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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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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418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1.17 11:25
조회
1,421
추천
13
글자
6쪽

파인딩 스타(2부) - 한국의 마이클잭슨(2)

DUMMY

마재신이 28살이 되던 해였다. 그동안 연예계에서 한국의 마이클 잭슨으로 전성기를 누렸고 수만 명의 팬클럽도 생겼다. 자신을 키워준 피디와는 절친한 형제사이가 되었다. 피디의 이름은 성진하였다. 무대연출과 음반제작을 겸하고 있었고 마재신의 음반을 위해서 1년 넘게 공을 들여왔다.


“재신아. 내 평생 꿈이 마이클 잭슨 같은 댄스가수를 만들어 보는 거였다. 너를 만나서 정말 행복하다.”

“형은 제 인생의 은인입니다. 형을 못 만났더라면 제 인생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었을 거예요. 정말 고마워요.”


기획사 사장이 마재신의 음반제작을 공식적으로 승인한 날이었다. 두 형제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 오랜만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앨범에 수록될 곡들이 모두 완성된 상태였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녹음과 안무연습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술에 취했다.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성진하는 마재신의 만류에도 기어코 운전대를 잡았다.


“괜찮아.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길이야.”


마재신은 조수석에 앉자마자 스르르 잠이 들었다. 앨범에 대한 기대와 흥분이 꿈으로 이어졌다. 꿈속에서는 벌써 앨범이 출시되었고 자신이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그는 신기에 가까운 춤동작으로 무대를 휘저었고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무대 바로 앞에 있는 성진하를 보자 몸이 순식간에 굳어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형, 몸이 안 움직여.”


성진하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팬들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고 점점 광적으로 변해갔다. 마재신은 몸을 움직여 보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겨우 잠에서 깨었다. 악몽이었다. 마재신은 술기운과 악몽 때문에 현실감각을 회복하느라 애를 먹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주변이 어두웠고 차는 후미진 골목에 정차해 있었다.


“왜 여기 있는 거예요?”


마재신은 성진하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꿈에서 보았던 그 표정이었다.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처럼 침통해 보였다.


“형! 무슨 일이에요?”

“나 사람을 죽인 것 같다.”

“뭐라구요?”


성진하는 오는 길에 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치고 자신도 모르게 뺑소니를 쳤다. 부딪힌 충격이 너무 커서 사람이 즉사한 것 같았다. 이제 인생은 완전히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횡단보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차번호를 보았을 것이다. 자신 밖에 모르는 아내와 아이들이 떠올랐다. 평생 고생만 하고 살아오신 어머니도 생각났다. 태산 같은 절망이 숨통을 죄어오고 있었다. 제발 30분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형. 제가 감옥에 갑니다.”


성진하는 절대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마재신은 물러서지 않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성진하는 완강하게 나오는 마재신과 더 이상 실랑이를 할 기력도 없었다.


“저는 고아에요.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단 말이에요. 저는 형 덕분에 인생의 모든 꿈을 이뤘어요. 지금 죽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어요. 하지만 형은 아니에요. 가족들이 있잖아요. 제 몫까지 열심히 살아서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세요.”


결국 마재신이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곧바로 음주 뺑소니 살해범으로 구속 기소되었고 다음 날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한국의 마이클 잭슨 음주 뺑소니 살해 입건」


경찰이 마재신을 취조하고 있을 때 피해자의 가족들이 경찰서에 들이닥쳤다. 피해자는 여고생이라고 했다. 성난 가족들은 의자에 앉아있는 마재신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경찰이 제지할 겨를도 없이 그를 짓밟고 목덜미를 잡아 흔들며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유명 연예인이었다. 방송국과 신문기자들이 몰려들어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들이 피해자 가족과 기자들을 제지하느라 애를 먹었다. 마재신은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진하 형의 범죄를 대신 뒤집어 쓴 것에는 후회가 없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천인공노할 죄인이 되었다는 사실에는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여고생이 죽었다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 자신도 공범이나 다름없었다. 술에 취한 진하 형이 운전을 못하도록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가족들의 통곡을 듣자 죄책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오열하는 가족과 살인자 마재신. 그리고 아수라장이 된 경찰서의 모습은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사회불안과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던 국민들은 마재신에게 온갖 욕설과 저주를 토해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었다. 마재신의 홈페이지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접속폭주로 마비되었고 팬클럽 카페들은 모두 폐쇄되었다. 그에 관한 기사마다 수천 개의 악플이 달렸고 세상의 모든 육두문자를 동원해서 그의 비참한 최후를 기원했다. 마재신을 하루아침에 스타로 만들어 주었던 언론매체는 이제 그를 역사적인 범죄자로 만들기 위해 바짝 열을 올리고 있었다.


마재신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인생이 완전히 끝장나 버렸다.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원래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꿈에도 그리던 마이클 잭슨의 공연을 가까이서 보았고 잠시나마 한국의 마이클 잭슨으로 추앙받고 살았던 것만으로도 여한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진하 형에게 이렇게라도 은혜를 보답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죽은 여고생이 가슴에 무겁게 가라앉고 있었다. 그 소녀의 불행은 어떻게 보상해 주어야 한단 말인가. 자신이 설사 사형을 당한다고 해도 죄가 씻어지지 않을 것 같았다.


다음 날 담당 경찰이 그에게 신문 한 면을 접어서 건네주었다. 죽은 여고생에 관한 기사가 큼지막하게 실려 있었다. 마재신은 기사를 읽다가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그 소녀는 자신의 열성팬이었던 것이다.


작가의말

서민우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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