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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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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374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2.15 07:49
조회
1,029
추천
16
글자
11쪽

파인딩 스타(4부) - Just Stay Alive

DUMMY

“정말 오랜만이야.”


성진하는 저녁식사 자리에 나은호를 초대했다. 두 사람은 1년여 만에 얼굴을 보는 것이었다. 성진하는 은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은호의 경기를 보면서 많은 활력을 얻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려고 오늘 자네를 만나자고 한 거야. 바쁠 텐데 시간을 내줘서 정말 고마워.”


성진하는 영화 시사회 초대권을 내밀었다. 'JSA ; Just stay alive'란 영화였다. 은호는 영화제목을 보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고 온 몸이 전율하기 시작했다.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았다.


“어.. 어떻게 영화로 만드신 거예요?”


“난 재신이한테 목숨으로도 갚지 못할 빚을 지고 있어. 나는 살아있고 재신이는 범죄자의 오명을 쓰고 그냥 잊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어. 재신이는 그런 친구가 전혀 아니거든. 그리고 네 아버지인 서민우씨의 인생도 눈물이 날 정도로 가슴 아팠어.”


눈시울이 붉어진 성진하는 말을 멈추고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가누려고 애썼다. 은호가 먼저 눈물을 흘려버렸고 성진하는 겨우 눈물을 참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지난 1년 동안 아는 영화제작사랑 같이 미친 듯이 영화에 매달렸어. 두 사람의 사연을 모아놓으니까 정말 감동적인 작품이 나오더구나. 영화가 개봉되면 세상에 진실이 알려질 것이고 그 분들의 실추된 명예가 회복될 거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분들의 영혼을 위로해주면 좋겠어.”


성진하는 은호에게 가족들과 함께 시사회에 꼭 참석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은호의 가족과 서민우와 연관된 이야기는 절대로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9월 3일 시사회장. 은호의 가족들은 한 달도 채 안돼서 다시 동반나들이에 나섰다. 시사회장에 나온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얼굴표정에 슬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댄스가수인 신비호가 주연인 마재신 역을 맡았고 다른 출연진도 면면이 화려해서 기자들의 취재열기가 뜨거웠다. 영화제작비도 블록버스터급으로 투입되었다고 했다. 성진하가 영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시사회장의 조명이 꺼지자 떠들썩한 분위기가 마술처럼 잠재워졌다. 영화는 마재신의 불우한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힘겹고 서러운 삶에서도 춤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인상적으로 담았고 마이클 잭슨의 이미테이션 대회를 통해 톱스타로 성공하는 모습을 공연장면들과 오버랩시켜서 멋지게 연출했다.


성진하는 마재신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노래들을 영화를 통해 공개했다. 마재신이 음반녹음을 위해 연습했던 노래를 실제 육성으로 들려주었고 마재신이 직접 창안한 안무도 신비호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12년 전에 만들어진 노래와 춤 하나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가슴은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영화는 실화 그대로 만들어졌다. 멋진 데뷔를 앞두고 있던 마재신은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를 낸 PD 형을 대신해서 감옥에 들어갔다. 마재신의 수감생활은 혹독하고 처절하게 다뤄졌고 감옥에서 서민우와 절친한 사이가 되면서 서민우의 삶도 비중 있게 묘사되었다. 특히 서민우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나온 산불의 영상은 압권이었다. 세계최초로 CG작업을 통해 산불을 영상에 담았고 거대한 산불의 스케일과 생생한 공포가 관객들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중반부터는 사실상 마재신과 서민우의 공동주연이었다. 수감생활과 어부생활을 통해서 보여준 형제애가 관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서민우가 사랑하는 여인과 아들을 그리워하는 장면도 가슴을 저리게 했다. 결국 마재신의 일대기는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날 서민우와 함께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하면서 끝이 났다. 영화의 마지막은 서민우의 여인이 마재신의 눈으로 잃은 시력을 되찾고 나서 슬프게 우는 장면이었다.


영화가 끝나고 조명이 켜졌다. 어둠은 종적을 감추었지만 떠들썩한 분위기는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관객들 모두 영화에 깊은 감명을 받고 슬픈 여운에 압도되어 있었다. 갑자기 어느 여인이 크게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지나연이었다. 은호와 채원이의 얼굴도 눈물로 범벅이 되었고 나치곤이 지나연을 감싸 안은 모습이 보였다. 서민우와 마재신이 극적으로 살다간 모습을 생생한 화면을 통해서 보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


강렬한 슬픔이 시사회장에 들이닥치자 기적이라도 일어나기 전에는 숙연한 분위기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때 성진하가 무대 위로 올라가서 마이크를 잡았다. 지나연의 울음이 어느 정도 잦아들자 그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안녕하십니까? JSA를 만든 성진하입니다. 여러분께서는 한 시대에 잠깐이나마 강렬한 여운을 남겼던 마재신을 기억하시는지요. 이 영화는 마재신이 겪었던 실제 이야기입니다. 마재신은 진짜 범죄자가 아니라 영화에서처럼 가까운 사람을 대신해서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했고 꽃다운 나이에 다른 세상으로 떠난 아주 불쌍한 친구입니다. 저는 마재신을 발굴한 프로듀서였고 그 친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성진하가 창백해진 얼굴로 잠시 숨을 고르자 관객들은 무거운 정적에 질식되고 있었다.


