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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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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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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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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10.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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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제13장 불바다(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도쿄타워가 있던 자리는 길게 쓰러져 누워있는 철탑의 모양으로 이곳이 도쿄타워였다는 것을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되었다.

총격과 헬기의 미사일, 그리고 전차의 포격으로 빌딩은 무너져 내리며 가루가 되었고 그 속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멀찍이 떨어진 곳에 세워진 지휘차량에서 파편을 피해 숨어서 지켜보던 미야시다의 입가에도 희미하게 웃음이 걸렸다.

좀 전에 자신의 입으로 포격중지를 지시했다. 더 이상 포격을 가한다는 건 의미가 없어보였다. 아무리 놈이 불사신이라고 하더라도 저런 불구덩이 지옥 속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놈의 시신도 남아있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확인은 해야 했다.

“수색을 해보도록.”

의미는 없었지만 작은 의혹도 남길 필요는 없었다. 미야시다가 특작군에 수색을 지시했다.

곧 특수작전군 대원들이 폐허를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 그들과 같이 전차들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전진했다.

파괴되어 무너져 내린 폐허를 수색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뒤엉킨 철근과 부서진 콘크리트, 구부러진 철제구조물, 녹아내린 유리들과 빔.

건물이 폭삭 주저앉은 것도 아니고 집중 포격에 의해 수백발의 포탄과 로켓, 미사일, 그리고 수만 발의 기총세례를 받았으니 조각조각 잘게 부서져 쌓여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거기다가 곳곳에서 화염이 일어나고, 매캐한 연기와 먼지까지 주변을 뒤덮었다.

대원 한 명이 폐허더미위로 조심스레 뛰어 올랐다. 뒤따라 다른 대원들도 폐허 위로 올라섰지만 쉽사리 전진할 수가 없었다.

먼지는 서서히 사라졌지만 불길과 연기는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런 불길과 연기를 피해 조금씩 나아가던 대원 한 명이 발을 헛디뎠는지 시멘트 조각과 함께 아래로 푹 꺼졌다.

우르르.

“으윽!”

드르르륵!

대원이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당겼는지 총소리가 퍼지며 주변의 대원들이 황급히 제자리에서 엎드렸다.

곧 그 자리에서 새까맣게 타버린 듯 검은 인영이 솟구쳐 올랐다.

“쏴라!”

드르르륵!

타타탕!

주변에 엎드리고 있던 대원들이 솟아오른 인영을 향해 사격을 가했다. 검은 인영은 포물선을 그리며 쭉 쭉 뻗어나갔다.

“공원방향이다!”

대원들이 황급히 뒤를 쫓으려하자 멀리서 지켜보던 미야시다가 통신을 시도했다.

“발로는 못 쫓아. 특작군은 헬기를 이용하라.”

투타타타!

곧 헬기들이 다가와 반쯤 부서지고 파편이 늘려있는 주차장으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도 공격헬기들은 사격을 가하며 괴물의 뒤를 쫓고 있었다.

“공원방향으로 대기 중인 전차들과 보병전투차들은 방어선을 구축하라. 나머지 지역은 출동, 놈을 추격한다.”

그르르릉!

부우웅!

전차들이 굉음을 울리며 잔디밭을 가로질러 진격하고 장갑차들이 뒤를 따랐다.

“이잌! 도대체 어떻게 그 포격 속에서 살아날 수 있는 거지? 말도 안 돼!”

미야시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휘는 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놈들의 공격은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특히 폭발의 충격은 몸속을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저번처럼 미리 피하거나 숨어서 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좋으련만, 날아드는 총탄을 피하느라 로켓과 전차의 포탄세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말았다.

워낙 강력해진 신체라 아직까지 버티고 있지만 한 번만 더 제대로 직격 당한다면 자신의 신체도 깨져나가리라.

“컥!”

호흡이 고르지 못하자 숨이 막혀왔다. 갈증도 일었다.

이 갈증은 신체의 회복을 요구하는, 피를 갈구하는 갈증이었다. 지금 자신의 몸은 피를, 사람들의 죽음을 원하고 있었다.

“으음...”

달리는 휘의 눈앞에 숲을 뚫고 커다란 전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쾅! 콰쾅!

전차의 포신에 불꽃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쿠쿵! 쿵!

휘가 달리는 전면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커다란 흙먼지가 튀어 올랐다. 그 전에 이미 휘의 눈에는 대포알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옆으로 방향을 바꿔 날아올랐다.

