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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게임에서 수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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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9.01.13 22:48
최근연재일 :
2019.04.17 19: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7,568
추천수 :
570
글자수 :
190,738

작성
19.03.23 20:39
조회
170
추천
6
글자
7쪽

잠수.

DUMMY

- 불사조의 꼬리깃.

- 등급 : 신화

- 내구도 : 무한

- 공격력 : 5

- 신비로운 빛이 감도는 펜. 이 펜으로 무언가를 적으면 일주일 동안 빛이 꺼지지 않습니다.

- 잉크가 자동으로 충전됩니다.

- 글자색을 임의로 변경 가능합니다.

- 손에 피로를 주지 않습니다.

- 깃털의 끝으로 문지르면 문자가 지워집니다.

- 이 깃털을 소유한 자는 하루에 한 번 '불사조의 염화'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난 고양이에게 말했다.


"딱히 특이한 건 없어 보입니다."

"그야 그 깃털은 피닉스의 것이고, 피닉스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알려준다는 점만 빼면 특이할 게 없거든."


고양이가 말했다.


"뭘 기대한 건진 모르겠는데, 그건 그냥 피닉스의 생사 유무를 알려주는 것 이상, 이하도 아냐. 그나마 펜으로 만들어졌으니 펜으로 쓰는 것만 제외한다면 말이지."

"그럼··· 딱히 귀한 건 아니군요."

"따지자면 그래. 근데 인간은 다를걸."


고양이가 제니를 가리켰다.


"쟤만 해도 이 깃털을 보고 탐욕에 물들었었잖아. 저런 꼬맹이가 저러고 있는데 다른 인간들은 어떨까? 아마 더하면 더할 거야."


···그런가? 내가 보기엔 그냥··· 빛나는 깃털일 뿐인데.

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뭔가 써 봐."


고양이가 말했다.


"아무거나. 뭣하면 널 써도 되고. 아니면 날 써도 괜찮아."

"알겠습니다."


나는 펜을 쥐고 책의 옆구리를 붙잡았다. 허리를 구부리고 펜촉을 종이 맨 위에 가져다대었다. '한'부터 시작해 '다'로 끝나는 문장 한 줄을 적어넣었다. 한 획 한 획이 감은빛으로 반짝였다.

펜촉을 멈추고 깃펜을 쥔 손으로 볼을 긁적였다. 침음이 입술 사이를 비집었다. 난 펜촉을 다시 마침표 옆에 가져다 놓았지만 지면과는 살짝 떨어뜨려 놓았다.


"한 마리의 고양이가 있다."


윗머리에서 허리를 숙이고 책을 살피던 제니가 말했다.


"이게 뭐예요. 지금 소설 써요?"

"···그건 아니다."


난 고개만 들어 제니를 보았다.


"하지만··· 막상 쓸려고 하니 생각이 안 나는구나."


물론 보고서 형태로 쓰는 방법도 있겠지만··· 애초에 고양이에 대해 아는 정보라고 해봐야 몇줄이 끝이다. ···뭔가 비는 게 많을 것 같아 소설 방식을 택했는데··· 음, 역시 정답은 아니군.


"뭐, 대부분 그렇긴 하죠."


제니가 말했다.


"그럼··· 절 한 번 써보세요. 제가 알려줄게요. 간단하잖아요. 그리고, 기록 형식으로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맞아. 애초에 집필서는 기록서 같은 거기도 하니까. 소설 형식으로 쓰면 물론 보는 사람은 재밌겠지만··· 쓰는 네가 힘들잖아."


고양이가 말했다.


"···그렇긴 하죠."


···그래, 되도 않는 소설은 관두자.

나는 깃털의 끝으로 글자를 쓸었다. 감은빛의 글자가 사라지고 새하얀 공간이 나타났다.


"좋아요. 그럼 잘 받아적어요."


제니가 말했다.


"이름은 제니. 나이는 16살. 성별은 여자."


난 펜을 움직였다.

옆구리를 잡고 있던 손을 윗머리로 옮겼다.

제니가 말했다.


"상태는··· 음, 죽었다가 살아났으니까··· 부활? 같은 걸로 적어도 되겠네요."

"그래."

"좋아요. 그럼 다음은 키. 대충 150cm예요. 몸무게는··· 음, 35kg."


···35? 너 괜찮냐? 그 정도면 거의 바람 불면 날아갈 수준인데.

제니가 말했다.


"특징으로는 일단 마법사. 3단계 마스터예요. 그리고···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좀 뭐하지만··· 머리가 좋고 여러모로 지식이 많다? 정도겠네요. 그밖엔···."

"악몽이라는 점."


고양이가 말했다.

제니가 손뼉을 마주쳤다.


