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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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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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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10.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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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글자
12쪽

제13장 불바다(5)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으흐흑! 가 강 서방. 자 자네 맞지? 왜 이 이제야 왔어. 나 날 아 알아 보 보겠는가?”

이모가 비틀비틀 일어나 앞으로 걸어 나가며 울음을 터뜨렸다. 혜영도 놀라서 사내를 쳐다보았다.

“강서방? 휘 휘씨?”

쓰러질듯 비칠거리며 다가오는 이모를 사내, 휘가 두 손을 뻗어 붙잡았다.

“이모? 자영... 혜영?”

“으흑! 그 그래. 이 이 사 사람아. 내가 자 자영이 이모네. 으흐흑!”

이모가 휘를 두 팔로 끌어안으며 울음을 터뜨렸다.

“아아! 강서방이 맞군요. 네, 제가 혜영이에요. 자영이 언니 혜영이.”

혜영도 휘의 더듬거리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얼른 앞으로 나섰다. 그러자 휘가 멈칫거렸다.

“크흑!”

휘가 신음을 토해내며 한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젠 봉황도 사라져 의지다툼을 할 일도 없는데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고통을 느낀 것이다. 생각이 날듯 말듯 많은 기억들이 어렴풋이 떠오르고 있었다.

“왜 왜 그 그러는가?”

이모가 그런 휘의 모습에 놀라 어눌한 말로 물어왔다.

“저런, 괜찮아요? 많이 다친 건가요?”

혜영도 휘에게 다가와 걱정스레 물어보며 휘의 안색을 살폈다. 그러나 시커멓게 변한 휘의 얼굴을 자세히 살필 수가 없었다.

“아 아니요, 괜찮소. 잠시 두통이.”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 것 같네요. 우선 저희 집으로 가죠.”

“그 그래, 자 자네 모 몰골이 어 엉망이야.”

걱정스레 물어오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휘가 물었다.

“자영, 자영은 어디에 있소?”

“우선 집으로 가서 얘기해요. 여긴 위험해요.”

“음... 그럽시다.”

혜영이 이모를 부축하며 차에 태웠다. 타쿠야가 운전석에서 놀란 얼굴로 휘를 바라보다가 혜영의 재촉에 황급히 차를 출발시켰다.


그날 밤, 혜영의 집에서 휘는 잃었던 많은 기억을 되찾았고 자신에게 아들이 생겼음을 알게 되었다.

‘자영, 당신이 그리도 가고 싶어 하던 한국으로 돌아갔구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오. 큭.‘

휘가 마음속으로 오열을 하였다. 폐인이 되어 정신 줄을 놓은 채 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얘기에 가슴이 아팠다. 지켜 줄 거라 큰소리 쳐놓고 다시 그녀를 잃어버렸다. 자신의 아이까지 가지고 있던 그녀를 지켜주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아들, 이름을 “호”로 지었다고 했다. 강호. 자신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그런데 일본 놈들이 다 자라지도 않은 뱃속의 아이를 꺼내어 온갖 실험을 자행하는 바람에 아이가 정상이 아니라고 했다.

“으으... 내 내 타 탓이여, 내 탓.”

이모는 자신의 탓이라고 가슴을 치며 통곡을 했다.

“흑! 이모, 그만 해, 이모 탓이 아니야.”

혜영이 쓰러져 통곡을 하는 이모를 끌어안고 달래 주려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휘의 시커먼 얼굴에서도 눈물이 줄줄 흘렀다.

꾸욱!

휘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나도 한국으로 가겠소.”

이모를 끌어안고 흐느끼던 혜영이 젖은 눈길로 휘를 바라보았다.

“가야지요. 가서 자영일 봐야죠. 그럼 정신이 돌아올지도 모르잖아요.”

“가 강 서방이 가 가면 자 자영이 치 치료도 해 주 줄꺼야. 그 그렇지? 가 강서방.”

혜영에 이어 이모까지 휘에 대한 믿음을 다시 들어냈다.

그러나 둘이 알지 못하는 사이, 휘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스쳐갔다.

“그러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남은 일처리를 하고 와야겠습니다. 이제 집을 알았으니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어 어딜 또 가 가려 고.”

“용서 못할 놈이 있습니다. 더 이상 예전처럼 안이하게 지나쳐 내 사람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겁니다.”

“가 강서방. 모 몸도 안 조 좋은 거 것 같은데.”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쉬고 계십시오.”

