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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게임에서 수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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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9.01.13 22:48
최근연재일 :
2019.04.17 19: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7,574
추천수 :
570
글자수 :
190,738

작성
19.04.10 18:04
조회
88
추천
3
글자
9쪽

잠수.

DUMMY

"아, 맞아요."


제니가 말했다.


"마력이 다 빠져나가고 텅 비었는데도 이상하게 마법은 잘 되더라고요."

"그래? 신기하네. 그럼 나랑 성질이 비슷하다는 소리잖아."

"성질이요?"

"응. 그러니까··· 악몽 자체가 에너지원이라는 거지."

"어, 그렇다는 건···."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정신력이 버텨주는 한, 넌 마법을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어. 악몽은 세상 어디에나, 모든 생명체에게 있으니까. 그러면··· 날 알아챈 것도 이해가 가."


고양이가 말했다.


"악몽이 에너지원인 만큼··· 나 같은 악몽이 덜컥 들어오면 싫어도 알아채겠지."

"와, 마력이 무한이라고요?"


제니가 물었다.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니가 손뼉을 마주쳤다.


"대박이잖아요, 그거. 모든 마법사의 꿈을 제가 갑자기 이뤘네요?"

"악몽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소리기도 해."

"그래도 그런 건 별로 없잖아요."

"그렇긴 하지."


고양이가 말했다.

나는 칼스를 보았다.

빵을 씹으며 제니와 고양이를 쳐다보던 칼스가 날 보고 고개를 기울였다.


'왜요?'


칼스의 눈이 물었다.

···왜긴, 너 이제보니 되게 태평하다. 위험성에 대해서··· 아, 말 안 해줬던가? 그나저나··· 저런 태도면 벌써 결정한 거 같은데.


"그래, 어떻게··· 생각하고 있니? 현자 말이다."

"아, 그거요."


칼스가 나에게 몸을 돌리고 빵을 보자기에 내려놓았다. 칼스가 허리를 펴고 날 똑바로 쳐다보았다.

음? 역시 결정한 모양인데.

난 자세를 바로잡고 고양이와 제니를 불렀다. 나와 칼스의 자세에서 심상찮은 분위기를 느낀 건지 둘은 얌전히 내 머리와 품안에 앉았다.

···내려가. 이것들아.


"결정했어요."


칼스가 말했다.

고양이의 목덜미를 잡고 제니의 등을 밀던 난 손을 멈추고 칼스를 보았다.


"현자는 안 될 거예요. 물론 제가··· 그··· 인기 때문에 한다고는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하찮은 이유로는 현자 같은 중요한 자리를 맡을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어제 들어보니··· 딱히 중요한 자리는 아닌데 말이죠."


제니가 내게 속삭였다.

나는 제니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게다가··· 저만 특별 대우를 받는 거라면 다른 후보생들은 결국 인원 채우기, 보여주기라는 거잖아요. 운 좋게 선택된 절 띄워주기 위한 들러리들이요."


···뭐···, 그렇긴 하지.


"전 그런 거 별로 안 좋아해요."


칼스가 말했다.


"정당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벌써 기분이 더럽잖아요. 제가 꼭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아가 된 것 같은 기분이라고요."


···어라, 너 원래 이렇게 직설적인 꼬맹이였냐? 어제의 말더듬이는 어디 간 거지?


"제법인데요. 역시 메리안 마을 출신이라면 저 정도는 돼야죠."


제니가 속삭였다.

메리안 마을 출신이면··· 뭐?

나는 제니를 보았지만 제니는 칼스를 쳐다보는 중이었다. 난 칼스를 보았다.


"아무리 현자님이라도 이런 차별 대우는 하지 말아야 돼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나는 일도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래서, 안 하겠다고?"


고양이가 물었다.


"네. 여기까지 절 데리고 오신 건 죄송하지만··· 이대로 돌아가도 그··· 문제는 없으시죠?"

"당연하지."


고양이가 날 가리켰다.


"방문자들 대부분은 시간을 금으로 여기는 인간들이라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할일 없이 잠만 자는 아저씨한테 시간은 금이 아니라 돌 아닌가요?"


제니가 말했다.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주둥이는 여기냐?

나는 제니의 입을 찰싹 소리나게 때리고 칼스에게 말했다.


"나도 상관없다. 돌아가고 싶으면 돌아가자꾸나."



[월드 퀘스트 : 새로운 현자의 탄생의 11번 후보생이 후보생의 지위를 포기했습니다. 이 퀘스트는 자동으로 소멸합니다.]


[이름 있는 NPC 칼스의 조건 퀘스트를 실패하셨습니다. 이 퀘스트는 두 번 다시 등장하지 않습니다.]


[이름 있는 NPC 칼스가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준 당신과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름 있는 NPC 칼스의 호감도가 증가합니다.]


[악몽 '나이트메어'의 호감도가 증가합니다.]


[최초로 신화, 악몽과 친분을 쌓으셨습니다. 명성 200 증가.]


[유일 칭호 '친구 사이에 지위는 무슨'을 획득하셨습니다.]



"응? 순식간에 돌아가네."


고양이가 말했다.


