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898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0.17 00:05
조회
1,843
추천
60
글자
12쪽

제12장 살육(8)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군이 이 상황을 통제해야합니다. 그리고 놈의 움직임을 살피며 시민들의 희생이 적을만한 곳을 골라 미사일이라도 퍼부어야합니다.”

방위장관의 말에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우베총리가 방위장관을 노려보았다.

“이보시오. 방위장관.”

“옙!”

“정신 차리시오. 지금 여긴 도쿄요, 도쿄. 저기 한국의 서울이나 중국의 북경이 아니란 말이오. 우리의 수도, 우리의 국민이 살고 있는 도쿄란 말이오. 그런데, 시민들이 있는 곳에 미사일을 퍼붓겠다고?”

“아, 전 그 그게 아니라 사람이 없는 곳으로 놈을 유인해서, 그것도 최후의 수단으로...”

“휴~ 하긴, 헬기들을 다 떨어뜨리는 놈이니, 장관이라고 어쩌겠소. 아무튼 당장 군을 출동시키고. 그럼 공군도 그 미사일인가, 뭔가 달고 전투기를 띄우라고 하시오.”

“넵, 알겠습니다.”

“황궁에 대한 경호는 어떻게 되었소?”

“아직은 자체적인 경호 병력만으로 대처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쪽도 군을 배치하도록 하시오. 괜히 핑계거리 만들어 좋을 것 없으니.”

“알겠습니다.”

“서두릅시다. 도대체 저런 괴물이 왜?”

우베총리가 혀를 차며 다시 상황판으로 눈을 돌렸다. 자신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해도 법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지 살필 겨를도 없었다. 어디 군대가 쳐들어 온 것도 아니고, 테러집단에 의한 테러행위도 아니었다.

그냥 누군지도 모를 개인에 의한 학살이었다. 일부 TV에서는 외계인의 침입이라며 자칭 UFO전문가란 자가 출연하여 떠들어 대고 있었다.



그그그긍!

기기깅.

휘황찬란하던 도쿄 도심의 빌딩들이 어둠에 잠겼다. 밤늦도록 부산하게 움직이던 자동차의 물결도 사라졌다. 거의 텅비어버린 대로를 전차와 장갑차의 행렬이 대신하였다.

도심에 투입된 기갑부대는 각자의 목표를 향하여 이동하였고 보병전투장갑차량들은 중요목표마다 진을 치며 보병들을 쏟아냈다.

도심전체가 군사작전지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전후 일본의 도쿄 한복판에 이렇게 군사작전이 펼쳐지긴 처음이었다. 일부 철없는 폭주족들이 오토바이를 몰고 거리를 달리다가 거대한 전차의 바리케이드 대열에 놀라 쓰러지며 자위대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상공으로는 전투헬기 외에도 각 방송사의 헬기와 구급헬기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더 높은 상공에서는 전투기편대가 지대공미사일을 장착한 상태로 출격하여 대기 중이었다.


봉황이 소멸되어 버린 후, 휘는 자신의 몸을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자신의 많은 기억이 봉황과의 의지싸움으로 지워져버렸지만, 소멸된 봉황이 마지막으로 남긴 봉황의 씨앗을 보호해야할 필요성은 알고 있었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봉황의 씨앗을 잘 보호하여 다시 봉황의 알을 만드는 것이다. 여태껏 사부님이 자신에게 전해준 봉황의 알이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줬지만 이젠 자신이 봉황의 알을 만들어야하고 후예에게 전해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봉황의 씨앗을 키워 알을 만들지 못하면 봉황문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자신이 소멸에 이르기 전에 봉황의 기운을 가진 후인을 찾아야하고 그 후인의 자질을 키운 후, 봉황의 알을 넘겨줄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자신의 후인은 자신처럼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봉황의 문으로 인도하여야 했다.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적들의 공격은 집요했다. 숲으로 뛰어든 자신에게 멀리서도 폭탄을 발사하여 정확히 공격해 왔다. 예전, 영화로 보았던 미사일이란 것이었다. 자신이 언제 저런 영화를 보았는지는 기억에 없었지만 영화의 내용은 일부 되살아났다.

숲은 폐허로 변하며 불이 붙어 바람에 불길을 날려 보냈다. 그 불길을 따라 빌딩숲으로 숨어들었다.

