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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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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조회수 :
438,905
추천수 :
13,047
글자수 :
683,299

작성
14.11.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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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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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글자
12쪽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


일본 도쿄.

국회의사당의 내부, 높은 천장의 구석에 휘가 오전부터 일찌감치 스며들어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일본의 국회의사당 건물 주변은 장갑차량들과 군인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도 휘를 발견할 수는 없었다.


“음... 왼쪽이라고 했으니 여기가 맞겠지. 중의원이라.”

스마트폰에 저장된 목록에는 거의 40여명 정도의 일본 국회의원이 나타나있었다. 참의원에서도 20여명 정도의 목록이 있었지만 우선 오늘의 행사에 맞추어 중의원부터 쓸어버릴 예정이었다.

이런 내용도 모르고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하나, 둘 의사당 안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그들이 모두 자리에 착석하자 회의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지금 이 국회의사당에는 일본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언론이 관심을 기울이며 몰려들었다. 오늘 처리하고자 하는 안건의 최우선은 우베총리의 불신임안이었다. 물론 다수당인 여당의 지지를 받고 있는 총리였기에 쉽사리 통과되긴 힘들겠지만 언론들은 내용을 부풀려가며 떠들고 있었다.

수많은 사상자와 엄청난 피해를 일으킨 도쿄전쟁의 책임을 지고 총리가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에 할 수 없이 의사진행을 받아들였지만 여당은 별로 내키지 않는 듯 바로 표결을 하자는 분위기로 가고 있었다.

그때, 시큰둥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여당 쪽의 의원석에서 회의가 진행될수록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잠든 모습의 의원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그런 모습에 단상에 선 야당 측 발표자가 발끈하여 목소리를 키우자 옆 좌석의 의원들이 씁쓸하게 웃으며 잠든 의원을 흔들어 깨웠다.

그리고 다급한 비명소리가 회의장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잠든 줄 알았던 의원이 몸을 흔들자 옆으로 스르륵 미끄러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던 것이다.

“어헉! 이게 무슨 일이야? 사쿠라이의원!”

“아악! 피! 피다. 의원이 피살당했다!”

“꺄아악! 사람이 죽었어요.”

여기저기서 의원들이 비명을 지르며 일어서기 시작했다.

“으윽!”

풀썩!

그리고 일어나서 주변을 살피던 의원들 중에 고개가 휙 젖혀지며 쓰러지는 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위험해! 저격이다!”

“의원을 노린다. 피해! 아악!”

“우아악! 도망가!”

순식간에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고 의원들은 체면도 잊고 살기위해 이리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이미 의장석에 앉아있던 자는 이마에서 피를 흘리며 고개가 젖혀져 있었고 발표를 하고 있던 야당의원은 멍하니 서서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사이에도 통로로 빠져나와 밖으로 도망치려던 의원 중에서 쓰러지는 자가 속출하였다. 패닉상태에 빠진 의원들은 쓰러진 의원을 짓밟으며 앞으로 나가려 했고, 뒤늦게 경비를 책임진 군인들이 안으로 밀려들어오자 서로 뒤엉켜버렸다.

“빨리 범인을 찾아라!”

“어디냐? 어디야?”

군인들이 회의장 곳곳으로 흩어지며 기자석과 일반관람석들을 점령하기 시작하자 곧 사태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쓰러지는 의원들도 없었다. 그러나 이미 의원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를 한 다음이었다.

그때, 다시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밖이다! 밖에서 또 쓰러졌다.”

누군가의 외침에 이번엔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나가기 시작했다. 총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몰려나가는 기자들의 눈에 로비에 쓰러져있는 국회의원의 모습이 보였다. 한 결 같이 이마에 구멍이 뚫려서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죽어있는 의원들의 모습에 기자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 그 괴물이야.”

“조선에서 온 호위무사!”

“맞아. 어디 있는 거야?”

“찾아야 해. 사진 한 장이라도 담아야지.”

기자들이 눈을 부라리며 미친 듯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미 국회의원들은 밖으로 도망쳐 나와서도 계속 동료들이 죽어나가자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장갑차량이나 승용차가 주차되어있는 주차장으로 달리고 있었다.

나이가 들어 달리기가 힘든 의원들 중 일부는 로비에 그냥 주저앉아 헉헉거리며 체념을 하고 있기도 했다.

