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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게임에서 수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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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9.01.13 22:48
최근연재일 :
2019.04.17 19: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7,594
추천수 :
570
글자수 :
190,738

작성
19.03.27 20:11
조회
148
추천
5
글자
5쪽

잠수.

DUMMY

칼스가 온 건 두 시간이 지난 후였다. 부모를 설득하느라 늦었다고 했다.

제빵 아이와 판매 아이는 남겨두고, 나는 제니, 고양이와 함께 중앙 독립 국가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잡화점에 들러 필요 물품을 충당할 생각이었지만 고양이의 만류로 바로 성문을 나갔다.

고양이의 말에 따르면 중앙 독립 국가는 가까웠다. 이틀 정도면 도착했다. 성문을 나와 대로를 타고 숲으로 향하는 동안 현자 후보생을 위협하는 무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숲을 통과하면서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를 했다. 오크라는 몬스터의 목덜미에 검을 꽂아넣고 휘저으라는 제니의 조언을 무시하고 심장을 노렸지만, 계획은 실패했다. 가슴팍과 팔, 허리, 배에서 흐르는 피로 피칠갑을 한 오크의 사인은 과다출혈이었다.

제니가 말했다.


"엄청 잔인하시네요?"

"···본의는 아니다."


나는 고양이의 말에 따라 집필서에 오크를 적었다. 크기와 모양새 같은 외부적인 정보들이라 집필도가 낮아 패널티는 없었다. 약점도 발을 묶는 게 전부였다. 집행자는 쓸 일이 없었고 후보생을 위협하는 무리도 나타나지 않았다.

칼스는 잘 따라왔다. 눈앞에서 피가 튀어도 군소리 하나 내지 않았다. 칼스는 무언가의 각오로 가득차 있었고 발걸음은 당당했다.

제니가 무슨 말을 했는진 아직도 의문이었지만 저런 자세는 보기부터가 좋았다.

제니가 칼스에게 활 쏘는 법을 가르쳤다. 마법을 가르치고 싶어했으나 재능이 없어 무산됐다. 그나마 몸을 지킬 수 있도록 활을 가르쳤다.

칼스의 습득력은 빨랐다. 10m를 넘어 50m에 이르는 표적의 머리를 맞출 때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다. 아무래도 마법이 아니라 사냥꾼에 더 적성이 있는 듯했지만, 나도, 제니도, 고양이도 그런 말을 꺼내진 않았다.

숲에서 하룻밤을 지내도록 결정하고 모닥불을 피웠다. 제빵 아이가 나눠준 빵을 제니와 칼스, 고양이가 나눠 먹었다. 후보생을 위협하는 무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선영이와 귓속말을 했다.

'라이프'에서는 아직 광고가 진행 중이었다. 그중 선영이를 모델로 한 광고는 각 마을 광장에서 시간 간격으로 반복되고 있었고, 현실의 TV에서도 광고는 진행됐다.

선영이의 얼굴은 금방 알려졌다. 고양이를 이용한 게임 속 광고에서도 악몽이 꿈으로 변하는 시점에서 나타나는 여신 역을 맡았었기에 빠르게 퍼져 나갔다. 선영이는 특수 조건을 충족해 히든 직업 '아이돌'을 얻었다고 자랑했다. 현실에서의 아이돌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인기도'라는 게 바닥을 치면 성능도 바닥을 쳤다.

선영이의 레벨은 34였고 벤의 레벨은 40이었다. 둘은 계속 붙어 다녔다. 지금은 서쪽 국가에 있다고 했다.

귓속말을 마치고 나는 칼스에게 물었다.


"칼스. 귀신은 아직도 있니?"


그때야 현자다 뭐다하며 어쩌다 보니 어물쩡 넘어갔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는 모닥불에 껍질이 일어난 나뭇가지를 집어넣었다.


"아직도 보여요."


칼스가 말했다.


"지금도··· 모닥불 위에 있어요."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주위를 발갛게 물들인 불꽃과 연기 사이는 텅 비어 있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나."

"그래도··· 있어요. 저한테는 보인다구요."


칼스가 말했다.


"확실히, 저 꼬맹이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야."


고양이가 말했다.

고양이가 모닥불 앞에 앉아 꼬리를 흔들었다.


"저건 정령이야."


고양이가 날 보았다.


"정령이 뭔지는 알지?"

"대충은 알고 있죠."


가이드북님께서 알려줬거든. 분명··· NPC나 유저나 특별한 인연이 없으면 아예 보지도 못한다고 했었지. 음··· 귀신 맞네.


"좋아. 알면 됐어."


고양이가 칼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아무튼, 넌 정령이 보이는구나."

"우와!"


제니가 소리쳤다.

칼스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니를 보았다.

제니가 말했다.


"대박이잖아. 현자에다 정령사라고? 너,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어?"

"그, 그게 그렇게 신기한 거예요?"

"그걸 말이라고 해? 정령사잖아, 정령사. 엄청나다고."


제니가 말했다.


"쎄기도 쎄지만, 대륙에서 두 명밖에 없는 초희귀 직업이야. 희소성이 엄청나. 거기다 자연의 축복을 받은 거야. 정령사는···."

"쟤는 그냥 보이는 것뿐이야."


고양이가 말했다.

제니는 입을 다물었고 칼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령사의 자질이 있냐 없냐로 따지면··· 솔직히 없지. 꼬맹이는 무재능이야."

"어··· 그럼 정령이 왜 보이는데요?"

"재능이 없어도 정령을 보는 경우는 딱 두 가지가 있어."


고양이가 말했다.


"하나. '주시자'란 이름의 아티팩트로."


고양이가 날 힐끗거리고 칼스를 보았다.


"둘. 외부에서 저 꼬맹이에게 정령이 보이도록 조작한 거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조작이라면···."


제니가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64대 현자님이 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오타나 기타 수정 사항, 혹은 거슬리거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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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중앙 +1 19.04.17 133 4 6쪽
53 잠수. 19.04.14 96 1 7쪽
52 잠수. 19.04.12 76 2 6쪽
51 잠수. 19.04.10 89 3 9쪽
50 잠수. 19.04.08 92 4 6쪽
49 잠수. 19.04.07 85 3 7쪽
48 잠수. 19.04.05 103 4 11쪽
47 잠수. 19.04.03 106 4 10쪽
46 잠수. 19.03.31 142 5 6쪽
45 잠수. 19.03.29 128 5 8쪽
44 잠수. 19.03.28 120 5 6쪽
» 잠수. 19.03.27 149 5 5쪽
42 잠수. 19.03.26 144 5 8쪽
41 잠수. 19.03.23 171 6 7쪽
40 잠수. 19.03.22 173 5 8쪽
39 잠수. 19.03.21 200 5 8쪽
38 잠수. 19.03.17 199 8 11쪽
37 잠수. 19.03.11 222 5 7쪽
36 잠수. 19.03.10 232 7 8쪽
35 잠수. +1 19.03.09 264 7 7쪽
34 잠수. 19.03.07 270 7 7쪽
33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6 273 8 7쪽
32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5 298 8 11쪽
31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4 301 6 8쪽
30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3 301 9 7쪽
29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4 19.03.02 345 11 7쪽
28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8 346 8 8쪽
27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2 19.02.26 387 11 9쪽
26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5 403 10 9쪽
25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4 439 1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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