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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길 님의 서재입니다.

봉황의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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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밤길
작품등록일 :
2013.09.06 23:05
최근연재일 :
2014.12.19 00:05
연재수 :
12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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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8,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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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83,299

작성
14.11.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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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글자
12쪽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이 글은 가상의 이야기이며 등장인물,사건등 모든 내용은 실제와 관련없는 허구임을 밝힙니다.




DUMMY

“내 도움? 이 늙은이가 아직도 쓸모가 있단 말이오?”

일왕의 비꼬는 말에 우베의 안면근육이 씰룩였다가 얼른 다시 자리를 잡았다.

“폐하, 당치않은 말씀이십니다.”

“으음, 얘기나 해보시오. 피곤해서 빨리 쉬고 싶소.”

“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놈을 잡기위해 미국의 특수병기들을 사용하려면 놈이 앞에 나타나야 합니다. 그런데 놈이 감히 폐하를 노린다고 말을 하니 폐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황궁에 그들을 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윤허를 받기위해 이렇게 찾아뵈었습니다.”

“미군들을 황거에 들이겠다. 이 말이오?”

“네, 폐하의 안위를.”

우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귀찮다는 듯 일왕의 허락이 떨어졌다.

“그러시오.”

“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무엇이 남았소?”

“그게... 황궁이 넓어서 놈이 몰래 들어오면 혹시라도 폐하께 불경한 일이 생길까 염려됩니다. 놈이 방심하고 올 수 있도록 폐하께서 놈을 만나겠다고 발표를 해주시면.”

“날 미끼로 삼자는 거였군.”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가 지켜드리고 저도 그 자리에 같이 있겠습니다.”

“좋소, 맘대로 하시오. 이 늙은 목숨 아무렴 어떠리오.”

“폐하...”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이 무참하게 희생당하지나 않게 좀 해주시오.”

“송구합니다.”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우베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스쳐지나갔다.

그날, 일본 황실에서 기자회견이 있었다. 3일 뒤에 계획 되었던 일본 황실의 공식행사가 예정대로 진행되며 천황내외가 직접 참석할 것이란 내용이었다. 만약, 조선의 호위무사가 자신을 만나 평화롭게 대화하길 원한다면 그날 만나겠단 얘기도 함께 발표되었다.



혜영의 식당.

준영이 머무는 방안에 미풍이 일며 소리 없이 휘가 스며들었다.

“밖은 조용하군.”

“다녀오셨습니다.”

준영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익숙해진 듯 휘를 반겼다.

“군대도 다 철수를 했는지 주변이 조용해.”

“놈들도 이젠 그 방법으로는 소용없다는 것을 느꼈나보지요. 하하하!”

모처럼 준영이 활짝 웃었다.

“그런가 보네.”

“날뛰면 날뛸수록 자기네 도시만 더 부서지고 피해만 커지니까요. 그래서 더 조심해야합니다.”

어제부터 도시 곳곳에 배치되어있던 기갑부대의 군 병력들이 대부분 철수를 하고 치안유지를 위한 경계와 순찰만 하고 있었다. 더 이상 도시에서 부딪쳐봐야 자신들의 피해만 커질 뿐이라는 것을 군 수뇌부도 깨달았던 것이다.

아직 도시는 인적이 뜸했고 기능은 마비되어 있었다.

식당주변에 몰려있던 기자들도 다 떠났다. 총리실 피격 이후, 일왕이 휘를 만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모든 관심은 이제 황궁으로 향했다.

“왜왕이 나를 만나자고 했다며.”

“네, 그런데 조심은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위험은 항상 존재하네.”

“그렇기야하지만 놈들이 무슨 함정을 파놓고 있을지 모릅니다.”

“어차피 내 입으로 내뱉은 말이니 부딪쳐봐야지.”

“미국도 개입된 것으로 보아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공격을 할지도 모릅니다.”

“대비는 해야겠지.”

“그런데 몸은 어떠십니까?”