그런 늙은 의원의 눈에 저 멀리 군용차량을 향해 달려가던 의원이 앞으로 픽 쓰러지며 얼굴로 돌바닥을 찧는 모습이 들어왔다.

“어헉! 저 저런, 마사토가 죽었구나. 헉헉! 이런 미친! 도망 칠 곳도 없어. 우 우리가 뭘 잘못 건드린 거야?”

군인과 경찰, 그리고 기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총과 카메라를 겨눠보지만 어디에서도 살인자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그저 국회의원들만 죽어나자빠졌는데 그마저도 무차별 살인은 아니란 게 지켜보는 기자들의 생각이었다.

정문으로부터 중의원 회의장까지 시체의 행렬이 이어지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이 TV로 방영되며 다시 일본전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고 있었다.



일본 도쿄의 총리실.

한 쪽에 마련된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우베를 비서실장이 깨웠다. 처음 사건이 일어난 이후부터 아직 제대로 편안한 잠자리를 가져보지 못한 우베였다. 버티고 버티다가 국회의사당에서 의원들이 대거 살해당했다는 소식에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으나 계속된 악재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 병원에 입원할 수도 없는 처지라 의사가 옆에서 대기하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어서 응급처지를 받고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는데 그 사이 또 비서실장이 찾는 것이다.

“총리대신, 죄송하지만 TV를 좀 보셔야겠습니다.”

“끄응, 또 무슨 내용인가? 으윽. 무 물 좀.”

비서실장이 물을 가져와 잔을 내밀자 우베가 힘들게 몸을 일으켜 물을 마셨다.

비서실장이 곧 TV의 소리를 키웠다. TV에서는 아나운서가 한국의 YTM방송사의 내용을 전하고 있었다.


- 오늘 한국의 YTM방송을 통해 다시 경고를 보내왔습니다. 이번엔 마지막이란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발표내용을 지켜보시죠.


일본 아나운서의 말이 끝나자 곧이어 화면에 휘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 쪽 귀퉁이에는 YTM이라는 표식이 나타나고 있었다. 휘의 말이 이어지며 아래로 일본어자막이 흘러가기 시작했다.

우베는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눈을 비비며 흘러가는 자막을 살펴봤다.


- 지금까지 죽은 자들은 모두, 지난 죄를 부정하거나 오히려 조선의 뒤를 이은 한국에 대해 폄하하고 악랄한 짓을 한 자들로서 죽어 마땅하다. 그들의 죄는 따로 발표할 것이다. 일본은 아직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항복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내 마지막 경고다.

일본 총리라는 자는 더 이상 일본 사람들의 피를 흘리지 않게 당장 항복발표를 하고 내 조건을 이행하라.

내일 오전까지 총리의 발표가 없다면, 내가 직접 총리를 찾아 가겠다.


힘겹게 침대에 걸터앉아있던 우베가 벌떡 일어섰다.

“헉! 저 저 살인자가 나를 만나러 온다고?”

“네, 내일 오전까지랍니다.”

“이 이익! 도 도대체 경찰, 아 아니지 군, 우리 군은 뭐하는 거야!”

“지금 지휘부가 다시 구성되었지만, 전문가들이 상당수 부족합니다. 특수부대는 전멸이라 놈을 상대할 요원이 부족합니다.”

“크흑! 그동안 얼마를 투자했는데 겨우 한 놈을 못 당하고 전멸당해.”

우베가 힘겹게 걸음을 옮겨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갔다.

“지금 전국의 각 지역별 남아있는 SAT요원들을 모두 소집토록 명령을 내렸습니다. 육자대 역시, 각 방면대별 남아있는 특수전 병력은 총 집결토록 지시가 내려갔습니다. 곧 다시 편재가 꾸려질 겁니다.”

비서실장의 말에 우베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휴! 정예들이 제대로 힘도 못써보고 다 죽어나갔는데 잔챙이들을 모은다고 상대가 되겠나. 최정예로 키운다던 특수작전군이 그리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그때 다시 TV에서 이어지는 아나운서의 말에 우베의 인상이 찡그려졌다.


