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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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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343

작성
12.09.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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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DUMMY

<21>


“아야야.”

에밀리는 머리카락에 눌어붙은 피를 제거하는 도중 신음소리를 냈다. 우진은 그런 그녀의 머리를 살펴보았다. 피가 많이 난 부위는 이마였는데 회복물약을 써서 그런지 흉지지 않고 아물었다.

“후후. 다 됐어요.”

우진은 손을 수건으로 닦고 의자에 몸을 기댔다.

“세상에.”

에밀리는 그런 우진을 바라보고 감탄했다. 우진이 보통 실력이 아니라는 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 샤라크둠의 조직원들을 꿰뚫고 들어온 우진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미스티 디아스가 이 사건의 흑막인건 확실하군요. 예상대로.”

“예상했다고? 우진, 넌 세븐즈리그 출신이긴 하지만 솔람에서 살다 이곳 다페날에 온지는 얼마 안 되잖아? 그동안 이 일대의 사정에 대해서 별로 아는 것도 없을텐데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지?”

“샤라크가 엘프 마니아니까요.”

“엉?”

에밀리는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자 우진은 어깨를 으쓱했다.

“실제하고 있는 엘프들에게 그렇게 환상을 품는 것은, 사실 엘프의 손목도 못 잡아본 사람이란 뜻이에요. 실제로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에 환상을 품는 사람은 없으니까. 샤라크는 똑똑하고 유능하지만 짝사랑은 이용당하기 쉽죠.”

“하하하.”

웃기긴 웃긴 이야기지만 엘프 입장에서, 더구나 그런 ‘이용당한 엘프 마니아’에게 완전히 박살난 에밀리 입장에서는 난처한 이야기다.

“우진은?”

“예? 아 저야 엘프 마니아는 아니죠.”

“그래도 주의하는 게 좋을 걸. 자 손목 정도는 잡아봐도 돼.”

에밀리는 손을 흔들면서 웃었다. 그때 샤워실의 문이 열리고 수건을 머리위에 얹은 레노아가 걸어 나왔다. 그녀는 에밀리를 노려보고 흥 하고 비웃었다.

“어머. 지금 우리 오빠에게 수작거는 중?”

“농담이다. 농담. 아 그래. 우진. 네 여동생이 말야. 너 출근했다고 했었어.”

역시 예상대로 에밀리는 바로 고자질을 시작했다. 레노아는 속에서 뭔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걸 느꼈지만 표정은 최대한 가련하게, 어린 소녀답게 연기했다.

“회사 간 건 사실이잖아요.”

레노아가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우진이 레노아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레노아. 저 라이플은 뭐지?”

벽에 세워져 있는 TH-45 하플링킬러를 가리키며 우진이 물어보았다. 그녀에게 권총을 선물하긴 했지만 라이플은 못 봤다. 레노아에게 용돈을 주긴 했지만 이제 다페날에 안착한 지 두 달째고 우진이 준 용돈도 두달 치에 불과하다. 1~2년을 모아야 라이플을 겨우 살 수 있을까 말까 한데 어디서 돈이 나서 샀을까?

“아... 저건 음. 그 오빠 찾으러 나갔을 때 오크들이랑 마피아들이 싸웠잖아. 그때 주운거야.”

“그래?”

우진은 둘러대는 레노아의 말을 듣고 눈썹을 찡그렸다. 뭐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 더 이상 의심하거나 추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녀 덕분에 무사히 복정타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으니까.

“레노아. 오늘은 덕분에 살았지만 레노아는 이런 일 안했으면 좋겠어. 위험하다고.”

“어머. 오빠는 위험한 일을 하면서 레노아는 위험한 일을 시키지 않겠다니~ 아이 참. 부끄러워라. 예예. 레노아는 연약한 소녀입지요.”

레노아는 우진의 염려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수건으로 물기를 말렸다.

“그런 소리로 넘길게 아닌데? 정말 의도적으로 속인 거 아냐?”

“에밀리도 그만해요. 설사 출근했다 하더라도 혼자서 움직인 건 바보짓이었어요.”

우진은 레노아를 추궁하는 에밀리를 말리고 턱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정리 좀 해보죠. 미스티 디아스는 디아스 패밀리에 원한이 깊어서 복수하려고 한다. 그래서 샤라크를 이용해 샤라크둠이 디아스 패밀리를 습격해 위기상황이다. 그런 이야기지요?”

“응. 아마 다음 목표는 아버지일거야. 어쩌지 우진?”

“이대로 복수를 하게 하는 건 어때요?”

“그렇게는 하기 힘들어. 이러니저러니 해도 하이넬라 향우회(이게 엘프 마피아 연합회의 합법적인 이름이다)에서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로 인정하는 건 우리 아버지야. 그가 당한다면 하이넬라 향우회가 가만히 있지 않을걸.”

“그걸 위해서 샤라크둠이 인질들을 확보하는 거 아닙니까? 인질들을 돌려주고 돈을 어느 정도 쓰면 하이넬라 향우회도 샤라크둠과 전쟁을 하진 않을 걸요.”

피를 피로 씻는다는 게 마피아들의 원칙이지만 마피아인 이상 돈에 약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되면 디아스 패밀리는 끝이야. 뭐 아버지가 죽는게 조직입장에선 더 좋을지 몰라도 샤라크 둠에게 그렇게 두들겨 맞고나서 바보취급당하면 마피아 장사는 다한 셈이지.”

“솔직히 말해서 우리 남매 입장에선 마피아 따위 끝나도 상관없어요.”

레노아가 투덜거렸다.

