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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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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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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DUMMY

우진은 리만 강을 따라 흐르는 배를 타고 다페날 밖에 나갔다 오후쯤에야 겨우겨우 다페날로 돌아왔다. 다페날 시내 안의 노점상 허가는 거의 다 차서 바깥쪽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다페날 밖에도 이미 또 다른 도시들이 형성되어 있을 정도로, 다페날은 거대하다. 동쪽은 세븐즈리그 국경 밖이라 발달이 저조하지만 서쪽은 도시에 식료품을 공급하기 위한 농장과 마을들, 비싼 도시의 지대를 피해 이주한 자들과 도시법에 저촉되지 않는 초호화 저택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들이 모여있는 교외지구가 형성되어있었다. 거기에서 장사를 하더라도 도시 안에서 장사하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우진은 배에서 내려 다페날 시가로 돌아왔다.

“그럼 슬슬 약속시간인가?”

에밀리 디아스와 약속한 시간이다. 우진은 약속장소인 랜덤하우스로 향했다. 이전 샤라크와 접촉하기 위해 온 이 랜덤하우스란 카페는 날씨가 점점 따뜻해져서 그런지 거리 쪽에 테이블을 두고 있었다. 우진은 그 외곽 테이블에 앉았다.

“어?”

“오오.”

그런데 오늘은 또 무슨 날인걸까? 우진이 테이블에 앉아있을 때 이전에 보았던 엘프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게 아닌가?

“...맙소사.”

우진은 고개를 돌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들은 우진을 못알아보고 자기들끼리 모여 자리에 앉았다.

“오크영웅 샤크라이! 초판본이군요.”

“예. 오늘 나오자 마자 샀습니다.”

“후후 샤라크님도 오늘 오시려나?”

아마도 오늘 샤라크의 신작이 발매된 모양이다. 그들은 다들 책을 들고 테이블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우진은 그들을 힐끗 바라보고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경찰이나 보안관에게 취조 당하고 있을텐데 샤라크가 이런 자리에 나올 리가.

그러나 그런 우진을 비웃기라도 하듯 마차가 카페 앞에 멈춰서더니 피곤한 표정의 샤라크가 내려섰다. 이미 안누나 미스티, 그리고 그녀의 동조자들이 빠졌기 때문에 이전의 하프엘프 비서 대신 무뚝뚝한 표정의 오크여성이 쌍검을 등에 짊어지고 샤라크를 호위하고 있었다.

“아. 여러분.”

“오 샤라크님!”

“신간 발매 축하드립니다.”

엘프 마니아들이 손을 들며 환호했다. 하지만 최근 격렬한 실연(?)을 경험한 샤라크는 허탈하게 웃을 뿐이었다.

‘이크.’

카페로 다가오던 샤라크는 우진을 발견했다.

“당신은.... 우진 칼린즈?”

“아 예.”

“어째서 여기에. 아 그렇군요. 당신이 엘프 마니아였던 건 진심이었군요.”

샤라크는 축 처진 모습으로 우진에게 악수를 청했다. 한때는 우진을 수배까지 했던 남자지만 이제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긴, 샤라크둠 입장에서도 우진을 잡으려면 보통 각오가 필요한게 아니다. 이미 지난 일 때문에 이런 강적과 사생결단을 낼 필요는 없으리라. 우진도 그의 악수에 응했다.

“시... 신간발매 축하드립니다.”

엘프 마니아인건 아닌데.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도로 기어들어갔다. 샤라크는 엘프 마니아 동지들에게 인사하고 우진의 맞은편에 앉았다.

“후우. 이번 일은 정말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당신에게도 많이 혼났어요. 어린 나이에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더군요. 뭐 난민들에게 물어보니까 그럴만도 하더만.”

샤라크는 우진을 놀랍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어제만 하더라도 목숨을 걸고 싸울 것 같더니만 이렇게나 온건하게 나오다니. 우진이 되려 송구스러울 정도다. 확실히 이 남자, 세상사는 요령을 잘 안다. 사람 대하는 것도 능숙하고 신사적이다.

“그, 그래요? 미스티 디아스는 어찌 되었습니까?”

“아버지를 직접 죽일 뻔한 게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에요. 세닐리아의 교단으로 출가해버렸습니다. 참 여자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던 거 아닙니까? 그래서 전 직접 죽일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고 살았으니까, 당사자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고생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거죠. 미워한 것도 사실이고 원망한 것도 사실이겠지만 원래 착한 사람이었다면서요? 그런 사람에게 철두철미한 복수귀가 되라는 건 무리한 요구죠. 게다가 아버지에게 집착하고 있었잖아요? 집착이라는 게 원래 그렇게 복잡한 법이지요.”

우진도 사정 알겠다는 듯 샤라크의 어깨를 두들겨주었다. 샤라크는 정말 지금이라도 엎어져 울 것 같이 들썩였다.

“후우우우우우.”

그래도 폭력배 두목답게 한숨만을 내쉴 뿐이다. 샤라크는 호흡을 조절하고 우진을 바라보았다.

“뭐 그래도 성인 크리스탈을 찍지 않게 되어서 그건 다행이네요.”

