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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게임에서 수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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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9.01.13 22:48
최근연재일 :
2019.04.17 19: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7,585
추천수 :
570
글자수 :
190,738

작성
19.03.09 18:23
조회
263
추천
7
글자
7쪽

잠수.

DUMMY

···이해야 되긴 했는데···.


"···저게 악몽이라면, 왜 안 쫓으시는 겁니까?"

"좋은 지적이야. 안 그래도 그게 문제거든."


고양이가 말했다.


"죽어도 싫다는 데 내가 뭘 어떻게 할 수가 있어야지."

"···그게 이유입니까?"

"이건 첫 번째야. 두 번째는··· 음, 이것도 직접 보는 게 더 빠르겠네."


고양이가 머리에서 내려와 문을 열었다. 제빵 아이가 뒤로 돌았다. 나는 멋쩍은 웃음을 흘리며 손을 흔들었다.


"아, 안녕?"


아이가 환한 미소를 짓고 내게 달려왔다.

판매 아이의 말과는 달리 제빵 아이는 괜찮아 보였다. 일렁이는 그림자가 따라붙는 것만 제외한다면 그랬다.


- 어서 와요.


아이가 내 바로 앞에 서서 날 올려다보았다.


"그, 그래."


나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제빵 NPC가 당신의 손길을 좋아합니다. 호감도가 증가합니다.]



···진짜 혼잣말하고 그러는 애가 맞나? 말이 좀 다른데?

나는 고양이를 보았다. 고양이는 탁자 위에서 제빵 아이를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물어 봐. 혹시 원망하지 않냐고."


고양이가 말했다.

···이미 다 들렸는데 묻긴 뭘 물어. 이 꼬맹이가 그래도 귀머거리는 아니잖아.

나는 아이를 보았다. 아이가 미소를 지었다.


- 걱정했다면 미안해요. 전 괜찮아요.


아이가 말했다.


- 제니한테 들었어요. 다시 살려줬다면서요? 그래서··· 이렇게 살아날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정말이니?"


- 그럼요.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 제니한테 직접 물어보실래요?


"직접?"

"응, 직접."


고양이가 말했다.


"잘 봐. 이제 두 번째 이유가 나올 테니까."


아이의 그림자가 꿈틀댔다. 그림자는 반구형으로 솟구쳤고 나는 두어 걸음 뒤로 물러섰다. 설마하는 마음이 놀람으로 바뀌는 건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림자가 제 몸을 깎았다. 그림자는 제 몸을 제빵 아이와 똑같은 크기로 만들었다. 팔을 만들었고, 다리를 만들었다. 몸통, 머리를 만들었으며, 긴 머리카락을 만들었다. 그림자는 고양이처럼 세로로 찢어진 붉은색 눈동자도 만들었다. 그림자는 코 아래 턱 위로 반듯한 선 하나도 추가로 만들었다.


"아."


그림자가 말했다.

그림자는 모든 곳이 새카맸다. 눈동자만이 색이 달랐고 말 그대로 아이의 그림자가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때 봤던 분이시네요."

"봤지?"


고양이가 말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악몽이 저렇게 말하고, 구현되기 이전의 기억이 있는 경우는 처음 봤거든. 거기다 본래 인격까지 그대로 존재하고 있어. 그래서 안 쫓아낸 거야. 귀중한 연구 자료거든."



[악몽 '나이트메어'의 새로운 정보가 기록되었습니다. 명성 50 증가.]


[악몽 '그림자 인간'의 새로운 정보가 기록되었습니다. 명성 20 증가.]


[보조 직업 '악몽 술사' 전직 퀘스트가 해방되었습니다.]


[칭호 '지금 악몽을 구입하시면 악몽이 하나 더!'를 획득하셨습니다.]



"악몽에 내가 모르는 부분이 나왔잖아. 명색이 악몽의 주인인데 주인도 모르는 부분이 있어선 안 되지. 그렇다고 아예 신경을 안 쓰는 것도 안 되고. 그리고··· 잘만 되면 악몽이 지금보다 몇 배는 유용하게 쓰일 거거든."


뭐야, 이 고양이··· 생각보다 착실하잖아. 뭔가 의왼데.

나는 고양이를 보았다.


"그런데··· 뭔가 위험성 같은 건 없는 겁니까? 저렇게 놔둬도 상관없습니까? 분명 악몽은···."


