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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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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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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11.0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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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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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글자
11쪽

제13장 불바다(7)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빛살처럼 도시를 누비며 눈에 띠는 대로 놈들을 도륙했다. 놈들에겐 전사의 기운이 느껴졌다. 맛있는 먹이처럼 놈들을 죽이는 족족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며 빠져나간 기운들이 채워졌다. 기대이상으로 놈들의 피와 영혼은 휘의 몸에 활력을 주었던 것이다.

이모의 죽음이 휘에겐 충격, 그 이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세상으로 넘어온 이후 자영과 이모, 두 사람은 온전한 자신의 가족이었다. 어찌 보면 이모는 휘와 자영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끓어오르는 분노는 오히려 이성을 차갑게 식혀줬다.

놈들이 도망치던 방향에서 놈들과 비슷한 기척들이 느껴졌다. 마지막 놈을 처리한 후 기척이 느껴지는 커다랗고 검은 차량으로 달려갔다.

봉황의 칼을 휘둘러 차량을 찢어발겼다. 안에서 불꽃이 튀며 몇몇이 총격을 가해왔다. 한 놈도 남김없이 죽여 버렸다. 주변에 비슷한 모양의 다른 차량들도 남겨놓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했다. 처음 느꼈던 놈들의 기척에서 많은 인원이 다른 방향으로 도주를 했으리라. 즉시 방향을 틀었다. 오늘 이모의 죽음과 관련된 놈들은 한 놈도 남김없이 깡그리 죽여서 소멸되어가는 봉황의 기운으로 삼으리라.

곳곳에서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지고, 눈에도 보였지만 도망치는 놈들의 기운은 달랐다. 지금은 공포에 쫓기는 다급함마저 잔뜩 묻어있었다.

휘가 바람처럼 허공을 날아서 달려오는 놈들의 앞으로 내려섰다. 놀라서 기겁을 하는 SAT대원의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왔다. 그러나 많은 훈련을 받은 특수대원답게 곧 총구를 휘에게로 향했다.

“어헉! 괴 괴물이닷! 쏴 쏴라!”

드르르륵!

스슥!

그러나 이미 휘는 그를 지나친 후였다.

드르르르륵! 철컥, 철컥!

허공을 향하여 총질을 하던 특수대원의 총에서 총알이 떨어지며 빈 공이를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으으으..”

스르르. 쿵!

곧 꿋꿋이 버티고 서있는 대원의 하체에서 분리된 상체가 미끄러져 땅바닥으로 쓰러져갔다.

“놈이다. 놈이 나타났다. 산개!”

타타타탕!

[칙! 아악! 사 살려 줘. 으으...]

[아 안 돼!]

타타타탕!

그나마 뒤따르며 남아있던 대원들의 사격이 이어졌지만 곧 사그라져 갔다.

달려가던 특수차량엔 대원들의 다급한 비명소리가 통신망을 가득 채워갔고 그걸 지켜보는 겐조의 표정은 점점 딱딱하게 굳어갔다.

“하아! 아직 멀었어요?”

“이미 도착했습니다. 바로 이 앞까지 대원들의 이동이 포착되었습니다. ”

“그런데 대원들은 어디 있죠?”

“그게... 더 이상 교신이나 영상이 들어오는 대원이 없습니다. 큭! 전멸인 것 같은데요.”

“뭐 뭐라고요? 다 죽었단 말인가요?”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허억!”

그때, 대답을 하던 통제실 대원이 기겁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꽈지지직!

파파팍!

멈춰선 특수차량의 벽면이 터져나가며 찢어지고 전기합선에 의한 스파크가 튀었다.

“아악!”

“우아악! 뭐 뭐야?”

콰쾅!

“아아악!”

다시 굉음이 울리며 차량에 큰 구멍이 생겼다.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충격에 흔들리며 이리저리 쓰러졌다.

곧 전원이 차단되어 전자장비들과 조명까지 꺼져버려 컴컴한 특수차량의 내부로 뻥 뚫린 구멍을 통해 빛줄기가 연기와 함께 쏟아져 들어왔다.

그리고 빛줄기가 잠깐 가려지는듯하더니 쓰러져있는 그들의 앞에 검은 인영이 불쑥 나타났다.

“으윽, 괴 괴물! 으악!”

통제실의 대원이 비명을 지르며 총을 겨누다 순식간에 몸통이 잘려나갔다.

꽈광!

“아아악!”

