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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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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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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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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0.1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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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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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글자
11쪽

제12장 살육(7)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드르르륵!

불타오르는 신사를 향해 그동안 참고 있던 울분을 토해내듯 온갖 총기들이 발사되었다. 헬기들에서도 불꽃이 튀었고 주변에 경계를 서던 특수부대원들도 한 지점을 향해 일제사격을 퍼붓고 있었다. 이미 부서져 불타는 신사에 요란한 총성과 함께 다시 한 번 불꽃이 사방으로 날렸다.

“아우~ 씨! 다 따라갈 수가 없어. 카메라가 한 다섯 대는 있어야겠다. 미치겠네. 너무 빨라.”

“뭐라는 거야?”

수정이 경태의 주절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발을 동동 굴렀다. 엄청난 장면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카메라는 달랑 한 대뿐이었다. 자신의 눈으로라도 쫓아야했지만 밤이라 불타는 신사의 불빛과 헬기의 서치라이트 불빛에만 의존해야 했다. 근처까지는 출입이 통제되어 다가갈 수도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망원경이라도 가져오는 건데.”

지원팀이 왔지만 중계 장비를 가져왔을 뿐이다. 지금 매30분 단위로 한국 본사와 연결을 하며 짤막짤막하게 뉴스를 내보내고 있었다. 자신은 스폿으로 잠깐 현장의 소식을 전하지만 지금 본사는 대부분의 편성을 미루고 이 사건을 톱뉴스로 내 보내고 있었다.

일본은 거의 모든 방송사가 이 사건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었다. 아예 광고도 없이 실시간 중계를 하는 곳도 여럿이었다. TV로만 보면 일본은 마치 침몰 중인 배처럼 온통 경악에 빠진 모습이었다.

투타타타!

피융! 피잉!

콰쾅! 콰콰콱!

빗발치는 총성과 화염, 그리고 섬광탄의 궤적이 한 지점을 향해 쏟아 붓듯 퍼부어졌다.

그 광경만으로도 길수정 기자의 입은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이런 광경은 난생 처음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헬기들의 기총소사와, 땅에서는 특수부대로 보이는 군인들의 무차별 집중사격이 마치 치열한 전장의 중심에 자신이 서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하였다.

“저... 저 포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힐끗 돌아본 수정의 눈에 경태는 무언가를 찾듯 정신없이 카메라의 줌을 조정 중이었다.

“안 보여, 안 보여... 안 보인다고...씨발!”

“침착해! 경태야.”

“앗! 저 저거닷!”

경태가 카메라에 눈을 들이밀며 다시 외쳤다.

수정이 얼른 카메라의 방향을 따라 눈을 돌리니 화염이 치솟는 불길을 배경으로 군인들이 쓰러지는 게 보였다.

괴물은 보이지도 않았다. 그냥 서서 총을 쏘고 있던 군인들이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총성과 온갖 소음에 비명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쓰러지는 특수부대원들의 몸이 분해되기 시작했다. 총을 맞고 나가떨어지는 게 아니라 몸통이 잘리거나, 목이 떨어져 나가고 팔, 다리가 몸에서 떨어져 허공으로 치솟았다.

그 광경이 환하게 타오르는 신사를 배경으로 마치 그림자 연극을 보는 것처럼 현실감 없이 펼쳐졌다.

“아~ 아...”

뭔가 잠깐 다른 세상에 떨어진 느낌으로 수정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때, 환한 빛줄기가 지상에서 헬기를 향해 쭉 뻗어갔다. 아니, 그건 빛줄기가 아니라 빛의 작은 덩어리들이었다. 그 빛의 덩어리는 헬기로 녹아들듯 스며들었다.

번쩍!

화아악!

쿠콰콰쾅!

전면을 향해 기체를 앞으로 기울인 후 발칸을 쏴대던 헬기가 빛을 폭사하며 그대로 터져나갔다.

후두둑!

헬기의 동체가 터져나가며 불꽃이 되어 주변바닥으로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콰콰쾅!

헬기의 잔해가 바닥에 추락하며 다시 한 번 폭발과 함께 폭음이 일었다.

투타타타! 웨에엥~

그아아앙!

주변상공에 떠서 같이 사격을 가하던 헬기들이 놀란 메뚜기 떼처럼 급상승을 하며 흩어졌다.

그사이에도 지상에서는 군인들이 픽픽 쓰러져갔다. 그들은 이제 공포에 질린 듯 마치 아무 곳에나 총을 쏘는 것처럼 보였는데 곧 몸이 분해되며 허공에 피와 살점을 뿌렸다.