날아오른 휘의 눈앞에 큰 건물이 나타났다. 건물로 향하는 휘의 귓가로 총탄이 스쳐가는 소리가 들렸다.

피융! 핑!

드르르륵! 드르륵!

어느새 헬기들이 다가와 날고 있는 휘에게 기관포를 쏘고 있었다. 휘를 비켜간 총탄의 궤적이 멀리 도시의 건물들을 향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발칸포의 탄환이 도착한 곳에서 먼지처럼 불꽃이 피어오르며 불길이 일었다.

지금 미야시다를 포함한 지휘부는 휘를 잡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었다. 우베총리로부터 놈만 잡는다면 어떠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겠단 확약도 받았다. 도쿄타워로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놈을 놓쳤으니 어떻게든 잡아야했다. 민가가 부서지든 시민들이 다치든 놈을 잡는 게 우선이었다. 다행히 지금 총격으로 불길이 솟는 곳은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킨 곳이었다.

휘가 건물 안으로 숨어들었다. 건물은 공원 한쪽에 지어진 아름다운 호텔이었다.

푸슈!

쉬이익.

콰쾅!

지체없이 헬기에서 로켓이 발사되었다.

콰쾅!

전차에서도 지시를 받았는지 망설임 없이 포탄을 날려 보냈다.

드르르륵!

타타타타!

헬기들이 다가오며 로켓탄을 발사한 후 기관포사격을 가했다. 전차들도 제자리에 멈춰서 연속으로 포탄을 날리고 있었다.

쿠쿠쿠쿵!

곧 집중포격을 받은 호텔이 불길에 휩싸이며 통째로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휘는 이미 그곳을 벗어나 있었다. 호텔의 전면으로 뛰어들어 곧바로 뒤로 빠져나간 것이다.

이미 건물 안에 갇혀서 집중포격을 당한 경험이 있는데 똑 같은 일을 두 번 당할 수는 없었다.

휘가 숲을 가로질러 나무사이로 빠르게 나아갔다.

전차의 뒤쪽에서는 보병전투차에서 내린 병력들이 좌우로 산개하여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막 산개하여 전방을 향하던 병력들이 총 한번 쏘아보지 못하고 피를 뿌리며 픽픽 쓰러지고 있었다.

“으악!”

“적이다! 아악.”

투타타타탕!

보병전투차에서 기관포가 발사되었다. 그러나 주변의 동료들 때문에 정확한 사격을 가하긴 힘들었다. 총탄은 허공을 갈랐다. 휘의 모습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했기에 표적을 제대로 잡기도 어려웠다.

“아악!”

비명은 계속 이어졌다.

“으으... 저기다!”

타타탕!

타탕. 타타타탕!

병사들은 이제 공포에 질려 대충 아무 곳에나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우아아아! 귀 귀신이야. 도망가야 해.”

병사들 사이로 공포가 확산됐다.

공포에 질린 병사 한 명이 보병전투차의 열려진 해치로 달려가 안으로 숨어버리자 주변에 있던 다른 동료들도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 해치를 닫아버렸다.

“으으으... 저 저건 사람이 아냐.”

“외계 괴물이 분명해.”

“으으으...”

병사들이 그렇게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밖에서는 총격과 기관포 발사음, 그리고 비명소리가 난무하고 있었다.

하차하여 전투배치 되었던 보병들은 휘의 좋은 먹잇감에 불과하였다. 보병들과 휘가 섞여버리자 장갑차량들이나 전차들도 휘를 향해 사격을 할 수가 없었다.

헬기들도 허공을 맴돌며 사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만 있을 뿐 직접적인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곧 보병들을 보병전투차에 탑승시키란 지시가 내려왔다.

그 사이 휘는 전차의 포위망을 벗어나 도심으로 접어들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곳도 이미 소개명령이 내려져 비워진 공간이었다.

휘의 모습이 포착되자 헬기들이 근접기동을 하며 로켓과 기관포를 발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폭발이 일어나면 휘는 이미 그 다음건물에서 모습을 보였다.

휘가 지나가는 방향으로 건물들이 파괴되며 불길이 일기 시작했다.

투타타타!

가가가강!

가을 하늘의 고추잠자리처럼 도쿄의 하늘을 헬기들이 맴돌며 지상을 향해 불을 뿜고 도심은 불길에 휩싸여갔다.


“으으... 뭐 저런 놈이 있나. 여태 파악하고 있던 것보다도 훨씬 더 강하잖아.”