아이들의 몸을 잠식하려는 존재들이다. 그런 악몽을 놔두는 건 위험하다. 하지만 나는 반쯤 벌렸던 입을 다물었다. 아이들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음··· 위험성이라··· 솔직히 있기야 하겠지."


고양이가 말했다.


"근데, 생전의 기억과 인격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고양이가 내 어깨 위에 앉아 말했다.


"저 악몽한텐 적의가 없어. 어쨌든 애들하고는 친구였으니까."

"그렇군요. 그럼 나중에 틀어질 가능성은 있습니까?"

"그건 모르지."


고양이가 말했다.


"평생 친구로 남을 수도 있고··· 잘하면 다른 악몽을 쫓아낼지도 몰라. 아무튼, 지금은 딱히 해가 없어. 게다가 쟤, 꽤 착한 아이야."


그러면··· 일단 저 아이, 음, 그림자는 그냥 놔둬도 괜찮다는 소리로군.

난 고개를 끄덕였다. 제빵 아이는 의기양양한 얼굴이었다. 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가 좋다면 나도 좋다. 네가 기분이 좋으니 나도 기분이 좋구나.


"빵 타고 있다."


고양이가 꼬리로 화덕을 가리켰다. 제빵 아이가 급히 화덕으로 돌아갔다. 아이는 막대기로 화덕에서 커다란 쟁반을 끄집어냈다. 울퉁불퉁한 숯덩이 다섯 개가 딸려나왔다. 아이는 나에게 멋쩍은 미소를 지었고 나는 옅은 웃음을 흘렸다.

사이가 좀··· 회복된 건가? 그렇다면 다행이야.


"아까부터 둘이서만 얘기하시네요. 이번에도 갑자기 사라질 예정인가요?"


그림자, 제니가 물었다.

제니는 어느새 내 앞까지 온 상태였다. 온몸이 새카매 이목구비의 경계가 흐릿한 제니는 유일한 유색 눈동자로 날 올려다보았다.


"그건 아니란다."


내가 말했다. 제니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헛기침을 했다.


"흠, 여긴 현실이니까. 어디 도망갈 수도 없거든."


제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요. 여긴 현실이었죠? 저는 그··· 죽었고요."

"···잘 알고 있구나."

"그럼요. 죽는 순간이 어땠는지도 다 기억이 나는 걸요.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게 눈알을 파먹을 때의 고통이 아직도 생생하거든요."

"그, 그래."


나는 마주 웃으려 노력하면서 제빵 아이를 보았다. 아이는 반죽된 빵을 화덕에 집어넣는 중이었다. 아이는 화덕에 집중한 상태였다.

제니가 말했다.


"근데 그때 경험이 진짜 끝내줬어요. 마법사로서 죽음과 가까워지는 건 정말 신나는 일이거든요. 잘하면 죽음과 관련된 지식도 깨우칠 수도 있게 생겼어요. 거기다 의식이 멀어질 때 느껴지던 쾌감이 의외로 성적인 것하고 관련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기, 이 아이. 뭔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은데.

나는 고양이를 봤지만 고양이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뭐야, 설마 원래 성격이 이런 거야?


"마법사들이 다 저렇지, 뭐. 그건 예나 지금이나 바뀌질 않네."




오타나 기타 수정 사항, 혹은 거슬리거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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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잠수. 19.03.31 141 5 6쪽
45 잠수. 19.03.29 128 5 8쪽
44 잠수. 19.03.28 120 5 6쪽
43 잠수. 19.03.27 148 5 5쪽
42 잠수. 19.03.26 144 5 8쪽
41 잠수. 19.03.23 171 6 7쪽
40 잠수. 19.03.22 172 5 8쪽
39 잠수. 19.03.21 200 5 8쪽
38 잠수. 19.03.17 199 8 11쪽
37 잠수. 19.03.11 222 5 7쪽
36 잠수. 19.03.10 232 7 8쪽
» 잠수. +1 19.03.09 264 7 7쪽
34 잠수. 19.03.07 269 7 7쪽
33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6 272 8 7쪽
32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5 298 8 11쪽
31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4 300 6 8쪽
30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3 301 9 7쪽
29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4 19.03.02 345 11 7쪽
28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8 346 8 8쪽
27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2 19.02.26 386 11 9쪽
26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5 403 1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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