빌딩의 위를 날아 이동을 하는 휘의 눈에 도로를 가득 메운 채 달려가는 전차와 각종 군용차량들이 보였다.

멀리서 높다랗게 솟아있는 탑이 보였다. 휘가 탑을 향해 날아올라 가장 높은 철탑위로 내려섰다.

주위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왔지만 지금 휘의 관심은 오로지 봉황의 씨앗에 가 있었다. 즉시 가부좌를 틀고 자리를 잡았다.

“후우~”

이렇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몸 상태는 여태껏 자신이 겪어보지 못했던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져있었다. 봉황이 자신의 생명을 던져버리면서 까지 완성한 몸이니 가히 불사의 몸이라 할만 했다. 다만, 지속적으로 인간의 피를 흡수하지 못하면 거의 10여년을 버틸 수가 없다는 게 문제였다.

또한, 피를 지속적으로 흡수하게 되면 광기가 몰려온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였다. 자신이 넘어야할 벽이었다.

예전 정순했던 봉황의 기운은 아직 몸 구석구석에 남아있지만 그 기운만으로는 보통의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기에 딱 적합했다. 지금 자신의 몸 상태를 유지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다.

휘가 결심을 하고는 다시 기운을 돌렸다. 구석구석에 남아있던 정순한 봉황의 기운을 한 방울까지 짜내듯 모아나갔다.

그렇게 온 몸을 돌리고 돌려 모은 순수한 봉황의 기운을 악조가 소멸하며 남긴 봉황의 씨앗으로 가져갔다. 순수한 봉황의 기운이 씨앗을 감싸자 푸스스 연기가 피어오르듯 봉황의 씨앗이 반응하였다.

곧 봉황의 씨앗이 움찔움찔 몸을 뒤틀기 시작하더니 따스한 봉황의 기운에 싹을 틔웠다.

“하아~”

휘의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고난의 시간이 지났다. 이제 지속적으로 봉황의 기운이 돌봐준다면 싹은 자라서 열매를 맺고 열매는 봉황의 알이 되어 자신의 단전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게 잘 풀린다면.

휘가 눈을 떴다.

멀리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어찌 보면 이 평화로운 풍경이 모두가 원하는 세상일 것이다. 문득, 한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너무나 친숙하고도 다정한 얼굴, 갑자기 가슴 한 쪽이 아파왔다. 너무 보고 싶지만 흐릿하니 얼굴이 잘 떠오르질 않았다.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던가? 그리움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리고 악몽처럼 피눈물을 흘리며 쓰러지는 모습, 화상으로 일그러진 얼굴만이 꿈처럼 다시 되풀이 되었다. 일본 놈들의 칼에 처참히 도륙되던 그 순간. 그 원한.

그래, 그 놈들을 어제 죽였다. 복수의 화신이 되어 놈들을 도륙했었다. 이제 남은 것은 놈들을 한 놈이라도 더 저세상으로 보내는 것 밖에는 없었다.

그 후에,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봉황의 알을 후세에 전하는 일뿐. 그 전에 자신이 먼저 소멸될지도 모를 일이지만 봉황의 알이 제대로 만들어질지도 아직 모르는 일. 지금은 기억을 더듬어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일념만이 남아있었다.


“이모, 제발. 이 약 좀 먹고, 그리고 밥도 먹고 움직여요. 그러다 정말 큰일 나겠어.”

오늘도 아침을 거르고 밖으로 나서려 신발을 신고 있는 이모를 보고 혜영이 달려와 붙들었다.

“나 난 괘 괜찮... 아. 어 어 서 나 나가 봐 야지. 가 강 서방이 그 사 이 다 다녀 가 면 안 된다.”

이모가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지팡이로 지탱하며 문을 나섰다. 혜영이 더 이상 말리질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모의 병들고 늙은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핑 돌았다.

자영이 실어증에 기억상실까지 겹쳐 한국으로 돌아간 후 이모도 반쯤 정신을 놓은 채 돌아왔다.

혜영의 지극정성에도 불구하고 그 후로 이모는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할 수없이 병원에 입원을 시켰지만 매일 자영과 호만 찾으며 치료를 거부했다.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울부짖는 바람에 병원에서도 강제로 퇴원을 당해 나와야했다.

