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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님의 서재입니다.

나 혼자 게임에서 수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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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9.01.13 22:48
최근연재일 :
2019.04.17 19:19
연재수 :
54 회
조회수 :
27,569
추천수 :
570
글자수 :
190,738

작성
19.03.17 16:45
조회
198
추천
8
글자
11쪽

잠수.

DUMMY

"근데, 그걸 왜 지금 와서 말하는 거야?"


고양이가 칼스에게 물었다.

고양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들어보니까, 미궁 탈출이라면 내가 저 특이한 인간을 만나기도 전에 일어났던 일이잖아. 그때부터 그 증세가 시작됐으면, 해결책은 없더라도 일단 말이라도 했었어야 하는 거 아냐? 근데 왜 이제까지 숨긴 거야?"


아앗, 고양이가 논리적으로 따지고 있다. 그만해라, 야. 애 울겠다.


"그건···."


칼스가 머뭇거렸다. 칼스가 날 힐끔거렸다.

···왜?


"그··· 귀신이 나와서 방해를 했어요."

"귀신?"


고양이가 날 보았다.


"넌 이제 귀신까지 부려?"

"설마요."


나는 칼스를 보았다.


"칼스, 정말 귀신이야?"

"···사실, 잘 모르겠어요."


칼스가 말했다.


"하지만 그게 자꾸 튀어 나와서 아저씨한테 얘기하는 걸 방해한 건 사실이에요."


허··· 그렇단 말이지?

나는 검은색 그림자, 제니에게 손짓했다. 제니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어때?"

"예?"


제니가 미간을 오므렸다. 제니가 속삭였다.


"갑자기 뭔 소리예요?"

"넌 악몽이잖아. 귀신이나 악몽이나 결국 똑같은 거 아냐?"

"아무리 그래도 귀신은 안 보여요."


제니가 말했다.


"저건 마법의 문장이에요. 딱히 이상한 건 아니라고요."

"마법이라고?"


제니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일종의 각인 같은 거예요. 이러저러해서 이러이러하다같이, 특정 정보를 알려주는 거죠."

"그래?"


그러니까··· 누군지는 몰라도 몸에 장난질을 쳐놓았다는 소리네?


"그리고."


고양이가 말했다.


"저 문장은 '현자'의 증표야. 다음 대의 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지."



[이름 있는 NPC 칼스의 해방된 조건 퀘스트가 진행됩니다.]


[월드 퀘스트 : 새로운 현자의 탄생 - S급]


[제 65대 현자 11번 후보생이 이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제 65대 현자 11번 후보생이 무사히 계승을 마치도록, 외부의 위험을 제거하여 도와주십시오. - 이 퀘스트는 모든 유저와 공유와 가능하며, 퀘스트를 성공적으로 완수 시 참여한 모든 유저에게 보상이 주어집니다.]


[보상 : 현자의 지혜 5회 사용권. 공적도 순에 따라 횟수와 특별 보상 추가 지급.]



"···뜬금없네."


퀘스트는 그렇다쳐도 현자? 저 꼬맹이가? 갑자기 현자 후보라고?


"맞아. 좀 뜬금없긴 하지. 하지만."


고양이가 말했다.


"지금까지 현자라는 건 쓸데없이 괴팍했거든. 도망도 잘 치고. 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면 돼. 애초에 쟬 선택한 것도 그렇게 큰 이유는 아닐 테니까."

"맞아요. 64대 현자님도 그냥 인사를 잘 해서··· 라면서 후보생에 올라 지금의 현자가 되었으니까요."


제니가 말했다.


"물론 그중에서도 최저한의 조건은 있어요."


제니가 칼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제니는 턱을 쓰다듬으며 침음을 내뱉었다.


"근데 얘는 마력도 낮고··· 마법사로서의 재능도 딱히 있어 보이지도 않네요. 완벽하게 조건 미달이에요."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는 없잖니.

칼스가 머리를 긁적이며 눈을 굴렸다.

아무튼···, 가슴은 펴라, 꼬맹아. 너 잘 나간다는 소리잖아.


"그래도."


제니가 말했다.


"현자 후보로 선택됐다는 건, 그만큼 미달된 조건을 충족할 무언가가 있다는 소리일 거예요. 단점들을 잡아먹는 큰 장점 말이예요."

"그렇구나."


그럼··· 그 장점을 지금보다 더 크게 키우면 되겠군. 물론 저 꼬맹이가 현자를 할 생각이 있다면 말이야.


"거기다 이미 특정 시험을 통과했기 때문에 후보생이 된 거니까··· 어쩌면 이번 64대 현자님은 쟤를 단순히 마법적 재능으로만 판단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시험? 그런 걸 치룬 적이 있던가?"