교신내용과 전체 상황판을 지켜보던 미야시다의 입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예전 SAT 팀의 보고서에는 미우라의 총에 맞고 쓰러졌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수많은 총격과 더 강한 미사일, 로켓탄의 공격, 전차의 고폭탄에도 견뎌내는 것으로 보인다. 정녕 괴물인 것이다.

미야시다가 당황하고 있을 때, 공격헬기들로부터 더 이상의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교신이 들어왔다. 사전에 정한 반경 1Km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아직 1Km의 범위가 더 소개되어 작전구역으로 할당되었지만 자칫 잘못하면 2Km반경에 구축된 경찰의 통제 망 밖으로 유탄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또한, 통제 선을 구축한 경찰의 피해도 발생할 수가 있었다. 미야시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앗, 경찰 통제 선에서 충돌, 경찰에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뭐? 놈이 벌써 그 곳까지? 이런... 당장 경찰들은 철수시켜. 상대가 안 돼. 특작대로 놈을 추격하는 수밖에. 경찰은 주변 통제에만 신경 쓰도록 지시해.”

“발전소 피격! 발전소에서 화재발생입니다!”

“뭐 뭐야! 이 어떻게. 큭!”

미야시다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도쿄만 항만근처의 작은 발전소가 놈에게 당한 건지 화재가 발생했다. 이미 호텔이 전소되고 헬기의 유탄에 의해 민가에도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나고 있었지만 아직 소방대는 출동할 수가 없었다. 어디서 총격이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니 함부로 움직이기가 힘들었다.

전차나 육상자위대 병력은 별로 쓸모가 없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놈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앗! 2호기 피격! 헬기가 격추되었습니다.”

“하아~”

계속 들려오는 상황보고에 미야시다는 패닉상태에 빠져버렸다. 도대체 저 괴물을 어떻게 잡아야한단 말인가?

상황전파는 계속 이어졌다.

“놈이 항만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음.”

미야시다가 지휘차량 밖으로 나섰다. 왠지 가슴이 답답한 게 담배를 한대 피우고 싶었다. 밖으로 나선 미야시다의 전면으로는 바람이 거세게 일며 헬기가 착륙하고 있었다.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던 미야시다가 강한 바람에 불붙이기를 포기하고 고개를 들어 헬기를 바라봤다.

헬기에서 특수작전군으로 보이는 복장의 사람이 내려 자신이 있는 곳으로 달려오는 게 보였다. 늘씬한 몸매에 긴 머리가 바람에 흩날렸다.

“겐조?”

바람의 영향을 벗어났다고 생각하는지 그녀가 선글라스를 고쳐 쓰며 미야시다를 향해 다가 왔다.

“고생 많으십니다. 본부장님.”

미야시다의 앞으로 다가온 겐조가 멋지게 경례를 붙였다.

“으음...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군. 반갑네. 겐조대위.”

미야시다가 얼굴이 환해지며 손을 내밀었다.

“상황이 안 좋은 것 같군요.”

“그렇다네. 이러다 도쿄전체가 불바다로 변하겠어. 아무튼 와줘서 고맙네. 우선 안으로 들어가지.“

“네, 그러시죠.”

미우라는 예전에 죽었고 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었다. 예전, 놈의 사건을 종결지으며 겐조는 대위로 진급을 했다. 그러나 놈의 여자들에 대한 정보를 흘린 혐의로 겐조는 불명예 제대를 해야 했다.

지금 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겐조가 유일했다. 미야시다에겐 꼭 필요한 사람이었다.

지휘차량 내부는 소란스러웠다. 계속 상황전파가 이어지고 있었고, 지시를 요구하는 내용들이 넘쳐났다.

“발전소 화재진압 요청. 부두에도 화재발생. 아파치에서 사격 허가요청. 전차대...”

“앗! 놈이 레인보우 브릿지로 올랐습니다.”

미야시다가 겐조와 들어서며 화면을 쳐다보았다. 레인보우브릿지 진입부에서 불이 반짝였다. 놈에게 발신장치가 부착된 것은 아니지만 각종 차량과 헬기의 영상, 그리고 인공위성까지 동원하여 놈의 행적을 추적중이다.

놈의 위치는 실시간으로 갱신되어 표시되고 있었다.

“진입로를 모두 통제하라고 해! 다리위를 비워.”

미야시다가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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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2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5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7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4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5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8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7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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