“으악!”

“꺄아악!”

곧 다른 대원들의 비명소리가 어둑한 차량내부를 휩쓸었다. 그러나 더 이상 굉음은 이어지질 않았다.

폭발에 놀라 혜영을 끌어안고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타쿠야의 등에 손길이 느껴졌다. 놀란 타쿠야가 몸을 떨며 혜영을 더 꼭 끌어안자 혜영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으으으... 다 당신은.”

혜영이 자신을 꼭 껴안은 채 떨고 있는 타쿠야의 등짝을 두드리며 흔들었다.

“자 자기야. 으윽, 일어나! 일어나봐. 휘씨가 왔어.”

“응? 누 누구라고?”

타쿠야가 혜영의 말에 고개를 돌리니 빛을 등지고 커다란 사내가 우뚝 서있었다. 휘였다.

“아아!”

“으음... 혹시나 했는데 맞았구려, 그런데 두 사람이 왜 여기 있소?”

휘가 혜영을 향해 입을 열었다.

“으윽, 저들이 우릴 붙잡아 끌고 왔어요.”

“으음... 미안하오. 나 때문에 ...그런데 이모가 크흑!”

휘가 말을 잊지 못하고 어금니를 깨물었다.

“흑! 저 사람들에게 얘기 들었어요. 이모, 흑흑!”

“미안하오, 내 잘못이오.”

“으흐흑! 불쌍한 이모, 어떡해. 으흐흑!”

“내 저들을 용서치 않을 것이요.”

휘가 주먹을 불끈 쥐며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어 어쩌시려고요?”

“오늘 쳐들어왔던 놈들은 한 놈도 살려두지 않겠소.”

“아아... 그 그건.”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밖에서 다급한 발자국소리가 들려왔다. 휘가 고개를 획 돌렸다.

“잠깐만 기다리시오.”

스윽!

“어 어딜?”

혜영이 물어보기도 전에 휘의 모습이 차량내부에서 사라졌다.

아아악!

으악!

쩌저적, 콰쾅!

곧 차량의 밖에서 처절한 비명소리와 굉음이 터져 나왔다.

“으으으...”

겐조가 충격에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다. 차량이 부서지며 가해진 충격이 하필이면 겐조에게 직격한 것이다.

“괜찮아요?”

혜영이 다가와 겐조를 부축하자 겐조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겐조의 머리에서 한줄기 핏물이 흘러내렸다.

“으윽, 콜록! 어 어떻게 된 거죠?”

어리둥절해하는 겐조를 혜영이 부축하여 밖으로 향했다.

“흡, 우선 밖으로 나가죠. 여긴 연기가 너무 심해서 위험해요.”

차량내부는 전자제품과 전선들이 불타며 내뿜는 독한 연기가 퍼지며 계속 있기가 어려웠다.

“이 이리로...”

타쿠야가 먼저 내려서서 혜영과 겐조를 밖으로 이끌었다.

“아! 이 이런.”

밖으로 나선 겐조의 입에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멈춰선 특수차량들은 불타고 있었고 곳곳에 대원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있었다.

“으윽! 사 사람들이. 우웩!”

혜영도 그 모습들을 보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타쿠야 역시 정신이 없는지 몸을 벌벌 떨었다.

“으으으... 사 사람들이 저 저렇게 죽다니.”

타다닥! 화악!

잠깐사이 그들이 빠져나온 차량에서 불꽃이 번득이며 불길이 일었다.

“헉! 차에 불이 붙었어요. 피해요!”

“빠 빨리.”

셋이 서로 부축을 해주며 차량에서 멀어졌다.

“저 저게 휘씨가 저지른 일인가요?”

“그래요. 그는 살인마가 되었어요.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요. 말려야 해요.”

“하아~”

혜영이 한 숨을 내 쉴 때,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아악! 사 살려 줘!”

셋이서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불타고 있는 맨 앞쪽의 차량에서 몸에 불이 붙은 대원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오고 있었다. 아마 차량을 운전하던 대원인 것 같았다.

“아아악!”

그 대원은 불이 붙은 채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다가 곧 쓰러져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아 안 돼!”

겐조가 벌떡 일어나 그 대원에게 달려가려 할 때,

퍼퍽!

“끄윽!”

털썩!

갑자기 대원의 몸이 터져나가며 몸에 붙었던 불길이 파편이 되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들썩거리던 대원의 몸뚱이는 처참한 피륙이 되어 불타고 있었다.

