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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긴
작품등록일 :
2012.10.20 08:05
최근연재일 :
2012.10.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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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343

작성
12.09.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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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DUMMY

<18>


샤라크의 마차가 복정타운의 앞에 섰다. 오크들의 범죄조직, 샤라크둠의 리더인 샤라크는 평상시의 옷차림이 아닌 사슬과 판금을 두른 갑옷을 입고 마차에서 내려섰다. 샤라크의 등 뒤에 달린 거대한 방패가 딱정벌레의 껍질처럼 기묘한 빛을 발했다.

쏴아아아아아아.

하늘에선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샤라크는 방패와 갑옷이 젖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복정타운의 입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에밀리 디아스를 생포했다는 게 사실인가?”

“예. 일이 이거 아주 잘 풀리는 군요. 보스.”

복정타운의 앞에 먼저와 대기하고 있던 오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샤라크는 그 말에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에밀리 디아스를 생포했다면 샤라크둠과 디아스 패밀리간의 싸움은 끝난 것이다. 이제 다른 엘프 마피아들이 개입한다 하더라도 샤라크는 에밀리 디아스와 그 패거리만 놔주면 된다. 교섭 테이블에서 그가 쥔 카드가 너무 많기 때문에 다른 엘프 마피아들도 섣불리 개입하진 못할 것이다. 디아스 패밀리의 사업을 죄다 빨아먹고 껍데기만 내뱉어도, 저 도도한 엘프들이 찍소리도 못할 터, 이건 완벽한 승리였다. 그런데 그 완벽한 승리를 거둔 당사자의 표정은 지극히 어두웠다.

물이 고인 도로 위로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아파트 앞을 지키고 있던 오크들이 그 발소리의 주인에게 경계심을 보인다. 샤라크는 부하들의 표정을 보고 그들의 시선이 바라보는 쪽을 보았다.

금발의 인간 소년 한명이 빗줄기를 뚫고 달려오고 있었다. 그는 샤라크둠의 조직원들과 마차를 보고서 조금씩 속도를 줄여 멈춰섰다.

“에밀리 디아스가 잡혔다고?”

“너는....”

샤라크는 그 소년을 알아보았다. 분명히 다말이라고 했던가? 엘프 마니아들의 모임에서 유달리 눈에 띄던 소년이었다. 게다가 그가 준비해온 것은 에밀리 디아스의 학창시절 제복. 그런 이다 보니 샤라크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이 소년은 그때 그 자리에 나왔던 복장과 전혀 다르다. 변한 건 복장뿐만이 아니라 분위기와 인상까지 확 변했다. 이 정도라면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샤라크가 사람들 목소리에 특히 민감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이 안인가?”

소년은 복정타운 건물 안을 가리키며 물어보았다. 샤라크는 그 소년의 질문, 그 요지를 알아차렸다.

“그랬군. 넌 디아스 패밀리 쪽의 사람이었나. 어이. 이 녀석 버릇을 고쳐줘.”

“예!”

마차에서, 그리고 골목에서 무장한 오크와 인간 불량배들이 걸어 나왔다. 약 20여명 정도가 우글우글 쏟아져 나오니 삽시간에 소년은 포위당했다.

“어느 정도로 손을 볼까요?”

“글쎄. 알고 있는 걸 털어놓고 싶을 만큼 해둬.”

샤라크는 부하들에게 명령하고 아파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차에서 내려서 잠깐 빗속에 노출되었을 뿐인데 그가 걸을 때 마다 아파트 복도 안에 물이 뚝뚝 떨어졌다. 꽤나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진 건물이지만 샤라크는 이곳에서 열대 우림, 아니 습지대를 느꼈다. 곳곳에 바닥없는 늪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늪, 그 늪으로 샤라크는 걸어 들어간다. 이 안에 기다리고 있는 파멸이 그를 집어삼킬 걸 알면서도 그는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샤라크는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지?”

“나요.”

샤라크가 말하자 문이 열렸다. 하프엘프 여성이 문을 열고 나오더니 샤라크에게 안을 안내했다.

“에밀리 디아스는 확보했습니다. 오시지요.”

“미스티는?”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샤라크가 안에 들어서자 곧 거실바닥에 쓰러져 있는 금발의 엘프 여성이 보였다. 약간 오래된 아카데미 제복을 입고 밧줄에 묶여있는 그녀의 금발은 피로 더럽혀져 있었다. 그녀는 바로 에밀리 디아스, 디아스 패밀리의 핵심 인물이다. 쇠망해가던 마피아, 디아스 패밀리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놓은 입지전적인 인물이 지금 이곳에 그 피로 금발을 더럽힌 채 쓰러져 있었다. 평상시의 그녀는 가시가 잔뜩 돋은 고미술품 같았다. 아름답긴 하지만 접근하기 힘든 날카로운 엘프 여성, 그러나 지금 피를 흘린채 쓰러져 있는 그녀는 아직 어린티를 벗지 못한 갸날픈 여성에 불과했다. 물론 묶여있으니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감상할 수 있는 거지 묶여있지 않다면 여전히 위험한 여성이다.

“마법은?”

“일단 마법시전을 방해하도록 간단한 쐐기를 박아뒀습니다. 그녀의 실력으로 풀긴 힘들 거에요.”