“하아. 예. 하지만 제 내면 안에는 차라리 찍어버릴걸 그랬나 하는 후회도....”

우진은 그 소리를 듣고 피식 웃었다. 추잡하지만 솔직한 소리군. 역시 이 오크는 재밌는 사람이다. 폭력배 두목인 주제에 소설을 쓰지 않나...엘프 마니아이질 않나.

우진은 조심스럽게 샤라크에게 일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물어보았다. 선공을 가한 당사자는 샤라크였지만 역시 이들 사이에 미스티 디아스가 끼이게 되면서 책임 소재가 좀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펜너가 은퇴하고 그 뒤를 에밀리 디아스가 잇는 것은 디아스 패밀리에게 있어서는 오히려 바라던 바였기 때문에 샤라크둠에 대해서도 치밀한 책임을 묻진 않았다. 다만 배상금액이 문제였는데 그것은 지금 샤라크둠의 살림꾼인 달카스가 조정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래저래 손해만 막심이에요.”

“괘, 괜찮아요. 엘프 여자는 세상에 많은 걸요.”

“하아. 그렇다고는 하지만 과연 언제 인연이 닿을런지.”

샤라크가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을 때 두 여성이 길 건너편에서 걸어오다 멈춰섰다. 한 명은 이제 막 성년이 된 듯한 젊은 엘프 여성, 그리고 그보다 훨씬 어린 소녀가 티격태격 말다툼을 벌이다 랜덤하우스를 발견한 것이다.

“아. 당신은?”

젊은 엘프 여성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우진의 옆에 샤라크가 앉아있는 걸 보고 난처해하는 그녀는 바로 샤라크와 어제까지만 해도 사생결단을 냈던 조직, 디아스 패밀리의 새 보스 에밀리 디아스였다. 그녀의 곁에는 우진의 여동생 레노아 칼린즈가 팔짱을 끼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으음.”

“아 레노아. 에밀리? 여긴 어떻게.”

“그야 보증 증서를 전해주려고 왔지. 후후.”

에밀리 디아스는 우진의 옆에 의자를 가져다 놓고 물어보았다.

“여기 앉아도 돼?”

그리고 대답하기도 전에 털썩 앉았다. 에밀리는 우진의 어깨에 팔을 척 올리고 우진을 옆에서 끌어안은 채 삼각건으로 고정한 팔로 힘겹게 보증서를 펼쳤다.

“보증서를 잘 봐. 혹시 부족한 거 있나 보고 확인해줘.”

“아 예.”

우진은 맞은편에서 이쪽을 바라보는 샤라크와 다른 엘프 마니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에밀리 디아스를 노골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엘프 마니아들 앞에 젊은 여성엘프라, 저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게다가 샤라크의 표정은 아주 가관이다. 샤라크는 우진에 대한 시기심으로 불타오르는 지 표정이 험상궂게 일그러져 있었다.

실연당한 자신을 놀리기 위해 에밀리와 우진이 눈 앞에서 염장을 지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런 판국인데도 에밀리는 우진과 샤라크 외엔 다른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지 우진만을 바라보며 말을 걸었다.

“그래서 말인데 앞으로 하는 장사 정말 혼자 할 생각이야?”

“아 예. 괜찮아요. 에밀리는 몸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응. 아이 참. 우진은 부끄럽게 그런 걸 물어보고. 내 몸 걱정을 해주다니.”

에밀리 디아스는 우진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좋아했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 여자가 뻔뻔스럽게!”

레노아가 어이가 없어서 투덜거렸다. 그 모습을 보던 샤라크가 부들부들 떨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샤라크 씨?”

“...뭔가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예?”

“당신도 엘프 마니아인줄 알았는데... 왜 우리들과 달리 그런 여유를 보이나 했더니 당신은 엘프 부르조아였군요.”

“엘프 부르조아!”

다른 엘프 마니아들도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을 하고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났다.

“뭔 소린지?”

우진은 진정 이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못 알아 들었다. 엘프 부르조아라니 뭔 소리지?

“우리들 엘프 프롤레타리아를 샘나게 하면 재밌습니까?”

“어떻게 우리들의 눈앞에서 이런 짓을! 오 맙소사!”

“나이도 어린 놈이!”

“우진 칼린즈... 두고 보십시오. 천벌이 내릴 겁니다!”

“천벌!”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다!”

엘프 마니아들과 샤라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 값을 계산했다. 그들은 아직도 분이 안 풀리는지 술을 마셔서 회포를 풀겠다며 아직 해도 지지 않은 거리로 사라져갔다.

“나 참.”

우진은 옆자리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에밀리 디아스와 레노아를 바라보며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았다.

세븐즈리그에 망명한지 이제 2달째, 엘프 마피아와 관련된 이 사건은 이렇게... 끝이 나는 듯 했다. 그러나 엘프 프롤레타리아들의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힘내라 샤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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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6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4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39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0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3 15 12쪽
3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4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8 20 12쪽
3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4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799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69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2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1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6 17 8쪽
2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299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5 15 12쪽
2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4 17 9쪽
2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2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1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4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5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0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2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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