- 지금 도쿄시내는 적막한 어둠에 잠겨있습니다. 그나마 남아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던 시민들도 동요를 하며 도시를 벗어나려하고 있어서 도쿄외곽은 탈출을 하려는 시민들로 현재 교통이 마비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사상자 명단을 살펴보면 괴물은 일반시민들에 대한 공격은 없었습니다. 처음 시가행진 행렬을 습격할 때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괴물의 발표로 미루어 그들을 군인으로 착각하고 살육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괴물과 군대의 전투여파로 인하여 우리 군의 사격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서 시민들이 동요를 하게 된 것입니다. 괴물의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우리 군과 경찰의 폭격과 사격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가 더욱 큽니다. 시민들은 이에 불안을 느껴 도시를 떠나고 있습니다.


쾅!

우베가 테이블을 내리치며 벌떡 일어섰다.

“잡으라는 놈은 못 잡고 시민들만 잡는단 말인가?”

우베의 화난 모습에 옆에 있던 비서실장이 서류를 집어 들며 대꾸를 했다.

“사상자가 만 명이 넘어섰습니다. 그 중 사망이 오천 명을 넘었고요. 시민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지만 아직 집계가 되질 않고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의 포격과 유탄에 직격당하거나 화재로 인하여 발생한 피해입니다. 놈이 너무 빨라서 당황한 군이 무차별 사격을 가해서 그렇습니다. 그리고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대가 출동하기 여의치 않아 피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흐윽, 이러다간 도쿄가 남아나질 않겠군. 끄응.”

“그나저나 어쩌시겠습니까? 여기서 계속 자리를 지키고 계실 겁니까?”

“뭐? 아! 노 놈이 여기로 쳐들어온다고 했지?”

우베가 다시 불안한 얼굴로 비서실장을 바라보았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놈은 지껄인 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으로 쳐들어올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 이런, 우리 경찰, 아 아니지, 군은 여기 방어를 하고 있나?”

“네, 기갑대대가 방위를 하고 있고, 특수군도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만.”

비서실장이 불안한 듯 말끝을 흐렸다.

“그 그것들이 막을 수 있겠어? 아 안 돼!”

갑자기 우베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지 진정하시죠.”

“지금 내가 진정하게 생겼나? 어 어쩌지?”

그런 우베의 팔을 잡으며 비서실장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

“바로 방위성 상황실로 가시죠. 거긴 지하 벙커고 급할 경우 방어벽도 차단할 수 있으니 안전할 겁니다.”

“그 그래, 그곳으로 가자고, 내각도 거기서 소집토록. 아! 저번에 미국에서 도와준다고 했잖아.”

“저희가 거부했잖습니까?”

“당장 도움 요청해. 놈이 이리로 온다니까 여기 방어를 해 달라고 해.”

“알겠습니다.”

“그래, 그럼 우린 어서 가자고, 빠 빨리, 서둘러.”

“네,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이 인터폰을 집어 들며 차량을 대기시키고, 상황실로도 연락을 한 후 필수요원들을 점검했다. 곧 총리실의 건물에서 차량이 빠져나가 근처의있는 방위성 건물로 사라졌다.



한낮의 태양이 유리로 외부가 장식된 빌딩을 더욱 눈부시게 만드는 오후.

총리실 주변은 전차와 장갑차량들로 방어벽이 형성되어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고, 중무장한 병력들이 경계를 서고 있어 긴장감이 흘렀다.

도로에는 바삐 달리는 군용차량 외에는 기자표식을 한 차량들만이 총격을 피해 멀찍이 떨어진 한 곳에 운집하여 있었다.

방송차량과 기자들은 카메라를 총리실 건물로 향한 채 곧 벌어질 전투를 기대하는 듯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다.

“언제 오는 거야?”

“자기 입으로 말했으니 오겠지.”

“나타나기는 하는 건가? 저번 국회의사당에서도 모습을 못 봤다고 했잖아.”

“CCTV에 흔적이 잡혔다고 하던데.”

“그래? 그런데 왜 발표를 안 해?”

“일본정부에서 발표하는 것 봤어? 다 숨기려고만 하잖아. 아마 우리가 모르는 내용도 많을 거야.”

기자들이 기다리기 지루한 듯 서로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총리실 주변의 병력들이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타타타탕!

쾅!

곧 총소리와 폭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빌딩의 상층부를 감싸고 있던 유리들이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화염과 함께 깨어진 유리들이 바닥으로 우수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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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6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8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113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3 55 11쪽
»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5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8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4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6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9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7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4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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