“아직은 버틸만하네. 그래도 빨리 결판을 내야겠지.”

“몇 가지 방안을 준비 중인데 매형말씀대로 일왕실의 행사 때 정정당당히 방문하는 것으로 해보았습니다.”

“잘했네.”

“매형이 내일 기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셔서 발표를 하십시오. 행사 때 당당히 일왕을 찾아가겠다고.”

“그래. 덧붙일 말은 없는가?”

“일본의 항복 외엔 어떠한 조건도 듣지 않겠다고 강하게 말씀하십시오.”

“좋군.”

“하하하! 매형다우십니다.”

“어찌되었건 이제 자네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낫지 않겠나?”

준영이 염려스러워 휘가 물었다.

“아닙니다. 전 매형과 함께 돌아가겠습니다.”

“함께 움직이는 건 아무래도 불안하네. 이모가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니 나도 조심스러워, 오히려 자네가 내 행동에 짐이 될 수도 있어.”

“전 가급적 눈에 띠지 않게 움직이겠습니다.”

“그럼 내일모레 일왕을 처리하는 것 까지만 같이하고 일의 결과에 상관없이 자넨 돌아가게.”

“매형!”

“여태 자네 말을 따라 움직였네. 물론 그 덕분에 놈들에게 타격도 입혔고, 여기까지 우리 의도대로 잘 왔어. 나 혼자였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을 테지.”

“왜 그런 말씀을...”

준영이 불안한 얼굴로 휘를 바라보았다.

“잘 해결되어 일본 놈들이 우리말을 들으면 좋게 끝나겠지만, 일왕을 죽여도 놈들이 거부하면 끝이 없는 전쟁이 될 것 같아. 그렇게 된다면 나는 이 일본 땅을 돌아다니며 다 부숴버리겠네. 이 일본이라는 나라를 아예 없애버릴 생각이야.”

“그렇게 되면 무고한 사람들까지 다치게 되고 전 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게 될 겁니다.”

“이미 저지른 살인만으로도 비난을 받고 있네.”

“그 것과는 또 다른 성질의 일입니다.”

휘가 측은한 눈빛으로 준영을 바라봤다. 준영으로서는 처음 접해보는 휘의 표정이었다. 그래서 의구심이 들었다.

“난. 계속 피를 봐야만 살아갈 수 있는 몸이네.”

“네?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나의 생명은... 다른 사람들의 피로부터 유지되네. 그 정도만 알고 있게. 이 일이 빨리 매듭지어진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 정말 살귀가 될 수밖에 없지.”

“매 매형?”

준영으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휘의 비밀고백에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완벽한 존재는 없단 얘기인가?

“그러니 이번에 끝내야하네.”

“허어!”

준영으로서는 할 말이 없어 한숨만 나왔다.



일본 황궁.

평상시 방문객들로 북적였을 입구에는 전차와 장갑차량, 그리고 군인들이 철통같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출입은 통제되었다.

헬기들은 상공을 맴돌며 소음을 일으키고 궁의 내부 여기저기에서는 군인들의 부산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복장이나 행색이 일본군과는 조금 다른 미군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궁의 내부에 장갑차량이나 군인들이 이렇게 몰려들어 작전을 펼친 적이 없었기에 잔디밭이나 아름답게 조경되어 있던 정원이 여기저기 손상된 곳도 눈에 띠었다.

부웅! 부우웅!

그때, 검게 도색된 컨테이너차량 두 대가 황궁내부로 천천히 이동해 들어왔다. 곧 한 쪽에 자리를 잡은 차량의 컨테이너 문이 들어 올려 지며 램프가 내려왔고 로봇처럼 보이는 기계들이 이족보행을 하며 바닥으로 내려서기 시작했다. 그것들이 움직일 때마다 시끄러운 기계음이 울렸다.

기잉! 기이익!

철컥! 철커덕!

