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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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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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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55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2.14 08:53
조회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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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파인딩 스타(4부) - 맹수들의 대결(2)

DUMMY

2010년 8월 15일 일요일 아침. 채원이는 침대에서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어제 중계를 마치고 나서 몸 안의 기력과 감정이 모두 빠져 나간 것 같았다. 온 몸에 사슬처럼 매달려 있는 피로를 좀처럼 떨쳐내기 힘들었다. 오늘 급하게 맡게 된 행사가 하나 있었다. 케이블 방송 회장의 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떤 격투기 이벤트의 사회를 보아야 했다.


광명시에서 열리는 세계 무술축제라고 했다. 행사 팜플렛을 보니「토네이도」라는 행사명이 속도감 있는 필치로 비스듬하게 적혀 있었고 부제는「세계 무림고수들이 펼치는 킥의 향연」이었다. 사회자 나채원이라는 글씨체가 유난히 강조되어 보였다.


‘발차기 기술로만 격투기를 한다 이거지. 요즘 K-1이 인기니까 다양한 격투기 행사들이 열리는구나.’


토네이도는 배기철의 작품이다. 카페 형과 함께 광명시의 지역행사 관계자를 찾아가서 끈질긴 제안과 설득 끝에 얻어낸 소득이었다. 광명시는 현재 격투기 카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격투기 붐 조성에 일조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격투기 행사를 개최해서 광명시만의 이벤트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결국 통했다. 광명시는 심사숙고 끝에 전폭적인 예산지원을 약속했다.


이정걸 의원과 김장영 회장을 초청하는 것도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두 달 전의 일이다. 이정걸 의원은 태권도협회 회장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아들이 국가대표만 되었더라도 선출될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그날 밤 이 의원은 만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와서 이태룡을 야구방망이로 사정없이 두들겨팼다.


“너 때문에 다 망쳤어.”


이태룡은 머리가 터지고 팔이 부러져도 아버지가 때리는 대로 맞기만 했다. 그렇게라도 아버지에게 속죄하고 싶었다. 다음 날 아침 이태룡의 몰골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머리는 피범벅이 되었고 얼굴과 온 몸은 피멍 투성이었다. 이정걸 의원은 혼비백산을 하면서 아들을 붙잡고 오열을 했다. 이태룡은 곧바로 병원에 후송되었고 이 의원은 매일같이 찾아와서 용서를 빌었다.


“생각해보니까 난 바쁘다는 핑계로 자식 키우는 일에는 관심도 없었어. 그냥 너 혼자 고생고생해서 훌륭하게 자랐는데 아빠가 복인지도 모르고 욕심만 부렸던 것 같구나. 태룡아. 아빠가 정말 잘못했다.”


이 의원은 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했다. 이태룡도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쳐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부자지간에 처음으로 마음의 대화가 통하고 있었다. 이태룡은 태권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고 요즘 대세인 격투기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만간 열리는 격투기 대회에 참가할 것이며 성공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그 쪽으로 밀어달라고 부탁했다.


“만약 저의 실력이 형편없다면 미련없이 포기하고 태권도에만 몰두할게요. 아버지.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이 의원은 흔쾌히 허락했고 멋진 실력을 보여달라며 힘을 실어주었다. 이태룡의 부상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믿어주고 응원해 준다는 사실이 가슴 벅찰 정도로 감격스러웠고 무슨 일이든지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이태룡은 배기철과 함께 철창 링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격투기술을 개발해왔다. 퇴원한 후에도 부지런한 체력훈련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광명시 실내체육관에서 토네이도 행사가 시작되었다. 관중들은 나채원이 등장하자 뜨거운 박수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격투기 행사가 아니라 나채원을 보러 온 사람들 같았다. 어제 은호 경기의 감흥이 그대로 되살아나고 있었다. VIP석에는 이정걸 의원, 김장영 회장, 광명시장 외에도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자리를 잡았다. 채원이는 관중들에게 내빈소개를 마치고 낭랑한 목소리로 토네이도 행사를 소개했다.


“여러분. 무술하면 화려한 발차기가 먼저 떠오르시죠. 하지만 실전 격투기에서는 주먹이 빠르기 때문에 발기술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발기술로만 격투기를 한다면 어떨까요? 정말 박진감 넘치고 환상적인 격투기가 되지 않을까요? 세계적인 무술고수들이 오늘 토네이도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이태룡 선수도 태권도의 저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토네이도는 세계각지의 무술대표 8명이 경쟁하는 토너먼트 대회였다. 발기술의 체력소모를 고려해서 2분 3라운드로 진행되며 공격의 적극성이나 기술의 다양성에 많은 점수를 준다고 했다. 태권도, 합기도, 카포에라, 쿵푸, 슛복싱, 가라데, 유술, 무예타이. 무술을 소개하는 화려한 동영상과 함께 선수 전원이 등장해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별다른 생각없이 구경나온 사람들도 토네이도에 대한 흥분과 기대감에 빠져들고 있었다.


