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휘긴 님의 서재입니다.

아키블레이드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171,392
추천수 :
814
글자수 :
206,343

작성
12.09.26 08:15
조회
2,794
추천
22
글자
8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DUMMY

미스티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분명히 그녀가 오늘 아침 보기만 해도 청명한 날씨였는데 노을이라도 끼었는지 하늘이 붉다.

아직 시간이 아닌데도....

미스티 디아스는 손을 바라보았다. 손 역시 타오르는 듯이 붉다. 게다가 끈적한 무언가가 붙어있었다.

“아아.”

미스티 디아스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허탈한 웃음이 절로 터져 나온다. 그녀는 폐부를 통해 입으로 나오는 바람을 한껏 머금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는다. 몸 안의 공기를 내뿜는다. 그녀 자신이 완전히 공허해져서 말라버릴 때까지.

피....

사방이 피로 물들어있었다.

“아하하하하하.”

미스티 디아스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피투성이가 된 펜너가 차가운 포석위에 뒹굴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오크와 엘프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우우우우웅!

어디선가 바람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오크와 엘프들이 뭐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녀에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일어나세요! 미스티! 적들의 습격이에요!”

안누가 그녀의 옆에 다가와 뭐라고 외친다. 하지만 미스티는 알아 들을 수가 없었다. 안누는 칫 하고 미스티의 팔을 붙잡고 그녀를 일으켜세웠다.

“샤라크님!”

“으음.”

붕대를 감은 샤라크가 미스티에게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샤라크로서는 사실, 그게 처음으로 그녀와 피부가 맞닿은 것이었다. 그녀를 위해서 자신의 조직을 위험에 처하게까지 했지만 이제서야 겨우 손이나 맞잡아보다니. 샤라크는 스스로의 신세가 처량했지만 그런 처량함에 반해서 몸에 느껴지는 촉감에 경탄하는, 그런 한심한 마음도 있었다.

‘나란 놈은 대체.’

자기혐오와 기쁨이 뒤섞인 어처구니없는 감정을 느끼며 그는 미스티를 옮겼다. 엘프 마피아들이 시전한 마법이 하늘을 수놓았다.

쿠쿠쿠쿵!

북동구 병원은 다페날 직영의료시설이다. 이것을 파괴하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만 디아스 패밀리는 그만큼 독기가 올라있었다. 그들은 사정없이 오크들을 공격했다. 원래 마법에 있어서는 샤라크둠보다 우위에 선 게 엘프 마피아다. 디아스 패밀리가 아무리 엘프 마피아들 치고는 약하다고는 해도 마법이 미숙하진 않다.

폭염과 폭풍이 병원 앞 정원을 휩쓸었다. 나뭇가지와 풀들이 휘날리고 오크들이 바닥을 굴렀다.

“으아아악!”

“젠장!”

오크들은 비명과 욕설을 내지르며 전투에 임했다. 야밤의 습격에서는 그들이 유리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들의 태반이 우진의 습격으로 부상을 입은 탓에 머리수는 엇비슷한데 저쪽이 먼저 습격을 가해온 것이다. 오크들은 방어에 나섰지만 엘프들의 마법에 의해서 유린당하고 있었다.

“제길.”

샤라크는 불편한 몸으로 넋이 나간 미스티를 질질 끌고 병원 건물 안,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래도 미스티는 정신을 차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보시오. 미스티 디아스!”

샤라크가 그녀를 깨우기 위해 흔들고 있을 때 갑자기 창문이 부서졌다. 엘프들의 마법이 병원 유리창을 깨부순 것이다. 파편이 폭풍에 실려서 날아들자 샤라크는 미스티를 쓰러뜨리고 그 위로 몸을 날려 자신의 몸을 방패로 썼다.

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리파편은 그의 등위가 아니라 옆에 쏟아졌다.

“이런....”

그때 창 밖에서 고함소리가 들렸다.

“야! 샤라크! 이 얼간이 오크 자식! 네가 지금 무슨 짓 한 건지는 잘 알지? 얼른 튀어나와! 엄한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말고!”

에밀리 디아스가 도발하고 있었다. 그녀는 이번 공격을 지휘하면서 한손에 권총을 쥐고 직접 선두에 섰다. 오크 전사가 그녀에게 뛰어들었지만 그녀는 오른손에 쥔 검으로 오크전사의 공격을 흘리고 춤을 추듯 빙글 돌며 오크전사의 등 뒤로 돌아섰다.

탕!

에밀리 디아스가 방아쇠를 당기자 갑옷 뒤에 총알이 박혔다. 잘 만들어진 판금갑옷이라 그런지 총알이 갑옷을 꿰뚫지는 못했지만 갑옷이 찌그러지며 살을 파고들었다.

