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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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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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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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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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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글자수 :
206,343

작성
12.09.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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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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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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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DUMMY

<19>


우진은 하늘을 향해 폭죽 하나가 쏘아져 올라오는 걸 보고 걸음을 멈췄다.

“끄으으으으.”

우진의 주위에서는 신음소리가 연신 터져 나왔다. 흡사 야전병원을 연상시키는 신음 소리의 늪, 그 속에서 멀쩡히 두 다리로 서있는 건 우진 뿐이었다. 20명이 넘는 폭력배들이 모조리 당해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게다가 죽은 이들은 아무도 없다. 세븐즈리그의 법률상 정당방위가 인정될 선까지만 건드렸다. 이건 우진과 이들 폭력배들간의 실력차가 너무나 극심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장대비로 내리꽂히던 빗줄기는 어느새 약해졌지만 그래도 비가 온다는 걸 충분히 느낄 만큼은 오고 있다. 그 빗줄기를 뚫고 날아오른 폭죽이 공중에서 폭발하며 둥근 연기구름을 허공에 만들었다.

“저거 원군 부르는 거지?”

우진은 하늘에서 폭발하는 폭죽을 보고 이마를 훔쳤다. 머리칼이 비에 흠뻑 젖어서 빗물이 시야를 가린다.

그런 우진의 발 아래 쓰러져있는 남자가 바들바들 몸을 떨었다.

“예... 예... 맞습니다. 원군 부르는 거에요.”

“얼마나 걸리려나?”

“보스가 움직인 거라 금새 올 겁니다.”

“그래? 고맙군.”

우진은 바닥에 쓰러진 남자에게 손을 흔들고 대검을 등에 찬 뒤 걸어갔다. 그때 우진의 등 뒤에서 버럭 악을 쓰는 자가 있었다.

“기...기다려 이자식아.”

우진의 뒤에서 인간 남자 한명이 힘들게 총을 들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탄피에 장약을 채운 탄을 쓰는 게 아니라 총 자체가 장약실을 가지고 있는 구형 피스톨이다.

구식 총이긴 하지만 맞으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 그러나 우진은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팔이 부러진 남자가 부러진 팔로 총을 들고 겨누고 있으니 뭐 제대로 맞을 리가 없다.

“쏘게?”

“그...그래 이 자식! 무시하지마.”

“어쩔 수 없군.”

우진이 먼저 마치 단검을 던지듯 쉭 손을 뿌렸다. 그와 동시에 남자도 총을 쏘았지만....

펑!

총이 폭발하고 남자의 팔이 얼어붙어버렸다. 아마 이 남자의 팔은 잘라내야 할 것이다.

“으아아악!”

“쯧쯧. 실력도 어설픈게 머리가 나쁘면 착하기라도 하던가. 왜 해보나 마나 한 일을 꼭 뚜껑을 열어보려고 하지?”

우진은 정말 폭력배들이 불쌍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아파트 안쪽으로 들어갔다. 경비원들은 우진을 막으려 하지 않고 한걸음 뒤로 물러나있었다. 그러나 우진은 그들의 앞에서 따지기 시작했다.

“이봐요. 당신들 건물 안에서 제 친구가 폭력배들에게 맞고 납치당할 지경이거든요? 경찰이라도 불러요. 뭣들 하고 있어요? 아니면 제선에서 처리하게 들어가도 되나요?”

“아....”

경비원들은 눈에 띄게 난처해했다. 아파트 앞에서 20명 가량의 폭력배를 정말 한 합에 한명씩 가뿐히 정리한 이 소년을 막을 생각은 없다. 그렇지만 샤라크둠에게도 밉보이고 싶지 않았다. 여기서 신고했다간 후환이 어찌될지 두려운데 이 소년은 그들에게 신고를 하던가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들여보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소년의 요구를 수용해 그를 들어오라고 하면 나중에 이 폭력사태가 커졌을 경우 그들도 책임을 져야한다.

그러나 일이 이정도 되면 선택지가 없었다.

“드...들어오시죠.”

경비원들은 길을 비켜주었다.


우진은 복정 타운이란 맨션 아파트 뜰 안으로 걸어갔다. 정원한복판에 설치된 분수는 꺼져서 비를 맞고 있었고 주위의 수목들 역시 촉촉하게 젖어있다. 그 정원 가운대로 대리석 기둥들이 늘어서 있고 그 대리석 기둥들이 받치고 있는 지붕이 있어서 비를 안 맞고 건물안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우진이 그 아케이드를 따라 걸을때 아파트의 계단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내려오는 게 보였다.

“에밀리!”

우진은 피를 흘린 채 실신한 엘프 여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에밀리 디아스가 일단의 사람들에게 잡혀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끌려나오는게 아닌가? 그들 뒤에 서있던 이는 오크 폭력조직의 보스인 샤라크고 그의 양옆에는 이전 카페에서 보았던 하프엘프 비서와 금발의 엘프 여성이 서 있었다. 저 여성도 이미 몇 번이나 불법 크리스탈에서 봤기 때문에 낯이 익다.

미스티와 샤라크가 계단에서 내려오다 우진과 맞닥뜨린 것이다.

“으음.”