미연도 쓰나미 이후 다시 이어진 경찰의 조사에 진저리를 치며 자영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모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혜영뿐 이었다. 기존에 살던 집도 이모가 진저리를 치는 바람에 이사를 했다.

다행히 얼마 후 준영이 찾아와 자영과 호의 상태를 전해주고 동영상을 보여주자 이모도 약간 활력이 돌아왔다. 집에서 간단히 음식도 만들고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제 TV에 나오는 휘의 모습을 보고는 이모가 밖으로 나간 후 밤새 돌아오질 않았다. 장사를 끝내고 돌아온 혜영과 타쿠야가 놀라서 찾아다니다보니 자신들이 장사를 하던 예전 한국식당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이모를 발견했다.

급히, 집으로 데려왔지만 아침이 되자 또 저리 나간 것이다. 이모는 강 서방이 분명 그리로 자신들을 찾아올 것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식당이 문을 닫고 다른 가게가 들어섰으니 강 서방이 자신들을 찾지 못하고 그냥 가면 큰일이라고 지신이 지키고 있는 것이다.

얼른 출근 준비를 하고 옛 가게로 먼저 나가볼 생각에 바빠지는 혜영이었다. 가게 주인에게 부탁하여 이모가 편히 앉아 있을 수 있는 의자라도 부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모는 끌려가서 무슨 짓을 당했는지 몸이 많이 상해서 돌아왔는데, 이젠 늙고 병들어 잘 걸을 수도 없었고, 말도 어눌해져 밖에 혼자 두기가 불안했다.


휘가 도쿄타워를 내려와 주변의 공원을 찾았다. 주변에 왕래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어젯밤의 학살극 때문인지 곳곳에 군인들과 군용차량, 장갑차, 전차 등이 배치되어 있거나 돌아다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휘는 일부러 그늘진 곳을 이용하여 빠르게 이동하였다. 쉽게 저들의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다.

공원을 지나 커다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을 둘러본 휘가 가볍게 담을 넘었다. 건물 내부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별로 보이질 않았다.

한쪽에 자판기가 죽 늘어서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다가가기 전 휘가 탄지를 쏘았다.

피픽!

퍽!

천장에 매달려 있던 CCTV 카메라가 터져나갔다. 왠지 언젠가 저 놈 때문에 화를 입은 듯 눈에 거슬렸다.

휘가 자판기를 한번 만져보더니 손으로 붙잡고 잡아 뜯었다. 자판기는 종이 장처럼 찢어지며 내용물을 토해냈다.

휘가 안에 있는 동전과 지폐를 챙기며 음료수를 하나 집어 들어 캔 뚜껑을 재꼈다.

꿀꺽 꿀꺽!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몇 개 더 챙긴 휘가 바람처럼 날아서 사라져갔다.


바다가 보이는 부둣가.

휘가 공중전화박스에서 동전을 넣고 전화 다이얼을 눌렀다. 몇 번의 신호가 간 후,

딸깍.

동전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상대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일본말이었지만, 휘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모시모시.]

“거기 승호라는 친구 좀 바꿔주시오.”

[승호요? 실례지만 누구십니까?]

“승호와 통화하기로 한 사람이오.”

[네? 자 잠깐만 기다리세요.]

잠시 승호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승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휘의 목소리를 들은 승호는 깜짝 놀라더니 어젯밤의 일부터 물었다. 휘는 사실대로 말을 해주었다.

휘는 자신의 기억에 남아있는 한국식당에서 아무것도 흔적을 찾지 못했다. 또 한 곳의 기억이 있었지만 그냥 일반 주택이었다. 어디에 있는지 찾아갈 수가 없었다.

이 일본에서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승호의 전화번호가 유일했다. 현재의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승호뿐이었다.

[아저씨, 아까 그 공원 옆에 탑 얘기하셨죠?]

“그래. 거기서 어젯밤을 보냈다.”

[거기가 도쿄타워예요. 저녁에 제가 거기로 찾아갈게요. 제가 보이면 따라오세요.]

“그러자꾸나.”

[그럼 이따 봐요. 제가 7시쯤 도착하게 해 볼게요.]

“그래.”

딸깍.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봉황의 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6 에필로그[완결] +36 14.12.19 1,612 52 11쪽
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5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7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4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5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8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6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