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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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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375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2.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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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9쪽

파인딩 스타(4부) - 토네이도(1)

DUMMY

“서장님. 오늘 광명 실내체육관 운동장에 5개 단체가 집회신고를 했고 전체 인원은 4천명 가까이 됩니다. 2002년 월드컵 이래로 최대 규모입니다.”


“도대체 뭐하는 놈들이야?”


“시민단체, 종교단체, 학부모 모임, 인터넷 카페회원 등 구성이 다양합니다. 집회신고 목적이 격투기 대회의 활성화 반대입니다. 그들은 격투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폭력에 멍들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미친놈들 아냐? 예전에 프로레슬링이나 권투가 한창 잘 나갔던 시절은 어떻게 설명할 거야? 우리나라 선수가 외국 놈들을 때려눕히면 국가평화와 국민통합에 그보다 좋은 일은 없는 거잖아. 홍수환 선수가 챔피언 먹었을 때 말이야. 온 국민이 하나가 돼서 얼마나 기뻐했는지 지들이 알기나 하나?”


“옳으신 말씀입니다. 대부분 분위기에 휩쓸려서 시위에 참여하는 것이고 아시다시피 주동자는 따로 있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척이 없습니다.”


“처음에 나은호 비방글을 올린 놈 말인가?”


“그렇습니다. 나은호가 사이버 공격을 당하면서 격투기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고 오늘처럼 대규모 집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IP 조작기술이 발달해서 IP 추적만으로는 주동자를 잡아내기가 어렵습니다.”


“분명히 나은호한테 개인적인 원한이 있는 놈이거나 K-1과 경쟁하는 단체의 짓일 거야. 절대 단순사건으로 넘어가지 말고 우리기술로 안되면 인터폴 사이버 수사대에 협조를 구해봐.”


“그렇게 하겠습니다.”


“경비과장! 자네도 나은호 팬 아닌가?”


“그렇습니다. 우리 경찰들은 전부 격투기 매니아 아닙니까? 세계챔피언이나 다름없고 한국인의 피를 끓게 만드는 선수인데 팬이 아니라면 경찰 자격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구구절절 맘에 드는구만. 난 오늘 시합도 개인적으로 예매까지 해놨는데 말이야. 이거 마음 편히 볼 수도 없겠어. 우리 경찰이 나은호를 어떻게든 지켜야 하지 않겠나. 혹여 사고라도 생기면 여론이 더 나빠질 테니까 대비를 철저히 하자고. 기동대 먼저 출동시키고 전경들도 몽땅 배치시켜.”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말이야. 서로를 잘 모르면 오해도 깊어지는 법이야. 종교인들이나 학부모들이 평소에 격투기 시합을 구경할 기회나 있었겠나. 광명시에 요청해서 운동장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하도록 해. 토네이도 대회도 제법 쓸만한 것 같고 나은호가 뛰는 모습을 직접 보면 다들 생각이 달라질 거야.”


“정말 좋은 생각이십니다.”


광명경찰서 최하윤 서장은 소문난 격투기 매니아였다. 스스로 K-1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자부할 정도로 K-1은 1993년도 원년부터 지금까지 한 경기조차 놓쳐본 적이 없었다. 미국의 UFC나 유럽의 쇼타임도 유명선수들의 프로필과 경기내용을 줄줄이 외고 다닐 정도였다.


그는 격투기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무술실력 또한 뛰어났다. 지금까지 취득한 태권도, 합기도, 유도, 검도의 단수를 모두 합하면 종합 12단에 달했고 국내 최대 규모의 무술 동우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최 서장도 그동안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여겼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재능있는 선수들도 유명한 외국경기에서는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그토록 굳건했던 세계의 철옹성이 초신성처럼 등장한 나은호의 주먹과 발에 속시원하게 부서져 나갔으니 그가 느낀 희열은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와 비슷했을 것이다. 최 서장은 국내에서 나은호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무술동우회 회원들과 함께 경기장에 찾아가서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그런데 나은호가 벌써부터 말도 안 되는 비방에 시달리고 있으니 정말 분통 터질 일이었다. 이제야 격투기가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말이다. 또 오늘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데 무슨 놈의 집회를 한다고 이렇게 난리란 말인가.


최 서장은 좀처럼 분이 가시지 않았다. 경찰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나은호를 음해하고 있는 놈을 잡아서 처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비서가 들어와서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장님. 이정걸 국회의원님 전화입니다.”


“그래. 연결해봐.”