내가 묻자 칼스가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그렇지?"

"네. 저번에··· 그··· 발판을 가지고 도망쳤던 거랑··· 아저씨랑 미궁에 갇혔던 것만 빼면···, 그냥 전부 평소대로였어요."


난 입을 다물었다.

없다니···. 있잖아, 꼬맹아. 생각해 봐. 왜 갑자기 미궁이 튀어 나왔겠니? 거기다··· 너 분명 미궁을 탈출하고 나서부터 문양이 생겼다고 했잖아. ···100퍼센트 그거네.

굳이 발판을 들고 도망치게 한 건 좀 이상하지만.


"그럼 그게 시험이네."


제니가 칼스에게 말했다. 제니가 날 보았다.


"들어보니 둘이 같이 갇혔던 것 같은데··· 현자의 시험은 기본적으로 혼자 통과해야 해요. 그런데도 쟤가 통과한 걸 보면··· 64대 현자님에겐 뭔가 다른 기준이 있으신가 봐요."


제니가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이번 현자는 서로 간의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64대 현자님은 전쟁을 직접 겪은 분이라··· 다른 것보다 평화와 협동을 중시한다고 봤거든요."

"그러니?"


그러면··· 발판은 그 현자님이 꾸민 계획이 확실하군. ···뭔가 대충스럽긴 하지만 말이야.


"아무튼··· 그래서 칼스, 넌 어떻게 하고 싶니? 현자, 되고 싶어?"

"그··· 러니까··· 그게···."


칼스가 머리를 숙이고 손가락을 꼼지락댔다.


"현자가 되면 좋기는 할 거야."


제니가 말했다.

칼스는 어깨를 움찔하고 제니를 보았다.


"일단 공무원으로 취급되서 녹봉을 받거든. 그것도 모든 국가에서."


그래, 공무··· 응? 잠깐, 모든 국가에서?


"그거, 잘하면 연금도 나오겠는데?"

"연금은 기본이죠."


제니가 말했다.


"그것 뿐인가요? 휴가도 많고, 일정 기간마다 여행도 보내주고, 가족이 있다면 전 국가가 나서서 교육이라든가 뭐 의식주 같은 걸 지원해주고··· 무엇보다 일단 어떤 국가든지 원하면 국왕이랑 직통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예요."

"그··· 그래?"


그거··· 완전 슈퍼 갑이잖아.


"대신에."


제니가 말했다.


"대륙 전체를 부흥시키거나··· 아니면 뭔가 현자다운 실적이 없으면 바로 쳐내고 다음 현자를 만들어요. 1년 동안 최소 두 건은 인정을 받아야 하고요. 연금을 받으려면 적어도 10년은 자리를 유지해야 돼요."


아··· 모호하게 을이긴 하네.

···아무튼, 혜택만 보면 전혀 손해볼 게 없어. 저 꼬맹이는 미궁에서도 그렇고··· 일단 머리가 좋은 건 확실하니까. 현자가 되더라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아.

여차하면 도와주면 되고.


"여하튼, 현자가 되는 걸 결정하는 건 칼스의 몫이란다."

"그렇긴 하죠."


제니가 새카만 머리카락을 검지로 꿰어 빙글빙글 돌렸다.


"그래도 만약 할 거라면 의욕은 있어야 하잖아요. 전 그런 의욕이 있나 보고 싶었어요. 돈이나 뭐··· 기타 욕망을 위해 현자를 하겠다는 것도 결국 의욕을 내는 거니까요. 결정 했다고 무조건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후보는 말 그대로 후보일 뿐이니까요."

"그래."


11번 후보생이라 함은 못해도 열 명은 더 후보생이 있다는 것. 확실히 제니의 말처럼 하려는 의욕은 중요했다.

나는 칼스를 보았다. 칼스는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김이 피어오르는 빵을 집어든 상태였다. 제빵 아이는 칼스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칼스가 고개를 수그렸다. 제빵 아이가 웃으며 빵을 가리키자 칼스는 얼굴을 붉히고 빵을 베어물었다.

···너 이 자식. 판매 아이 일편단심인 줄 알았더니··· 이제 보니 마구 흔들리는구나. 너 그러다 둘 다···.


"큼! 아무튼."


나는 화덕 위에 배를 깔고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았다.


"기간이 언제까지인지 아십니까?"

"기간? 글쎄. 내가 보기엔 그런 거 없던데."


고양이가 하품을 했다.


"맞아요. 현자는 다음 대가 선택될 때까지 정해진 기간은 없어요."


제니가 말했다.


"선택이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음, 최장 230년 동안 이어진 적도 있어요."

"···230년?"


23년이 아니고?