“끄아아악!

오크가 실신하자 에밀리 디아스는 그를 넘어서 앞으로 걸어갔다. 페일 디아스와 그의 호위병들이 이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 지 모르고 어리둥절, 정원 한복판에 서있었다.

“페일. 너희는 뭐야? 여기서 뭐하고 있어?”

“아, 에밀리? 그, 그야 우리도 여기서 도우려고.”

“그래?”

에밀리 디아스는 별반 의심 없이 그를 지나쳤다. 그러나 그때 문득 생각난 게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크들에게 잡혀있었잖아? 어떻게 탈출....”

에밀리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오크 풍 화살 한발이 그녀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 화살에는 이미 지독한 스펠브레이커가 걸려있어서 에밀리 디아스의 방어마법을 뚫고 그녀의 쇄골 아래, 가슴 윗부분에 명중했다. 에밀리 디아스는 매우 가느다란 강철로 짠 사슬과 실크를 복합해 만든 아머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이 화살의 힘이 어찌나 대단하던지 아머코트도 가볍게 꿰뚫었다.

푸슉!

“어.”

에밀리 디아스는 털썩 주저앉았다. 선두에 선 이상, 위험은 애초에 각오한 일이었다. 그녀가 마피아의 중간보스라고 해도 총알과 화살이 그녀를 특별대접 해주지 않는 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이상했다. 이미 저격수들이 숨어 있을만한 곳에 곡사 마법으로 공격을 퍼부어서 정리를 한 뒤인데 이 화살은 바로 그렇게 정리한 지붕 위에서 날아왔다. 게다가 이런 강력한 스펠 브레이커가 붙어있다니?

오크 궁사 중에 이정도 마법을 쓸 수 있는 이가 있는가? 활과 마법을 조합한 공격은 오크들의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엘프들의 방식이다.

“서...설마.”

에밀리 디아스는 앞으로 걷다가 털썩 주저앉았다. 가슴을 불에 지지는듯한 고통이 느껴진다. 게다가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말 한마디 내뱉기도 너무너무 힘들다.

“후후후. 나 참. 이렇게 쉽게 될 것을.”

페일은 에밀리 디아스가 땅바닥에 주저앉자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아직 주위에는 엘프들이 많이 있다. 지금 본색을 드러낼 수는 없는 법. 그는 폭소를 거뒀다.

“이런 에밀리! 괜찮아? 큰일이구만! 펜너 숙부도 미스티의 손에 죽었는데 너마저 죽으면 조직은 어쩌라는 거니?!”

페일은 호들갑을 떨며 바닥에 쓰러진 에밀리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에밀리는 원망스러운 듯 페일을 바라보았다. 이 화살, 오크들의 솜씨가 아니라는 건 에밀리가 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으....”

그보다 걱정스러운 건 페일이 지껄이는 말이다. 이놈, 지금 펜너를 미스티가 직접 죽였다고 했나?

땅에 쓰러진 에밀리가 힘겹게 목을 움직여 주위를 둘러보았다. 과연, 그녀의 눈앞에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펜너의 모습이 보였다.

아버지의 죽음이라고 해서 딱히 충격받을 일은 없었다. 에밀리 디아스나 다른 누구에게나 펜너는 오히려 건실한 조직운영의 장애물에 불과했었다. 그렇지만 펜너 디아스가 죽고 여기서 에밀리까지 쓰러진다면?

디아스 패밀리의 분가인 페일과 칼리토 일가에게만 유리한 일이 아닌가?

“어이!”

페일의 부하들, 하이넬라 군인 출신의 조직원들은 마법공격이 퍼부어지는 어수선한 틈으로 마치 물이 스며들듯 사라져간다. 그리고 페일은 히죽히죽 웃다가 정색하다가, 다시 웃다가 하면서 에밀리를 내려다본다. 오랜 세월,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펜너와 에밀리, 둘이 동시에 제거되고 디아스 패밀리가 마침내 손에 들어올 것 같으니, 표정관리가 안되는 게 당연하다.

‘이 개자식, 그게 그렇게 기쁜가?’

에밀리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입을 벌려도 말 대신 피가 쏟아져 나온다. 에밀리는 왈칵 피를 쏟으며 앞으로 쓰러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아키블레이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아키블레이드의 휘긴 입니다. +22 12.09.09 9,914 5 -
4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6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4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39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1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3 15 12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5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9 20 12쪽
3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4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799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69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2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1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6 17 8쪽
2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299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5 15 12쪽
2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4 17 9쪽
2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2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1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4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5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0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2 21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