하프엘프 여성이 모노클을 왼쪽 눈에 끼며 말했다. 그때 욕실 안쪽에서 미스티가 걸어나왔다.

“샤라크! 어머. 어쩐 일이지요. 안누. 네가 연락했니?”

“예. 디아스 패밀리의 핵심 인물을 잡았으니까요.”

“그래. 잘됐어. 샤라크. 이정도면 이제 준비는 다 끝난 거 아닌가요?”

“미스티.”

“펜너 디아스의 목이 필요해요. 이정도면 해볼 만하지 않아요?”

펜너 디아스, 온 세상의 조롱을 한 몸에 사는 디아스 패밀리의 보스다. 하지만 그는 엘프 마피아의 보스이고 그를 죽이게 되면 다른 조직들이 진출할 빌미를 마련하게 된다. 샤라크의 입장에서는 굳이 그를 죽이면서 전면전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 어차피 펜너는 무능하고 조직이 다시 쇠망하게 된다면 이대로 내버려두는 게 죽이는 것 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하지만 미스티는 고집을 부렸다.

“그건 좀... 차라리 잡아다 고문을 하고 사지를 자르면 모를까.”

“성직자들이 이어 붙일 수도 있잖아요. 그 정도론 안돼요. 죽여 없애야 해.”

신관들의 신성마법은 잘려진 사지를 수복할 수도 있고 심지어는 죽은 뒤 칠일 이내의 사람은 부활시킬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신관들의 신성마법은 일반적인 마법과 그 시스템이 다르다.

신에게 힘을 받아 사역하는 신성마법의 주체는 성직자가 아니라 교단이다. 매달 신계로부터 한 달에 사용할 수 있는 신성마법의 힘을 부여받은 교단은 그 신성마법의 마력을 계급과 위계에 맞춰서 분배하여 사용한다. 부상자와 장애자들은 언제나 많지만 신성마법의 마력은 그들 모두에게 돌아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니 돈이 아무리 많다 해도 함부로 사지 수복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교단이 회복마법을 시전해주는 대상은 어디까지나 공헌도와 헌금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

그런 만큼 사지를 잘라내면 충분한 교훈이 될텐데도 미스티는 끝까지 펜너의 목숨을 요구했다.

“그렇다면 좋아. 에밀리 디아스가 펜너를 죽이게 하는 건 어떻소? 아니면 당신이 직접 죽이거나.”

“음?”

“엘프 마피아들은 다른 종족에게 자신들이 살해당할 경우 복수하지만... 동족인 당신들간의 싸움이라면 관여하지 않을테니까.”

샤라크의 주장은 합리적이다. 그러나 미스티는 샤라크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여자는 노골적으로 샤라크둠을 자신의 방패막이로 쓰려고 한다. 그런데 자기 손으로 직접 일을 벌일 리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샤라크는 미스티에게 끌려다니고 있는 것이다.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헉...헉헉헉.”

“보스!”

샤라크둠의 폭력배들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뛰쳐들어왔다. 그들은 일제히 입을 맞춰서 말했다.

“도망치십시오!”

“적이 옵니다!”

그들은 마치 불이라도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상당히 많은 수를 풀었는데 이렇게 되다니. 깜짝 놀란 샤라크는 부하들에게 물어보았다.

“함정이었나? 패거리는 얼마나 온거야?”

“아니 저기....”

“그게. 저....”

갑자기 다들 난처해한다. 갑자기 폭력배들간에 은근한 눈빛이 오가더니 한 사람이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그... 처음에 본 그 한 놈입니다만.”

“뭐?”

샤라크는 놀라서 입을 떡 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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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40 +20 12.10.20 4,320 20 9쪽
4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9 +14 12.10.10 3,407 16 13쪽
4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8 +8 12.10.04 3,225 15 10쪽
4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7 +7 12.10.03 2,809 22 9쪽
4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6 +4 12.10.02 2,740 19 12쪽
4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5 +6 12.10.01 2,695 18 10쪽
3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4 +7 12.09.29 2,781 18 6쪽
3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3 +3 12.09.27 2,784 15 12쪽
3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2 +4 12.09.26 2,795 22 8쪽
3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1 +6 12.09.25 2,813 14 10쪽
3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30 +2 12.09.24 2,860 16 10쪽
3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9 +2 12.09.23 2,909 20 12쪽
33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8 +7 12.09.22 2,825 15 8쪽
3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7 +5 12.09.21 2,800 15 13쪽
3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6 +3 12.09.20 2,970 17 14쪽
3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5 +7 12.09.19 2,913 18 13쪽
2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4 +7 12.09.18 2,883 15 13쪽
2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3 +3 12.09.16 2,832 17 8쪽
2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2 +5 12.09.15 3,357 17 8쪽
26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1 +6 12.09.14 3,300 17 10쪽
25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20 +8 12.09.12 3,416 15 12쪽
24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9 +3 12.09.11 3,315 17 9쪽
»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8 +2 12.09.10 3,403 15 8쪽
22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7 +8 12.09.09 3,592 22 14쪽
21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6 +4 12.09.09 3,415 17 14쪽
20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5 +2 12.09.09 3,356 18 11쪽
19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4 +2 12.09.09 3,361 19 13쪽
18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3 +1 12.09.09 3,201 18 9쪽
17 제 2 화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 12 +3 12.09.09 3,253 2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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