샤라크는 난처해했다. 부하들에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 했지만 정말 저 소년이 혼자서 그의 부하들을 다 때려눕히고 여기까지 들어왔단 말인가? 게다가 지금 직접 보아하니 어디 긁힌 상처 하나 없다. 그의 부하들의 기량이야 뭐 솔직히 별로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정도 인원 차이면 검술이나 마법 좀 배웠다고 뒤집을 수 있는 차이가 아니다.

“이봐.”

샤라크가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 전에 폭죽을 날린 부하들이 허겁지겁 달려와 계단에서 뛰어내려 이 해괴한 소년, 우진과 자신들의 보스들 사이를 가로막았다.

“해봐.”

샤라크가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부하들이 흠칫거린다. 보스가 명령을 내리니 하긴 해야겠는데 해봐야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여기는 모양이다. 정말 소년의 실력이 그렇게 뛰어난 건지 모르겠지만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은 샤라크는 미스티의 집안에 키우던 늑대들을 풀었다. 이미 에밀리의 크롬펜서로 입이 피투성이가 된 늑대들이지만 짐승들은 별 거리낌 없이 소년에게 뛰어들었다.




“나 참.”

우진은 등에 짊어지고 있던 칼을 빼들었다. 이 늑대들은 아까 전에 뛰어들어서 이미 주둥이가 찢어질 정도로 쓴맛을 봐서 그런지 섣불리 뛰어들지 않고 낮게 몸을 깔고 우진의 주위를 맴돌았다.

우진은 늑대들이 도는 걸 바라보며 오히려 몸을 돌리더니 등을 늑대들에게 노출했다. 적에게 등을 보이다니! 대담무쌍하다.

늑대들은 만만치 않은 사냥감을 발견했을 때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틈을 노리는 법이다. 그렇게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면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봐야 시간낭비일 뿐, 우진은 그래서 아야 등을 보인 것이다.

‘자 뛰어들어봐라!’

공격해 오는 순간을 캐치해서 반격으로 두동강내주마! 그러나 이 늑대들은 이미 부상을 입었다. 한번 쓴 맛을 본 늑대들은 갑자기 상대가 등을 보인다고 함부로 뛰어들지 않았다.

캥!

그러나 그 다음 순간 첫 번째 늑대 한마리가 두 동강 났다. 오지 않으면 오지 않는 대로 이번엔 우진이 선제 공격을 가한 것이었다.

등을 보이고 있던 상대가 무너지듯 뒤로 스르륵 주저앉는가 싶더니 아래에서 위로 튀어오르듯 몸을 틀었을 때는 이미 늑대 한마리가 두동강 난 뒤였다. 옆에서 보고 있을 때도 무슨 공간이동을 한 것처럼 보이는데 저 공격의 당사자가 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른 채 살해당할 것이다!

크르르!

우진의 공격이 늑대를 후려치는 순간 다른 늑대가 옆에서 우진에게 달려들었지만 늑대의 직선적인 공격은 허망하게 빗나갔다.

우진이 방향을 틀면서 옆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게다가 그 빠져나가는 것과 동시에 대검이 회전을 하며 허공을 갈랐다.

퍼억!

둔탁한 고깃덩이를 후려치는 소리와 함께 늑대가 피를 튀기며 쓰러졌다.

“으아아아.....아?”

늑대가 공격하는 순간 협공을 가하려 했던 인간과 오크들은 멈춰섰다. 우진이 그들의 예상보다 너무 빨리 늑대들을 처리해버린 것이다.

“이익!”

그래도 한명이 용기를 내서 단창을 찔렀다. 아니 찌르려고 했다.

쉭!

단창이 두동강나고 그의 눈 앞에 칼끝이 와 닿았다. 그가 창을 움직이기도 전에 우진이 그의 창을 베어버리고 칼을 들이민 것이다.

“어.”

눈 앞에 칼이 들이밀어지자 꼼짝을 못하겠다. 양 미간 사이로 검극이 들어와서 지금이라도 머리를 후벼팔 것 같았다.

그렇게 한명이 꼼짝 못하게 제압당하면 다른 이들의 기가 죽는다. 이 소년은 단지 검술만 뛰어난 게 아니라 싸움 그 자체에 능하다. 사람의 마음을 꺾고 기세를 제압하고 방향을 돌린다.

“으아아아아!”

철퇴를 든 오크가 꺾여버린 기세를 되살리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우진은 더 짧게 대검을 좁혀 잡고 칼자루로 오크의 면상을 찍어 버린 뒤 빙글 몸을 돌려 쓰러지는 오크의 몸을 피했다.

쉬이이익!

바람을 가르며 대검이 마치 나비 날개처럼 펄럭인다. 우진은 전신의 힘을 쫙 빼고 가볍게 휘두르는 것 같은데 칼이 날아드는 속도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정도다. 폭력배들이 빗물 고인 정원을 구르며 아슬아슬하게 피하자 우진은 언제 칼을 휘둘렀냐는 듯 부드럽게 칼을 거두고 샤라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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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6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4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39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1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4 15 12쪽
3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5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9 20 12쪽
3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4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799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69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2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1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6 17 8쪽
2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299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5 15 12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5 17 9쪽
2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2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1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4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6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0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2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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