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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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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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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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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17장 귀로(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곧 미국의 국방성에서 브리핑이 있었다.

그 근처는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주기적으로 활동하는 지역이고 잠수함을 이용한 공격으로 판단되는바 러시아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은 이 사건의 원흉을 찾아내는 일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한국의 요청 시 모든 구난장비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또한, 북한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태평양함대를 비상 대기상태에 두며, 대서양에 주둔중인 항모를 긴급히 동해로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도 신속히 대응했다.

이는 순전히 미국의 모략이며 자신들이 저지른 짓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미국의 자작극이라고 항변했다.

두 나라가 그렇게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 대한민국은 나라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비행기 승무원들과 휘를 모셔오기 위해 탑승했던 접견요원들의 유류품과 시신조각이 일부 구조대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러나 휘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휘의 능력이라면 분명 살아있을 것이라며 무사히 돌아올 것을 기원했다.



강원도 삼척의 어항.

통통통!

그리 크지 않은 어선 한 척이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충격적인 폭발에 사고해역에 제일 먼저 달려갔던 어선이었다.

배에 탄 선장과 선원들은 비행기가 미사일에 격추되어 폭발 될 당시 가장 가까이에서 폭발의 화염을 본 사람이었다. 따라서 현장으로 제일 먼저 달려갈 수 있었다.

선장은 폭발과 함께 바다로 떨어지는 불덩이들을 확인했고 곧 해경에 신고를 했다. 최초 목격자였던 것이다.

즉시 고기잡이는 포기하고 수색 활동을 돕다가 기름이 다 되어 항구로 돌아오는 것이다.

항구에는 많은 기자들과 함께 조사요원들도 나와 있었다. 이 배에 탄 사람들의 증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곧 선장과 선원들은 기자들에 둘러싸여 항구를 빠져나갔다.

그때, 소란이 가라앉은 어선에서 희끗한 그림자가 나타났다가 항구의 건물사이로 스며들었지만 그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건물의 옥상.

휘가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드디어 돌아 온 것인가?”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풍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느껴지는 내 땅의 기운. 어찌되었건 조선의 땅으로 돌아온 것이다.

“기어이는 저 바다를 건넜구나.”

감회가 새로웠다.

폭발과 함께 바다로 떨어졌지만 휘는 폭발의 충격을 감소시키며 날아서 바다로 내려설 수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승무원들은 손 쓸 수가 없었다.

바다로 떨어져 한동안 바닷물에 몸을 적셨지만 다가오는 어선에 몰래 올라 설 수 있었고, 배는 휘의 바람대로 조선, 아니 이제는 한국의 땅으로 들어섰다.

“어떤 놈들인지 이 복수는 반드시 해주마.”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은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의 명복을 빌며 휘가 몸을 돌려세웠다.



“누나, 미안해... 정말 미안해. 크흑!”

준영이 단숨에 술잔을 비우고는 거실의 소파에 멍하니 앉아있는 자영을 보며 눈물을 글썽였다.

자영의 무릎에는 호가 올라앉아 자영의 품에 안긴 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여보, 그만해. 당신 잘못이 아니잖아.”

식탁의 맞은편에 앉아있던 지희가 준영의 빈 잔에 술을 따르며 달래주었다.

“흑! 내 생각이 짧았어. 다 끝났다는 생각에 방심했다고. 매형의 능력을 노리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 걸 생각지 못하고 죽음으로 내 몰다니. 내가 조금 더 조심했어야 했다고.”

“이제와 어쩌겠어. 아직 확실히는 모르니 좀 더 기다려 봐. 대단한 분이니 혹시 모르잖아.”

“땅 위였으면, 아니 바다 위라도 좋아, 그랬다면 매형의 능력으로 볼 때 어떻게든 살아남았겠지. 그런데 고고도의 하늘 위라고. 매형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어쩌면 알지도 못했을 수도 있지.”

“아직 살아있다고 믿는 사람도 많아. 당신도 좀 더 기다려 봐.”

“시마네현에서 도쿄까지 맨 몸으로 하루 만에 돌아오신 분이야. 그런데 이미 일주일이 지났다고. 살아있다면 어디에서든 벌써 나타났어야 해.”

준영의 습기 찬 눈에 다시 자영의 멍한 모습이 들어왔다.

“휴! 지희야, 호가 잠들었다. 재워야겠어. 누나도 방에 눕히자.”

“어? 어 그래, 당신이 그러고 있으니 신경도 못썼네.”