“으으... 씨바, 안 보여.”

경태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고 앞을 바라보았다. 그 눈이 붉게 충혈 되어있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참혹한 영상에 경태의 정신도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저 직업정신이 악으로 깡으로 버텨주고 있었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경태가 바로 몸을 돌려 정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겨 경태야! 어딜 가?”

수정이 소리치며 뒤를 쫓았다. 정문의 주변으로는 경찰차와 소방차, 구급차들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무질서하게 서있었고 거기다 방송차량들까지 뒤엉켜서 엉망이었다.

“괴물이 분명 저쪽으로 움직였어. 따라와 봐!”

경태가 움직이는 방향으로 헬기들이 서치라이트를 비추며 날아가기 시작했다.

후다다닥. 턱.

“헉헉! 니미럴.”

한참을 달리던 경태가 지쳤는지 도로 옆 난간에 기대어 하늘을 향해 카메라를 들었다.

“헥헥! 못 쫓아가겠어. 저 헬기들이 괴물을 쫓고 있을 거야. 헉헉! 저거만 찍고 그만하자.”

투타타타!

겨우 뒤따라온 수정이 헐떡이며 하늘을 올려다보자 흩어져있던 헬기들이 한 방향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푸슉!

푸아악!

그때, 앞 선 헬기에서 섬광이 번쩍이더니 무언가 길게 불꽃을 꼬리에 매달고는 앞으로 쏘아졌다. 로켓이 발사된 것이다. 발사된 로켓은 곧 바로 눈앞의 공원에 내리꽂혔다.

콰앙!

화악~

공원에 커다란 화염이 치솟았다.

드르르륵! 드르르르.

기이잉!

카카카카캉!

곧 헬기들이 도착하며 다시 기관포의 화염을 뿜었다. 헬기들은 마치 동료의 복수라도 하려는 듯 무수히 많은 총탄을 공원을 향해 쏘아 보냈다. 공원의 아름다운 전각은 이미 터져나갔고 주변의 아름드리나무들도 불길에 휩싸여 쓰러지며 부서져갔다.

번쩍!

슈슉!

그때, 다시 그 환한 빛 덩어리가 지상의 숲에서 하늘로 쏘아졌다. 빛의 덩어리는 가까이 다가온 헬기의 몸체로 그대로 스며들었다.

화아악!

콰콰쾅!

다시 헬기 한대가 터져나가며 지상으로 불꽃을 뿌렸다. 다가오던 헬기들이 놀란 메뚜기처럼 사방으로 흩어졌다.

투타타타!

사방으로 흩어지며 거리를 벌린 헬기들이 로켓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슈슈슉!

푸악! 푸아악!

로켓의 불꽃들이 꼬리를 물며 작은 공원의 숲으로 쏘아져 들어갔다.

콰콰콰쾅!

퍼엉!

화염이 치솟으며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다. 작은 공원은 폭발과 화염에 휩싸여 불길이 하늘높이 치솟았다. 주변 건물들도 폭발의 여파에 휩싸여 유리창들이 터져나갔다.

저런 폭발 속에서는 아무것도 살아남을 수 없었다.

투타타타!

기이잉.

드르르륵! 드르르륵!

카카카캉!

헬기들이 서서히 다가오며 다시 기관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붉은 빛줄기들이 길게 선을 그리며 화염 속으로 파고들었다.

도로가의 작은 공원은 전체가 화염에 휩싸여 불타고 있었다. 불길은 사방으로 번져나갔다. 그러나 소방차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무모하게 총알이 빗발치는 곳으로 달려갈 간 큰 소방관은 없었던 것이다.

“저 정도면 죽었겠지?”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도 않고 수정이 옆에 있는 것을 안다는 듯 경태가 말을 했다.

“그 그렇겠지? 아무리 괴물이라도... 헉!”

“앗!”

말을 하던 두 사람이 동시에 헛바람을 삼켰다. 그들이 바라보고 있는 공원의 불바다 속에서 빛의 덩어리가 솟아오르는 게 보였다.

그 빛은 헬기들을 향해 똑바로 날아가 박혔다.

번쩍!

화아악!

콰쾅! 쿠콰쾅!

이번엔 두 대의 헬기가 동시에 불꽃을 피우며 터져나갔다. 나머지 헬기들이 허둥대며 필사적으로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드르르륵! 드르르륵!