휘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지켜보고 있던 타쿠야가 뒤따라 나왔지만 이미 휘의 모습은 사라졌다.



지휘차량은 레인보우브릿지 주변으로 이동해 있었다. 밤사이에도 주변해역에 대한 수색은 계속되었지만 놈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지시를 내리던 미야시다가 한 쪽 의자에 앉아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겐조를 찾았다.

“잠시 바람 좀 쐬지.”

“으음, 그럴까요.”

팔을 비틀며 겐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야시다가 건넨 캔 음료를 받아들며 밖으로 나선 겐조의 눈에 무너져 내린 다리의 흉물스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밤이 되면 도쿄타워를 배경삼아 일곱 색깔 무지개조명으로 유명했던 다리는 이제 사라졌다. 마치 전쟁에 미친 일본의 암울한 앞날을 예견하는 것 같아 겐조의 마음도 울적해졌다.

다리 주변에선 각종 군용선박들이 조명을 비추며 수색을 하고 있었고 야간잠수를 강행하며 잠수부들도 물속을 들랑거리는 게 보였다. 어느새 동녘이 훤히 밝아오고 있었다.

“벌써 날이 밝는군, 자네는 놈이 죽었다고 생각하나?”

“흠... 조심스럽네요. 저번에도 죽었다는 보고를 제가 했었는데 살아났으니까요.”

“그럴 수도 있겠군.”

“눈앞에서 총격을 받고 공중에서 떨어졌는데 살아났으니, 판단이 되질 않습니다.”

“놈이 불사신이라도 된단 말인가?”

“그것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일반 사람과는 확실히 틀립니다. 그래서 초인이라고 불렸잖아요.”

“그랬지. 초인이라... 아무리 초인이라지만 미사일의 폭격 속에서도 살아날 수 있을까?”

“도쿄타워에서 도망갈 때 모습이 안 좋아보였는데 어쩌면...”

그가 죽었을 수도 있겠다고 말하려던 겐조가 말을 흐렸다. 왠지 그의 얘기를 할 때면 아직도 가슴 한쪽이 먹먹하며 목이 메어왔다.

“두 번씩이나 그 폭격 속에서 살아난다는 건 어렵겠지?”

미야시다가 자신의 희망사항까지 담아 얘기를 했다. 그때, 지휘차량에서 상황병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

“본부장님! 상황전파입니다.”

막 음료 캔을 버리고 담배를 입에 물려던 미야시다가 눈을 반짝이며 상황병을 바라보았다.

“내용이 뭔가?”

말을 하면서도 둘은 지휘차량으로 급하게 발길을 돌렸다.

“신주쿠에 있는 작은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대가 출동해서 보니 빌딩 내에서 시체들이 다수 발견되었답니다.”

차량으로 들어서는 미야시다에게 통제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랑 연관이 있나?”

“네, 그 빌딩이 북조선의 안가였답니다. 빌딩내부의 시체들은 북조선 공작원들이었고요.”

“북조선?”

“네, 괴물을 도쿄타워로 안내했던 북조선대표부 이름이... 리철진이라는 무관의 시체도 발견됐답니다.”

“으... 놈의 짓인가?”

미야시다가 멍한 표정으로 겐조를 바라보았다. 밤새 잠 한숨 못자고 수색작업을 독려했는데 놈이 살아서 빠져나갔다면 여태 헛일을 한 것이다. 갑자기 피곤이 몰려왔다.

“시체의 사인은 밝혀졌나요?”

겐조의 말에 통제관이 모니터를 들여다보더니 심각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으음... 자상 5명에 또...”

“총상은 몇 명이죠?”

겐조가 기다리지 못하겠다는 듯 다시 물었다.

“총상은... 없습니다. 한 명도.”

“으음... 놈이로군.”

미야시다가 침음을 흘렸다.

“가능성이 높죠.”

“이런, 썅! 어서 그 곳으로 가야겠군.”

화를 내며 당장 달려갈 것 같은 미야시다를 겐조가 나서며 말렸다.

“지금 가봐야 그곳에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현장에는 가봐야지.”

“그럼 신주쿠로 이동하는 건가요? 아!”

말을 하던 겐조가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어 뒤져보더니 통제관을 향해 다가갔다.

“저기 여기 이 사람의 현주소와 사업장내역을 파악 좀 해주세요. 이름은 박 혜영. 그리고, 타쿠야...”

미야시다가 겐조의 행동에 의아한 듯 다가왔다.

“그들이 누군가?”

“예전 사건과 연관이 있던 인물들입니다.”