주변에서 경계를 서거나 작업 중이던 군인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 곳으로 향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이족로봇의 몸통부분에는 사람이 들어가 있었다. 군인들로 보이는 그들은 이족로봇의 몸체 안쪽에서 두 팔과 두 다리로 같이 움직이며 로봇을 조종하고 있었다. 높이만 4M가 넘는 중장비 같은 일체형 전투로봇이었다.

“전 대에 알린다. 전방 건물전면으로 집결하도록.”

부대의 이름마저도 비밀에 붙여진 이 로봇전투부대의 첫 실전을 책임진 대장 스미스가 지시를 내리자 이족로봇들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궁내청의 한 건물 앞으로 모여들었다.

기이잉! 철컥, 기이잉 철컥!

“대장, 우리 하운드독은 아직 입니까?”

“닉스, 곧 도착한다. 조금만 기다려라. 전 대는 현 상태로 대기할 것.”

총 8기의 커다란 이족보행로봇들이 늘어서 있자 그 모습만으로도 대단해 보이는 위용이었다.

투타타타!

우우우웅!

그때, 일반적인 군용헬기보다 더욱 커다란 MH-47 치누크헬기가 굉음을 울리며 도심상공에 나타났다. 특수전 용으로 개조된 치누크헬기들은 곧 황궁으로 날아와 이족보행로봇들이 서 있는 건물 앞의 넓은 공터에 내려앉기 시작했다.

차례차례 내려앉은 헬기들은 후미의 도어램프를 개방하며 시커먼 물건들을 하나씩 토해내기 시작했다.

크르르릉!

크르릉!

철컥, 철컥! 끼이익,

곧 다각형으로 굴러 내려온 물건들이 웅크렸던 몸을 세우듯 일어나더니 커다란 짐승의 형태로 변해갔다.

스스로 네 발로 움직이며 일어선 커다란 동물처럼 보이는 물건들은 각자 알아서 움직이는 듯 이족보행로봇의 앞으로 빠르게 걸어와 자리를 잡았다.

“헤이! 귀여운 내 새끼. 얼른 와라. 하하핫!”

“휘이익! 좋아.”

곧 이족보행로봇의 내부에 탑승해 있던 병력들이 다정스럽게 사족보행로봇들을 향해 소리를 쳤다.

이들은 미국이 도심 시가전과 대 집단테러단체들에 대응하기 위하여 창설한 미래형 로봇전투부대였다.

아직도 많은 나라들은 정찰이나 폭탄제거, 위험지역 경계등의 임무를 위한 로봇병사 개발 수준에 머물고 있었지만, 세계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입장에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더라도 다른 나라들보다 앞서서 연구 개발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전투로봇 분야였다.

이족보행로봇은 사람이 직접 탑승하여 탑승자의 행동패턴에 따라 움직임이 가능한 로봇이었다. 방탄, 방수, 방염 및 화생방지역에서도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하며 전투를 수행할 수 있었으며 장착된 무기도 발칸이나 기관포, 그리고 소형 로켓까지 다양했다. 대장이 탑승한 이족보행로봇에는 에너지 문제로 횟수에 제한이 있지만 살상용 레이저건도 실험적으로 장착되어 있었다.

아직 로켓이 장착되지 못해 하늘을 날 수는 없었지만 이동용 비행체 개발도 서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사족보행로봇 하운드 독은 무선조종의 취약부분을 보완한 훌륭한 전투보조병력이며 가드였다.

로봇탑승자가 한 대의 하운드독, 사족보행로봇을 지휘하며 전투를 치르는 것이다. 사냥꾼과 충실한 사냥개의 관계처럼 한 팀이 되는 것이다.

로봇 탑승자가 자신의 의지로 지시를 내리며 신속한 이동으로 수색, 정찰, 공격 및 방어임무까지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기에 탑승자의 생존성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무기체계로는 105MM 직사포와 2정의 기관총이 장착되었다.

그리고 사족보행로봇 하운드독에는 이글아이라는 공중전투 비행로봇도 심어져 있었다. 빠른 비행으로 공중에서의 정찰, 추적을 담당하며 비상시엔 자폭공격까지 가능했다.