“여러분. 저는 마재신의 결백을 알리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벌을 받게 하려고 이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재신이를 감옥에 보낸 장본인이 바로 저입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진실고백에 관객들은 탄식을 연발했고 은호의 가족들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다음 날 영화 시사회에 대한 뉴스기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강타했고 JSA는 뜨거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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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출연진으로 많은 관심을 받아온 영화 JSA의 시사회장에서 영화제작을 주도한 위드스타 성진하 대표의 폭탄발언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JSA는 오랜 수감생활과 탈옥생활 끝에 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한 한국의 마이클 잭슨 마재신의 일대기를 다뤘다. 성 대표는 영화상영이 끝난 직후 마재신이 1998년도에 일으킨 음주 뺑소니 살인사건은 사실과는 다르며 본인이 저지른 범죄였다고 주장했다. 당시에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자신을 대신해서 마재신이 허위자백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죄를 참회하고 마재신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도 가족의 생계에 많은 부담을 지고 있는 어느 가요기획사 PD를 대신해서 주인공이 구속되는 장면이 나온다. 현재 경찰에서 성 대표 발언의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나 시사회를 다녀온 관객들과 네티즌들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마재신의 추모열기도 점차 거세지는 분위기다.


한편 영화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면서 JSA는 추석 극장가의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한 영화평론가는 “마재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다룬 작품의 스케일과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평했고 “마재신의 미공개 춤과 노래로 대한민국은 다시 열광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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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일찌감치 예매율 1위를 기록했고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분위기에 휩쓸려서 영화를 본 사람들도 한결같이 최고의 영화라며 찬사를 보냈고 마재신과 서민우에 대한 관심도 영화 못지않게 뜨거워졌다. “마재신 그리고 서민우”라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자 영화의 흥행속도 만큼이나 빠르게 회원 수가 늘어갔다.


카페에는 마재신의 전성기 시절 활동장면과 댄스동영상이 올라와 있었고 서민우와 함께 찍은 사진과 서민우의 다이어리에서 발췌한 글들도 볼 수 있었다. 모두 성진하가 제공한 것들이었다. 수많은 네티즌들이 카페에 방문하면서 마재신과 서민우에 대한 애도 열기는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었다.


영화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OST도 대박을 터뜨렸다. 신비호는 마재신의 노래와 춤으로 각종 음악차트를 석권했고 일본, 미국, 유럽에서도 신비호의 콘서트를 유치하기 위해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모두 마이클 잭슨을 가슴에 묻은 나라들이었다.


한편 영화의 인기몰이가 거세질수록 검찰의 고민이 깊어갔다. 한 검찰 관계자는 영화가 탈옥수들의 이야기를 지나치게 미화시키고 국민적인 동정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한 성진하의 고백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미 종결된 사건이라 재수사에 대한 부담이 많다고 했다.


JSA에 대한 보이콧도 강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주로 JSA와 경쟁하는 영화관계자들이었다. 추석대박을 터뜨리기 위해서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들이 JSA 열풍에 맥을 못 추자 법원에 영화상영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들은 성진하가 추석을 앞두고 영화를 띄우기 위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영화상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개봉 3주차에 영화 관람객수가 500만명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그들의 목소리는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조각배를 타고 거센 물결을 거슬러서 노를 젓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만일 영화상영이 중단된다면 범국민적인 시위라도 일어날 분위기였다.


또한 국민들은 성진하의 구속도 원하지 않았다. 성진하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으로 충분히 대가를 치렀고 만일 그가 잘못되면 마재신이 하늘나라에서도 불행하게 살 것이라고 생각했다. 성진하를 구명하기 위한 청원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집어삼킬 태세로 밀려드는 물결을 법원도 거스를 재간이 없었다. 법원은 영화상영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해서 영화상영을 중단할만한 중대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을 지었고 성진하에 대해서는 당사자의 사망으로 이미 종결된 사건과 관련하여 개인의 진술만으로는 혐의의 입증과 벌칙적용이 어렵다고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국민들이 성진하를 구해준 것이다.


성진하는 오랜 세월동안 마음을 무겁게 짓눌러온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부터는 가벼운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싶었다.


‘재신이가 또다시 나를 살려주는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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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62 311te
    작성일
    12.12.15 22:03
    No. 1

    잘보고갑니다
    다만 전개가 너무 휙휙 그리고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흐르는 느낌이 드네요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중풍(重風)
    작성일
    13.01.13 00:58
    No. 2

    줄어드는 남은 글들을 보면서..나머지 채원이와의 실타래도 기대해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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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딩 스타(4부) - Just Stay Alive +2 12.12.15 1,030 16 11쪽
51 파인딩 스타(4부) - 맹수들의 대결(2) +2 12.12.14 938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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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2) +3 12.12.07 1,038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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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파인딩 스타(3부) - 강화도 빌리진(1) +2 12.11.30 1,201 11 15쪽
36 파인딩 스타(3부) - 우츠보 공원(2) +3 12.11.29 1,340 1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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