“아! 그랬지, 마에자키 그 친구도 부를 걸 그랬군. 지금이라도 불러야겠어.”

“지금 상황에서는 별로 필요할 것 같지 않은데요. 주소만 알면 특작팀들을 투입해서 조사해보면 되죠. 아무래도 살아있다면 만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좋아, 자! 그럼 출동해, 특작팀은 자네가 함께하게. 내가 지시를 해 놓지. 그런데 과연 놈일까?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지?”

“아무래도 살아있을 확률이 높죠.”

“그렇다면 놈을 상대할 방법이 없잖나. 총도 안통하고, 로켓도, 미사일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답답하군.”

그건 겐조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말 그가 살아있다면 상대할 무기가 없었다. 죽지 않는 불사신을 상대로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우선 상태가 어떤지 부터 확인해야죠. 부상을 심하게 입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놈이 십여 명을 저렇게 죽였단 말이야?”

“하아~ 그는 총알을 네 방이나 맞고 다 죽어가면서도 미우라 대장을 죽였었어요. 초인이니까요.”

“차라리 그러길 빌어야겠군. 끄응!”

초조해진 미야시다를 태운 지휘차량과 대기하던 특작대원들의 특수차량들이 꼬리를 물며 신주쿠로 향했다.



해가 떠오를 무렵 돌아온 휘가 샤워를 하고 혜영이 급하게 챙겨 준 몸에 맞지도 않는 타쿠야의 옷을 입은 채 거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이모는 밤새 잠 한숨 자지 않고 휘가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휘가 오자 그제야 방에 들어가 잠이 들었다.

혜영이 아침을 준비하여 밥상을 차리자 휘가 가부좌를 풀고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음식냄새 때문에 쉬지도 못했겠네요. 이리 와서 식사하고 방에 들어가서 편히 쉬세요.”

“고맙소.”

혜영이 식탁으로 휘를 불렀다. 곧 타쿠야도 씻고 나와서 셋이 밥상에 마주앉아 아침을 먹었다.

“여기 이거 제 휴대폰인데 가지고 계세요. 급한 일 있으면 1번을 누르시면 돼요. 통화는 할 줄 아시죠?”

식사를 끝내고 출근준비를 하며 혜영이 자신의 휴대폰을 휘에게 주었다.

“알고 있소. 그럼 이거로 자영과 통화를 할 수 있겠소?”

휘의 물음에 혜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준영이를 통하면 할 수는 있는데 자영이가 말을 못해요. 기억상실에 실어증이라는데, 저도 몇 번 시도해봤는데 반응이 없더라고요.”

“으음... 그렇소?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내가 한국으로 가서 직접 보는 수밖에.”

“한국으로 들어갈 방법은 알고 있어요?”

“잘 모르오. 그런데 북조선에서 온 놈이 자신 있게 데려가겠다고 하였소. 바다를 건널 무슨 방법이 있으니 그런 말을 했지 않겠소?”

“네? 북한으로 가려고요?”

“그건 아니요. 그리고 갈 수도 없소.”

“왜요? 북한에서 온 사람이 데려간다고 했다면서요.”

“그 놈을 죽여 버렸소.”

“네에? 죽여요?”

“그 놈이 나를 일본 놈들에게 팔아먹었소. 나를 함정에 밀어 넣더란 말이오.”

“저 저런, 그래서 몰골이 그랬던 거예요?”

“맞소.”

“하아~ 죽일 놈의 새끼들. 잘했어요. 잘했어.”

“이제부터 그 방법을 찾아봐야겠소.”

“그러지 말고 기다려보세요. 내가 준영이에게 전화해서 알아볼게요. 준영이는 무슨 방법이 있을 거예요. 저번에는 자영이도 임신 중이었고, 이모도 있어서 걸리는 게 많았지만 휘씨 혼자면 어떻게 방법이 있을 거예요.”

“알겠소. 당분간 이모와 있겠소.”

“그래요. 나도 가게나가서 정리만하고 바로 돌아올게요.”

“그럴 필요는 없소.”

“요즘 장사도 안돼서 그냥 문 닫아도 괜찮아요.”

혜영이 타쿠야와 함께 나가자 휘도 모처럼 편히 쉬게 되었다. 혼자 있게 된 휘가 봉황의 씨앗을 틔울 방법에 대해 한참 궁리를 하고 있을 때였다. 무언가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졌다. 그것은 살기에 가까웠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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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2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6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4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6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9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7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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