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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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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359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2.2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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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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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파인딩 스타(완결) - 너의 곁으로(2)

DUMMY

점심시간이었다. 두 커플은 가까이 있는 한정식 집으로 갔다. 모두가 맛있는 음식에 열중하면서도 오전의 방송촬영 에피소드를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은호하고 태룡이는 편집될 지도 몰라. 카메라 감독이 너희는 대충 찍고 수지만 열심히 찍더라.”


“뭐야! 우린 명색이 세계 챔피언들인데 오늘 들러리만 선거야?”


“안되겠다. 당장 PD한테 전화해서 방송취소 하라고 해야겠다.”


“이 바보들아. 너흰 홍일점의 희소가치를 모르는 거야. 격투기하는 남자애들은 널려있어도 나같이 예쁜 애가 검도하는 거 봤니?”


수지의 반격에 은호와 태룡이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검도여왕님 만세!”를 외쳤다. 수지는 여세를 몰아서 1박 2일 주말여행 내기를 하자고 했다. 두 커플은 만나서 무엇을 하든지 내기를 걸어서 한 쪽 커플이 비용을 부담했다. 장난기 충만한 수지가 그렇게 길들여 놓은 것이다. 내기의 종류도 대부분 수지가 정했고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 그저 모두가 탄복할 따름이었다.


“음식이름이 들어가는 노래제목 말하기 하자. 나부터 시작해서 지그재그로 말하고 못 맞추는 사람 쪽 커플이 지는 거야. 알았지? 난 윤종신의 팥빙수. 태룡아 니 순서야.”


“난 자두의 김밥.”


다음 차례인 은호는 한참 동안 머릿속을 뒤적이다가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라고 말했다. 친구들이 알쏭달쏭한 반응을 보이자 은호는 강 관장이 즐겨 부르는 노래라며 첫 소절인 “한 밤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보니”를 수줍게 불러주었다.


“내가 사람들 앞에서 노래 부르지 말랬지?”


수지가 은호에게 눈을 흘기며 말하자 은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고 두 사람을 지켜보던 태원커플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그 다음에 채원이는 노라조의 카레라고 말했고 수지는 여행스케치의 뻥튀기 아저씨를 외쳤다.


“뻥튀기 아저씨? 그런 노래도 있어? 한 번 불러봐.”


“나도 노래는 잘 몰라. 제목이 재밌어서 기억하고 있는 거야.”


태원커플이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자 수지는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검색해서 여행스케치의 뻥튀기 아저씨를 확인시켜 주었다. 다음 순서인 태룡이가 기권을 선언하면서 첫 번째 내기는 은지커플이 승리를 차지했다. 이번에는 채원이가 내기주문을 걸었다.


“음‥ 밤이 들어있는 노래제목 맞추기 하자. 내가 먼저 할게.”


나채원, 한수지, 이태룡, 나은호로 이어지는 밤 노래 제목 맞추기 배틀은 처음 한 바퀴를 가볍게 돌았다.


“손담비 토요일 밤에.”


“다비치 별이 빛나는 밤.”


“김건모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


“신승훈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두 번째 차례가 돌아오자 답변하는 시간들이 엿가락처럼 늘어지기 시작했다. 채원이와 수지, 태룡이는 순서대로 어렵사리 노래제목을 기억해냈다.


“인순이 밤이면 밤마다.”


“이문세 깊은 밤을 날아서.”


“솔리드 이 밤의 끝을 잡고.”


은호 차례가 오자 답변이 뚝 끊겼다. 은호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태원커플은 빨리 포기하라고 종용했다. 모두가 실탄이 소진된 상태였다. 은호가 계속 시간을 끌고 있었다. 태원커플이 카운트다운을 외치면서 이제 막 승리를 만끽하려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은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다음 차례인 채원이는 망연자실하면서 밤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항복해 버렸다. 두 번째 내기도 또다시 은지커플의 승리였다. 은호와 수지는 만세를 부르고 포옹하면서 승리의 기쁨을 격하게 나누었다. 수지는 승자의 아량도 잊지 않았다.


“애들아. 여행코스는 우리가 멋지게 짜놓을 테니까 너희는 아무 부담도 갖지 말고

돈만 들고 와. 음하하.”