"맞아요. 그리고 비록 방문자지만, 제가 생각 외로 당신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도 특징이긴 하겠네요."

"···그런 개인적인 사정까지는 필요 없단다."

"그래요? 그럼··· 쓰리 사이즈라도 말할까요?"

"방금도 말했지만, 그럼 개인적인 사정은 필요없어."

"그럼··· 음··· 끝이에요."


제니가 말했다.

나는 허리를 펴고 고양이를 보았다.


"이 정도면 된 겁니까?"

"응."


고양이가 말했다.

고양이가 책 위에 앉아 앞발로 마지막 글자를 짚었다.


"마침표를 찍어. 두 개나 세 개. 어쨌든 한 개 이상으로 말이야. 그럼 집필은 완료야."


마침표를 찍자 종이가 붉은빛을 뿜어냈다.



[대상 '제니'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집필하셨습니다.]


[대상 '제니'의 집필도가 90%를 달성하셨습니다. • 이 수치는 '제니'의 추후 발전도에 따라 상향, 혹은 하향 조정 됩니다.]


[대상 '제니'에게서 '치명적인' 약점을 발견했습니다. • 약점은 현재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 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 수단의 유무에 따라 약점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상 '제니'의 치명적인 약점 : 대상 '제니'는 악몽 '나이트메어'의 권능으로 없앨 수 있습니다.]


[스킬 '집행2'를 획득하셨습니다.]


[신화 '집필서 - 포식자'의 능력이 발동됩니다.]


[대상 '제니'를 제거시 '제니'의 영혼 일부가 '집필서 - 포식자'에게 흡수됩니다.]


[신화 '집필서 - 포식자'의 능력이 발동됩니다.]


[대상 '제니'가 당신에게 상태이상 '공포'를 느낍니다. '제니'의 내성으로 무효화됩니다.]


[대상 '제니'가 당신에게 상태이상 '절망'을 느낍니다. '제니'의 내성으로 무효화됩니다.]


[대상 '제니'가···.]



붉은색 빛이 사그라들었다.


"어때?"


하품을 하던 고양이가 물었다.

나는 모든 메시지를 끄고 고양이를 보았다.


"뭔가···."


나는 제니를 보았고, 눈을 동그랗게 뜬 제빵 아이와 판매 아이를 보았다. 난 고양이를 보았다.


"엄청나군요."

"그렇지?"


고양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책을 내려다보았다.


"근데··· 이 집필서. 상당히 공격적이네. 다른 것들하고는 다른데."


고양이가 말했다.


"영혼을 저당 잡는 집필서는 처음 봐."


고양이가 앞발로 제니의 이마를 건드렸다.



[신화 '집필서 - 포식자'의 능력이 무효화됩니다.]


[대상 '제니'에게 시전된 '영혼 흡수'가 무효화됩니다.]



"이거, 아무래도 잘 생각하고 사용해야겠어. 영혼을 빼앗기면 그 존재 자체가 아예 사라지거든. 윤회에서 벗어나게 돼."


고양이가 앞발로 책을 두드렸다.


"이 세계가 지금까지 이어짐으로써 반복되던 억겁의 반복이 말이야. 뭐··· 영구적으로 인구를 줄일 생각이라면 괜찮지만."




오타나 기타 수정 사항, 혹은 거슬리거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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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잠수. 19.04.12 75 2 6쪽
51 잠수. 19.04.10 88 3 9쪽
50 잠수. 19.04.08 91 4 6쪽
49 잠수. 19.04.07 84 3 7쪽
48 잠수. 19.04.05 102 4 11쪽
47 잠수. 19.04.03 106 4 10쪽
46 잠수. 19.03.31 141 5 6쪽
45 잠수. 19.03.29 127 5 8쪽
44 잠수. 19.03.28 119 5 6쪽
43 잠수. 19.03.27 148 5 5쪽
42 잠수. 19.03.26 144 5 8쪽
» 잠수. 19.03.23 171 6 7쪽
40 잠수. 19.03.22 172 5 8쪽
39 잠수. 19.03.21 199 5 8쪽
38 잠수. 19.03.17 198 8 11쪽
37 잠수. 19.03.11 221 5 7쪽
36 잠수. 19.03.10 231 7 8쪽
35 잠수. +1 19.03.09 263 7 7쪽
34 잠수. 19.03.07 269 7 7쪽
33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6 272 8 7쪽
32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5 297 8 11쪽
31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4 300 6 8쪽
30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3 300 9 7쪽
29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4 19.03.02 344 11 7쪽
28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8 345 8 8쪽
27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2 19.02.26 386 11 9쪽
26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5 402 10 9쪽
25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4 439 1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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