"뭐가 말입니까?"


난 고양이를 보았다.


"감시자들 말이야. 쟤가 안 한다고 하자마자 다 그냥 사라졌어."

"아··· 그렇군요. 현자의 정령도 그렇습니까?"

"아직 있어. 있는데···."


고양이가 칼스의 머리 위로 뛰어올라 손을 휘둘렀다. 하얀 솜뭉치가 발톱에 걸려 나오더니 경련을 일으켰다. 하얀 솜뭉치가 사방으로 투명한 송곳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어어, 갑자기 뭐예요?"


제니가 두 팔을 들어올렸다.

반투명한 막이 나와 칼스의 앞에 나타났다. 얼음 송곳이 막에 가로막혀 부서졌다. 반대편으로 날아간 송곳 수십 개가 나무에 주먹만 한 구멍을 꿰뚫었다. 땅을 뒤집었고, 모닥불을 뒤엎었다. 나뭇가지가 한 뭉텅이씩 떨어졌다. 수백 개의 나뭇잎이 바닥을 뒤덮었다.

고양이가 솜뭉치를 때렸다. 솜뭉치가 납작하게 늘어졌다. 송곳이 나무를 뚫고 날아갔다. 제니가 두 팔을 내렸다. 막에 가로막혔던 투명한 송곳 조각이 내 무릎까지 밀려들었다.

수십 그루의 나무가 쓰러지며 사방에서 풀비린내와 흙내음이 진동했다.

놀래라. ···그나저나, 깜짝 놀랐다고 일어나지도 못하다니···. 역시 난 전투랑 안 맞는 것 같아.


"이거··· 현자님이 먼저 선빵 친 거죠, 지금?"


제니가 고양이에게 물었다.


"응."


고양이가 말했다.

고양이가 발을 흔들어 솜뭉치를 털어냈다.


"아무래도 직접 멱살을 잡아야 될 일 하나가 생긴 것 같아. 내가 여기에 있는 걸 알면서도 공격을 했다는 건···."


고양이가 눈을 가늘게 떴다.


"현자가 나한테 선전 포고를 한 셈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야."

"엑··· 아무리 멍청해도 설마 그럴까요?"

"멍청하니까 할 법한 생각이야."


고양이가 말했다. 고양이가 쓰러진 나무를 가리켰다.


"봐. 나무를 관통할 위력이잖아. 물론 대단하긴 하지만 나한텐 씨알도 안 먹히는 공격이야."


고양이가 말했다.


"그런데 왜 그런 걸 쐈을까? 간단해. 애초에 걔는 내가 아니라 너희를 노린 거야."

"네? 왜요? 저희를 죽여서 뭔 득을 본다고?"

"모든 생명체는 싫어도 다른 생명체와 인연을 쌓기 마련이거든. 거기서 현자의 지식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아마 걔는 이렇게 생각했겠지."


고양이가 말했다.


"'아무리 신화에다 악몽이라도 저렇게 오랫동안 특정 인간의 곁에 붙어 있는 경우는 없었어. 어떤 감정이 생겨났다는 뜻이겠지. 나이트메어도 결국··· 피를 흘리는 생명체니까. 인연을 쌓는다는 게 허점이야. 그 허점을 노리면··· 정신적으로나마 약체화를 시킬 수 있을 거야.' 라고 말이야."


고양이가 칼스를 한 번 쳐다보고 날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꼬맹이가 미궁에서 나오고 부터 정령, 그러니까 귀신이 보이고 있음에도 너한테 바로 말하지 않은 이유가 분명 귀신이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했지? 그건 내가 있었으니까 방해한 걸 거야. 뜬금없이 내가 튀어 나와 있으니까··· 먼저 감시를 한 거겠지. 겸사겸사 널 조사하기도 하고."

"그래서··· 친하다는 확신이 들자마자 방해를 멈췄고, 여차저차해서 여기까지 왔다··· 라는 겁니까?"


음··· 그렇게 생각하면 현자란 게 마냥··· 똥멍청이 수준은 아닌 모양인데. 그래도 나름 머리를 굴릴 줄 안다는 건가? 뭐···, 이제 막 추론을 깨달은 어린애 수준이긴 하지만.


"응. 간단하지?"


고양이가 말했다.


"이래서 현자는 멍청이만 뽑는 거야. 그래야 위협적이지 않으니까. 물론 현자가 머릿속의 지식을 다발로 쥐고 직접 후쳐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아무도 못 이기겠지만 말이야."


···그렇긴 하겠지. 걔 머릿속에 들어 있는 정보만 해도 얼마냐? 치는 게 아니라 살짝 놓기만 해도 땅이 갈라질걸?




오타나 기타 수정 사항, 혹은 거슬리거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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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잠수. 19.03.23 171 6 7쪽
40 잠수. 19.03.22 172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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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잠수. 19.03.17 199 8 11쪽
37 잠수. 19.03.11 221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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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잠수. +1 19.03.09 263 7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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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3 301 9 7쪽
29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4 19.03.02 344 11 7쪽
28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8 345 8 8쪽
27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2 19.02.26 386 11 9쪽
26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5 403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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