지희가 얼른 다가가 호를 안아들었다.

“어이쿠, 우리 호가 엄마 품이 좋아서 매달리더니 잠들었구나.”

품에서 호가 빠져나가자 잠시 아쉬운 듯 눈동자가 흔들리던 자영이 다시 무표정한 모습으로 돌아갔다.

“누나, 이제 방에 들어가서 자자.”

준영이 소파에 앉아있는 자영을 번쩍 안아들고서는 자영의 방으로 향했다. 자영은 아무 느낌도 없는 듯 그저 준영에게 몸을 맡겼다.

준영이 침대에 자영을 눕히고선 이불을 덮어주자 자영이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런 자영을 내려다보던 준영의 눈에서 다시 습기가 차오르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누나, 미안해. 내 잘못이야. 으흑! 하지만 어떤 놈들의 짓인지 내가 꼭 밝혀낼 거야. 꼭!”

자영의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다듬어주며 준영이 다시 한 번 다짐을 했다. 준영의 손길을 느꼈는지 자영의 눈이 살며시 떠졌다가 이내 다시 스르르 감겼다.

“여보, 당신 전화 왔어. 길기자야.”

그때, 방문 앞으로 다가온 지희가 휴대폰을 내밀었다.

지이이잉!

지희의 손에 들린 준영의 휴대폰이 진동을 하고 있었다. 기자들의 등쌀에 휴대폰을 진동으로 해 놓았는데 지희가 들여다보니 길수정 기자라고 되어있어서 가지고 온 것이다.

“으응, 호는?”

“잠들었어. 엄마 품이 좋은가봐. 바로 잠이 드네.”

“녀석, 하루 종일 엄마 품에 파묻혀 지내려고 하니.”

“그래도 기특하잖아. 호호!”

준영이 눈물을 닦고 지희로부터 휴대폰을 받아들며 밖으로 나왔다.

“네, 수정씨. 김준영입니다.”

[준영씨! 준영씨. 놀라지 마세요.]

휴대폰에서는 수정의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네? 무슨 일이기에.”

준영의 말은 이어지질 못했다. 다시 수정의 말이 속사포처럼 이어졌다.

[우선 놀라지 마시라고요. 정말 기쁜 소식이에요.]

“기쁜? 그럼 혹시?”

[네, 준영씨에게 지금 제일 기쁜 소식이 뭐겠어요? 전화상으론 그러니까 어서 오세요. 지금 당장요.]

“저 정말입니까? 어딥니까? 어디로 가야합니까?”

준영이 전화를 끊으며 허둥지둥 차키를 찾았다.

“지희야. 지금 빨리 나가봐야겠어.”

“여보! 당신 지금 술 마셨어. 음주운전이라고. 차키 놔두고 택시타고 가. 무슨 일인데?”

“아! 아냐, 차를 가져가야해. 아니구나. 집으로 돌아올 때 기자들이... 아냐. 그래서 더 가져가야지.”

준영이 허둥대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아이 참, 이 사람이 갑자기 왜 이래. 죽은 사람이라도 나타난 거야 뭐야?”

얼굴을 들이밀며 타박을 하는 지희의 얼굴을 준영이 두 손으로 감싸고는 가볍게 흔들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그 분이 돌아 오셨대. 하하핫!”

“뭐? 그 그게 무슨 말이야?”

“아무튼 그래, 나 나갔다가 올 게. 기다리고 있어.”

“여 여봇! 그래도 음주운전은.”

지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준영이 황급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늦은 밤.

미소가 활짝 핀 얼굴로 준영이 집으로 들어섰다.

술을 마신 상태로 차를 몰고나간 준영이 걱정되어 잠 못 이루던 지희가 반가운 표정으로 달려 나왔다. 전화를 해도 받지 않더니, 좀 전에 집에 곧 도착한단 연락에 그나마 안도하며 기다리던 중이었다.

“어떻게 된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서던 준영이 지희를 살포시 안아줬다.

“미안, 미안해. 지희야. 매형이 돌아왔어. 그런데 비밀로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 조심하느라 그랬어.”

준영의 말에 지희가 깜짝 놀랐다. 혹시나 했지만 사실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저 정말? 어떻게... 하늘에서 떨어졌는데 살아났다고?”

“그럼, 매형은 불사무적인 사람이야. 난 믿었지.”

준영이 팔로 지희의 허리를 감으며 소파로 향했다.

“칫! 그렇게 믿었다는 사람이 울고불고 그랬어?”

“헛! 내가 그랬나?”

