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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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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08
추천수 :
814
글자수 :
206,343

작성
12.09.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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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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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글자
8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DUMMY

엉덩이 근육에 총을 맞은 오크가 옆으로 쓰러지자 방금 전까지 울상을 짓던 로베르트랑 기르스가 정말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다 큰 남자들, 그것도 엘프들이 목 놓아 통곡하는데 그 목소리가 어찌나 서러운지 원수에게 가족이라도 몰살당한 것 같았다.

“으허허어엉.”

“엉엉엉. 왜 이제 왔어. 에밀리!”

“아니 오빠들. 저기 그게.”

에밀리 디아스는 어이가 없어서 쓰러진 오크를 바라보았다. 엉덩이를 감싸고 쓰러진 오크는 아직 살아있었지만 엉덩이를 감싸 쥘 뿐 저항할 생각은 없어보였다.

“뭐야 이놈은?”

우진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마굿간처럼 꾸며져 있는 창고들에 갇혀있던 엘프들을 해방시켰다. 대부분은 영양상태도 양호하고 멀쩡한 게 로베르트랑 기르스만 끔찍한 고문(?)을 당한 것 같았다.

“인원 확인해 봐요. 이 자리에 오래있으면 안되니 얼른 갑시다.”

우진은 엘프들을 꺼내고 에밀리 곁에 섰다.

“어디로 피신하지?”

“저택으로 가요.”

우진은 엘프들이 준비가 되길 기다리다가 로베르트와 기르스가 쇠파이프를 들고 오크 한명에게 다가가는 걸 보았다. 망사 스타킹 차림의 오크의 앞에 선 기르스는 쇠파이프를 치켜들고 그의 머리통을 박살내려 했다.

철컥!

우진이 검을 들어 기르스를 막았다.

“무슨 짓이에요?”

“너...너는 몰라. 이놈에게 우리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

“당한 건 아니잖아요?”

“아니 그게....”

“설마 벌써 당했나?”

“아... 안 당했어. 안 당한 걸로 해줘. 제발!”

기르스와 로베르트가 사정사정했다. 뭔가 말로 하기엔 심히 복잡한 무언가가 있음에 틀림없다.

“안 당했으면 죽일 이유가 없죠? 제 입장이 난처해진다고요. 여러분들은 마피아니까 앞으로 샤라크둠이랑 티격태격해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전 성실한 일반인이거든요.”

성실한 일반인? 에밀리는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우진에게 맞고 쓰러졌던 용병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기더니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치는게 보였다. 샤라크둠의 오크들은 아직 깨어나질 못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일반인이라니.’

우진의 말이 묘하게 와 닿는다. 그사이 우진은 엘프들중 족쇄나 수갑이 채인 이들을 다 풀어주고 바닥에 쓰러진 오크를 밀어서 길옆으로 치웠다.

“얼른 탈출합시다. 시간이 없어요.”

“큭.”

로베르트와 기르스는 이를 악물고 쇠파이프를 집어던졌다.

“그런데 페일은 어디갔지?”

엘프 마피아들 사이에서 페일 디아스를 찾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들은 갇혀있어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몰랐지만 오크들이 페일과 접촉하던 것은 기억이 났다. 그런데 지금 보니 페일이 없어진 것이다.

“모르겠어. 오크 놈들이 끌고 가던데?”

“페일이 뭔가 이야기를 하니까 끌고 갔어.”

“그래? 페일은 좀 남 열 받게 하는 기질이 있었는데, 그래서일까?”

그런 이유로 끌려갔다면 그 뒤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기르스와 로베르트는 몸서리를 쳤다.

“맙소사.”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칼리토 숙부가 아주 난리 피우겠어.”

그들은 페일도 그들과 같은 꼴(?)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입으로는 페일을 걱정하고 있지만 페일도 당하지 않으면 억울하다는 마음까지 들었다.

“뭐 자리에 없는 사람은 어쩔 수 없지요. 사상자는?”

“좀 있는 것 같은데 파악하긴 힘들고 이 창고 안의 사람은 다 찾았어.”

“그럼 나가죠.”

우진은 엘프들을 이끌고 창고 밖으로 걸어나오다 멈춰섰다. 우진의 뒤를 따르던 엘프들이 발을 멈췄다.

“잠시.”

우진은 환영을 만들어 먼저 앞으로 내보냈다.

슈슈슈슈슉!

푸른 빛의 궤적이 하늘로 솟구쳐 오르더니 호를 그리며 꺾여 창고 앞으로 내리 꽂힌다. 섬광과 함께 우진의 환영이 박살났다.