먼저 태권도와 합기도의 경기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이태룡은 평소에 연마한 격투기술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합기도 선수가 공중회전 차기와 같은 고난이도 공격을 시도하는 동안 이태룡은 로우킥, 미들킥, 니킥을 이용해서 비교적 타점이 정확하고 스피드 있는 공격으로 상대방을 무너뜨렸다. 이태룡의 승리에 관중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다음 경기인 카포에라와 쿵푸의 대결에서는 화려한 발차기와 경쾌한 몸동작으로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카포에라 선수는 댄스리듬을 타는 것처럼 쉴 새 없이 회전킥 공격을 퍼부었고 쿵푸 선수도 감각적으로 방어를 하면서 다양한 발차기 기술을 선보였다. 결과는 파워가 앞서는 카포에라 선수의 승리였다. 이어지는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화끈하고 다채로운 공격장면으로 행사장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반대편 블록에서는 가라데와 무예타이 선수가 4강전 진출에 성공했다.


사실 오늘 경기는 이태룡의 우승을 위해서 주최측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배기철은 각종 무술 고단자들 중에서 실전 격투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을 위주로 대회초청을 했다. 선수들에게 무술의 시연성격이 강한 대결임을 강조하고 가능한 멋진 기술로 승부해 달라고 부탁했다. 반면에 이태룡은 틈틈이 철창 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연습과 함께 태권도 기술을 위주로 필살기를 연마했다.


토너먼트는 배기철의 각본대로 진행되었고 이태룡은 결승전에서 무예타이 선수와 맞붙어서 치열한 승부 끝에 짜릿한 승리를 맛보았다. 행사장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태권도가 세계의 무술을 멋지게 제패했다. 우리 민족 고유의 힘이 세계의 높은 장벽을 넘어선 것이었다. 관중들은 어제 경기에서 은호가 승리한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꼈다.


배기철의 토네이도는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화끈하고 액션감 넘치는 격투기 대회였다. 선수들은 링의 모든 공간을 활용해서 입체감 있는 경기를 보여주었고 철창의 반동을 이용해서 공중승부까지 펼쳤다. 또한 화려하고 호쾌한 발기술은 무술영화를 보는 것 같은 명장면을 수도 없이 선사해 주었다.


이렇게 멋진 대회에서 한국선수인 이태룡이 우승하자 관중들은 좀처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흥분한 사람은 당연히 이정걸 의원이었다. 아들이 세계적인 무술선수들을 잇따라 격파하고 챔피언이 되었다는 사실에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고 태권도에 유리한 토네이도 행사에도 절대적인 매력을 느꼈다. 스포츠 방송계의 거물인 김장영 회장도 매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의원. 이건 정말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세계적인 격투기 대회인 것 같구만.”


이태룡은 아버지와 김장영 회장 그리고 배기철을 링 위로 불렀다. 두 어른들에게 오늘의 행사 기획자인 배기철을 소개하면서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했다. 이 의원과 김 회장은 배기철에게 반갑게 악수를 청했다.


“자네가 배기철인가? 정말 최고의 격투기 대회였네.”


링 위에 유명인사들이 등장하자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도 앞다투어 몰려들었다. 우승트로피 기념촬영이 끝나자 기자들은 속사포로 질문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오늘 대회에서 우승한 이태룡 보다도 토네이도 행사 자체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토네이도가 우리나라에서 주최한 대회 맞습니까?”


“이 의원님과 김 회장님의 새로운 격투기 사업입니까?”


“이태룡 선수가 토네이도의 간판선수입니까?


“앞으로 토네이도를 어떻게 끌고 갈 계획이신가요?”


배기철은 순간 당황했다. 본인이 답변을 해야 할 입장이지만 아무런 얘기도 꺼낼 수가 없었다. 원래는 이정걸 의원을 따로 만나서 자신의 사업구상을 완벽하게 프리젠테이션하고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기자들에게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해진 머리로 궁색한 답변을 쥐어짜고 있는데 갑자기 이정걸 의원이 나서서 인터뷰에 응했다.


“토네이도는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격투기 대회입니다. 앞으로 K-1 못지않은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 예정입니다. 기자님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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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4 가이너
    작성일
    12.12.14 09:43
    No. 1

    배기철 운이 좋군요.
    그래도 결국에는 벌(?)을 받겠죠?
    잘 보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중풍(重風)
    작성일
    13.01.13 00:55
    No. 2

    길고 긴 연수가 끝나고...
    새로 적응한다고 고생하다가 겨우 이제야 문피아에 들어왔네요...
    완결 난거...ㅠㅠ우짤껴...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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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2) +3 12.12.07 1,037 1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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