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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18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1.26 00:05
조회
2,502
추천
76
글자
11쪽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다음날 아침.

전차와 군 병력들로 통제되고 있는 황궁의 출입구가 부산해지기 시작했다. 일반인은 출입이 통제되었지만 기자들과 행사 참석자들은 검색대에 줄지어 늘어서서 입장을 기다렸다. 사람들을 태우고 온 차량들은 입구에서 모두 돌아가야 했다. 오직 방송중계차량만 선별하여 몇 대 입장할 수 있었지만 파손에 대한 각서를 작성해야 했다.

기자와 참석자들은 걸어 들어가며 곳곳에 배치된 군인들과 전투차량, 그리고 비트들을 살피며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시마네현과 황궁 앞 대로에서의 참사가 생각났던 것이다. 잘못하면 자신들도 오늘 그 꼴이 날 수도 있었다.

괜히 죽음의 장소로 발길을 들이는 것 같아 걸음이 무거웠지만, 기자는 기자로서의 책임의식으로, 행사 참석자는 일본 황실에 대한 존경심과 자신의 지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곧 행사장에 참석자들이 자리하고 뒤로는 기자들과 방송장비들이 설치되었다.

“그럼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천황폐하 내외분께서 입장하십니다.”

짝짝짝!

사회자의 말에 단상아래 의자에 앉아있던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박수를 쳤다.

일왕이 왕비와 함께 단상으로 입장하며 손을 흔들었다. 단상 위에는 우베 총리가 몇 몇 내각장관들과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가 일어서며 가운데 자리로 일왕과 왕비를 안내했다.

“이리로 앉으시지요.”

우베가 손짓으로 자리를 권하자 일왕이 자리로 향하며 왕비를 먼저 자리에 앉혔다.

“나 혼자 오겠다고 해도 이 사람이 같이 참석하겠다고 우겨서 같이 왔소. 죽어도 같이 죽어야한다고 해서. 허허.”

“걱정 마십시오. 오늘 놈은 여기까지 오지도 못하고 죽을 겁니다.”

“뭐 우리 같은 늙은이야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치지 않도록 신경 쓰시오.”

“알겠습니다.”

곧 행사가 시작되었고 긴장된 상황과 다르게 식순에 따라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총리의 차례가 되어 연단으로 나선 우베가 장황한 연설을 한 후, 갑자기 만세삼창을 제안하였다.

“우리 대일본의 욱일승천과 천황폐하의 만수무강을 위한 만세삼창을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일어나 주시기 바랍니다.”

예정에 없던 일이라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베가 웃음 띤 얼굴로 연단 옆으로 나와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천황폐하 만세!”

-만세!

그러자 행사참석자들이 두 손을 치켜들며 따라했다.

“만세!”

-만세.

일왕과 왕비는 머쓱한 듯 일어서지 않고 그 자리에 그냥 앉아만 있었다.

상기된 표정으로 만세삼창을 끝낸 후 일왕내외를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우베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자 비서실장이 슬며시 다가와 우베의 귀에 뭔가를 소근 거렸다.

우베의 표정이 순간 변하더니 일왕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작게 말했다.

“폐하, 놈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일왕의 얼굴에도 이체가 떠올랐다.

“어디에?”

“정문으로 당당히 걸어서 들어오다가 미국 특수부대와 마주쳤다고 합니다. 눈에 띠었으니 이제 걱정 마시고 차분히 기다리시지요.”

우베의 말에도 일왕의 표정은 풀리지가 않았다.

“미국사람들이 상대가 될까?”

“이번엔 다를 겁니다. 흐흐흐.”

아침에 미리 온 우베는 미국 특수부대의 위용을 살펴봤었다. 놈이 아무리 날고 기는 재주가 있다하더라도 저 정도라면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우베는 휘를 직접 마주한 적이 없었기에 휘의 무력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사시간이 10시라고 했다.

휘가 대충 시간을 감안하여 출입구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입구의 바리케이트를 통과하자 지켜보고 있던 경비병력 중 한 명이 나서서 휘를 제지했다.

“멈추시오. 이미 입장시간이 지났습니다.”

휘가 막아서는 경비병의 앞으로 계속 다가가자 경비병이 두 팔을 벌리며 몸으로 부딪쳐 왔다.

“너희 왕을 만나러 왔다.”

