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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호 님의 서재입니다.

파인딩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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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나은호
작품등록일 :
2012.11.19 12:30
최근연재일 :
2012.12.26 01:01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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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357
추천수 :
696
글자수 :
242,379

작성
12.12.11 09:00
조회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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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파인딩 스타(4부) - Funny Star(1)

DUMMY

2009년 K-1 월드맥스 이후 나은호는 세계적인 격투기 스타가 되었다. 한국선수가 세계 최고의 격투기 선수들을 상대로 신들린 파이팅을 보인 것은 은호가 처음이었다. 비록 공식기록은 준우승이지만 세계의 모든 매스컴이 나은호를 월드 베스트로 인정했다. 억지를 부려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아키라는 자국에서조차 챔피언 대접을 받지 못했다.


새로운 스타 탄생에 대중은 열광했다. 원시시대부터 남자들의 유전자에는 격투본능이 깊숙이 박혀있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부족과 싸워서 이겨야 했고 맹수로부터 가족을 지켜야 했다. 맨주먹으로 싸울 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들은 격투기를 보면서 근질근질한 격투본능을 긁어주었다. 격투기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해서 짜릿한 승부의 쾌감을 선사했다.


선진국일수록 격투기가 스포츠산업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권투의 몰락과 함께 격투기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 인터넷의 유명한 포털사이트에서도 격투기 뉴스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소수의 마니아만 즐기는 이종 격투기로 인식되는 수준이었다.


이유는 단 하나. 우리나라에는 세계적인 격투기 스타가 없기 때문이었다. 나은호의 등장으로 무의식 중에 다양한 스포츠와 영화, 게임, 도박에 분산되어 있던 한국인들의 격투본능이 순식간에 K-1으로 결집되기 시작했다.


K-1 중계는 매번 케이블 방송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경신했고 머지않아 공중파 중계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격투기 코너가 메인으로 등장했고 방송 3사의 스포츠 뉴스에서도 K-1을 포함한 각종 격투기 뉴스를 토픽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나은호에게 방송출연과 CF의 러브콜이 끊임없이 쇄도했다. 은호는 순식간에 변해버린 주변 환경이 불편하기만 했다. 누군가 자전거를 타고 있는 자신을 번쩍 들어서 고속도로에 올려놓은 것 같았다.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들을 보니 현기증이 치밀었다. 은호는 모든 출연요청을 거절했다. 속도를 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각종 미디어의 끈질긴 인터뷰 요청 때문에 정상적인 운동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였다.


은호는 고향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다음 경기는 8월에 있었다. 혼자서도 전체 훈련량의 80% 정도는 산에서 얼마든지 채울 수 있었다. 나머지 20%는 시합 직전에 체육관에서 보충하기로 했다.


고향에 가기 전에 채원이를 보고 싶었다. 영원한 쏘울 메이트. 남매라고 하기엔 너무나 애틋한 그녀. 약속장소는 채원이네 대학교의 연못 쉼터였다. 재작년에 그 곳에서 얼떨결에 격투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의 상대선수를 생각하니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영웅심리를 주체하지 못했던 김찬우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학교는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캠퍼스는 시간의 변화를 거부하고 순수한 낭만을 지켜가고 있었다. 학생들의 때 묻지 않은 웃음소리가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것처럼 모든 것이 편안했다. 채원이는 3학년이 되면서 학교생활이 더욱 바빠졌다. 그녀는 항상 은호에게 경기장에 가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나은호!”


고개를 돌려보니 채원이가 환하게 웃으며 서있었다. 설날 이후로 처음 보는 거였다. 머리를 뒤로 묶고 안경을 쓴 얼굴에서 지적인 매력이 물씬 풍겼다. 그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월드스타가 나를 보러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 기분 좋은데?”


“하하. 무슨 말이야. 우리 남매 맞아? 진짜 얼굴보기 힘들다.”


두 사람은 교내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저녁방송 시간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었다. 채원이는 은호의 경기 동영상과 뉴스기사를 모두 챙겨보고 있고 격투기 지식도 풍부해졌다고 했다. 기회가 되면 격투기 방송 아나운서도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학교생활은 어때?”


청명한 채원이의 얼굴에 갑자기 연한 먹구름 하나가 내려앉았다. 학업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았다.


“내 목표는 아나운서 하나밖에 없어. 요즘은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최선을 다하고는 있는데 이 정도로는 늘 부족한 것 같고. 마음이 항상 불안해.”


요즘은 해외유학 출신이나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너무 많았다. 아나운서의 선발기준도 전공보다는 개성과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추세였다. 물론 실력은 기본이었다. 순수 국내파인 채원이는 공부와 이력 모든 면에서 경쟁자들 보다 월등한 성과를 보여주어야 했다.