"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기록에 그렇게 나와 있어요. 달리 말하면 230년 동안 마땅한 인재가 없었다는 소리겠죠."


···아무리 그래도 230년은 아니잖아. 온갖 혜택과 녹봉을 230년 이상 받아먹었단 소리라고. 거기다 나중엔 연금까지 타 먹었을 거 아냐. 이거 완전 상도둑이네.


"···그 현자는 230년 동안 죽지도 않은 거니?"

"현자가 쓰는 마법 체계는 기존의 마법과는 달라서요. 인과와 섭리에 개입하는 게 많아요."


제니가 소리내어 웃었다.


"죽음마저 비틀어 버린 거죠. 거의 신의 영역이에요. 재밌지 않아요? 솔직히 마법사의 아종 같은 건데, 현자는 거의 마법사의 끝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돼요."



[이름 있는 NPC 제니가 그동안 쌓여 있던 지식 분출 욕구를 마음껏 해소해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적 고양감에 취합니다.]


[이름 있는 NPC 제니가 자신의 말에 대부분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당신을 지식 분출 욕구의 먹잇감으로 생각합니다.]


[이름 있는 NPC 제니의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취향 같은 건 좀 알려주지 말라고.


"아무튼, 현자들은 귀찮은 것들이야."


고양이가 말했다. 나는 고양이를 보았다. 고양이가 하품을 했다.


"그런 걸 남발하면 제지해야 되는 건 결국 우리 몫이거든. 거기다 잘 잡히지도 않아서 짜증난단 말이야."

"그··· 렇군요."


너희들 같은 신화나 악몽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구나. 난 또··· 게임이니까 재밌으라고 제작진이 아무거나 막 집어넣은 줄 알았지.



[전설 '현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기록되었습니다. 명성 50 증가.]


[악몽이자 신화 '나이트메어'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기록되었습니다. 명성 50 증가.]


[직업 '신화 집필가'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직업 '악몽 추적자'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직업 '신화 집필가' 전직이 가능합니다.]


[직업 '악몽 추적자' 전직이 가능합니다.]


[동시에 두 가지 전직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명성 10 증가.]


['신화 집필가'와 '악몽 추적자'가 합쳐져 융합 직업 '집행자'가 창조되었습니다. 명성 100 증가.]


[융합 직업 '집행자'로 전직이 가능합니다.]


[유일 칭호 '하이브리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칭호 '내가 이렇게 운이 좋다'를 획득하셨습니다.]



···갑자기 전직?


"그보다, 이제 슬슬 정해야 돼요. 할지 말지. 후보생이 된 이상 주변에서 가만히 냅두지 않을 테니까요."


제니가 말했다.

그래, 아무튼··· 이따가 생각하자.

나는 메시지창을 끄고 제니를 보았다.

분명 퀘스트 창에도 후보생을 외부의 위험에서 보호하라는 글귀가 있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뭔가가 나타난다는 소리일 터. 지금은 먼저 방안을 생각해두는 게 나았다.


"그··· 하나만 물을게요."


칼스가 말했다. 칼스는 빵가루가 묻은 손을 털고 붉어진 얼굴을 들어 제니를 보았다.


"만약··· 제가 지금 여기서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오타나 기타 수정 사항, 혹은 거슬리거나 이상한 부분은 지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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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잠수. 19.04.12 75 2 6쪽
51 잠수. 19.04.10 88 3 9쪽
50 잠수. 19.04.08 91 4 6쪽
49 잠수. 19.04.07 84 3 7쪽
48 잠수. 19.04.05 102 4 11쪽
47 잠수. 19.04.03 106 4 10쪽
46 잠수. 19.03.31 141 5 6쪽
45 잠수. 19.03.29 127 5 8쪽
44 잠수. 19.03.28 119 5 6쪽
43 잠수. 19.03.27 148 5 5쪽
42 잠수. 19.03.26 144 5 8쪽
41 잠수. 19.03.23 171 6 7쪽
40 잠수. 19.03.22 172 5 8쪽
39 잠수. 19.03.21 199 5 8쪽
» 잠수. 19.03.17 199 8 11쪽
37 잠수. 19.03.11 221 5 7쪽
36 잠수. 19.03.10 231 7 8쪽
35 잠수. +1 19.03.09 263 7 7쪽
34 잠수. 19.03.07 269 7 7쪽
33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6 272 8 7쪽
32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5 297 8 11쪽
31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4 300 6 8쪽
30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3.03 300 9 7쪽
29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4 19.03.02 344 11 7쪽
28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8 345 8 8쪽
27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2 19.02.26 386 11 9쪽
26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5 402 10 9쪽
25 꿈과 악몽은 한끝 차이다 19.02.24 439 1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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