“어차피 범죄나 저지르고 나쁜 짓해서 돈이나 만드는 게 마피아들의 일인데 없어지는 게 뭐 대수라고.”

“엘프 마피아는 그나마 양호해. 어차피 우리가 하지 않으면 다른 나쁜 놈들이 돈을 벌 뿐이야.”

“그러니까 다른 놈들이랑 다를 것도 없는데 왜 우리가 도와야 하냐 이거죠.”

“레노아.”

우진은 여동생을 말렸다.

“말이 험해. 레노아.”

“틀린 말은 아니잖아. 오빠.”

레노아는 수건을 다 썼는지 의자위에 걸쳐놓았다. 그러자 우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른 말이라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법이란다. 올바른 거 외엔 자랑할게 없는 얄팍한 사람으로 보이니까. 사람은 배려심이 있어야지?”

우진은 수건을 잡고 아직 덜마른 레노아의 머리를 다시 말렸다. 에밀리는 그런 레노아를 바라보며 흐흥 하고 코웃음 쳤다.

“우진. 도와줘.”

에밀리는 우진의 양 손을 덥썩 잡았다. 그러자 레노아가 발끈했다.

“안돼요!”

“어머? 정말 안 되는 거야?”

에밀리는 우진의 팔에 매달리듯 팔짱을 꼈다. 그러자 레노아는 더욱 더 으르렁 거린다. 에밀리는 그게 재밌어서 우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뭐, 뭐하는 거에요?”

“왜 그래? 우린 약혼도 했는 걸.”

“그런 건 무효에요! 무효!”

레노아가 으르렁 거리자 우진이 피식 웃었다.

“둘 다 그만둬요. 그보다는 제게 이 사태를 해결할 아주 간단한 방책이 하나 있는 데요.”

“응? 뭔데?”

“간단해요. 엘프 마니아인 샤라크는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미스티 디아스에게 끌려들어가 헤어나질 못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는 거죠. 샤라크둠의 존망이 걸린 일인데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그런데 엘프 여성이 이 세상에 미스티 디아스만 있는 게 아니지요.”

“에? 에..에에에에에?!”

에밀리는 우진을 바라보며 당황했다.

“아... 아니 그게. 그건 즉 나... 나보고 샤라크에게 꼬리를 치라는 거야?”

에밀리가 얼굴이 빨개졌다.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혹시 디아스 패밀리에 다른 엘프 여성은 없어요?”

“우리도 어지간하면 여성은 마피아 일을 시키지 않아. 그리고 대부분은 결혼해서. 음. 로잔느는 무사한지 모르겠고 달리 찾아보자면 마가센 쪽에 사촌동생이 있긴 한데 열차를 태워서 불러온다고 해도 좀 걸릴텐데.”

“그래요 그래. 다른 사람에게 좀 걸어야지. 당신같은 여자가 남자를 꼬신다고 꼬셔지겠어요?”

레노아가 악담을 말하자 에밀리가 코웃음 쳤다.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아카데미 다닐 때는 축제에서 메이퀸으로도 뽑혔다고. 그리고 지금도 러브레터를 한 달에 네 통씩은 꼬박꼬박 받아.”

“바보 뽑기 대회가 아니라? 그리고 러브레터라니 바보같아.”

“어린 것이 입만 거칠고! 너 그렇게 까불면 별로 오래 못 살걸.”

우진은 여동생과 말다툼을 벌이는 에밀리를 보고 피식 웃었다.

“아 뭐 현재로서는 에밀리 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에밀리는 엘프들 사이에서도 꽤나 미인이지만 샤라크도 바보는 아니니 적당히 해서 속여 넘기기 힘들걸요. 그리고 에밀리는 남자를 꼬셔서 이득을 본 타입이 아니니까 꼬시는 요령이 없을 것 같은데요.”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나는 그런, 범죄자 짓만 하면서 산 인물이 아냐! 충분히 인생을 즐길 줄 안다고.”

에밀리는 정색했다. 아마 학교 졸업한 이래 쭈욱 연애나 그런 쪽에는 관계없이 살아온 모양인데 그게 또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다. 우진은 왠지 그녀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귀엽게 구는 것 같아서 피식 웃었다.

“괜찮아요. 뭐 이렇게 사는 사람 저렇게 사는 사람 있는 법이죠. 굳이 연애나 남자 심리 등에 도통하지 않아도 그동안 잘 살아왔잖아요.”

“아니라니까. 내가 할 거야! 샤라크 따위 헬렐레 하게 만들어주지. 뭐 언니는 세닐리아의 숙녀였었지만 나도 언니 못지않아! 아니 오히려 훨씬 낫지!”

“예예....”

“뭐야. 그 못 믿겠다는 표정은?”

“아니 못 믿는 건 아닌데.”

우진이 피식 웃자 에밀리가 결심한 듯 말했다.

“그, 그래 바라던 바다. 좋아 우진. 우선 내 실력을 네게 보여줄테니까. 승부다!”

“응? 승부?”

“우진. 조심하는게 좋아. 내게 반해서 혼이 나가지나 말라고.”

에밀리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거울 앞에 가서 자신의 몸을 비춰보았다.

“으음. 일단 좀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와야 겠어. 우진 한 시간 뒤에 중남구 공원, 소드로맨스 경기장 앞으로 나와. 꼭이야.”

에밀리는 그 말을 남기고 우진의 아파트 현관으로 걸어나갔다.

“예?”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데?”

레노아는 기가 막혀서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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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6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4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39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1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4 15 12쪽
3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5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9 20 12쪽
3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4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799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69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3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1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7 17 8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300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5 15 12쪽
2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5 17 9쪽
2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2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1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4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6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0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2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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