점심을 먹고 나서 주말여행을 기약하며 모두 즐거운 기분으로 헤어졌다. 주먹과 다리, 목검을 열심히 휘두르는 동안 오후시간도 정신없이 달아나 버렸다. 검도장은 다른 체육관과 달리 저녁 8시에 일찍 문을 닫았다. 관원들이 떠나고 나자 은호가 강호체육관에서 퇴근하고 검도장으로 올라왔다. 요즘 수지의 권유로 혼자서 검도를 배우는 중이었다.


“검도는 나이와 상관없이 삼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야. 우리도 평생을 살면서 같이 할 수 있는 운동 하나 있으면 좋겠어. 우리만의 특별한 운동 말이야. 내가 격투기를 배우는 것보다는 너가 검도를 배워보는 게 낫지 않겠니?”


“정말 감동적인 제안이다.”


수지는 은호를 괴롭히는 재미로 검도를 가르치는 것 같았다. 은호의 동작이 살짝 흐트러져도 목검으로 아픈 부위만 골라서 때렸다. 은호도 너무 아플 때는 수지에게 달려들어서 기습적으로 넘어뜨리고 같이 뒹굴었다. 둘이 운동하는 동안 비명소리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은호는 검도를 습득하는 것도 웬만한 유단자들보다도 훨씬 빠른 편이었다. 검도연습을 하는 1시간도 빨리 지나갔다. 은호는 도장을 정리하면서 운동하는 동안 꺼놓은 휴대폰의 전원을 켰다.


“엄마가 또 사진 보냈어.”


은호와 수지는 휴대폰으로 지나연이 보낸 여행사진들을 감상했다. 지나연은 나치곤과 함께 유럽여행을 하면서 틈틈이 사진을 찍어서 보내왔다. 수지는 예쁜 건물들과 마을의 전경사진을 보면서 유럽은 하나님이 자연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도 직접 디자인하시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우리나라는 건물들이 제멋대로인데 유럽은 언제 봐도 예뻐.”


“그러게 말이야. 난 풍경보다 엄마, 아빠 두 분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응. 너희 아빠가 특히 행복해 보이셔.”


나치곤은 올해 55세의 나이로 드디어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퇴직을 기념하기 위해서 부부동반으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자신은 공무원 체질이 절대 아니라며 딱 50살까지만 하고 끝내겠다고 밥 먹듯이 말해왔는데 막판에 뒷심을 발휘하면서 5년을 더 버티게 된 것이다.


이것도 자식들이 일찍 자수성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치곤은 퇴직하고 나서 자신의 아내랑 아이들이 세상에서 최고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기 시작했다.


“우리 아빠 공무원 생활을 정말 싫어하셨는데 가족들 먹여 살리려고 그렇게 오랫동안 버티신 거잖아. 우리 엄마는 어린 나이에 혼자서 아픈 나를 키워내셨고. 두 분 모두 진정한 영웅이셔.”


“맞아. 나도 너희 부모님이 정말 좋아.”


은호와 수지는 같이 샤워실에 들어갔다. 하루일과 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서로의 몸에 샤워폼을 발라주고 머리카락도 정성껏 비벼주었다. 자기 몸에 손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샤워기로 서로의 거품 옷을 깨끗하게 벗겨주고 나서 서로 껴안았다. 따뜻한 샤워를 받으며 오랫동안‥. 두 사람의 몸과 영혼의 경계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샤워를 끝내고 수건으로 서로의 몸을 닦아주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조각품을 닦는 것처럼 세심하고 정성스럽게. 샤워의 마무리는 항상 서로의 몸을 보며 찬사를 보내는 일이었다. 멋지다, 아름답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살아있는 예술품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둘 다 오랜 운동으로 전신에서 성적인 긴장감과 설렘이 진하게 발산되고 있었다. 서로를 매일 보는데도 매일 새롭고 즐거웠다.