휘가 말을 하며 앞으로 그냥 걸어가자 막아서던 경비병이 옆으로 휙 밀려났다.

“어어? 뭐 뭐야? 저 자 막아!”

밀려난 경비병이 소리치자 주변에 있던 군인들이 몰려들었다.

“너희 왕을 만나러왔다! 길을 열어라!”

휘가 묵직한 음성으로 소리치자 주변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돌아보며 웅성거렸다. 그 중에 기자로 보이는 남자가 앞으로 나서며 한국말로 소리쳤다.

“앗! 호 호위무사?”

그 기자가 일본말로 외쳤다.

“나타났다. 그 사람이오. 맞아.”

“오! 드 드디어.”

‘뭐? 그 그럼 괴물?“

사람들의 외침에 출입문을 지키던 병력들이 총을 겨누며 주춤주춤 물러섰다.

“으윽, 괴 괴물?”

“빠 빨리 보고해! 나타났다.”

그러자 경비실 안에서 장교로 보이는 자가 뛰어나오며 병력들을 물리기 시작했다.

“비켜! 우리의 상대가 아니다. 총 내리고 그냥 들여보내.”

경비 병력들이 총구를 내리며 비켜나자 휘가 주변을 돌아보다가 방금 나와서 소리친 장교 앞으로 걸어갔다.

“앞장서라!”

“헉! 으으...”

장교가 갑작스레 몰아닥치는 휘의 위압감에 눌려 몸이 굳어버렸다.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것 같았던 것이다.

장교가 얼어붙어 가만히 서 있자 주변에서 지켜보던 한국기자가 다시 나섰다. 말이 안 통하는 것 같아 얼른 일본말로 통역을 해줬다.

“앞장서라고 합니다. 그냥 안내하세요.”

기자가 다시 휘에게 한국말로 소리쳤다.

“그 군인이 안내할 겁니다. 따라가세요.”

“고맙소.”

휘가 기자를 보고 고맙단 인사를 하자 기자가 의외라는 듯 용기를 내어 다시 휘에게 말했다.

“통역이 필요하시면 제가 따라갈까요?”

출입인원에 제한을 두는 바람에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기자였다. 입구에서라도 계속 취재를 하기위해 머물렀는데 이런 기회가 생겼으니 휘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는 것이다. 무표정한 얼굴로 휘가 기자를 바라보다가 돌아섰다.

“관두시오. 목숨이 위태롭소.”

“흐으...”

아무리 물불 안 가리는 기자라지만 목숨은 소중했다.


곧 출입문이 닫히고 황궁 안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보고를 받은 모든 병력들이 휘가 오고 있는 곳으로 몰려든 것이다. 그 중에는 스미스의 로봇전투부대도 있었다.

“놈이 어디로 스며들지 몰라 흩어져 있었는데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다니 우습군, 괜히 긴장하며 경계했잖아. 다들 내 쪽으로 이동하라.”

[하하하, 대장. 이렇게 모습을 드러내고 나타났다면 우리도 테스트 한번 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닉스의 말에 스미스도 마음이 동했다. 영상으로만 놈의 무력을 봤는데 자세히 파악 할 수가 없었다. 이 기회에 놈의 실력도 확인하고 자신들의 무장과 전투력을 테스트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합시다. 대장!]

[우리도 아직 우리의 능력을 다 모르지 않습니까? 이 기회에 실전테스트를 해봅시다.]

다른 대원들도 닉스의 말에 호응을 했다. 자기들끼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전투를 벌여봤지만 저런 초인이라는 자를 상대로 대결을 해본 적이 없었다. 모두가 궁금했던 것이다.

“좋다, 닉스. 그렇다면 네가 나서봐라.”

[옛썰! 하하하! 다들 눈 똑바로 뜨고 구경하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닉스가 앞으로 나섰다.


휘의 앞에서 걸음을 옮기던 장교는 계속 어딘가로 통신을 하며 떠들어대고 있었다.

뒤를 따르는 휘의 눈에 사방에서 적의를 가지고 지켜보는 군인들이 보였다. 이전 같으면 단번에 공격을 가했겠지만 오늘은 일왕을 만나기로 한만큼, 우선 일왕을 보는 것이 우선이었다. 일왕의 결정에 따라 놈들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뒤따랐다.