최 서장은 이 의원과 통화를 하는 동안 표정이 험상궂게 변하고 있었다. 이 의원이 뭔가를 계속 지시하는 것 같았다. 최 서장은 낮은 목소리로 마지못해 알겠다는 대답을 연발했고 전화를 끊자마자 욕설을 격발했다.


“씨발. 지가 국회의원이면 다야? 방통위 나부랭이가 왜 나한테 개지랄이야. 그리고 이 새끼가 날 언제 봤다고 반말이야. 아침부터 기분 더럽네. 진짜.”


이정걸 의원은 오늘 경기장 앞에서 엄청난 규모의 집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서 최 서장에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이 의원은 안하무인의 습성이 있었다. 생면부지의 최 서장에게 비상경계를 강화하고 만일 무슨 사고라도 생기면 옷 벗을 각오를 하라고 다짜고짜 엄포를 놓았다. 최 서장의 기분은 하루 종일 일촉즉발의 화약고였다.


광명실내체육관의 야외 운동장에는 경기가 시작하기 3시간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운집했다. 집회에 참여하는 각 단체의 대표들이 모여서 자리배치와 집회일정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의논했고 나은호와 격투기를 비난하는 시위용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되고 있었다. 시위하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불어났고 전투경찰 부대는 격투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경기장 방향으로 그물망처럼 배치되었다.


갑자기 운동장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나은호를 응원하는 피켓을 든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든 것이었다. 그들은 최하윤 서장이 비밀리에 급파시킨 무술 동우회 회원들과 격투기 팬들이었다. 최 서장은 방송국 기자들에게도 집회장면을 양쪽 모두 골고루 잡아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운동장 한 곳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는 동안 집회단체에서 격렬하게 반대를 했고 무술인 단체에서는 스크린 장소 주변을 둘러싸고 스크린 절대사수를 외쳤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경찰이 중재에 나서며 양측 모두에게 평화적인 집회를 당부했다.


결국 대형스크린은 무술인 단체가 있는 장소에 예정대로 설치되었고 두 단체 사이에는 전경부대가 바리케이드처럼 배치되었다. 최 서장은 사상최대로 동원된 전경부대 보다 왠지 대형스크린 때문에 마음이 놓였다.


최 서장은 집회현장을 꼼꼼하게 둘러보고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이미 경기장에도 관중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고 잠시 후에 오프닝 세러머니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그의 자리는 맨 앞에서 두 번째 줄이었다. 최 서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VIP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앞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최 서장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하필이면 이정걸 의원이 그의 바로 앞자리에 앉은 것이었다.


‘씨발. 오늘 일진이 더럽게 사납네.’


이 의원은 거만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더니 최 서장의 옆에 앉아있는 사람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배기철 사무국장. 행사 준비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네.”


“아닙니다. 전부 의원님 덕분입니다.”


최 서장도 이 의원과 눈빛이 마주쳤지만 자신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고 태연하게 시선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속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갔다. 재수 없는 인간 때문에 격투기를 보고 싶은 마음까지 사라져버렸다.


이놈을 어떻게든 감옥에 처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 용의자를 보면서 습관처럼 드는 생각 말이다. 당장 나가버릴까도 망설였지만 오기가 있는 대로 치밀어 오르자 그냥 끝까지 남아서 나은호를 응원하기로 했다. 그 순간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네. 최하윤입니다.”


“최 서장. 나 이 의원일세. 지금 어딨는가.”


최 서장은 순간 벼락이라도 맞은 기분이었다. 바로 코앞에서 이 의원이 휴대폰을 들고 자신을 찾고 있었다.


“아‥ 네‥ 지금‥ 경기장 안에 있습니다.”


“경기장 안이라구?”


이 의원이 두리번거리면서 뒤를 돌아보다가 휴대폰 전파에 감전돼있는 최 서장을 발견했다.


“자네가 최 서장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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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2) +2 12.12.10 994 8 10쪽
46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1) +2 12.12.08 1,190 9 11쪽
45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3) +9 12.12.08 1,080 12 9쪽
44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2) +3 12.12.07 1,038 10 8쪽
43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1) +4 12.12.06 1,105 14 10쪽
42 파인딩 스타(3부) - 하늘 저편(2) +4 12.12.05 1,118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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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파인딩 스타(3부) - 우츠보 공원(2) +3 12.11.29 1,340 11 15쪽
35 파인딩 스타(3부) - 우츠보 공원(1) +1 12.11.28 1,285 1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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