“스펠소드, 금강(金剛)!”

우진은 환영으로 우선 폭격을 피한 뒤 그제야 뛰쳐나갔다. 지면에 바짝 붙어서, 마치 네발 짐승이 뛰어가듯 질풍처럼 달려가는 우진의 모습이 연기를 꿰뚫고 모습을 드러내자 문 앞에 포격을 가했던 마법사들이 깜짝 놀랐다.

“아니!”

그들의 공격이 먹히지 않았던 걸까? 그들이 보기에는 우진이 환영술을 써서 속인 게 아니라 그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우진이 상처하나 없이 뛰쳐나오는 걸로 보였다.

“쏴라!”

“우아아아아!”

포수들이 핸드캐논을 재장전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활을 든 오크는 그나마 빨리 쏠 수 있었지만 우진이 검을 휘두르며 돌진하자 검의 궤적을 따라 빛의 방패가 만들어지며 화살을 쳐냈다.

“으아아아!”

오크들은 자신들의 눈앞에 쇄도한 우진을 보고 기겁했다. 이 소년은 이미 그들의 코앞에까지 도착했다.

“죽기 싫으면 쓰러져라!”

고함과 함께 검광이 춤춘다.

퍼억!

몸이 허공으로 날아가면서 화창하고 청명한 하늘이 눈앞에 들어오다가 이내 의식이 사라진다. 오크를 쳐올린 우진은 다른 오크에게 뛰어들어 역시 검을 휘둘렀다. 가죽갑옷을 입고 있어서 어느 정도 때린다 해도 죽지는 않겠지만 골절과 현기증, 구토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우진의 맹공에 오크들이 풍비박산, 사방으로 도망치려 했다.

“으아아악!”

“도망쳐!”

마법사들이 도망치려 했지만 그런 그들의 퇴로를 향해 우진이 새하얀 서리구체를 던졌다. 서리 구체가 폭발하며 길을 온통 빙판으로 만들었다.

“우아아악!”

미끄러진 오크들이 창고 옆, 강둑으로 떨어져 물에 빠졌다. 그나마 빠지지 않은 이는 우진이 잡고 집어 던져 물에 빠뜨려버렸다.

“와... 말도 안돼.”

엘프들은 그런 우진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뒤에서 따라가고 있긴 하지만 결국 그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할 필요도 없었다. 무장한 오크들을 가만히 있는 풀이라도 베듯 손쉽게 쓱싹쓱싹 해치워버린다. 게다가 이게 전부 칼등치기라서 사상자가 없다는 게 놀랍다.

우진은 자신이 디아스 패밀리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들 항쟁에서 고용된 용병신세라는 걸 견지하고 있었다. 이번 사건이 끝난 뒤, 디아스 패밀리건 샤라크둠이건 원한을 쌓게 되면 곤란하다. 그건 이해하지만 이렇게 많은 적을 상대하는 데 살상을 피하다니... 왠지 디아스 패밀리나 샤라크둠이나 모두가 우진에게 모욕을 당한 느낌마저 들었다.

“흐음.”

우진은 바닥에 떨어진 석궁을 발로 차올려 잡고 강에 빠진 마법사들에게 겨누었다.

“헉....”

“왜... 왜 그러십니까.”

“그러게요. 저희는 당신 긁힌 상처 하나 못 냈습니다.”

“죄송합니다. 먹고 살려고 하다보니 그만.”

“저희들 나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집에 병든 노모가....”

“저는 젖먹이 아이가 있습니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이겨놓고 끝장을 보겠다니 그게 서운한가보다. 이 오크 마법사들은 우진을 죽이겠다고 마법을 시전했던 주제에 석궁을 겨누자 친한 척 군다. 석궁을 겨누었던 우진도 어이가 없어서 석궁을 치웠다.

“넉살도 좋지.”

“예예. 웃는 낯에 화살 못 쏘죠? 우리네 인심이?”

“헤헤헤헤.”

오크들은 물에서 헤엄치면서 우진에게 아양을 떨었다. 우진은 석궁을 내려놓고 대신 주문을 외웠다. 길바닥을 순식간에 빙판으로 만들던 하얀 서리구체가 강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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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7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5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40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1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4 15 12쪽
3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5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9 20 12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5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799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70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3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2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7 17 8쪽
2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300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5 15 12쪽
2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5 17 9쪽
2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2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2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4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6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1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3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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