‘음... 일왕이 사는 곳이라더니 왕궁이 넓긴 하구나.’

넓은 황궁의 경내를 걷다보니 곧 넓은 공간이 나왔다. 그런데 휘의 눈에 이상한 물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저건, 기계인 것 같은데 사람 모양을 하고 있군.’

휘의 생각대로 이족전투로봇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중 한 대가 휘의 앞으로 다가왔다.

기익. 척!

기이잉!

약간 어색한 걸음걸이였지만 이족로봇은 빠르게 휘의 앞으로 걸어와 멈춰 섰다. 이족보행을 하는 기계의 뒤에는 네 발로 걷는 기계도 뒤 따랐다.

“뭐냐? 왜 막아서는 것이지?”

휘가 소리를 쳤지만 여기서 휘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은 없었다.

“난 너희의 왕을 만나러 왔다. 안내할 게 아니라면 썩 비켜라!”

휘가 소리치자 앞을 막아선 로봇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휘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자신을 안내하던 장교가 그 소리를 듣고는 후다닥 도망쳤다.

구태여 도망치는 놈을 잡지 않고 휘가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로봇을 향해 눈을 돌렸다. 로봇의 가슴부분에 파묻힌 듯 들어가 있는 사람을 본 것이다.

파란 눈에 서양인이었다. 그렇다면 준영의 말대로 저들은 미국사람일 것이다.

휘가 앞에 멈춰서 있자 이족로봇이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기이익!

로봇의 움직임에 따라 기계음이 휘의 귀를 자극했다.

쐐애액!

쾅!

순간, 로봇의 오른팔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휘를 덮쳤다. 휘가 서있던 자리에서 바닥의 돌이 깨지며 터져나갔다.

“놈! 만나자고 하더니 겨우 이 짓 이었더냐?”

가볍게 뒤로 몸을 날려 피한 휘가 호통을 쳤다. 그러나 로봇은 웃어재끼며 알아듣지 못 하는 말만 지껄였다.

휘의 눈에 로봇의 몸통 안에 있는 자가 웃고 있는 게 보였다.

다시 로봇이 앞으로 달려 나오며 휘를 붙잡으려는 듯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기이잉!

빡!

순간적으로 빠른 움직임이었지만 이미 휘는 뒤로 더 물러나 있었고 로봇의 몸통 속에서 조종을 하던 닉스는 전면의 방탄유리에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헉! 깜짝이야.”

[닉스, 무슨 일이냐?]

“으... 대장, 놈이 무언가 쏜 것 같습니다. 전면부가 깨졌어요. 내 머리통을 노리고 뭔가 날아왔는데 방탄유리에 금이 갔습니다.”

[놈이 다시 노리면 위험하다. 장난치지 말고 사격을 준비해라. 놈의 움직임을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알겠습니다. 바로 처치하겠습니다.”

[나머지도 전투준비. 놈이 빠르니 각자 위치를 잡도록.]

[옛 썰!]

기이잉. 철컥!

기이이잉, 철컥!

늘어서있던 이족 전투로봇들이 넓게 퍼지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뒤로 물러섰던 휘가 놈들의 움직임을 살피다가 앞의 로봇으로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놈이 공격해오기에 피하며 탄지를 쏘았다. 놈의 머리통을 향해 날아간 공격은 전면부의 유리에 막혔다. 비록 유리가 깨어진 것 같지만 놈은 이상이 없었다.

‘방어막이 있었다 이거로군. 쇠로 만들어진 기계라지만 움직임도 빠르고.’

휘가 잠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눈앞의 로봇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이익! 철컥,

휘의 눈앞에 놈의 팔이 쭉 펴지며 팔목이 돌아가더니 총구가 나타났다. 휘가 총구를 보고는 단박에 눈치를 챘다.

“장난은 그만, 죽어랏!”

닉스가 고함을 지르며 발칸의 발사버튼을 눌렀다.

드르르륵! 드르륵!

콰콰콰콱! 파파팍!

4M가 넘는 거구의 몸체에서 팔이 뻗어 나와 코앞의 땅에 버티고 서있는 휘를 향해 발컨포를 퍼붓자 순식간에 로봇의 앞이 돌가루와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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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6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4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4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9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3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50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7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7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3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5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6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6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2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9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7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8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8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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