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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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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조회수 :
86,423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1.16 08:38
조회
1,615
추천
14
글자
7쪽

파인딩 스타(2부) - 한국의 마이클잭슨(1)

DUMMY

마재신. 고아출신으로 본명은 양기변이었다. 그의 이름은 주변 아이들이 똥오줌을 가릴 때부터 줄곧 놀림감이 되었다. 이름을 거꾸로 하면 변기였다. 양변기, 용변기, 변기통, 뒷간, 변소, 똥통은 기본이었고 대변, 소변, 쾌변, 숙변과 같은 변의 종류로 부르는 녀석들도 많았다.


변별력(便別力)이 뛰어난 녀석도 있었다. 그 녀석의 입에서는 변명(便名)이 총망라되었다. 장변, 경변, 녹변, 동변, 액변, 태변, 혈변, 활변. 그 녀석은 친구들로부터 변박사나 검변사라는 공인자격을 부여받았다.


그는 똥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름에 넌더리가 났다. 변두리, 변수, 변신, 변란, 참변, 사변. 어쩌다가 ‘변’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라는 버릇까지 생겼다. 선생님들조차 기변이를 나무랄 때는 항상 ‘변변치 못하다’는 표현을 썼다. 인생 전체가 똥칠당한 기분이었다. 춘향전에 나오는 변사또도 원래는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름에 ‘변’자가 들어가면 인생에 변(變)이 생기는 것 같았다. 돈을 벌면 가장 먼저 개명을 하고 싶었다.


그는 스무 살이 되자 가명을 쓰고 다녔다. 마재신. 자신의 영웅인 마이클 잭슨을 한국 이름으로 적당하게 버무려서 만들었다. 춤과 노래에 타고난 소질이 있었고 어렸을 때부터 마이클 잭슨에 빠져 살았다. 잭슨의 유명한 춤동작을 완벽하게 따라할 때까지 수백 번, 수천 번 연습했다.


고아인 그에게는 마이클 잭슨이 하나님이자 아버지였고, 형이자 친구였다. 외롭고 힘들 때에는 항상 마이클의 음악을 듣고 춤을 따라했다. 자신이 마이클 잭슨이 되어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을 하는 상상에 수시로 빠져들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잘나가는 연예기획사에서 댄서로 일하게 되었다. 재신이는 남다른 댄스실력 덕분에 가볍게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는 곧바로 유명가수의 백댄서로 투입되었다. 그가 활동하던 1990년대는 댄스음악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 시절이었다. 똥냄새 나는 이름 때문에 주눅이 들은 양기변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마재신은 화려한 무대 위에서 최고의 가수들과 함께 멋진 춤과 열정을 발산했다.


하지만 백댄서로 사는 일도 무척 고단하고 고독했다. 여러 가수들의 안무를 동시에 맡기 때문에 그들의 바쁜 스케줄을 동시에 소화해야 했다. 히트곡이라도 터지면 스케줄은 말 그대로 살인적이었다. 백댄서에게는 평일도 없었고 주말도 없었다. 무대활동을 하면서도 가수들의 신곡에 맞춰서 새로운 안무를 쉴 새 없이 연습해야 했다.


수입도 작았고 미래도 불투명했다. 연예계에서는 연예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노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재신은 지칠 때마다 마이클 잭슨의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같은 음악과 장면을 수도 없이 듣고 보아도 언제나 새로웠다. 마이클을 통해서 영혼의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그 당시에는 마이클 잭슨이 아동 성추행 의혹과 성형 부작용으로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었다. 수많은 언론매체와 안티들이 황제의 몰락에 열광했고 마이클의 온갖 추문과 망가진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범람하고 있었다.


마이클은 각종 의혹에 대해서 진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그의 목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았다. 언론은 그의 결백을 밝히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대규모 연합작전으로 마이클을 빠르게 침몰시켰다. 마재신은 마이클의 뉴스를 접할 때마다 그가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다.


마재신은 영웅과 함께 지쳐갔다.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탓일까. 가수들의 그림자로 사는 일이 공허했다. 언제나 무대 위에서 멋진 공연을 선보였지만 모든 영광은 가수들이 가져갔다. 아무리 독창적인 안무를 히트시켜도 팬들은 오로지 가수만 기억할 뿐이었다.


1996년이었다. 마이클 잭슨이 팬들의 우려를 털어내고 히스토리 월드 투어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번에는 사상최초로 내한공연을 한다는 계획도 발표되었다. 마재신은 흥분했다. 자신의 영웅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천우신조의 기회가 온 것이다. 또 하나 재밌는 이벤트도 있었다.


「한국의 마이클 잭슨을 찾아라」


마이클 잭슨 이미테이션 경연대회도 따로 열렸다. 바로 마재신을 위한 대회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마이클을 흉내냈지만 다들 어딘가 모르게 엉성한 구석이 있었다. 마재신은 달랐다. 의상과 가발도 진짜처럼 준비했고 ‘빌리진’ 춤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문워킹을 하면서 턱이 움직이는 각도까지 똑같았다.


사람들은 한국에서 환생한 마이클 잭슨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날 대회에서 마재신은 관중들의 압도적인 성원에 힘입어 대상을 받았고 부상으로 잭슨 공연의 VIP석 관람권을 받았다. 마이클 잭슨 공연의 관심과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환상적인 이미테이션은 각 방송사의 연예프로그램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도되었다.


마재신은 하루아침에 깜짝스타가 되었다. 다음 날 언론사들의 인터뷰 요청전화가 쏟아졌지만 그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전화가 좀처럼 멈출 기미가 안보이자 아예 전화코드를 뽑아버렸다. 그 날 마이클 잭슨의 첫 번째 공연이 있었기 때문에 오직 영웅과의 만남에 전념하고 싶었다. 그에게는 세상 어떤 일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 날 하루는 꿈결처럼 지나갔다. 공연장 입구에서 3시간 전부터 기다려도 지루한 감이 전혀 없었다. 엄청나게 몰린 인파를 보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족을 만난 것 같은 황홀한 기분에 휩싸였다.


마이클 잭슨의 공연은 명불허전이었다. 극적인 무대연출 효과와 함께 빼어난 군무가 팬들의 탄성을 끝도 없이 자아냈다. 마재신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는 마이클과 혼연일체가 되어 자신도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것 같은 환각상태에 도취되었다. 그렇게 역사적인 2시간이 지나갔다.


영웅이 떠나고 마재신은 일상생활로 복귀했지만 공연의 강렬한 감흥 때문에 한동안 미칠 것 같이 좋았다. 가만히 있어도 육체와 영혼의 포만감이 느껴졌다. 마이클 잭슨의 내한공연 덕분에 그의 삶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의 마이클 잭슨에 대한 열기가 한국의 마이클 잭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방송 쇼프로그램과 유명 나이트 클럽에서 끊임없이 출연요청이 들어왔다.


그는 일약 스타가 되었다. 더 이상 가수들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무대 위에서 마이클 잭슨의 춤과 자신만의 독특한 춤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연예기획사도 바뀌었다. 마이클 잭슨 이미테이션 대회를 주관했던 대형 기획사에서 파격적인 대우로 마재신을 스카웃했다. 이미테이션 행사의 피디가 마이클 잭슨의 광팬이었고 마재신의 영입을 앞장서서 추진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작가의말

파인딩 스타의 장르는 로맨스 + 액션입니다.
마재신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액션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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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1) +4 12.12.06 1,106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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