“아 안 돼! 흐흑!”

그 모습을 보고 겐조가 흐느끼며 그 자리에 몸이 굳어버렸다. 혜영과 타쿠야도 입이 벌어진 채 할 말을 잃었다. 이런 끔찍한 광경은 태어나 처음이었다.

“어 어떻게 저 저런. 큭!”

“으으으...”

그런 세 사람의 앞으로 불타는 차량의 뒤에서 휘가 나타나 뚜벅뚜벅 걸어왔다. 입고 있는 헐렁한 타쿠야의 옷이 피투성이가 되고 여기저기 찢어진 채로 너덜거렸다.

스윽!

다가오던 휘가 몸이 굳어있는 겐조를 보고는 팔을 앞으로 뻗자 손에서 칼이 쑥 솟아났다. 그 상태로 겐조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어 어어...”

휘의 손에서 칼이 불쑥 솟아나자 혜영이 깜짝 놀라서 바라보다가 휘가 겐조에게로 향하자 더 놀라서 달려갔다.

“아 안돼요!”

혜영이 겐조의 앞으로 나서며 두 팔을 벌렸다.

다가오던 휘가 둘의 앞에서 걸음을 뚝 멈추었다.

“비키시오.”

“안 돼요. 죽이면 안돼요.”

“이모를 죽인 자들이오. 다 죽여 버릴 것이오.”

“흐흑! 그래도 이 사람은 안 돼요. 제발.”

혜영이 울먹이며 만류하자 휘가 고개를 들어 겐조를 바라보았다. 특수작전군의 복장을 착용하고 있는 겐조의 모습에 휘의 눈동자가 가볍게 흔들렸다.

겐조는 눈물이 가득고인 눈으로 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물로 뿌옇게 가려진 눈에 휘의 모습이 제대로 들어오질 않았다. 그저 가슴이 무너지는 것처럼 힘이 빠지고 눈물만 하염없이 쏟아졌다.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지금 저 사람이 자신을 죽이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흐흑!”

겐조가 힘이 빠지며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휘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휴우! 이 손으로 많은 사람들을 죽였소. 앞으로도 얼마를 더 죽여야 할지 모르오. 그러나 일본, 저들의 나라는 이제 나와 같은 하늘아래 더 이상 공존할 수 없소. 내가 일본을 멸할 것이오.”

“다 나쁜 건 아녜요. 좋은 사람들도 있어요. 저 사람도 일본사람이란 말이에요.”

혜영이 타쿠야를 가리키며 휘에게 다가갔다.

“휴~ 그 정도는 알고 있소.”

“그런데 왜 이 사람을 죽이려 해요. 그러지 마요.”

“그는 군인이요. 그리고 이모를 죽인 자들과 한패요.”

휘의 단호한 말에 혜영이 휘의 팔을 붙잡고 매달렸다.

“그렇지만 그가 자영이와 이모를 살렸어요, 휘씨의 아들 호도 놈들의 손에 죽을 것을 저 사람이 구해줬다고요. 자기를 희생해가며 우리들을 구해줬어요. 일본엔 저런 사람들도 있다고요.”

스으윽.

휘의 손에서 칼이 스러지듯 사라졌다.

“뜻에 따르겠소. 그리고 이모의 시신은 집 앞에 두고 왔는데 부탁하오. 미안하오이다.”

“어 어디로 가시려고요?”

“쫓기는 몸, 갈 곳이 어디 있겠소. 주변에서 계속 지켜보리다. 떠날 때는 얘기하겠소.”

휘익!

휘가 바람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사라져갔다.

“아아!”

“오오!”

혜영과 타쿠야가 그 모습을 쫓다가 멍해졌다. 겐조는 아직도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은 그 자리에 돌이 되어있었다.

애애앵!

여러 곳에서 발생한 화재와 특수부대원들의 시체들로 인하여 신주쿠는 도시기능이 마비되어버렸다. 곳곳에 불타는 건물들과 차량들, 그리고 참혹한 시신들로 신주쿠 외곽의 주택가는 지옥으로 변해있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도심의 하늘에는 헬기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소방차와 구급차들은 비상등을 깜빡이며 요란하게 거리를 달렸다.

그나마 떠나지 않고 남아있던 많은 도쿄시민들이 불안에 떨며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도쿄의 곳곳이 참혹한 폐허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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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2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5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8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7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8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2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4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7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3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5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8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6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3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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