사격으로 인해 공중에 떠서 흔들리는 헬기를 향해 다시 빛줄기가 날아갔다. 이번엔 다른 방향이었다.

화아악!

콰콰쾅!

다시 헬기가 불꽃으로 변하며 추락해갔다.

“저 저거 사람이 아냐. 엄청난 전투 병기야.”

“외 외계인일까?”

“어쨌든 잘 찍고 있는 거지?”

“으응! 그런데 괴물은 안 보여.”

둘의 곁으로 다른 방송사들의 카메라들과 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쿠쿠쿵!

포성이 들려오며 지진이 난 듯 건물이 흔들렸다. 건물의 창가에서 바라보는 방향으로 환한 불빛이 일어났다가 사라졌다. 곧 다시 번개가 치듯 불빛이 번쩍였다.

“으음, 도대체 저게 말이 되는 건가?”

우베총리가 몸을 돌려 TV로 눈길을 돌렸다. TV에서는 계속 불타는 야스쿠니신사의 모습과 헬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비쳤다. 그러나 아래 자막에는 헬기 5대 추락, 특수작전군 대원 수 명 사망, 도쿄 불바다. 라는 자막이 계속 반복적으로 흐르고 있었다.

쾅!

우베총리가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놈은 죽은 건가? 아직 살아있는 건가?”

경찰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보여 군에 출동명령을 내렸다. 특수작전군이 투입되고 공격헬기들까지 도쿄상공 진입을 승인했다. 도쿄 한복판에서 군 작전을 승인한 최초의 총리가 된 것이다. 어차피 자위대가 아닌 일본군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첫 단추를 자신의 나라, 그것도 심장이랄 수 있는 도쿄에 끼우게 되다니 참 아이러니 한 일이었다.

우베총리는 총리관저를 나와 바로 국방성으로 달려왔다. 아무래도 총리관저에서 일일이 보고받기에는 답답하였고 대응도 늦어보였다.

상황실이 설치된 방위성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살펴 보고, 즉시 지시를 내리기에 적절하였다. 방위장관에게 실질적인 권한을 주기에는 권한을 넘어서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많았다.

“저 정도면 분명 죽었을 겁니다.”

“그래, 아무리 초인이라도 저런 로켓포의 집중포화 속에서 살아난다면 말이 안 되지.”

좀 전의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영상에서 사라졌던 놈이 공원으로 도망치는 모습이 헬기에 포착되었다. 도심으로 스며들 것을 우려해 군부에서는 로켓포 공격을 요청해 왔다. 공원에 얼마나 사람들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놈이 도심으로 스며들면 더 큰 희생이 발생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우베총리는 로켓공격을 승인했다.

그런데, 헬기에서 들어오던 영상들이 뚝뚝 끊어지기 시작했다. 숲에서 빛이 번뜩이면 하나씩 통신이 두절되었다.

그나마 살아있던 헬기들이 집중사격을 퍼 부었지만 놈은 다른 곳에서 다시 공격을 해왔다. 그렇게 출동했던 헬기들이 전멸했다. 먼 상공에서 방송용 헬기가 TV를 통해 헬기부대의 전멸소식을 전했다.

우베총리는 분노보다는 공포로 몸을 떨어야했다.

“만약 놈이 살아있어서 다시 도심으로 스며들면 큰일입니다.”

방위장관이 급하게 외쳤다.

“그 그럼 어 어찌해야 하겠소?”

“우선 자위대 지역방면대 전부를 출동시키고 놈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기갑 부대를 배치해야겠습니다. 보병들도 전투장갑차로 보호가 되어야겠습니다. 소총만으로는 어렵다고 봅니다.”

“초 총에는 놈도 죽는다고 했지 않소. 그 그 초인 특별수사본부, 본부장 그 누구요? 그 친구는 어디 있소? 도대체 뭐하는 거야?”

우베총리는 지금 정신이 저 멀리 도망간 것 같았다.

“미야시다 본부장은 지금 급하게 팀을 꾸리고 있습니다.”

“하아~”

“방면대 군을 출동시키겠습니다. 승인해 주십시오.”

“군을 도심에 진주시키면 시민들은 어쩌란 말이오?”

“자발적 대피를 하거나 외출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지요.”

방위장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럼 도쿄에 긴급조치를 내려야겠군.”

“계엄령을 내려야합니다.”

“계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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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4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7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4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5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70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4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51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8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8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60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3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50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6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9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7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3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7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2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2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70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8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8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9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9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5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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