은호와 수지는 포옹을 하고 굿나잇 키스를 나누었다. 뜨거운 숨결이 허파를 태우고 온 몸을 불사르고 있었다. 너무 뜨거워서 정신이 혼미하고 호흡이 곤란할 때는 잠시 키스를 중단했다가 숨을 고르기가 무섭게 다시 불길로 뛰어들었다. 키스할 때면 언제나 화염에 휩싸였다. 오사카 호텔에서의 첫 키스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날 밤 수지는 잠들기 전에 은호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서로에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편지를 쓰기로 약속했다. 가슴의 불길을 유지하는 일에 편지만큼 좋은 장작은 없다고 생각했다. 두 사람 모두 시간을 내서 즐겁게 장작을 팼다. 어느 정도 분량이 되면 책으로도 내보고 싶었다.


이 세상에 사랑만큼 아름답고 강렬한 것이 또 있을까. 수많은 사랑이 밤하늘의 별이 되어 반짝이고 있지만 은호와 자신의 사랑보다 눈부신 별은 없을 것이다. 편지를 쓰고 나면 은호랑 같이 그 별을 찾아보리라.


*********************************************


너의 곁으로


날마다 너의 곁에서 일어나고

너의 곁에서 잠이 든다.


아침햇살에 눈부신 구름산 산행.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체육관 생활.

늘 기다려지는 커플친구들과의 만남.

일상을 풍요롭게 채워주는 여행.


너와 함께 하는 깨소금 시간들.

너의 곁이 아니면 결코 알 수 없었던 행복들.


혼자서 먼 여행을 떠났고

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문득 뒤돌아보니 지나온 모든 길이

너의 곁으로 가는 길이었어.


경치 좋고 편안한 길도 많았지만

오르막길도 있었고 덤불길도 있었어.

때론 절벽 위를 걷기도 하고

막다른 길과 마주치기도 했어.


길에서 수많은 방황과 좌절을 겪었지만

너의 곁으로 가는 길이란 걸 알고 나서는

모든 길이 아름답게 느껴져.


이젠 어떤 험한 길을 만나더라도

걱정되거나 두렵지 않아.


너의 곁으로 가는 길이니까.

너와 함께 가는 길이니까.


언제나 너의 곁에서만

나는 온전히 행복해진다.


**********************************************


작가의말

파인딩 스타와 끝까지 함께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독자님들께서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여러 장르가 섞여있어서 확실한 팬을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이고 저마다 좋아하는 파트가 다릅니다.

 

제 인생에 딱 한번인 작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런 작품이 나오게 되었네요.

 

긴 여정 동안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시고 의견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특히, 많은 분들께 작품을 소개해주신 연체동물님과 카로트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님 모두 한 마디 댓글을 기대할게요.

좋았던 점이나 아쉬운 점도 좋고, 가벼운 인사말도 좋습니다.

 

저의 작품코드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를 바래봅니다. ^^

 

특별히 개인적으로는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분들과 사랑 때문에 고통받고 계시는 분들께 이 소설을 바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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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2.12.26 09:54
    No. 1

    완결까지 잘 보았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2.12.26 10:29
    No. 2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읽었습니다
    특이한 병으로 고생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힘내라고 응원합니다
    작가님 수고하셨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311te
    작성일
    12.12.26 10:37
    No. 3

    잘보고갑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연체동물
    작성일
    12.12.26 20:15
    No. 4

    막판에 아쉽긴 했지만 완결 축하드리고 잘봤습니다. ㅎㅎ

    이것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작품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게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나선의미
    작성일
    12.12.28 13:13
    No. 5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른 좋은 글로 다시 뵙기 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중풍(重風)
    작성일
    13.01.13 01:20
    No. 6

    잘 봤습니다...
    삶의 낙 하나가 사라진 아픈 기분이지만,
    그만큼 그동안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근묵자흑
    작성일
    13.03.01 11:08
    No. 7

    마재신과 서민우의 우정과 기구한 운명은 보는 내내 눈물을 주체할수가 없었습니다 이 글은 영화로 개봉해도 대박 날것같습니다 좋은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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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파인딩 스타(4부) - Funny Star(1) +4 12.12.11 1,046 14 9쪽
47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2) +2 12.12.10 993 8 10쪽
46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1) +2 12.12.08 1,19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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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2) +3 12.12.07 1,037 10 8쪽
43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1) +4 12.12.06 1,105 14 10쪽
42 파인딩 스타(3부) - 하늘 저편(2) +4 12.12.05 1,117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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