“호호호! 그런데 돌아 오셨다며, 어디 계셔?”

“곧 오실 거야.”

준영이 혹시 몰라서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었다.

“아! 시원하다. 밤공기가 이렇게 좋은 줄 몰랐네.”

지희가 주방으로 향하며 준영에게 물었다.

“그럼 뭐라도 음식준비를 해야겠네. 술상을 차릴까?”

“혹시 배고프실지 모르니 식사도 준비를 하지.”

“아니오. 난 괜찮소이다.”

준영의 대답과 함께 묵직한 남자의 목소리가 같이 들려오자 지희가 깜짝 놀랐다.

“엄마야! 깜짝이야.”

낯선 목소리에 놀라서 돌아보는 지희의 눈에 거실에 우뚝 서있는 사내가 보였다.

“꺄악! 누 누구세요?”

“어? 매 매형.”

준영도 놀라서 돌아보다가 휘가 거실에 서있는 걸 보고는 반갑게 달려왔다. 준영은 이런 상황에 이미 단련이 되어 있었기에 놀람이 덜했다.

“아! 지희야. 인사해. 매형이야.”

“아! 아 안녕하세요. 아주버님.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지희가 당황하지 않고 놀란 게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매형은 문도 열지 않고 들어오더라는 얘기를 준영에게 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나름 침착하려 노력하는 지희였다.

“이렇게 불쑥 나타나 미안하오.”

“아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편히 말씀하세요.”

“내 형편이 좀 그러하니 이해 바라오.”

“호호호! 우리 민족의 영웅이신데요. 이리 편히 앉으세요. 제가 얼른 상을 봐 오겠습니다.”

휘의 말투에 지희도 따라하며 어색함이 풀렸는지 웃음을 지어보였다.

“아니오, 그러실 필요 없소이다. 우선 처와 아이부터 보고 싶구려.”

지금 휘는 이 집에 들어서면서부터 방에서 느껴지는 기운에 마음이 급했다. 오면서 준영에게 듣기를 자영과 호가 집에 있으니 볼 수 있다고 했다. 저 느껴지는 기운들이 맞다면 일말의 가능성이 아직 있을 것 같았다.

“아! 그렇죠. 매형, 제 생각이 짧았네요. 지희야. 우선 호부터 데려와. 매형이 궁금하실 거야. 자신의 아들을 처음 보는 거잖아.”

“어머, 그러네. 잠깐만요. 제가 호를 데리고 올 게요.”

지희가 얼른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갔다.

“그 그럽시다.”

휘도 말을 더듬으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하하! 매형도 호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나셨군요.”

“허허허! 내 자식인데 안보고 싶겠나. 여태 꾹 눌러 참았었네. 허허허.”

휘도 무안한 듯 헛웃음을 흘렸다.

“하하하! 매형 이런 모습은 처음 봅니다.”

“이런 기분은 나도 처음일세. 허허허!”

그사이 지희가 잠든 호를 안고 거실로 나왔다. 휘가 소파에서 벌떡 일어서서 호를 받아들었다.

“아! 이 이 녀석이...”

휘가 자신의 품에 안긴 채 잠든 호를 내려다보았다. 새근새근 잠든 호의 모습에 휘의 눈자위가 붉어져갔다. 아비로서 지켜주지도 못하고 같이 해 주지도 못했단 생각에 마음이 아팠던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준영과 지희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한참 품안의 아이를 바라보던 휘가 바닥에 호를 가만히 내려놓았다.

“저 다시 침대에 눕힐 까요?”

“쉿!”

지희의 말을 준영이 끊었다. 휘가 눈을 감고 말없이 잠이든 호의 몸을 여기저기 지긋이 만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잠시 손을 놀리던 휘가 눈을 번쩍 떴다.

“바닥에 깔 요를 좀 부탁 하세.”

“네? 네. 잠시 만요.”

지희가 부리나케 방안으로 들어가 호의 이불을 가지고 나와 바닥에 깔았다. 휘가 이불위에 호를 눕혀놓고서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호는 휘의 손길에도 깊은 잠에 빠졌는지 뒤척이지도 않고 잠에서 깨어나질 않았다.

“이제 혼자 있게 해 주겠나. 아이를 좀 봐야겠네.”

휘의 말에 준영의 눈빛이 반짝이며 기대감에 목소리가 커졌다.

“여 역시, 이모님 말씀이 맞았군요. 매형, 호를 고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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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6 58 12쪽
»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4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3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7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7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5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6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2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9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7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8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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