋빛 뺨이 아름다웠던, 로키의 옷자락을 꼭 쥐고있던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녀는 미소지었다.


... 상관있게 될지도 모를걸. 모든것이 다 끝난 이후엔.


작가의말

새 챕터 시작! 드디어 프레이의 이야기편입니다ㅎ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황금사과를 문 뱀과 최후의 날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1 사랑에 빠진 프레이 4 21.12.06 36 1 6쪽
50 사랑에 빠진 프레이 3 21.12.03 36 1 5쪽
49 사랑에 빠진 프레이 2 21.12.03 37 1 6쪽
» 사랑에 빠진 프레이 1 21.12.01 38 1 3쪽
4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2 21.11.29 35 1 4쪽
4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1 21.11.29 39 1 6쪽
4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0 21.11.23 37 1 6쪽
4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9 21.11.07 42 1 6쪽
4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8 21.10.23 40 1 6쪽
4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7 21.10.21 46 1 3쪽
4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6 21.10.21 40 1 3쪽
4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5 21.10.21 39 1 2쪽
3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4 21.10.20 47 1 4쪽
3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3 21.10.19 40 1 3쪽
3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2 21.10.18 43 1 4쪽
3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1 21.10.18 40 1 3쪽
35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0 21.10.17 89 1 5쪽
34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9 21.10.17 86 1 4쪽
33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8 21.10.13 96 1 5쪽
32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7 21.10.04 74 1 3쪽
31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6 21.09.29 80 1 2쪽
30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5 21.09.29 81 1 2쪽
29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4 21.09.27 65 1 5쪽
28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3 21.09.25 65 1 6쪽
27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2 21.09.23 66 1 3쪽
26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거인과 멸망한 도시 이야기 1 21.09.23 60 1 4쪽
25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10) 21.09.20 65 1 7쪽
24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9) 21.09.10 45 2 10쪽
23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8) 21.09.02 52 1 14쪽
22 이야기꾼을 만들어주는 꿀술 이야기(7) 21.08.26 54 1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