채원이는 우선 학력부터 높여놓고 싶었다. 학교의 석사학위 조기 취득제도를 이용해서 신문방송학의 석사과정을 병행해서 이수하고 최근에 개설된 응용학문분야에서 미디어창작을 복수전공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문제는 다른 경력을 쌓는 일이었다. 요즘은 대학교의 방송부 생활도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고 했다.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있는 기분이야. 조금만 방심해도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아.”


항상 쾌활하고 자신감이 넘치던 채원이가 이렇게까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수심이 깊어지는 동안 은호는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갑자기 CF를 찍고 방송출연도 해보고 싶었다. 채원이와 함께 방송생활을 하면 왠지 그녀에게 좋은 기회가 올 것 같았다.


은호의 생각은 어렸을 때부터 변함이 없었다. 이 세상에 채원이만큼 예쁘고 똑똑하고 재능 많은 방송인은 없을 거라고. 꼭 정식 아나운서가 되어야만 방송인으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다면 방송인의 문호는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채원아.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은호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체육관에서 운동하면서 적당한 정도로 방송출연을 해보기로 했다. 채원이는 오랜 생각 끝에 은호의 말을 따르기로 하고 대학생활의 궤도를 대폭 수정했다. 석사과정과 복수전공을 취소하고 교내 방송부 활동도 접었다. 은호의 방송과 CF의 스케줄 관리를 하면서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마다 은호는 시청률을 더블 스코어로 만들어 놓았다. 은호의 경기 동영상이 자주 소개되면서 평소에 격투기 케이블 방송을 접하지 못한 시청자들도 은호의 뛰어난 격투실력을 보고 단숨에 반해 버렸다. 특별한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스튜디오에 밧줄을 촘촘하게 매달아놓고 타잔처럼 줄을 이용해서 공중을 활보했다.


무림고수들과의 가상대결에서도 동물적인 몸놀림으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고 눈을 가리고 출연진이 마구잡이로 던지는 공을 모두 주먹과 발로 커트하는 전매특허의 묘기는 압권이었다.


개인적으로 은호는 「동물가족」이라는 TV 프로그램에 가장 많은 애착을 느꼈다. 제작진은 사고의 위험 때문에 많은 우려를 했지만 은호가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호랑이와 사자를 강아지처럼 다루는 모습을 보고 긴급히 4주 분량의 새로운 코너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국내 최대의 맹수 서식지인 에버랜드의 사파리에서 펼쳐지는 ‘사파리의 사나이’였다.


은호는 호랑이와 사자들과 장난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고 맹수들의 감정상태나 행동양식을 시청자들에게 직접 설명해 주기도 했다. 어른과 아이들 모두 은호가 매주 동물들과 함께 다양한 미션을 달성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은호가 타잔 분장을 하고 사파리를 질주할 때 모든 맹수들이 은호를 따라서 우르르 달리는 장면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장관이었다.


은호의 TV 노출이 잦아지면서 채원이한테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 챔프의 여동생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인기검색어 순위에서 상위권에 링크되었고 동반으로 CF를 찍기도 했다. 수려한 미모와 재치있는 입담으로 화제를 모았고 명문대의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격투기 중계채널인 다이나믹 스포츠에서 채원이를 방송 진행자로 낙점했다. 채원이는 방송생활을 시작하게 되어서 날아갈 듯이 기뻤고 은호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짧은 시간 동안 격투기에 대한 지식과 유명선수들의 프로필을 두루 섭렵했다. 예쁜 여자 캐스터의 등장 자체가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뛰어난 유머감각과 능숙한 진행으로 격투기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은호와 채원이는 나란히 절정의 인기를 누리면서 대한민국에 K-1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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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97 뚱뚱한멸치
    작성일
    12.12.11 09:34
    No. 1

    은호가 채원이를 돕네
    남매라 해도 특별한(?) 남매인데 전개가 좋습니다
    그나저나 배머시기는 크게 사고한번 칠것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중풍(重風)
    작성일
    12.12.11 16:15
    No. 2

    흠..채원이랑 수진이가 한 판 거하게 할 것 같은데...
    은호는 그냥 남매이자 소울 메이트 일 뿐이고 수진 사랑...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311te
    작성일
    12.12.11 18:57
    No. 3

    오호 이제 행복한 시간을 좀 가지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나은호
    작성일
    12.12.11 19:02
    No. 4

    중풍님. 스포일러가 될까봐 침묵하겠습니다. ㅎㅎ
    소설도 이제 얼마남지 않았으니 자유롭게 상상해 보시기 바래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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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2) +2 12.12.10 993 8 10쪽
46 파인딩 스타(4부) - 격투기 카페(1) +2 12.12.08 1,190 9 11쪽
45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3) +9 12.12.08 1,079 12 9쪽
44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2) +3 12.12.07 1,037 10 8쪽
43 파인딩 스타(3부) - 오사카의 밤(1) +4 12.12.06 1,105 14 10쪽
42 파인딩 스타(3부) - 하늘 저편(2) +4 12.12.05 1,117 1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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