“전 대원은 안전위치로 셋 한 후, 하차하도록. 이상.”

대장 스미스의 지시에 대원들이 모두 로봇에서 내려 대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모두 이동하느라 수고 많았다. 이곳이 우리가 작전을 펼칠 일본 황궁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사전 브리핑대로 각자의 위치로 이동하여 경계모드로 돌입한다.”

“지금부터 바로 전투모드로 들어갑니까?”

“목표는 내일 오전 10시 행사이전에 돌입할 것으로 생각되나 현 시간부로 작전은 실행된다. 첫 실전이니 만큼 실수가 없도록 할 것. 알겠나?”

“넵! 대장,”

“하하하! 놈이 아무리 뛰어나다해도 우리 감시망을 벗어나진 못할 겁니다. 걱정 마십시오.”

“닉스, 방심은 금물이다. 놈은 일반적인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우리 1명이 1개 대대를 상대할 수 있다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놈의 능력은 생각이상이다. 절대 방심하지 말고 대비하도록. 우리 부대의 운명이 달려있다.”

“알겠습니다.”

좋아, 그리고 여긴 우리 외에도 우리 미국과 일본의 특수작전 부대들이 들어와 있다. 작전 중 그들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그럼 간단한 식사 후, 작전 위치로 향한다. 2인 1조로 훈련대로 행동하도록.“

“넵!”

황궁주변에 배치된 일본군과 별도로 미군의 비밀 특수전 부대도 휘를 기다리며 그렇게 배치가 완료되었다.

조용한 도쿄의 도심과 달리 황궁은 소란스런 밤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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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제17장 귀로(4) +2 14.12.17 1,545 58 12쪽
124 제17장 귀로(3) +4 14.12.15 1,373 59 13쪽
123 제17장 귀로(2) +6 14.12.14 3,253 79 12쪽
122 제17장 귀로(1) +4 14.12.12 1,968 62 13쪽
121 제16장 진정한 용서(5) +4 14.12.10 2,042 62 12쪽
120 제16장 진정한 용서(4) +4 14.12.08 1,549 57 12쪽
119 제16장 진정한 용서(3) +8 14.12.07 1,646 56 12쪽
118 제16장 진정한 용서(2) +9 14.12.05 1,579 53 12쪽
117 제16장 진정한 용서(1) +7 14.12.03 1,606 63 12쪽
116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6) +6 14.12.01 2,659 85 12쪽
115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5) +2 14.11.28 1,457 56 11쪽
114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4) +2 14.11.26 2,502 76 11쪽
»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3) +6 14.11.24 1,449 49 12쪽
112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2) +6 14.11.21 1,792 55 11쪽
111 제15장 단죄, 그 마지막(1) +2 14.11.19 3,044 69 12쪽
110 제14장 일본징벌(6) +4 14.11.17 2,207 63 13쪽
109 제14장 일본징벌(5) +6 14.11.14 2,113 58 12쪽
108 제14장 일본징벌(4) +8 14.11.12 1,435 59 12쪽
107 제14장 일본징벌(3) +6 14.11.10 1,852 49 12쪽
106 제14장 일본징벌(2) +8 14.11.07 2,445 132 12쪽
105 제14장 일본징벌(1) +2 14.11.05 1,621 56 12쪽
104 제13장 불바다(7) +6 14.11.03 1,532 51 11쪽
103 제13장 불바다(6) +2 14.10.31 1,730 57 12쪽
102 제13장 불바다(5) +4 14.10.29 2,768 155 12쪽
101 제13장 불바다(4) +4 14.10.27 2,417 72 12쪽
100 제13장 불바다(3) +4 14.10.24 2,556 177 12쪽
99 제13장 불바다(2) +6 14.10.22 2,847 139 12쪽
98 제13장 불바다(1) +4 14.10.20 2,137 61 12쪽
97 제12장 살육(8) +4 14.10.17 1,843 6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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